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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MBC 조작방송과의 싸움

나는 MBC란 악마를 보았다!

글 : 장진성  탈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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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기자, “증거요? 우린 증거보다 방송 가치를 더 중시합니다”
⊙ “우리 MBC에서 노이즈마케팅을 해준 면도 있잖아요?”(MBC 기자)
⊙ 법원, “피고 A(MBC 기자), 비상식적 진술 내용이나, 피고 B-피고 C 간의 비상식적 관계에 관하여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을 것”
⊙ “장진성이 국가보위성하고 연결해 서부전선 4군단에서 포를 쏘는 공작을 진행” 주장(제보자 C)
⊙ 아내는 우울증 앓고, 아들은 “나쁜 아빠의 아들인 것이 창피하다”며 울어
사진=MBC 유튜브 캡처
  한국의 ‘문화방송’? 아니다. MBC가 나에 대해 조작방송을 할 때 나는 그 TV 앞에서 공영방송의 탈을 쓰고 전파(傳播)라는 흉기(凶器)를 휘두르는 악마를 보았다. ‘시사기획’이란 타이틀로 나 하나를 두고 무려 40분 넘게 ‘살인유희’를 즐기는 조작과 거짓선동의 괴물 집단인 진짜 MBC를 본 것이다.
 
  북한체제를 경험한 탈북자들이라면 누구나 ‘악마 공포증’을 갖고 있다. 그 공포는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뇌리에 박힌 절대적 고통이다.
 
  지금의 나에겐 김정은과 MBC는 동일한 세 글자의 악마이다. 북한 정권이 공화국 역사상 인민보안성 첫 대남(對南)성명으로 나를 제거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북한의 그 끈질긴 협박을 인격테러로 직접 실행한 것이 MBC가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
 

  MBC의 조작은 유독 나에게 심한 듯싶었다. 언론의 기본 상식인 양측 반론(反論) 원칙이나 중립성을 거부한 그야말로 날조의 방송이었다. 아마 소송비용도 제대로 감당 못 할 탈북자로 우습게 본 것 같다. 그 덕에 오로지 법에만 의존해 거대 언론 재벌과 맞섰는데, 1심에서 가볍게 승소(勝訴)할 수 있었다.
 
  1심 판결문은 MBC가 공영방송의 특권과 전파 독재로 어떻게 사회와 인간을 제멋대로 왜곡하는가에 대한 고발장이기도 하다. (관련자들의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한다.)
 
 
  MBC 기자의 전화
 
B는 어느 날 새벽 C가 자신을 협박한다며 도와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필자에게 보내왔다.
  A가 자신을 MBC 〈스트레이트〉 기자라고 소개하며 나에게 처음 전화를 걸어온 것은 2020년 12월경이다. 상대방에게서 B, C의 이름을 듣는 순간 절로 웃음이 나왔다. 비정상적인 커플사기단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말하는 ‘MBC 기자’라는 호칭이 마치도 돈키호테와 산초를 연상시켜서였다.
 
  탈북 여성인 B는 원래 MBC에서 ‘성공한 탈북자’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인터넷 매체 ‘미디어포커스’를 운영하던 나는 그 방송을 보고 B를 찾아 소개하려 했지만, 취재해본 결과 사실과 많이 달라서 보도를 하지 않았다. C는 탈북자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모(某)커피회사를 창업, 운영하고 있었다. 나를 통해 서로 알게 된 두 사람은 바로 동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C는 정신병 약을 매일 복용하는 정신질환자였다. 자기 스스로도 과거 주식 실패와 영등포 노숙자로 방황했던 삶의 굴곡 때문인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와 한때 사업 파트너였던 한 일본인은 초면인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C는 사이코패스예요. 어느 정도인 줄 아세요? 첫 대면 인사말을 나눌 때부터 몰래 녹취해서 나중에 수개월 수집한 그 녹취록들로 협박하는 완전히 사이코패스예요.”
 
