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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증언

權寧海 전 안기부장이 전하는 한국에 온 러시아 航母들의 운명

“대한민국은 소련 붕괴 후 굴러들어온 ‘러시아 보물’을 놓쳤다”

글 : 오동룡  월간조선 기자  gomsi@chosun.com

사진 : 조준우  월간조선 객원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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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장관 때 해군 관계자들 첫 보고… 무역업체 영유통이 약 70억원 주고 2척 낙찰
⊙ 노보로시스크호는 포항에서 해체하고, 민스크호는 중국에 매각
⊙ 노보로시스크 해체하며 기술분석팀 투입… “헬기 탑재 경항모 설계능력 정도는 확보했을 것”
⊙ 독도에 해상관광호텔로 제안했으나 해군 측이 난색 표해 무위로
⊙ ‘불침항모’인 제주해군기지 건설 서둘러 주변국 위협 대비해야

權寧海
⊙ 76세. 육사 15기 졸업.
⊙ 6사단장, 3군 부사령관(소장), 국방부 기획관리실장, 국방부차관(25대), 국방부장관(30대),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국가안전기획부장(21대) 역임. 現 사단법인 민족교류협회 총재.
⊙ 서훈: 화랑무공훈장, 보국훈장 천수장, 미 공로훈장.
⊙ 저서: 《지휘요론》.
  중국이 이어도를 포함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함에 따라 이 지역에서 제공권을 행사하기 위한 우리의 해·공군력 증강이 절실해지고 있다. 실제로 공군 최신예기 F-15K가 대구 공군기지에서 이어도 상공까지 285마일(527km)을 날아가 체공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 미만이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공중급유기와 함께 함재기를 실을 수 있는 항공모함(항모) 보유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한국의 한 무역회사는 소련 붕괴 직후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대형함정들을 무더기로 도입했다. 항모 민스크(Minsk)와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 2척을 포함해 총 259척의 함정을 도입, 이 가운데 34척을 국내로 들여와 해체했다. 한국 해군의 전력이 170여 척(2012년 국방백서)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해군 전력을 능가하는 러시아 함정들이 이 시기에 쏟아져 들어왔던 것이다.
 
  지난 12월 12일, 서울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만난 권영해(權寧海) 전 안기부장은 현재 우리민족교류협회 총재로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한국 평화의 종 기념비(The Korea Peace Bell)’를 전 세계에 건립하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12월 20일 전쟁기념관 정문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 아널드 슈워츠먼이 도안한 첫 번째 ‘평화의 종’이 준공된다고 했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김영삼(金泳三) 정부 당시 국방부장관과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내면서 러시아 항모 도입과 해체 과정을 지켜본 ‘증인’이다. 권 전 안기부장이 러시아 항모와 관련해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중국은 우리와 같은 시기에 우크라이나로부터 항모(바랴크호)를 도입해 개조를 통해 랴오닝함으로 탄생시켰으나, 우리는 환경단체들의 집요한 반대로 항모 2척 가운데 한 척을 중국으로 팔아넘겼다”며 “대한민국은 소련 붕괴 후 굴러들어온 ‘러시아 보물’을 놓쳤다”며 안타까워했다.
 
고철로 팔려와 해체되기 전 경남 고성의 한 항구에 정박 중인 러시아의 키예프급 항모 민스크호.
 
  흑표 전차 1대 값도 안 돼
 
  —언제 러시아의 항모 2척을 고철로 구입한다는 것을 보고받았습니까.
 
  “1993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그해 여름에 해군 관계자들로부터 처음 보고를 받았습니다. (무역업체) 영유통의 대표가 러시아 항모를 고철로 수입할 수 있다고 했고, 나는 ‘원칙적으로 좋다’고 했어요. 소련이 해체되면서 각종 군사 장비를 해외에 판매하니 러시아제 무기를 들여오면 고철로도 활용할 수 있고, 그대로 군사용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군사정보 측면에서 대단히 유익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1991년 소비에트 연방 해체 후 경제 사정이 극도로 나빠지자 러시아는 연간 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유지비를 댈 수 없다는 이유로 함정 매각을 결정했다. 당시 러시아 태평양함대 이반 칼라빈 사령관(해군 중장)은 “태평양함대는 당분간 버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연료 비축분을 갖고 있으며, 소속 함정들도 계속 항해하고 있다. 보급품 부족에 따라 사기가 급격히 저하됐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1993년 들어 러시아는 중국, 인도 등을 상대로 민스크호의 매각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무역회사 영유통은 러시아로부터 키예프(Kiev)급 항공모함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 매입에 나서게 된다. 당시 러시아는 1993년 7월 민스크호의 퇴역을 결정하고, 노보로시스크호마저 화재로 기능불능에 빠지자 매각을 추진한다.
 
