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매출액 910억원에서 2009년 1조2000억원으로 10배 늘어
⊙ 강원랜드 생산파급효과 1조8133억원… 사계절 종합리조트 변모 시도
⊙ 도박중독자 최소화·내부 직원 비리 근절 위해 시스템 개선 中
⊙ 재산탕진과 도박후유증으로 지금까지 35명 自殺
⊙ 강원랜드 생산파급효과 1조8133억원… 사계절 종합리조트 변모 시도
⊙ 도박중독자 최소화·내부 직원 비리 근절 위해 시스템 개선 中
⊙ 재산탕진과 도박후유증으로 지금까지 35명 自殺
강원랜드가 개장(開場) 10주년을 맞았다. 강원도 정선·영월·삼척·태백 일대 폐광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는 2000년 스몰카지노장을 개장하면서 영업을 시작했다. 2003년 메인카지노를 개장한 후 골프장(2005년)과 스키장·콘도(2006년)도 문을 열었다. 2007년에는 강원랜드의 사업 브랜드인 ‘하이원’를 내걸어 ‘종합리조트’ 개념을 도입했다.
매출액 10년 동안 10배 이상 늘어나
강원랜드는 지난 10년 동안 큰 변화를 겪었다. 먼저 회사 규모가 대폭 늘었다. 2009년 12월 말 현재 자산총액이 2조2000여억 원으로, 설립 초기에 비해 44배 증가했다. 시가 총액은 3조5000억원으로 주식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개장 첫해 910억원의 매출을 올린 강원랜드는 2009년 말 1조2000여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순이익 3900여억 원). 매출액이 10년 동안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강원랜드(자본금 1070억원)의 지분은 공공부문이 51.01%(한국광해관리공단 36%·강원도개발공사 6.6%·정선군 4.9%·태백 1.25%·삼척 1.25%·영월 1.0%), 민간부문이 49.99%다. 2009년 말 현재 직원 수는 3200여 명이다.
내국인 독점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는 강원랜드는 사행산업으로 분류돼 경영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입장객이 해마다 늘면서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도박중독자와 내부 직원 비리가 핵심이다.
지난 1월 31일 국회 본관 앞에서 30대 남성이 자해소동을 벌였다. 이 남성은 “강원랜드의 내국인 카지노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며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 육군 대위 출신인 이 남성은 2001년부터 강원랜드를 출입하기 시작해 2003년 9억원, 2004년 4억원 등 최근까지 18억원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작년 10월에는 350억원을 탕진한 또 다른 남성이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을 방조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2000년 10월부터 한 달 평균 10회 이상, 5년 동안 350억원을 날렸다고 한다. 이 남성은 “도박중독으로 출입금지를 요청할 경우 강원랜드는 출입을 제한해야 하는데 형식적인 통제만 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랜드 내부 직원 비리는 신문 사회면의 단골 메뉴다. 지난 2월 카지노 딜러가 내부 자금 1억원을 빼돌려 구속됐다. 작년에는 강원랜드 VIP룸에서 내부 직원이 연계된 사기도박단이 검거됐다. 2008년에는 수억 원대의 칩을 빼돌린 직원이 처벌됐고, 2007년에는 도박중독자를 몰래 입장시킨 내부 직원이 해고당하기도 했다. 일부 직원은 고객 정보를 이용해 사채업자와 결탁해 수입을 챙긴 사례도 있었다.
강원도지방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 개장 이후 2009년 9월까지 재산탕진과 도박후유증으로 자살한 사람이 35명이다. 현재 강원랜드를 대상으로 제기된 소송은 20여 건이며, 손해배상청구와 소송금액이 500여억 원이다.
“무한한 책임의식으로 폐단 최소화 위해 노력”
강원랜드는 2001년부터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도박중독 예방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도박중독자에 대한 치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도박중독자의 출입제한 조치를 임의로 해제한 사례가 22건이었다.