  현재 C는 커피회사 공동대표 대외 직함을 동생에게 떠넘기고 최대 주주의 권한으로 회사 경영에 개입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나에 대한 C의 병적 집착이 시작된 계기도 참으로 기이하기 짝이 없다. 어느 날 C와 동거하던 탈북 여성 B로부터 새벽 1시에 불쑥 전화가 걸려왔다. C가 걸핏하면 자기를 죽인다고 했는데 이제는 칼로 협박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다음 날 그녀는 C가 동거 중 자기 나체사진을 찍었으니 혼인빙자 및 나체사진 촬영으로 고소할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나는 북한 정권의 테러협박 때문에 24시간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마침 옆에 있던 경찰관들이 나 대신 B에게 직접 조언을 해주었다. “C는 회사도 구멍가게 수준인데 중견기업 오너인 양 너를 속이는 것이니 미련 갖지 말고 당장 그 집에서 나오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꽃제비 출신이었던 B는 당시에도 딱히 거주할 집이나 안정적 직장이 없었다. 그녀는 당장 몸을 둘 곳이 동거남의 집밖에 없고 자신의 안전을 담보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는지, 나와 주고받은 통화 녹취록을 C에게 전송했다.
 
 
  스토킹의 시작
 
C는 필자 자식을 토막 내 죽이겠다면서 자기 카톡 공개 메인 사진을 토막 난 사람 시체 사진으로 바꾸었다.
  그날부터 C는 나에게 온갖 증오와 저주를 쏟아냈다. “네 자식을 산 채로 잡아 12조각으로 썰어버리겠다”는 말도 내뱉었다. C는 그 실행의 암시로 곧바로 자기 카톡 공개 메인 사진을 토막 난 사람 시체 사진으로 바꾸고 나와 가족을 반드시 처단한다는 문구까지 적어놓았다.
 
  공중전화를 이용해 하루종일 나를 스토킹하는 바람에 나는 신변보호 경찰의 권유로 10년 넘게 사용했던 전화번호를 교체하지 않으면 안 됐다. 이런 설명을 주위 사람들을 통해 다 들었는데도 MBC 기자 A는 방송에서 내가 마치 인터뷰를 피할 목적으로 전화번호를 바꾸고 잠적한 죄인처럼 언급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C의 분노와 집착에는 B라는 존재가 아예 없었다. B가 갑자기 나에게 성(性)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은 C가 “똑같이 되갚아줄게, 너를 매장시킬게”라고 말한 뒤였다. ‘똑같이 되갚아준다’의 의미는 C로부터 약물에 의한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 탈북 피해 여성이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녀를 부추겼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때부터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킬 목적으로 C는 옆에서 증거사진이라는 것을 찍고, B는 반듯이 누워 있는 자살 쇼를 무려 4번이나 연출했다. B는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유언대로 시신 기증도 마쳤다는 문자를 사방에 뿌리기도 했다.
 
  증거는 전혀 없이 너무 자극적이고 신파적인 B의 성폭행 피해 주장에 어느 언론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더구나 그때는 이미 C와 B의 자작극 내막이 탈북자 사회에 비교적 상세히 알려져 있는 상태였다. 많은 탈북민이 상습적으로 막말을 일삼는 C에게 분노했고, 그를 고소 고발하기도 했다. B가 C에게 당한 또 다른 피해 여성을 공개적으로 매춘부라는 식으로 조롱한 사건도 있었다. 그 통에 탈북자 사회 여기저기서 거꾸로 B의 문란했던 과거에 대한 폭로가 잇따랐다. 상황이 이런데 MBC 〈스트레이트〉는 나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B의 ‘거짓 미투’ 주장을 들고 ‘기획취재’라는 명목으로 접근한 것이었다.
 
 
  아내의 대성통곡
 
  내가 인터뷰를 거절하자 MBC A기자는 나의 신변보호 관할 경찰서까지 찾아왔다.
 
  “장진성씨가 인터뷰할 가치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나의 이 말을 전달한 경찰들도 A기자를 형편없이 이상한 여자로 생각했다고 한다. 내 신변을 보호하고 있던 경찰은 C의 끈질긴 살해협박과 B의 자작극 동기와 진행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상부에 보고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름이 지나 내가 미국 출장을 가 있을 때였다. 갑자기 집에서 전화가 왔다. 아내는 당장 네이버를 열어보라면서 대성통곡을 했다.
 
  “유명 탈북작가 장진성, 그에게 당했다. 나는 그의 성노예였다.”
 
  내 얼굴 사진과 함께 제목부터가 명백한 명예훼손인 MBC 〈스트레이트〉의 광고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걸려 있었다. 그것도 3회나 한다는 것이었다.
 