  민스크호는 함령 15년, 노보로시스크호는 11년으로 통상 배의 수명을 30년이라고 할 때 비교적 ‘신형’에 속하는 배였다. 1994년 1월 그라모프 해군사령관은 민스크 등 함정수출 계획을 발표했고, 그해 10월 6일 한국의 중소무역업체 영유통은 해군 퇴역 장성들로 구성된 러시아 콤파스사(社)와 항공모함 2척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권 전 안기부장은 “영유통은 국회 외무통일위 소속 의원을 통해 러시아의 하원인 ‘국가 두마(State Duma)’의 의원들을 소개받았고, 이들로부터 퇴역 장성들이 설립한 콤파스사를 알게 됐다고 들었다”며 “러시아가 6·25전쟁에서 간접적으로 싸웠던 한국에 군사 장비를 판 것은 순전히 영유통의 수완”이라고 했다. 이 계약에는 세계 33개 업체가 참가해 치열한 매수경쟁을 벌였다고 한다.
 
  —영유통이 수입할 때 국방부나 안기부에서 개입하지는 않았습니까.
 
  “영유통이란 중소무역업체가 독자적으로 입찰에 참여해 따냈던 겁니다. 국방부나 안기부가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영유통 조덕영(趙德英) 회장이 ‘다른 함정들은 문제가 안 되는데, 함정이 큰 것들이 있다’면서 ‘가져오는 것 못지않게 해체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하며 국방부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당시 영유통이 인수한 민스크호의 가격은 460만 달러(당시 환율로 한화 약 37억원), 노보로시스크호는 430만 달러(약 34억원) 등 총 71억원이었다고 한다. 국산 K2(흑표) 전차 1대 가격이 50억원을 넘는 것을 감안할 때 항공모함 1척이 전차 1대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껌값’에 팔린 것이다. 러시아가 이 항모의 주요 무기와 전자 장비 등을 제거하고 t당 170달러의 고철가격으로 팔았기 때문이다. 권 전 안기부장은 “영유통이 사들인 노보로시스크호와 민스크호는 1979년과 1984년 각각 러시아 태평양함대에 배치됐던 최신형 항모로 미국 태평양함대의 엔터프라이즈호, 미드웨이호 등과 동해안 한미연합훈련 때 출현해 대치하곤 했다”고 했다.
 
 
  수직이착함 항공기 38대 실어
 
2013년 12월 2일 율곡이이함이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 해역에서 해상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어도 방어를 위해 항모 보유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러시아는 키예프급 항공모함을 1번함 키예프를 비롯해 민스크, 노보로시스크, 고르쉬코프 등 4번함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1번함 키예프는 1975~1993년까지 18년간 운용한 항모로 2000년 중국에 고철로 매각됐다. 현재 톈진(天津)시 해상관광 테마파크 플랫폼으로 활용 중이다. 2번함 민스크는 1978~1993년까지 15년간 운용했고, 1994년 11월 영유통에 고철로 매각됐다가 다시 1998년 8월 중국에 팔려 선전(深圳)시 해상관광 테마파크 플랫폼으로 사용되고 있다.
 
  3번함 노보로시스크는 1982~1993년까지 11년 동안 운용했고, 1994년 11월 영유통에 고철로 매각돼 포항 앞바다에서 해체됐다. 4번함 고르쉬코프는 1987~1995년까지 8년 동안 운용했다. 2004년 인도 해군에 ‘항모용’으로 매각됐다. 당시 가격은 함재기를 포함해 15억 달러(약 1조5000억원)였다고 한다. 인도는 2012년 이를 개조해 항공모함 비크라마다티야로 재탄생시켰다.
 
  키예프급 항공모함은 배수량 3만8000톤급으로 만재배수량은 4만5500톤이다. 길이는 274미터, 비행갑판은 195미터다. 전폭은 32.6미터, 속력은 32노트로 순항하며 승조원은 1200여 명이 탑승한다. 노보로시스크와 민스크는 엔진의 성능이 저하돼 한국 인도 당시 15~18노트의 속도를 냈다고 한다.
 