일명 ‘카지노 앵벌이’도 문제다. 카지노 앵벌이란 도박으로 돈을 잃은 후 다른 사람을 대신해 베팅하거나, 라면·담배 심부름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 가는 사람을 말한다. 지금도 강원랜드 객장에는 이런 사람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최영(崔領) 강원랜드 사장은 “카지노의 특성상 도박중독자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무한한 책임의식으로 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랜드는 도박중독자의 재활지원, 사회복귀를 위한 거주(居住)치료, 도박중독 예방을 위한 전문상담 및 진단, 전문병원을 통한 정신과 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최 사장의 말이다.
“도박중독을 막기 위해 예산을 대폭 늘렸습니다. 전문인력도 증원했고요. 사행산업을 총괄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관련 비용 대부분을 강원랜드가 부담할 것입니다.”
―도박중독자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강원랜드의 도박중독 예방 및 치유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잘돼 있는 편입니다. 마카오에는 중독예방센터 자체가 없어요. 미국도 최근에 와서야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없습니까.
“중독을 예방하는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어요. 중독현상을 최소화할 수밖에요. 대의(大義)를 위해 일부의 희생은 감수해야 해요.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경제활성화와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시작된 것 아닙니까. ‘도박중독자가 발생하니 카지노 영업을 폐지하라’고 한다면 술과 담배도 팔아서는 안 되죠.”
최영 사장은 “합법적인 도박보다 불법도박에 따른 도박중독 현상이 더 심각하다”고 했다.
“인터넷도박이 대표적입니다. 집에서 인터넷도박을 즐기다가 중독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요. 현재 국내 사행산업의 규모는 대략 16조원으로 보는데, 불법도박의 규모는 이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돼요. 대책이 시급합니다.”
“폐광지역 경제활성화 기여 무시 못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에 따르면, 1997년 4조원이던 사행산업 매출 규모가 2008년 16조원으로 늘어나 사회적 부작용이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는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9년부터 매출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랜드는 매출 한도액보다 1000억원을 초과했고, 스포츠토토는 2200억원, 경정은 500억원을 초과했다.
최영 사장은 내부 직원의 비리를 근절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강원랜드에는 1200여 명의 카지노 딜러가 있어요. 개장 초기 입사한 일부 경력직 사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강원랜드가 육성한 딜러입니다. 딜러 교육생을 선발해 4개월 동안 특별교육을 실시하는데 도덕성과 정신교육이 주요 내용입니다.
아울러 내부 시스템도 강화하고 있어요. 내부 직원이 비리를 저지른 데는 회사 책임이 없지 않아요. 비리를 저지르면 반드시 적발된다는 인식을 각인시키지 못했고 비리 방지를 위한 시스템도 갖추지 않았죠. 저는 작년 3월 취임 직후부터 시스템 보강 작업을 추진해 왔어요. 그 일환으로 직원들이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일 정산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강원랜드를 출입하는 입장객은 2000년 개장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작년 한 해 입장객 수는 300만명을 넘었다. 일일 평균 입장객이 8000명을 웃돈다. 이에 반해 외국인 입장객 수는 총 입장객의 5%도 안된다. 지리적인 여건으로 외국인이 강원랜드를 찾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최영 사장은 “도박중독자, 직원비리 등으로 강원랜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지만, 폐광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여한 부분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강원랜드가 폐허로 변한 폐광지역을 ‘사람이 사는 곳’으로 바꿨고, 폐광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개선시켰고, 산에 나무가 자라도록 자연을 회복시켰다는 점에서 큰일을 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강원랜드를 대규모 종합리조트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강원랜드는 외국과 비교해도 성공적입니다. 영국의 경우, 폐광지역인 콘월지방에 박물관을 지었는데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자립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강원랜드가 지역개발에 투입하는 액수가 엄청납니다.”
최영 사장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향후 3년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현재 강원랜드는 정선군 사북지역에 탄광문화 관광촌(폐광지역 관광단지 조성·561억원), 삼척시 도계지역에 스위치백 리조트(스위치백 철로를 이용한 리조트·615억원), 태백시 문곡지역에 E-city(게임·애니·아카데미·테마파크 등 복합단지 조성·3461억원), 영월군 상동지역에 모터스포츠 패밀리 리조트(체험 위주의 모터스포츠리조트·380억원), 정선군 고한지역에 하이원 컴플렉스 타운(지역문화공간 및 상가 조성·475억원)을 건설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이곳에 살아도 괜찮구나’
강원랜드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충기(李忠其) 경희대 관광경영학부 교수가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가 지난해 강원지역에 미친 생산파급효과는 1조8133억원에 달했다. 소득파급효과는 2918억원, 부가가치 파급효과는 9621억원, 간접세 파급효과는 1382억원, 취업파급효과는 1만8816명으로 조사됐다.