  첫 방송이 나가는 날 나는 미국의 지인들을 TV 앞으로 불렀다. 객관적 물증은 전혀 없이 마치 개인 다큐멘터리마냥 시종일관 B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나를 범죄인시한 MBC 〈스트레이트〉를 보며 지인들은 “저게 한국의 공영방송 수준이냐?”며 혀를 찼다.
 
  “너는 왜 화를 내지 않느냐?”
 
  지인의 이 질문에 나는 그냥 웃었다. “탈북자 신분으로 MBC란 한국의 거대 언론과 싸워 이길 일만 남았는데 왜 화를 내?”
 
  이렇게 자기 위안을 하면서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공허함을 안고 책상 앞에 앉았다. 방송을 본 지 5분 만에 반박 성명의 글을 작성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미국 현지에서 변호사를 선임했고,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제보자 B와 C, MBC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명예훼손에 대한 배상으로는 10억원을 요구했다. 내가 죄를 지은 게 있다면 감히 이럴 수 없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피해자’가 먼저 고소해야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내가 먼저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내가 아니라 당신이, MBC가 당했어요”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나는 MBC 〈스트레이트〉 A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방송 잘 봤어요.”
 
  나의 이런 반응에 A는 내가 누구인지 정말로 몰랐던 것인지 아님 모르는 척한 것인지 “누구세요?”라고 되묻기까지 했다. 나는 A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조금씩 섞어가며 말을 이어갔다.
 
  “이번에 그 방송으로 내가 당한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그리고 MBC가 당했어요. 제보자라는 그 사람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 아시죠? 그런 비정상인들에게 MBC가 농락당한 셈이에요. 당신도 그들과 같이 법의 처벌을 받으세요.”
 
  A는 나와 통화하면서 B와 C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알려주는 내용들을 취재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MBC는 이런 내용들은 전혀 방송하지 않았다. MBC가 의도적으로 감춘 그 증거들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 이렇게 명시했다.
 
  〈피고 A는 2021. 1. 15 이전에(방송 이전의 시점을 말함)… 피고 B가 주고받은 내용을 이미 확인했고,(갑 제4호 중의 3 참조), 그 내용 안에는… C가 B를 죽이려고 한다.(사주 협박) 그렇게 하면서 뭐 사람 눈알을 빼가지고 담근 술을 먹였다는 취지의 내용도 기재되어 있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 A는 이와 같은 비상식적 진술 내용이나, 피고 B-피고 C 간의 비상식적 관계에 관하여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B, C 진술의 전반적인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정황이며 피고 문화방송, A로서는 이를 알게 되었다면, 이 사건 제1 보도 이전에 피고 B, C의 진술을 객관적 증거와 비교해 보는 등 더욱더 철저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북한 간첩이자 CIA 간첩
 
  또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C가 경찰청 보안국, 국정원 직원 사칭 육성과 함께 “장진성이 죽일 비리 하나만 알려달라, 그러지 않으면 내가 남자친구에게 죽는다. 네가 장진성 비리를 알려주지 않으면 과거 임신했던 사실을 부인에게 말하겠다. 내 남자친구가 중국에서 살인도 한 사람이다”며 나의 지인에게 협박하는 B의 녹취록 증거를 전제로 이렇게 못 박았다.
 
  “그 외에 피고 문화방송과 A가 피고 B, C의 주변 인물 등에 대한 광범위한 검증 작업을 거쳤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A에게 제공된 그 녹취록, 그리고 현재까지 나의 MBC 고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에는 누구나 C의 비정상적 사고를 알 수 있게 하는 이런 육성 내용도 있다.
 
  “장진성이 건이 일이 커요, 보위성, 지금 국가보위성하고 연결해가지고, 국지도발 그니깐 서부전선 4군단에서 포를 쏘는 이런, 그런 공작을 진행하는 건이 있거든요. 더 이상은 자세하게 말하기는 그렇고요, 여긴 보안국이 아니라 정보국이거든요.”
 
  내가 북한 서부전선 4군단과 짜고 남한에 포사격을 준비한다? 상식적으로 가당키나 한 말인가? C는 한 발 더 나아가 나를 북한 간첩, 미국 CIA 간첩이라고 국정원에 신고했다. 미국 대사관에 찾아가서는 ‘국가기밀 누설’이니 ‘2중 간첩 신고’니 하면서 대사 면담을 요청하다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사학재단을 운영하는 내 친구에게는 나의 비리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단 비리 및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미국 FBI에 신고하겠다는 황당한 협박을 하기도 했다.
 