  전통적인 평갑판 항모나 경항모와는 달리 순양함의 좌현을 확대해 YAK-38과 헬기를 운용한다. 무장으로는 YAK-41M 수직이착륙기 14대를 탑재하고, YAK-38 공격기 8대, Ka-17 헬기 16대 등 38대를 운용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러시아 무관을 지낸 윤종구(尹鍾九) 제독(해사 24기)은 “노보로시스크와 민스크는 3만8000톤급의 항모(러시아어로 아비아노세츠)지만 항공순양함(아비아크레이세르・aviation cruriser) 이라고 부른다”며 “러시아는 항모를 우크라이나 니콜라예프 조선소에서 건조해 보스포루스해협을 통해 지중해를 거쳐 지브롤터로 나와야 하지만, 흑해협약에 항모는 보스포루스해협 통행을 못해 명칭을 ‘항공순양함’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했다.
 
  대공미사일은 SA-N-3 Goblet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고, 대함미사일은 SA-N-12 Sandbox 미사일, 대잠미사일은 RBU-6000, RBU-12000 어뢰발사관을 장착하고 있다. 러시아의 키예프급 항모는 중순양 항공모함(heavy aircraft carrying cruiser)으로, 미국과 영국의 전용 항공모함과 달리 순양함과 항공모함을 조합한 형태다. 따라서 대수상, 대잠전 수행 능력, 대공 전투 능력까지 보유한 강력한 항모로 알려졌다.
 
 
  NHK, 민스크호 내부 촬영·방영해 러시아 자극
 
포항 해군기지 도크에서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키예프급 항공모함 노보로시스크호.
  1994년 11월 러시아 국방부는 항모 2척의 한국 판매를 승인했다. 탑재한 각종 무기와 통신 장비는 한국에 인도하기 전에 제거하고, 군사목적으로의 전용을 막기 위해 러시아 측 검사관 2명을 파견해 해체 진행상황을 감시하고, 해체 후에는 해체증명서를 러시아 측에 전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한국 판매를 승인하자, 이때부터 《도쿄신문》과 NHK 등 일본의 언론 플레이가 시작됐다. 《도쿄신문》은 1994년 11월 한·러 양국에서 두 회사 간의 계약 체결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이 사실을 보도했다. 또 1995년에는 “한국이 들여올 퇴역 항모 2척이 사실상 현역 함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1995년 들어 일본 공영 방송인 NHK가 민스크호의 내부를 샅샅이 촬영해 방영한 프로그램이 일본은 물론 러시아 정부까지 긴장시켰다. 고철덩어리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주요 장비가 건재하다는 것이 생생하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권 전 안기부장은 “일본 정부가 자국 언론을 통해 러시아에 알려 한국을 견제한 것”이라고 했다.
 
  영유통은 계약서상 이 항모를 1~2m의 고철로 해체하는 과정에 러시아 정부가 파견한 2명의 파견관이 입회해 감시한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으나, 두 나라 정부의 우려를 잠재우는 데는 실패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에 항모를 매각하면 군사용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일본의 목적은 러시아를 움직여 항모 매각을 원점으로 돌리려고 한 것이다.
 
  계약서 내용으로만 따진다면, 두 항모는 훨씬 더 나은 모습으로 한국으로 인도됐어야 했다. 항모를 수입한 영유통이 러시아 퇴역 함정 판매대행사인 콤파스사와 1994년 체결한 계약서에는 이 항모를 ‘현재의 위치에서 그대로’ 넘긴다고 돼 있다. 러시아의 태평양 해군기지인 소비에츠카 가반항에 정박해 있던 이 항모는, 비록 한 차례 화재가 났었고 2년 넘게 방치되긴 했지만, 당초 사용연한의 절반밖에 지나지 않아 주요 장비는 크게 손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권 전 안기부장은 “일본은 언론과 정부기관이 국익을 위해 한 덩어리가 돼 엄청난 정보량과 질 높은 정보를 수집한다”며 “한국의 정보기관은 한국 언론이 국익을 등한시하고 후벼 파 공개해 버리는 바람에 언론에 대해 비밀을 지키는 게 수집 이상으로 힘이 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시스템이 그대로