최영 사장은 “폐광지역 주민들에게 ‘할 수 있다. 이곳에 살아도 괜찮구나’ 하는 긍정의 메시지를 심어 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석탄산업이 활황일 때 정선군 사북읍에 4만명이 살았어요. 태백에는 13만명, 삼척 도계에는 5만명이 살았지요. 그런데 지금은 다 합쳐야 7만명도 안됩니다. 폐광이 늘면서 인구가 급격히 줄었어요. 다행히 강원랜드가 들어선 후 인구 감소율이 급격히 완화됐습니다. 주민들이 ‘먹고살 길이 있다’고 생각한 거죠.”
최근 들어 강원랜드 카지노시설을 증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이 “강원랜드 내(內) 카지노 체류 인원이 한도를 초과해 화재 발생 시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며 “카지노의 최대 입장가능 인원을 정해 화재시 고객 안전에 대비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자, 태백·영월·삼척·정선 4개 시장·군수는 카지노 시설 증축에 관한 건의문을 문화관광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현재 강원랜드 카지노 객장(6049㎡)은 330초 이내에 5650명이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입장객이 늘면서 최대 수용인원을 초과하고 있다.
시설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조계근 강원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폐광지역의 지역 내 총생산이 다른 지역의 75% 수준에 이르거나, 대체산업이 지역 내 총생산의 50% 정도에 달할 때까지 추가 허가는 안 된다”고 했다.
강원랜드의 또 다른 문제는 2015년 폐광지역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의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충기 경희대 교수는 “강원랜드 파급효과의 90% 이상이 순수 카지노 부문에서 발생하고, 골프장과 스키장의 매출은 5~10%에 불과하다. 특별법이 연장된다는 보장이 없어 카지노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관광사업을 구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폐광지역 관광객과 카지노 관광객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친환경 관광자원을 강화하고 지역축제와 리조트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지노산업의 투명성과 관리·감독 기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우리의 경우, 카지노·경마·경정·복권 등 사행산업 관리감독을 위해 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가 발족됐지만 불법도박에 대한 사법권이 없어 역할이 제한돼 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주(州)게임통제국과 게임위원회 소속 500여 명이 카지노 객장 내부 통제, 세금 및 범칙금 회수, 회계감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영 사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경찰, 검찰, 금감원, 지식경제부 등 관리·감독기관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라며 “감시·감독보다 정책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사계절 가족형 종합리조트 지향
최영 사장은 “2015년 특별법 시효만료로 내국인 카지노 독점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마카오 카지노의 고급화·대형화, 싱가포르 센토사의 신규 카지노 등장으로 아시아 지역의 카지노 산업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강원랜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강원랜드는 2012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사계절 가족형 종합리조트’로 변모할 것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1조4000여억 원을 투입해 카지노 영업장을 리모델링하고, 컨벤션호텔·하이원광장·워터파크 등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2012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강원랜드에서 국제스키연맹 총회도 열립니다. 대략 1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강원랜드 브랜드인 ‘하이원’을 알리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겁니다. 강원랜드는 사회적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사진 : 서경리
매출액 10년 동안 10배 이상 늘어나
 |
| 최영 강원랜드 사장. |
강원랜드(자본금 1070억원)의 지분은 공공부문이 51.01%(한국광해관리공단 36%·강원도개발공사 6.6%·정선군 4.9%·태백 1.25%·삼척 1.25%·영월 1.0%), 민간부문이 49.99%다. 2009년 말 현재 직원 수는 3200여 명이다.
내국인 독점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는 강원랜드는 사행산업으로 분류돼 경영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입장객이 해마다 늘면서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도박중독자와 내부 직원 비리가 핵심이다.