 
  증거를 의도적으로 외면
 
C는 자신이 MBC 〈스트레이트〉와 긴밀히 협력 취재 중에 있다며 MBC 기자 A와 나눈 카톡 메시지를 필자의 지인에게 보내왔다.
  위에서 얘기한 내용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C가 5000만원으로 조선족을 고용하여 나와 요덕수용소 최초 고발자 강철환씨를 테러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하는 내용이나, 내 지인에게 B의 자필 협박 편지와 함께 보낸 저질스러운 배달 박스, 수많은 녹취록, 사진 증거물이 1회 방송 이전에 MBC A기자에게 전해졌다.
 
  그런데도 MBC 기자 A는 그 진실의 증거들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오히려 B를 미투 고발자로, 당시 탈북 여성 강간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던 C를 탈북 여성 인권 옹호자로 미화했다. 내 유튜브를 보면 “방송 이전에 그 모든 증거를 확인했느냐?”는 나의 질문에 MBC 기자 A가 제 입으로 “취재 과정에 다 제보받았고, 직접 보았다”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하는 내용이 그대로 나와 있다. 이것들은 사실상 내가 아니라 B와 C, 그리고 MBC 〈스트레이트〉의 거짓을 드러내는 증거였다.
 
  첫 방송이 나가고 나서 보름 정도 지나 MBC A기자로부터 만나자는 제안이 왔다. 카메라 촬영, 녹음을 서로 절대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당연히 거짓 방송국의 약속을 액면 그대로 순진하게 믿을 내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름 필요한 사전준비와 함께 내가 원하는 장소로 불렀다. A기자와의 만남을 통해 나는 MBC의 실체를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A기자가 인사말처럼 나에게 꺼낸 첫말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저도 장진성 작가님이 그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하실 줄 몰랐습니다. 취재 과정에 검색해보고 ‘아, 이런 분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쩌면 우리 MBC에서 노이즈마케팅을 해준 면도 있잖아요?”
 
  한 인간이 평생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명예를 한순간에 조작과 음해로 무너뜨리고도, 내 가정과 주변의 정상적인 삶까지 뿌리째 망가뜨려놓고도, 그걸 “‘노이즈마케팅’을 해주었으니 감사해야 할 일 아니냐”는 투로 말하는 MBC 기자! 사회의 잘못을 파헤친다는 자가 정작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는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는 MBC식 패륜(悖倫)을 마주하고 있자니 함께한 것만으로도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정말 우리 MBC를 고소하셨습니까?”
 
  A의 직업적 무지와 몽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자리에 마주 앉기 바쁘게 나는 다그쳐 물었다.
 
  “방송을 보니 제보자의 주장만 있고, 증거는 하나도 없던데 도대체 MBC는 무슨 배짱과 근거로 방송을 했어요?”
 
  이 질문에 A는 이렇게 대답했다.
 
  “증거요? 우린 증거보다 방송 가치를 더 중시합니다.”
 
  나는 소리 내어 웃고 나서 다시 물었다.
 
  “아니, 정말 어이가 없네, 그럼 내가 거꾸로 물어볼게요. 세상에 증거가 없는 가치가 어디 있어요?”
 
  뭔가 다른 변명을 찾느라 동공이 흔들리는 A의 얼굴에 대고 나는 쏘아붙였다.
 
  “지금 당신이 말하는 방송 가치 기준이 뭐예요? 증거는 일절 필요 없고, MBC 논조대로 세상을 우선 조작부터 하고 보겠다는 그런 건가요?”
 
  그날 A가 나에게 거듭 확인을 요청하는 질문이 있었다.
 
  “장 작가님은 정말 우리 MBC를 고소하셨습니까? 정말 10억으로 고소하셨다고요?”
 
  나의 흔들림 없는 고소 의지를 거듭 확인한 MBC는 나를 다시 부관참시(剖棺斬屍)라도 하고 싶었는지 며칠 후 1회 방송을 재탕하는 수준의 2회 방송을 내보냈다.
 
