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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性전환 수술 300건 달성한 金碩權 동아대 의과대 교수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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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년 국내 최초 性전환 수술·1991년 男性化 수술 성공
⊙ ‘직장의 S상결장을 이용한 질 성형술’도 김 교수가 개발해 학계 주목 받아
⊙ 女性化 수술 받은 성전환자는 사정 통해 오르가슴 느껴

金碩權
⊙ 60세. 부산대 의학과 졸업. 충남대 대학원 의학박사.
⊙ 미국 뉴욕대 의과대 성형외과 연구원, 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 동아대 의과대학 학장 역임.
⊙ 現 동아대 의과대학 성형외과 교수.
⊙ 저서: 《표준성형외과학》 등.
  지난 2월 22일 부산 동아대병원 본관 3층 1호 수술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性)전환(이하 남성화 수술)을 희망하는 김모(26)씨의 수술이 있었다. 김씨는 1년 전에 유방을 절제하고, 자궁과 난소 적출을 했다. 이미 ‘여성(女性)’을 상실한 그는 이날 ‘남성(男性)’을 얻었다. 팔 근육과 피부, 뼈, 신경 등을 이용해 ‘음경’을 만드는 데 12시간이 걸렸다. 수술이 끝나고 자신의 몸에 더해진 성기(性器)를 확인한 김씨는 감격했다.
 
  이 수술을 집도(執刀)한 사람은 성형외과 김석권(金碩權) 교수다. 그는 김씨의 수술을 마침으로써 남성화 수술 집도 100건을 달성했다. 동아대에 따르면 전(全) 세계에서 의사 개인이 집도한 남성화 수술로는 최다 기록이다. 여기에 여성화 수술 200건을 더하면, 김 교수는 총 300건의 성전환 수술을 집도했다. 이 기록 또한 세계에서 유일한 것이다.
 
 
  국내 성전환자 400여명 중 300명 집도
 
김석권 교수는 안면기형을 치료하는 연평균 330건의 두개안면성형수술을 하지만, 세간에서는 ‘트랜스젠더의 아버지’로 불린다.
  김 교수는 두개안면(頭蓋顔面) 성형을 전공했다. 그가 주로 하는 수술은 일명 ‘언청이’라 불리는 구순구개열(口脣口蓋裂), 반안면왜소증(半顔面矮小症), 무이증(無耳症) 등이다. 그는 비뚤어진 걸 바로잡고, 없는 걸 만들어 준다. 한마디로 ‘기형(奇形)’을 치료하는 의사다. 지금까지 총 21편의 논문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에 등재됐고, 연평균 330건의 성형수술을 맡고 있다. 그런데 세간에서는 그를 ‘트랜스젠더의 아버지’로 부른다.
 
  트랜스젠더(성전환자)는 타고난 성을 거부하고 반대되는 성을 원하는 성전환증 환자다. 발생 원인에 대해 “태아기에 호르몬의 과도한 영향을 받아서다” “가정환경 등 성장과정의 영향이다” “뇌 시상하부 구조가 특이하기 때문이다”는 주장이 있지만 뚜렷하게 입증된 건 없다.
 
  성전환증 발생 빈도는 남성에서 여성은 3만명당 1명, 여성에서 남성은 10만명당 1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우리 인구에 대비해 국내 성전환증 환자가 1030여 명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정확한 통계는 없다.
 
  김석권 교수는 “우리나라는 남녀 모두 5만명당 1명꼴로 성전환증 환자가 발생하는 것에 비해 일본은 여성의 발생빈도가 남성의 8배”라며 “일본이 우리보다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것에 비춰 성전환증 발생에 후천적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국내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사람은 400여 명으로 추정한다”며 “그중 75%인 300명은 직접 집도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후유증으로 재(再)수술한 사람까지 합하면 350여 명이 자신의 손을 거쳤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교수가 국내 성전환 수술을 도맡다시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두개안면 성형을 전공했는데,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1986년 제가 부산대 의대 교수로 있을 때였습니다. 진료실에 한 남자가 찾아와 ‘성전환 수술이 가능하냐’고 물었습니다. 관심도 없고, 모르는 분야니까 ‘도울 수 없다’며 내보냈어요. 두 달 뒤에는 여성 두 명이 왔는데, 또 ‘성전환 수술’에 대해 묻는 거예요. 얘기를 들어 보니까 이 사람들은 이미 음경과 고환을 절단하고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던 남자들이었어요. 그들은 ‘질이 없으니까 성생활도 안되고, 여자라고 못 느낀다’며 호소했어요. 그 뒤 인간적 연민이 생겨 이 분야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獨學으로 성전환 수술 기법 익혀
 