지난 1월 31일 국회 본관 앞에서 30대 남성이 자해소동을 벌였다. 이 남성은 “강원랜드의 내국인 카지노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며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 육군 대위 출신인 이 남성은 2001년부터 강원랜드를 출입하기 시작해 2003년 9억원, 2004년 4억원 등 최근까지 18억원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작년 10월에는 350억원을 탕진한 또 다른 남성이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을 방조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2000년 10월부터 한 달 평균 10회 이상, 5년 동안 350억원을 날렸다고 한다. 이 남성은 “도박중독으로 출입금지를 요청할 경우 강원랜드는 출입을 제한해야 하는데 형식적인 통제만 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랜드 내부 직원 비리는 신문 사회면의 단골 메뉴다. 지난 2월 카지노 딜러가 내부 자금 1억원을 빼돌려 구속됐다. 작년에는 강원랜드 VIP룸에서 내부 직원이 연계된 사기도박단이 검거됐다. 2008년에는 수억 원대의 칩을 빼돌린 직원이 처벌됐고, 2007년에는 도박중독자를 몰래 입장시킨 내부 직원이 해고당하기도 했다. 일부 직원은 고객 정보를 이용해 사채업자와 결탁해 수입을 챙긴 사례도 있었다.
강원도지방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 개장 이후 2009년 9월까지 재산탕진과 도박후유증으로 자살한 사람이 35명이다. 현재 강원랜드를 대상으로 제기된 소송은 20여 건이며, 손해배상청구와 소송금액이 500여억 원이다.
“무한한 책임의식으로 폐단 최소화 위해 노력”
 |
| 강원랜드 개장 이후 도박중독자와 내부 직원 비리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모습. |
일명 ‘카지노 앵벌이’도 문제다. 카지노 앵벌이란 도박으로 돈을 잃은 후 다른 사람을 대신해 베팅하거나, 라면·담배 심부름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 가는 사람을 말한다. 지금도 강원랜드 객장에는 이런 사람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최영(崔領) 강원랜드 사장은 “카지노의 특성상 도박중독자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무한한 책임의식으로 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랜드는 도박중독자의 재활지원, 사회복귀를 위한 거주(居住)치료, 도박중독 예방을 위한 전문상담 및 진단, 전문병원을 통한 정신과 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최 사장의 말이다.
“도박중독을 막기 위해 예산을 대폭 늘렸습니다. 전문인력도 증원했고요. 사행산업을 총괄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관련 비용 대부분을 강원랜드가 부담할 것입니다.”
―도박중독자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강원랜드의 도박중독 예방 및 치유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잘돼 있는 편입니다. 마카오에는 중독예방센터 자체가 없어요. 미국도 최근에 와서야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없습니까.
“중독을 예방하는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어요. 중독현상을 최소화할 수밖에요. 대의(大義)를 위해 일부의 희생은 감수해야 해요.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경제활성화와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시작된 것 아닙니까. ‘도박중독자가 발생하니 카지노 영업을 폐지하라’고 한다면 술과 담배도 팔아서는 안 되죠.”
최영 사장은 “합법적인 도박보다 불법도박에 따른 도박중독 현상이 더 심각하다”고 했다.
“인터넷도박이 대표적입니다. 집에서 인터넷도박을 즐기다가 중독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요. 현재 국내 사행산업의 규모는 대략 16조원으로 보는데, 불법도박의 규모는 이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돼요. 대책이 시급합니다.”