 
  1995년 3월 소스코베츠 러시아 제1 부총리가 연방보안국, 세관국에 폐항모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면서 한국의 러시아 항모 도입계획에 마찰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태평양함대 군사방첩국과 극동세관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극동세관국은 “민스크호와 노보로시스크호는 중앙지휘센터 장비와 레이더(R/D), 방공정보시스템, 미사일발사대와 지휘시스템, 표적탐지시스템 등이 방치돼 있었다”며 “계약에 따른 인도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영유통에 앞서 구입을 시도했던 중국에 전매될 가능성도 있어 아태 지역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고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이 사실은 러시아와 일본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안보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의 해당 설비들을 수류탄으로 폭파하거나 제거했다. 김영삼 정부와 국방부는 개인 무역회사의 거래여서 러시아의 항모 파괴를 막을 도리가 없었다. 그 결과, 1995년 11월 우리나라에 인도된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는 고철덩어리에 가까웠다고 한다. 첨탑의 레이더를 비롯한 통신 시설, 지휘 및 통제 시스템 등이 파괴됐고, 활주로도 상당부분 훼손됐던 것이다. 러시아 측의 조사 때문에 당초 1994년 말로 결정됐던 인도 기한도 늦춰졌다.
 
  —주변국의 반대가 이토록 극렬했던 까닭은 무엇이었죠.
 
  “중국은 입찰경쟁에서 떨어져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민스크호와 노보로시스크호는 중국이 진작부터 재취역시키려 눈독을 들여오던 항공모함들입니다. 일본도 동아시아 지역에서 군사력 균형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우려해 러시아 정부가 중국 측의 매입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일본 언론들은 이 항모가 한국을 거쳐 중국에 재판매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보로시스크호가 ‘핵추진 항모’라는 주장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 러시아 항모 입찰경쟁에서 실패한 중국은 우크라이나가 건조 중이던 바랴크호를 인수해 랴오닝호로 탄생시켰다.
  1995년 10월 영유통은 소비에츠카 가반 항구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전용 예인선으로 닷새 만에 두 척을 한국으로 예인해 왔다. 예인 당시 콤파스사 소속 러시아 해군참모차장을 지낸 예비역 제독이 특수예인선을 인솔하고 왔다고 한다.
 
  영유통 조덕영 회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민스크호의 해체작업은 1년이며, 1일 해체작업 때 동원하는 인력만도 무려 4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라며 “전체 해체비용이 100억원에 달해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유통은 해체 조선소에서 4~5개월 동안 대형크레인과 해체 장비를 동원해 200t급 이하의 작은 덩어리로 분리한 뒤 고철은 국내 전기로 업체, 나머지는 필요로 하는 철강업체나 해외에 팔 예정이었다.
 
  영유통은 해체 과정에서 초대형 집진기로 유해물질을 빨아들여 환경피해가 거의 없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환경단체들은 민스크호의 해체 과정에서 기름 유출, 방사능에 따른 환경오염 가능성 등을 제기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1995년 11월 포항시 양포항 입항 시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이 반발하는 바람에 입항이 무산되기도 했다. 1995년 12월 환경단체는 궐기대회까지 개최하면서 반대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에 정박해 있던 두 항모를 취재해 <일요스페셜>에 ‘민스크호 작전명령 95호, 대한민국으로 항진하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던 이영돈(李永敦) 당시 KBS PD(현재 채널A 상무)는 “《제인연감》만 봐도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가 디젤 추진 항공모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도, 지역주민들이 ‘핵추진 항공모함 아니냐’며 전화를 걸어왔다”며 “환경단체들이 원자로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방사능으로 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집요하게 선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포항에서 노보로시스크호를 해체했는데, 지역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한 겁니까.
 
  “먼저 대통령께 ‘포철과 가까운 포항으로 가 해체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를 드렸죠. 그런데 포항 주민들은 포항제철이라는 국가전략산업체를 갖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포철이 돌아가려면 고철이 있어야 하고, 따라서 항모를 해체하는 데 아무런 반대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시민단체들이 끼어들어 방사능 운운하면서 민심을 부추기면서 일을 만든 겁니다. 해당 지역구 의원에게 ‘만약 반대하면 만고의 역적이 될 것’이라고 심한 말도 했죠. 안기부가 조사비용을 대면서 ‘정보획득은 국가기관의 임무’라며 당당하게 했습니다.”
 
  —국회에서 협조해 주던가요.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는 안기부를 믿었던지, 비용과 관련한 시비를 걸지 않았습니다.”
 