남성이 여성 호르몬을 맞으면 가슴이 나오고, 근육량이 감소하는 반면 여성이 남성 호르몬을 맞을 경우는 수염이 나고, 근육이 붙는다.
  남성이 여성 호르몬을 맞으면 체형이 바뀐다. 가슴이 나오고, 피부가 매끄러워지는 반면 성욕, 남근(男根)의 발기 강도와 횟수, 근육량이 감소한다. 여성이 남성 호르몬을 맞을 경우는 가장 먼저 생리가 끊기고 성욕은 감퇴한다. 이후 근육이 붙고, 수염이 나고, 굵은 음성이 나오며, 음핵(陰核)이 커지는 등 남성적 특징이 나타난다. 고환이나 난소를 제거하기 전에 호르몬 투여를 중단하면 원래의 성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수술을 하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된다.
 
  김 교수에 따르면 남녀 모두 60세까지 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한다. 처음 호르몬 주사를 맞을 때는 한 주에 1대, 수술 후에는 2~3주에 1대, 40대가 되면 60세까지 한 달에 1대를 맞아야 한다. 장기간 호르몬을 맞으면 간 수치가 오르고, 피로감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성전환증 환자를 접하고 김 교수는 외국의 논문과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성전환 수술이 유럽에선 1930년대, 미국에선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해 자료를 수집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몇 달 동안 공부한 끝에 김 교수는 자신의 성형외과 기법으로 성전환 수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는 자신을 찾아왔던 환자에게 연락해 국내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집도했다. 김 교수는 “그때 환자들이 왜 자기에게 왔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며 “그들 커뮤니티에서 제 소문이 퍼지다 보니 수술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계속 찾아왔다”고 말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성전환’을 ‘반음양증(半陰陽症) 치료’라고 칭했다. 반음양증이란 성염색체에 따라 남성과 여성으로 분화됐지만, 성기의 발육이 분명하지 않거나, 양성(兩性)의 성기를 모두 가진 걸 말한다. 정소와 난소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진성 반음양, 난소가 있지만 성기가 남성형이거나 남녀 중간형이면 여성가성 반음양, 정소가 있지만 성기가 여성형 또는 남녀 중간형일 때는 남성가성 반음양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수술을 통해 한쪽 성기를 제거하는 걸 성전환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관점에서 기록을 되짚어 보면 국내 최초 ‘성전환’ 수술은 1955년 8월에 있었다. 주인공은 조기철(당시 20세)씨였다. 그는 적십자병원에서 두 시간 동안 수술을 받고 ‘총각’에서 ‘처녀’로 변했다. 그는 수술 2주 후 서울 시내에 나와 머리를 하는 등 여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당시 언론보도는 “조양이 ‘부끄러워요’ 하고 허리를 비틀 때면 여자다운 교태(嬌態)의 체취가 풍긴다”고 적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인공 성기를 만드는 현대적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63년 세계 최초 성전환 전문 의료기관인 ‘성정체성클리닉(GIC)’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생겼을 때다. GIC 개원 이전 여성화 수술은 음경과 고환 제거뿐이었다. GIC는 피부이식을 통한 질(膣) 성형술을 적용해 여성 성기를 만드는 성과를 올렸지만, 남성화 수술은 기초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발생학적으로 남성의 음경에 해당하는 음핵으로 성기를 만드는 정도였던 것이다.
 
  첫 수술에 성공한 김 교수는 두개안면성형술을 공부하기 위해 도미했다. UC 데이비스 의과대 성형외과 객원교수로 1년간 지내다 귀국한 그는 이후 본격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집도했다. 1990년 동아대로 직장을 옮긴 김 교수는 이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남성화 수술에 성공했다. 그는 이 수술에서 교훈 한 가지를 얻었다. 모든 과정을 한 번에 하기 위해 무리한 결과 환자가 일주일 동안 중환자실 신세를 졌던 것이다. 그는 이후 남성화 수술을 할 때 6개월 간격을 두고 1·2차 수술을 진행했다.
 
 
  女性化 수술 받은 사람 중 男子다운 외모 가진 사람 많아
 
  ―첫 수술 때 여자 성기는 어떻게 만들었습니까.
 