| ▲ 강원랜드 연혁 ㆍ1998년 회사 설립 ㆍ2000년 스몰카지노 개장 ㆍ2003년 메인호텔&카지노, 테마파크 개장 ㆍ2005년 골프장(18홀) 개장 ㆍ2006년 스키장(18면)&콘도(403실) 개장 ㆍ2007년 강원랜드 브랜드 ‘High1’ CI선포 ㆍ2008년 아시아 최초 ‘2012년 FIS(국제스키연맹)총회’ 개최지 선정 ㆍ2009년 카지노 방문객 1500만명 돌파 ▲ 자본금 1070억원 ▲ 지분율 공공부문 51.01%(한국광해관리공단 36%·강원도개발공사 6.6%·정선군 4.9%·태백 1.25%·삼척 1.25%·영월 1.0%), 민간부문 49.99%(외국인 약 10%·기관투자가 약 15% 등) |
“폐광지역 경제활성화 기여 무시 못해”
 |
| 최영 강원랜드사장(맨앞)이 지난해 12월 9일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에서 독거노인 등에게 나눠줄 연탄을 직원들과 함께 나르고 있다. |
최영 사장은 내부 직원의 비리를 근절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강원랜드에는 1200여 명의 카지노 딜러가 있어요. 개장 초기 입사한 일부 경력직 사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강원랜드가 육성한 딜러입니다. 딜러 교육생을 선발해 4개월 동안 특별교육을 실시하는데 도덕성과 정신교육이 주요 내용입니다.
아울러 내부 시스템도 강화하고 있어요. 내부 직원이 비리를 저지른 데는 회사 책임이 없지 않아요. 비리를 저지르면 반드시 적발된다는 인식을 각인시키지 못했고 비리 방지를 위한 시스템도 갖추지 않았죠. 저는 작년 3월 취임 직후부터 시스템 보강 작업을 추진해 왔어요. 그 일환으로 직원들이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일 정산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강원랜드를 출입하는 입장객은 2000년 개장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작년 한 해 입장객 수는 300만명을 넘었다. 일일 평균 입장객이 8000명을 웃돈다. 이에 반해 외국인 입장객 수는 총 입장객의 5%도 안된다. 지리적인 여건으로 외국인이 강원랜드를 찾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최영 사장은 “도박중독자, 직원비리 등으로 강원랜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지만, 폐광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여한 부분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강원랜드가 폐허로 변한 폐광지역을 ‘사람이 사는 곳’으로 바꿨고, 폐광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개선시켰고, 산에 나무가 자라도록 자연을 회복시켰다는 점에서 큰일을 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강원랜드를 대규모 종합리조트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강원랜드는 외국과 비교해도 성공적입니다. 영국의 경우, 폐광지역인 콘월지방에 박물관을 지었는데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자립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강원랜드가 지역개발에 투입하는 액수가 엄청납니다.”
최영 사장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향후 3년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현재 강원랜드는 정선군 사북지역에 탄광문화 관광촌(폐광지역 관광단지 조성·561억원), 삼척시 도계지역에 스위치백 리조트(스위치백 철로를 이용한 리조트·615억원), 태백시 문곡지역에 E-city(게임·애니·아카데미·테마파크 등 복합단지 조성·3461억원), 영월군 상동지역에 모터스포츠 패밀리 리조트(체험 위주의 모터스포츠리조트·380억원), 정선군 고한지역에 하이원 컴플렉스 타운(지역문화공간 및 상가 조성·475억원)을 건설하고 있다.
| ▣ 국내 카지노 현황 내국인이 해외 카지노에 뿌리는 돈은 연간 1조원 넘어 국내 카지노산업은 1968년 외국인 전용 카지노시설인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운영 초기 사행행위업으로 강력히 규제돼 오다가 1994년 외화획득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하에 관광사업으로 전환됐다. 2008년 말 현재 17개 카지노 영업장이 운영 중이며, 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서울 3개소, 제주 8개소, 부산 2개소, 인천·경주·속초(설악)에 각 1개가 있다. 국내 카지노업의 허가 및 운영은 관광진흥법에 따른다.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카지노 매출액의 10%가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국가에 납부된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경제회생을 위해 세전(稅前) 수익의 20%를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내고 있다. 2012년부터 카지노 순매출액의 최대 4%를 개별소비세로 납부해야 한다. 통계청은 내국인이 해외 카지노에서 사용하는 총액이 연간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카지노에서 소비하는 액수(2007년의 경우 6242억원)보다 1.7배 많은 수치다. 이는 관광수지 적자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출입이 가능한 지역이지만, 외국인 유치실적은 미미하다. |
‘할 수 있다. 이곳에 살아도 괜찮구나’
강원랜드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충기(李忠其) 경희대 관광경영학부 교수가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가 지난해 강원지역에 미친 생산파급효과는 1조8133억원에 달했다. 소득파급효과는 2918억원, 부가가치 파급효과는 9621억원, 간접세 파급효과는 1382억원, 취업파급효과는 1만8816명으로 조사됐다.