  —해체에 그토록 곤란을 겪은 것을 보면, 핵추진 항모가 아니라거나, 해체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없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던 것 아닙니까.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처럼 아무리 설득해도 막무가내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습니다. 러시아와 해·공군에서 긴밀한 관계에 있었던 북한은 동해안에서 합동훈련을 하던 러시아가 어느 날 갑자기 함정을 남한에 판다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드러내놓고 반대할 수 없는 북한 정권이 종북세력을 동원한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도 제주해군기지 반대 데모가 열리고 있습니다.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공군기지까지 건설돼 F-15K의 작전반경인 1800km까지 늘어나는 겁니다. 북한은 좌시할 수 없을 겁니다. 국민들은 부안 핵폐기장 건설, 밀양송전탑 건설 등 국가전략사업이나 군사력 건설과 관련한 사업에 그들이 왜 그토록 집요하게 날뛰는지 눈여겨봐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도 관심가져

 
  항모 2척의 도입과 처분 과정에서 한국은 무엇을 얻었을까. 권영해 전 부장은 “항모 전투기의 기체(機體) 발진, 착륙제어, 갑판 내열처리 등은 항모 건조의 핵심기술”이라며 “아무리 폐선박이라 해도 중요한 내외부 구조 연구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했다. 그는 “해체는 고철을 필요로 하는 포철이 주동적으로 하지만, ‘먼 장래에 우리 해군이 항모를 건조할 것에 대비해 잘 관찰하라’고 했다”고 회고했다.
 
  —러시아 무기체계 기술 가운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잠수함, 항공모함 기술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 적외선 장비, 전차의 반응장갑(대전차로켓탄과 함께 폭발해 파괴력을 상쇄시킴) 등 지상 장비 계열이었고요. 불철주야 노력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연구원들에게 해외 기술을 공급해 주는 것은 학생에게 ‘과외 선생’을 붙여주는 것과 같아요. 기술발전의 질과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집니다.”
 
  —우리 정부가 항모를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을까요?
 
  “우리는 수직이착륙기와 전투용 헬리콥터를 발진시킬 수 있는 러시아의 항모가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작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해체한 자료를 통해 항모는 아니지만 독도함 등 유사시 갑판을 경항모로 쓸 수 있는 함정을 설계할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본 입장에서는 키예프급 항공모함이 설령 중국에 재판매되지 않더라도 위협적인 존재로 보였을 겁니다. 우리나라가 러시아 항모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항모 관련 기술을 습득할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전 영국의 퇴역 항공모함을 사다 항모를 자체 제작한 경험이 있는 일본으로서는 한국이 고철 항모를 매입하는 게 크게 신경 쓰였을 겁니다.”
 
  —미국도 태평양함대와 라이벌 관계인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항모여서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고, 유럽의 정보기관도 키예프급 항모를 보고 싶어했지만, 해군 측에서 거절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잘 모르는 사항입니다(권 전 안기부장은 이 문제가 외교적으로 민감한 현안임을 의식한 듯, 언급을 극도로 꺼렸다).”
 
  —전문가들은 민스크호가 각종 첨단 장비를 갖춘 것 외에도 ‘군사 기술의 보고(寶庫)’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노보로시스크호의 활주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티타늄이 아니라 특수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노보로시스크와 민스크호의 주요 장비가 폭파되거나 제거된 바람에 구조물을 자세히 살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망가진 장비의 구조를 보면 시스템을 연상할 수 있고, 구조물을 해체하는 과정을 보면 역설계를 할 수 있는 겁니다. 특히 특수강 소재를 가진 갑판은 첨단소재 산업 중의 첨단입니다. 자동차의 새시, 실린더, 피스톤의 소재가 다르듯, 항모의 재질만 분석하고 검토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를 얻을 수가 있는 겁니다.”
 
  —포철이 러시아 항모를 고철로 녹이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까.
 
  “레일처럼 일반 고철은 잘라서 바로 용광로에 넣으면 되지만, 항공모함의 고철은 녹이는 과정이 엄청나게 복잡합니다. 항모를 누비 조각처럼 잘라낸 다음, 쇠의 종류를 분석해 약품처리를 해서 용광로에 넣어야 하는 작업이랍니다. 포철 입장에서는 귀찮지 않겠어요? 한번은 포철 측에서 ‘녹일 수 없는 특수강이 나왔다’며 ‘일본에 팔면 안 되겠느냐’고 물어왔습니다. ‘하필 일본이냐’는 괘씸한 생각이 들어 ‘적절한 가격을 쳐 안기부가 사겠다’고 하고, 특수강을 ADD의 소재연구 파트로 보낸 일이 있습니다.”
 