  “가장 중요한 점은 성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질을 만들어 주는 겁니다. 신체 다른 부위에서 피부를 떼어 이식하는 피판술이 가장 기초적인 방법입니다. 피부를 자루처럼 만들어 뚫린 부분에 거꾸로 집어넣어 덮는 겁니다. 현재 성전환 수술을 하는 개업의들은 피부를 말아 넣으면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간단하게 할 수 있으니까 아직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피판술은 부작용이 많다던데요.
 
  “예후(豫後)를 보니까 좋지 않았어요. 질이 수축하거나 막히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원만한 성생활을 위해 12cm 깊이로 질을 만드는데, 수축이 되면 10cm 정도로 얕아지는 거예요. 환자들이 삽입성교가 불편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장기적으로 관찰하니까 80%는 막혀서 재수술을 받아야 하더라고요.”
 
  ―이식한 피부가 내부 조직이 아니어서 부작용이 생긴 것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여성의 질은 윤활제가 분비되는데, ‘인공 질’은 그 기능을 못하니까 내부가 건조할 수밖에 없어요. 그 상태에서 이식한 피부의 분비물과 세균이 만나면 악취가 나는 거죠. 질 끝이 썩기도 하고요. 그래서 음경과 음낭 피부를 이용했는데 모양도 좋게 나오고, 예전보다 질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역시 수축과 냄새 문제가 있었습니다.”
 
  ―2003년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은 직장(直腸)의 S상결장을 이용한 질 성형술은 무엇입니까.
 
  “직장에 S상결장이 있는데 여기에서 혈관을 유지한 채 12cm를 잘라서 질의 위치로 가져오는 겁니다. 이 방법은 질 모양이 자연스럽고 깊이와 폭이 충분해 원활한 성생활이 가능합니다. 장액(腸液)이 분비돼 자연적인 윤활작용을 하니까 윤활제를 사용할 필요도 없어요. 냄새도 사람이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만 나기 때문에 지금까지 개발된 질 성형술 중 가장 우수한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술 이전에는 사정(射精)으로 쾌감을 느꼈던 남자였는데, 수술을 받으면 어떤 방식으로 성감(性感)을 느끼나요.
 
  “초기에는 사정을 통해 오르가슴을 느낍니다. 성전환 수술을 했어도 정액(精液)을 생성하는 정낭(精囊)이 남아 있어서 흥분하면 사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고환을 제거했기 때문에 정자(精子)는 없어요. 여성호르몬을 계속 맞으면 그 영향으로 사정하지 않고, 일반 여성처럼 성감을 느낍니다. 음순(陰脣)도 음낭 표피로 만들어 성신경을 유지하기 때문에 수술 전과 같은 자극을 받지만, 성감을 좌우하는 큰 요인은 ‘감정’이죠. 자신이 여자로서 남자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여길 때 가장 큰 쾌감을 느낄 겁니다.”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나요.
 
  “직업군은 의사, 교수, PD, 예술가 등 다양합니다. 예전에는 환자 중에 40대가 제일 많았어요. 아무래도 수술비를 모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겠죠. 연령이 그렇다 보니 대부분 군필자였어요. 지금은 20대가 가장 많아서 대다수가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진단서만 떼 줘도 연기할 수 있고, 그 사이에 호르몬 치료와 수술을 하니까요.”
 
  ―여성화 수술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왜소하고, 성격도 여성스러울 것 같은데요.
 
  “외모는 의외로 남자다운 사람이 많아요. 얼굴도 검붉고, 근육질인 사람들도 많이 오는데, 그럴 때 난감하죠. ‘외모가 여자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충고해도 ‘나는 이제껏 잘못 살아왔고, 중요한 건 여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이가 있는 유부남도 찾아오는데, 대부분 수술 전후에 부인과 이혼하지만, 부인이 이해해 줘서 같이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석권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는 성전환증 환자들이 주로 트랜스젠더바(bar)에서 일하거나 동성애자를 상대로 성매매해 수술비를 모았다고 한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수술을 받고 소원을 이뤘지만, 갈 곳이 없어 외로이 살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가족과 연(緣)을 끊은 상태에서 계속 유흥업에 종사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김 교수의 전언이다.
 