 
  경찰, “성폭행 장소라던 호텔은 존재하지도 않아”
 
  네이버 실검 1위에 오를 만큼 전 국민의 증오 대상이 된 나는 서울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MBC가 총 80분에 달하는 2회 방송으로 이른바 나의 성범죄(?)를 집중 고발한 까닭에 특별히 구성된 수사팀으로부터 엄격한 조사를 받은 것이다.
 
  “휴대폰 포렌식 조사에 수락할 용의가 있습니까?”
 
  “제발 해주세요, 제가 나체사진 갖고 강간하고 협박했다는데, 포렌식 좀 잘 해서 누명 좀 벗겨주세요.”
 
  “개인카드, 회사카드 내역서 제출할 용의가 있습니까?”
 
  “무엇이든 요구해주세요. 내 가족 카드 내역서까지 다 갖다 드리겠습니다.”
 

  피해자가 방송에서 내가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기간의 해외 출입국 자료를 조회해보니 무려 20회였다. 최소 일주일에서 한 달짜리 해외 출장도 있었다. 도대체 언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인지?
 
  피해자가 주장하는 날짜와 시간을 여유 있게 앞뒤로 보름씩 잡아도 그 분초를 추적하는 차량 GPS, CCTV, 개인카드 내역서를 보면 나는 전혀 다른 곳에서 활동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휴대폰 포렌식 결과로 드러난 통화 내역과 문자들은 B의 거짓들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날짜, 장소, 통화, 문자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일치되지 않는 B의 위증이 얄미웠던지 수사관은 몇 달 만에 끝나는 마지막 조사에서 지장을 날인하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고소인이 처음부터 성폭행 장소라고 주장했던 쿠쿠호텔이요? 세상에 그런 호텔은 있지도 않아요. 앞으로 오지랖 넓게 남 도우려고 하지 마세요. 세상에 이상한 사람들 정말 많으니까.”
 
  B가 MBC 방송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눈물을 흘리는 연기를 하면서 피해를 호소했던 대국민 미투 사기극은 이렇게 경찰 수사 단계에서 허무하게 ‘혐의 없음’으로 끝났다. 내가 나체사진으로 협박하며 머리채 잡고 끌고 다니며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MBC 〈스트레이트〉 방송 내용대로라면 나는 종신형을 받았어야 마땅하다. 경찰이 무혐의 처리를 하자 그들은 검찰과 법원에 호소했지만 사기꾼들의 공허한 주장은 여지없이 기각됐다.
 
 
  가족의 고통
 
MBC 방송이 나간 후 실의의 나날을 보내는 아내에게 9세 난 아들이 보낸 편지.
  나는 죄가 없었지만 가족은 죄인처럼 지내야 했다. 친구들이나 주변과의 사이가 돈독했던 아내는 바깥세상과 단절한 시간을 견디다 못해 우울증을 앓았다. 9세 난 아들은 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네덜란드 국제학교에 재학 중이었지만 “세계가 아는 나쁜 아빠의 아들인 것이 창피하다”며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날부터 웃음을 잃은 동심을 매일 지켜봐야 하는 아빠의 죄책감과 분노를 무슨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MBC란 악마의 소굴을 직접 찾아가 분신자살을 해서라도 항의하고 싶다’는 충동 때문에 날을 샌 적도 여러 번이었다.
 
  나는 MBC의 피해자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영방송, 문화방송을 자처하는 MBC를 이렇게 규탄하고 싶다. “MBC의 공영은 거짓의 번영이고, MBC의 문화는 조작의 상습”이라고!
 
  나를 인격테러했던 MBC는 지금도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법원이 나에 대한 방송 2회 분을 허위로 판결하고 전부 폐기하라고 명령했는데도 MBC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를 했다. 아마 한국 언론 역사상 방송사가 이렇게 변명의 여지없이 패소(敗訴)한 적은 거의 없을 텐데도 MBC는 그에 대한 수치감마저 상실한 것 같다. 해임해야 마땅한 A기자에게 MBC 완장을 채워 여전히 1선 현장에서 뛰게 하고 있는 것도 MBC에 반성과 책임의식이 없다는 방증(傍證)이다. 사법부의 판결로 거짓임이 드러난 보도를 한 MBC기자 A의 생얼굴이야말로 사회고발이 아닌 MBC 자기고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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