 
  독도해상관광호텔 아이디어도 끝내 ‘물거품’
 
러시아를 방문 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4년 5월 26일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방문, 함정을 둘러보고 있다.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는 태평양함대 소속 항모들이다.
  1996년 8월에서 10월에 걸쳐 영유통은 러시아 국방부와 재협상을 시도, 주민들의 반발로 해체가 어려워진 민스크호의 용도변경 허가를 받아냈다. 권 전 안기부장은 “온갖 풍파 끝에 노보로시스크를 해체하고 두 번째 항모인 민스크를 해체하려니 엄두가 안 났다”며 “조덕영 회장도 ‘더 이상 국가에 부담을 드리기가 죄송스럽다’며 ‘부산에 해상관광호텔로 해볼까 한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문정수(文正秀) 당시 부산시장이 민스크호를 해상관광호텔로 활용하는 방안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민스크호는 당초 목적에서 바뀐 관광용 선상호텔로 꾸밀 계획까지 세웠으나, 이마저도 참여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진해 해군기지에서 해군들에게 ‘눈칫밥’을 먹어야 했다. 권 전 부장의 말이다.
 
  “진해 잠수함 부두에 갖다놓을 때는 잠수함을 치우고 항모의 주부력 탱크(Ballast Tank)에 물을 채워 해저에 닿게 했습니다. 태풍에 대비해 최대 굵기의 로프로 묶었지만, 바람이 강하게 부니까 잠이 제대로 오지 않았어요. 항모가 부두를 때리면 부두가 깨져버리고 말거든요. 나중에 안병태(安炳泰) 해군참모총장이 ‘해군 작전에 지장이 많다’며 곤란해했습니다.”
 
  권 전 부장은 “영유통 조덕영 회장은 ‘내가 사업을 통해 한국의 군사력이 강화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하던 애국적 기업인”이라며 “항모가 정박할 곳이 없어 하루 1억원씩 까먹으며 동해와 남해, 그리고 서해바다를 유랑하는 항모를 보며 ‘차라리 동해바다에 수장시켜 버리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일 때는 정말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가 닥치면서 투자자를 찾지 못한 영유통은 결국 1998년 제3국 매각을 추진했다. 권 전 부장은 “‘민스크를 독도에 가져다 놓는 것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었다”며 “독도의 동도, 서도 두 개의 바위섬 사이에 부두를 대신해 집어넣으면 훌륭한 해상관광호텔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당일치기로 독도에 왔다가 울릉도로 돌아가는 여행객들이 호텔룸으로 개조한 선실에서 하룻밤을 잘 수 있고, 헬기로 배 위에 뜨고 내릴 수 있으니 그보다 좋은 선상호텔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김영삼 대통령께도 독도에 해상관광호텔로 계류하는 방안을 보고했습니까.
 
  “보고를 드리니 무릎을 치며 ‘좋다’고 하세요. 그러나 안기부장이 정보를 획득하는 업무도 아니고 관광호텔사업을 추진하는 데 간여하기가 어렵더군요. 해군도 배당되는 예산이 없어 난색을 표했고, 결국 해양수산부나 문화관광부가 나서야 했지만, 당시에는 사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아이디어를 받아먹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노보로시스크호만 해체하고 민스크호는 1998년 8월 중국에 “고철로만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매각했다. 중국에 팔린 민스크호는 이후 중국 광저우에서 16개월 동안 내부수리 및 개조작업을 거쳐 3만m2의 공간을 자랑하는 관광 테마파크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다 2000년 9월부터 중국 남부 홍콩 인근인 선전 사터우자오(沙頭角)만의 군사테마공원에서 일반 관광객에게 전시되고 있다.
 
  권 전 부장은 “한국은 굴러들어온 러시아의 소중한 전략적 자산들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한 채 중국으로 넘긴 것”이라며 “이것이 대한민국이 최초로 소유권을 가졌던 항공모함의 운명”이라고 했다.
 
 
  YS정부의 항모보유 계획
 
러시아의 636형 킬로급 잠수함. 러시아 측이 한국 측에 판매 의사를 밝혀왔던 것과 동형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당시 항공모함 건조에 관심이 있었습니까.
 