 
 
“교수님은 나를 완벽한 인어공주로 만들어 주신 분”

 
김석권 교수는 1995년 하리수씨의 성전환 수술을 집도하고, 2007년 그의 결혼식에 주례를 서기도 했다.
  “지금은 가족들이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가 같이 와서 상담받고 수술비를 냅니다. 그러니까 환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진 거예요. 사회 분위기도 달라져서 트랜스젠더를 받아 주는 곳이 많아요. 회사 퇴사 후 수술을 받고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고요. 교장선생님이 자기 학생 중 성정체성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수술비를 모금해서 도와준 경우도 있어요. 그 애는 지금 농협에 취직해서 은행원이 됐어요.”
 
  김 교수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바뀐 시점을 “하리수가 데뷔한 2001년 이후”라고 말했다. 사실 ‘하리수’의 등장 이전까지 우리 사회에서 ‘성전환’이나 트랜스젠더는 낯선 용어였다. 데뷔 당시 사회적 충격을 안긴 하리수씨는 트랜스젠더의 대명사가 됐는데, 그에게 ‘여성’을 준 사람도 바로 김 교수다.
 
  1995년 당시 20살이던 ‘이경엽’(하리수의 남자 시절 본명)은 김 교수에게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하리수씨는 2007년 5월 결혼식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석권 교수님은 나를 완벽한 인어공주로 만들어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말이다.
 
  “처음에는 하리수가 누군지 몰랐어요. 데뷔 당시에 일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니까 제 환자가 아닌 줄 알았어요. 저를 찾아오는 환자들이 ‘하리수가 이곳 환자’라고 말하니까 진료기록을 살폈습니다. 이경엽을 찾으니까 제가 수술한 환자였어요.”
 
  ―하리수씨 결혼식 주례를 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 결혼 소식을 듣고 기뻤어요.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해 주고 싶었는데, 연락이 없더라고요. 얼마 뒤에 소속사로부터‘주례를 서 달라’는 전화를 받고서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자궁이식을 하면 트랜스젠더도 임신이 가능한가요.
 
  “난소와 자궁을 이식하면 가능한 일이에요. 자궁만 이식해 수정란을 실험실에서 성숙시켜 부착하는 방법도 있어요. 하지만 ‘거부’ 반응을 획기적으로 줄일 면역 억제제 기술이 개발돼야 하고, 윤리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죠.”
 
  ―남자를 여자로 만드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성전환 수술은 인생 자체가 달라지는 거니까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수술을 하려면 먼저 정신과 의사 2명에게 ‘성전환증’ 진단을 받아야 해요. 1~2년 동안 호르몬을 맞으면서 원하는 성에 적응해야 하고, 가족의 동의도 받아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수술을 하는데 여성화는 4~5시간, 남성화는 10~14시간 정도 걸립니다.”
 
  ―남성화 수술은 없는 걸 만들어야 하니까 더 어렵고 수술비용도 비싸겠네요.
 
  “아무래도 그렇죠. 그래서 두 차례에 걸쳐 수술하는데, 한 팀이 하면 12~14시간이 걸리고, 두 팀이 분담하면 10~12시간 만에 끝나요. 체력소모가 상당한 일이라, 수술을 마치면 허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먹어야 합니다. 비용은 남성·여성화 수술에 각각 3500만원, 1500만원입니다.”
 
  ―남자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합니까.
 
  “1차 수술 때는 유방을 없애고, 유두(乳頭)를 작게 만들어요. 난소와 자궁도 적출하고요. 6개월 뒤 2차 수술 때 음경을 만드는데,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아 부풀어 오른 음핵을 이용합니다. 여기에 팔 근육과 뼈, 신경, 동맥, 정맥, 피부를 떼어내 덮습니다. 신경과 혈관을 연결하기 때문에 정교함이 요구되는 수술이죠.”
 
 
  인공 음경 사이즈는 발기된 한국 남성 성기의 평균값
 
수술실의 김석권 교수. 여성화 수술은 통상 4~5시간, 남성화 수술의 경우는 10~14시간 정도 걸린다.
  이때 음경은 길이 11cm, 둘레 12cm의 ‘표준 사이즈’로 만든다. 이는 우리나라 남성이 발기했을 때 성기 사이즈의 평균값이다. 트랜스젠더는 성적 흥분을 해도 음경해면체(혈액이 모여 커지고 딱딱해지는 조직)가 없기 때문에 발기가 안된다. 성생활을 위해서는 발기했을 때와 같은 크기로 만들어 줘야만 한다.
 