최영 사장은 “폐광지역 주민들에게 ‘할 수 있다. 이곳에 살아도 괜찮구나’ 하는 긍정의 메시지를 심어 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석탄산업이 활황일 때 정선군 사북읍에 4만명이 살았어요. 태백에는 13만명, 삼척 도계에는 5만명이 살았지요. 그런데 지금은 다 합쳐야 7만명도 안됩니다. 폐광이 늘면서 인구가 급격히 줄었어요. 다행히 강원랜드가 들어선 후 인구 감소율이 급격히 완화됐습니다. 주민들이 ‘먹고살 길이 있다’고 생각한 거죠.”
최근 들어 강원랜드 카지노시설을 증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이 “강원랜드 내(內) 카지노 체류 인원이 한도를 초과해 화재 발생 시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며 “카지노의 최대 입장가능 인원을 정해 화재시 고객 안전에 대비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자, 태백·영월·삼척·정선 4개 시장·군수는 카지노 시설 증축에 관한 건의문을 문화관광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현재 강원랜드 카지노 객장(6049㎡)은 330초 이내에 5650명이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입장객이 늘면서 최대 수용인원을 초과하고 있다.
시설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조계근 강원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폐광지역의 지역 내 총생산이 다른 지역의 75% 수준에 이르거나, 대체산업이 지역 내 총생산의 50% 정도에 달할 때까지 추가 허가는 안 된다”고 했다.
강원랜드의 또 다른 문제는 2015년 폐광지역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의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충기 경희대 교수는 “강원랜드 파급효과의 90% 이상이 순수 카지노 부문에서 발생하고, 골프장과 스키장의 매출은 5~10%에 불과하다. 특별법이 연장된다는 보장이 없어 카지노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관광사업을 구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폐광지역 관광객과 카지노 관광객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친환경 관광자원을 강화하고 지역축제와 리조트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지노산업의 투명성과 관리·감독 기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우리의 경우, 카지노·경마·경정·복권 등 사행산업 관리감독을 위해 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가 발족됐지만 불법도박에 대한 사법권이 없어 역할이 제한돼 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주(州)게임통제국과 게임위원회 소속 500여 명이 카지노 객장 내부 통제, 세금 및 범칙금 회수, 회계감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영 사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경찰, 검찰, 금감원, 지식경제부 등 관리·감독기관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라며 “감시·감독보다 정책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사계절 가족형 종합리조트 지향
 |
| 강원랜드는 사계절 종합리조트를 꿈꾸고 있다. 하이원 스키장의 마운틴탑 전경. |
“강원랜드는 2012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사계절 가족형 종합리조트’로 변모할 것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1조4000여억 원을 투입해 카지노 영업장을 리모델링하고, 컨벤션호텔·하이원광장·워터파크 등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2012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강원랜드에서 국제스키연맹 총회도 열립니다. 대략 1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강원랜드 브랜드인 ‘하이원’을 알리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겁니다. 강원랜드는 사회적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사진 : 서경리
| ▣ 해외 카지노 현황 아시아·태평양 지역국가, 카지노산업 성장률 18% 세계 130여 개 국가에서 2600여 개의 카지노가 운영 중이다. 카지노의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외화획득과 관광객 유치, 자국 관광객 유출 방지, 영업장 소재 지역의 경제회생 등을 위해 카지노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대규모 복합리조트형 카지노시설로 변하고 있다. 마카오·싱가포르·호주가 대표적이다. 영국도 최근 카지노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세계 카지노산업은 연평균 8%의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연평균 18%에 달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타 지역에 비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 정부는 2009년 1월 카지노 설립을 허용하고 대만 본섬 서쪽에 위치한 펑후(澎湖)현에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마카오 카지노 영업장은 2008년 말 현재 31곳으로 증가했다. 2008년도 매출액은 141억 달러이며, 방문객은 3019만명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2008년 현재 매출이 60억 달러, 방문객 수는 3700만명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