  “대통령께서는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군력부터 먼저 건설해야 한다’면서 ‘대양해군(大洋海軍)’ 육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육군의 지상장비는 계속 발전시키고, 항공력은 절대적으로 한미연합방위에 의해야 한다는 군사력 건설의 중점을 세운 다음, 해군력 건설의 1단계로 항모세력과 잠수함세력을 키우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김영삼 대통령은 1996년 초 독도를 두고 한일 간 감정이 악화되자 10여 대의 함재기를 수용할 수 있는 1만2000톤급 다목적 경항모 도입을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기도 했다. 그러나 항모 운영을 위한 호위세력이 없고 긴급한 도입무기 사업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맞게 됐고, 이어 찾아온 정권교체로 뒤로 미뤄지게 됐다는 것이다.
 
  권 전 안기부장은 “해군력 건설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이 잠수함 기술 축적이었다”며 “1988년 기획관리실장 시절 장보고1 사업(209급 1200t)을 추진했었다”고 했다. 권 전 부장의 말이다.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항모 2척을 비롯해 각종 함정을 우리에게 고철로 매각하면서 어려운 재정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현역 킬로급(KILO) 잠수함 또한 팔려 했습니다. 킬로급(3000t)은 당시 디젤잠수함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이즈였습니다. 현재 우리가 추진하는 장보고Ⅲ 사업(3000t)에 해당하는 크기죠.
 
  저는 러시아 잠수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북한의 잠수함 전력을 파악하고, 기술이전에 소극적인 독일 HDW(하데베)에 경고를 주자는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응했습니다.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을 한두 척 확보하면 북한 해군력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항군(對抗軍)으로 활용이 가능해 우리 해군의 대잠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태평양함대는 상상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면서, ‘해군기지에 정박한 잠수함 가운데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제의할 정도였습니다. 해군실사팀을 블라디보스토크에 파견했는데, 해군들이 ‘하데베에 비해 조작이 힘들고, 생존장비가 뒤떨어진다’며 탐탁지 않아 했습니다. 유저(user)들이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으니 어쩌겠어요, 접었지요.”
 
  —당초 영유통이 들여오기로 한 함정 가운데 디젤추진 잠수함(SSB) 39척을 비롯해, 원자력추진 잠수함(SSN) 6척이 포함돼 있던데, 실제로 원자력추진 잠수함도 한국에 들어왔습니까.
 
  “항모만 파악하고 있지, 나머지 잡다한 것은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한국에 넘긴다는 건 난센스입니다. 최첨단 SSN 잠수함을 한국에 넘기면 미국에 정보가 흘러들어갈 것으로 생각할 겁니다. 러시아가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 때 이미 경험을 했으니까요.”
 
 
  北, 푸에블로호 사건으로 핵과 미사일 기술 챙겨
 
2013년 7월 27일 6·25전쟁 종전 60주년을 맞아 평양에 전시된 미 첩보함 푸에블로호 함상에서 한 북한군 병사가 경계를 서고 있다.
  권 전 부장은 푸에블로호와 관련한 ‘뉴스’를 기자에게 귀띔해 주었다.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는 1968년 일본을 출항, 원산항 공해상을 항해하다 영해 침범 혐의로 북한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른바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이다.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하려 한 ‘1·21사태’ 이틀 뒤 발생했으니 당시 북한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았을 것이다.
 
  미국은 28차례 비밀협상 끝에 그해 12월 23일 판문점을 통해 80여 명의 선원들을 돌려받았으나 영해 침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으니 국제적으로 톡톡히 망신을 당한 셈이다. 북한은 푸에블로호 선체를 되돌려 보내지 않았고 이후 대동강변에 전시해 오다 최근 박물관(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으로 옮겨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권 전 부장은 “푸에블로호 나포 이후, 북한의 김일성(金日成)은 러시아가 푸에블로호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엄청난 규모의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을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일성이 푸에블로호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1968년 4월, 국가과학원 확대간부회의에서 ‘비밀교시(秘密敎示)’한 내용을 공개했다.
 
  <푸에플로호가 최첨단 기술로 장비된 미 국가안전국 소속 정보함이라는 보도가 나가니까 벌써 쏘련 군사고문단에서 눈독을 들이고, 푸에블로호를 감식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주문이 왔다고 하는데, 절대로 그냥 보여주면 안 됩니다.
 