  인공 음경은 뼈를 넣어서 처음에는 뻣뻣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물러진다. 이때는 뼈나 지방을 이식하거나, 보형물을 넣어 다시 딱딱하게 만든다. 고환을 넣기 위해서는 대음순으로 음낭을 만들고 보형물을 넣는 3차 수술이 필요하다.
 
  이렇게 완성된 음경은 비록 ‘인공물’이지만 성감은 수술 전과 같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모든 성신경이 그대로이고, 여성 성감대인 음핵이 음경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음핵이 마찰에 의해 자극을 받음으로써 쾌감도 느낄 수 있다. 성전환자는 생식(生殖)기능이 없기 때문에 사정은 할 수 없지만, 그에게 있어 새 성기는 ‘두 번째 인생’의 징표다. 김 교수는 “마취가 깨면 환자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성기”라며 “굴레에서 벗어나 최종목표를 이뤘다는 것에 감격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수술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김 교수는 “수술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성(異性)관계나 성생활, 자신의 성기 모양과 외모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남자가 된 경우 성기 모양과 성감에 대한 만족도는 각각 87%, 97%였다. “진정 남성인가”라는 질문에는 100%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자가 된 이들은 성기 모양에 85%의 만족도를 보였으나, 성감에 대해 물을 때는 응답자 중 37%가 ‘변화 없음’, 67%는 ‘다소 감소’라고 밝혔다. 또 ‘진정 여성이 됐는가’라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답한 이가 91%였다. 김 교수는 “여성 호르몬을 맞으면 성욕이 감퇴하기 때문에 남자였을 때보다 성감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전환자가 만족한 삶을 산다고 해도 태생적 한계는 있다. 성염색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전환 수술을 후회하며 원래 성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도 있다. 서모(55)씨는 2004년 여성화 수술을 받으면서 가족과 이별했다. 2008년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다시 가족에게 돌아가길 절실히 원하지만, 남자도 여자도 아닌 나 같은 사람을 가족들이 받아줄지 걱정”이라며 복원 수술을 희망했다.
 
 
 
“난 神의 실수를 바로잡는 것”

 
2006년 대법원은 “성전환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이 있다”며 호적 정정을 인정했다.
  ―성전환했던 사람 중 복원 수술을 받은 사례가 있나요.
 
  “제 환자 중에는 없어요. 외국 사례를 보면 여자에서 남자, 남자에서 여자 그리고 여자에서 남자 등 총 3번을 성전환한 사람이 있습니다. 남성화 수술을 할 때 난소, 자궁을 적출했으니까 여성화 수술을 받아도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다른 호르몬을 맞고, 뗐다 붙였다만 하는 거죠. 성전환자가 후회한다는 건 정신과 의사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뜻해요. 동성애자, 성도착증 환자가 아닌지 감별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성전환 수술로 유명해진 데 따른 거부감은 없나요.
 
  “엄밀히 말하면 이건 성전환이 아니라 성확정 수술입니다. 원래의 성을 찾아간 거예요. 육체적 성과 정신적 성의 불일치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고쳐주는 건 의사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기독교 신자로 알고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성전환은 신(神)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 아닌가요.
 
  “신이 창조한 걸 손대는 거니까 교리(敎理)에 어긋나는 건 맞아요. 친구들이 ‘너 그러다 지옥 간다’며 농담을 건네면, 저는 ‘하나님한테 면허 받았으니까 괜찮다’고 대답해요. 저는 신의 실수를 바로잡는 겁니다.”
 
  ―교리상 신은 무오류의 존재 아닙니까.
 
  “아닙니다. 신도 실수를 하잖아요. 반음양증, 무이증 환자들이 다 신의 실수 아닌가요.”
 
  ―자녀가 성전환한다 해도 찬성할 수 있겠습니까.
 
  “그게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면 찬성입니다.”
 
  2006년 대법원은 “성전환 수술을 받아 본래의 성이 아닌 반대 성의 외관을 갖추고 있고 개인·사회적 영역에서 바뀐 성으로 인식되는 사람이라는 것이 명백하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이 있다”며 성전환자의 호적 정정을 인정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지난해 4월 한 방송사가 시행한 설문조사는 아직 트랜스젠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부정적임을 보여 준다. 총 300명을 대상으로 “당신의 가족이 트랜스젠더가 된다면 허락하겠는가”라고 질문하자, 41명은 “허락한다”, 231명은 “허락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김석권 교수는 “트랜스젠더도 인간이니까 행복할 권리가 있다”며 “그들을 인격체로 대하는 우리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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