  그동안 우리가 미사일을 가지고 얼마나 신경전을 벌였습니까. 감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더라도 그 댓가를 톡톡히 받아내야 합니다. 이번에는 쏘련에서 푸에블로호를 보기 위해서도 미사일을 내놓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권 전 안기부장은 “김일성은 비밀교시를 문서로 하달하지 않고 구두로 한다”며 “남파 공작원들이 교시받은 것을 머릿속에 담고 왔다가 안기부 심문 과정에서 털어놓은 내용”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김일성의 비밀교시에 의해 통치된다”며 “김정일도 이것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고,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북한 정권의 움직임은 이 범주 내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푸에블로호 사건을 통해 한 국가가 적대국의 무기체계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환경단체의 반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해체도 못한 채 기술전수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마저 상실했다”고 했다.
 
 
  랴오닝호를 보유한 중국의 경우
 
  —현재 우리 해군도 동북아 지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모함 보유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러시아에서 팔려온 항모들을 잘 활용했다면, 중국과 비슷한 시기에 항모를 보유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항모를 보유한다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보다 군사력 건설에 재원을 얼마만큼 배정할 수 있느냐 하는 국방비 능력의 문제입니다. 항공모함도 통일에 대비해 보유를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지금 시급한 것은 ‘불침항모’인 제주해군기지를 서둘러 건설해 주변국 위협까지 대비하는 것입니다.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 경쟁입찰에서 탈락한 중국 지도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건조 중이던 키예프급 후속형인 쿠즈네초프(Kuznetsov·소련 해군의 아버지)급 항모를 도입했습니다. 사실, 북한이라는 최우선의 적(敵)을 놓고 보면, 다수의 항모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항공기 수직이착함용 항모 1척은 상징적 의미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중국이 구 소련 항모 쿠즈네초프급 항모 2번함 ‘바랴크’를 개조해 ‘랴오닝호’로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항모의 필요성을 인식해 1990년대 초반부터 항모 운용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꾸준히 축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우리도 대북억제와 주변국과의 해양분쟁을 대비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위상에 걸맞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항공 관련 인력을 꾸준히 양성하는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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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수    (2014-01-28) 찬성 : 38   반대 : 46
환경 단체의 집요한 반대에 항모 보유에 실패했다는건 대단한 실수다.환경단체 목을 치더라도 수단 방법을가리지 말고 이걸 살렸어야 했다.항모 두척이 우리의 흑표전차 두대값도 안되는 헐값인데 아주 귀중한 기회를 놓쳤다.반 한국단체 모조리 청소하고 이런 단체에 보조금 주는 제도 페지해라.반 한국 단체에 보조금 주는건 국민세금으로 반한운동을 돕는길이요 친 북괴정책을 허용한거나 다름없다.
  송경태    (2014-01-12) 찬성 : 12   반대 : 30
잘읽었습니다.
  박이근    (2014-01-12) 찬성 : 31   반대 : 42
이런것을봐도 환경단체 역사문제연구소 등의 직함으로 반정부활동하는것 국가에 도움한개도 않되고 백해무익한 존재요 단체임이 증명되는거이다.언제우리나라는 통일된 국론과 일관적인 국론과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없는 그런 멋진국가가 될까.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국론이 통일된 국가들이 많이 부러운때이다.
  김재현    (2014-01-12) 찬성 : 35   반대 : 15
환경단체의 퀄리티. 정체성은 물론!! 그 조직의 탄생 배경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환경 단체들(여러 쓸데 없는 조직 전부 포함)을 정리 하고 정부 주도의 면밀하고 미래 지향형의 연구 및 연찬이 필요하다 환경 자연보호를 빙자하여 정부 지원금 등 쓸데 없는 단체가 많다고 사료 된다
  박영찬    (2014-01-05) 찬성 : 37   반대 : 26
그당시 신문기사에는 쪽바리들이 우리가 항공모함으로 개조해서
사용할까봐 러시아 정부에 강력히 항의해서 1대는 다른나라에 다시
팔려 나갔고, 다른1대는 러시아에서 내부정밀 기기를 완전히 파괴시킨뒤에야 해체 하였다. 왜놈들 방해가 참으로 원통스럽다.
  홍재영    (2013-12-25) 찬성 : 100   반대 : 43
환경단체들의 투쟁행태를 보면 환경보존이나 자연보호는 제쳐두고 대한민국 자체를 흔들어 대느게 주요 전략적 목표로 되어 있음을 알수 있으며 좌파통일전선의 하부 조직으로서의 기능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직시해야 할것이다. 고속철,평택항,강정항공사에서의 이들의 난동을 보면 그 정체를 가늠할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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