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x10cm·반사면적 0.01㎡ 크기 작은 물체까지 탐지… 오물 풍선 잡는 데 최적”
⊙ “8년간 오·경보 컴플레인 無… 5000회 이상 실제 포획 경험 갖춰”
⊙ “수중드론 활용해 마약 밀수 수색 가능”
⊙ “무기 소요 절차 길고 제품 인증 까다로워… 제도적 개선 이뤄졌으면”
⊙ “8년간 오·경보 컴플레인 無… 5000회 이상 실제 포획 경험 갖춰”
⊙ “수중드론 활용해 마약 밀수 수색 가능”
⊙ “무기 소요 절차 길고 제품 인증 까다로워… 제도적 개선 이뤄졌으면”
- 사진=월간조선
지난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북한은 7차례에 걸쳐 우리 쪽으로 이른바 오물 풍선을 날려 보냈다. 군 당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 수가 240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풍선 내부에서 화학 물질이 나오진 않았지만, 자동차 유리를 파손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를 낳고 있다. 주택가나 시장 등 주민 왕래가 잦은 곳에서 무게 5kg이 넘는 적재물이 터지지 않은 채 발견되기도 해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대응 매뉴얼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티드론 전문 기업인 카이투스 테크놀로지의 김원희 대표이사가 북한의 오물 풍선을 무력화(無力化)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놨다. 김 대표는 “안티드론을 활용하면 북한의 오물 풍선을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안티드론이란 미확인 무인비행체를 탐지하고 식별, 무력화해 범죄나 테러 등을 예방하는 기술을 뜻한다.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카이투스사 드론은 오물 풍선에 달린 약 10~20kg 정도 중량의 물건 탐지에 최적화된 레이더를 달고 있다”고 강조했다. 7월 9일 카이투스 테크놀로지 사옥에서 김 대표와 만나 오물 풍선 무력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방패, 창보다 다양해야”
― 북한의 오물 풍선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습니까.
“정부 기관에서 거둬가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모르지만, 저희와 손잡은 세계 유수 기업들과 분석해봤을 때 북한 오물 풍선은 특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 특이점이요?
“네. 라텍스 재질을 이용해 풍선을 만들고 그 내부를 수소 혹은 헬륨 가스로 채우는 듯합니다. 그 하단부에 오물을 장착하고 날아오는데, 라텍스는 레이더 탐지가 안 됩니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엔 망원경으로도 식별이 상당히 어렵죠.”
― 안티드론 기술을 활용하면 북한의 오물 풍선을 포착하고, 이를 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특히 카이투스의 드론 레이더는 KU-밴드라는 고대역 주파수를 쓰고 있습니다. 10x10cm, 반사면적 0.01㎡ 크기의 작은 물체까지 최대 4.3km 밖에서 탐지할 수 있죠. 풍선과 오물 사이 자리한 기폭 장치 탐지에도 용이합니다. 오물 풍선을 잡는 데 최적화된 기술입니다.”
― 타사 레이더는 오물 풍선 탐지가 어렵습니까.
“물론 저희 레이더만이 완벽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애초에 작은 물체까지 탐지할 수 있게끔 설계된 레이더를 갖고 있다는 것은 큰 경쟁력을 지닙니다. 안티드론을 방패에 비유해본다면, 방패는 창에 비해 그 종류가 훨씬 더 다양해야 합니다. 어떤 창으로 어떻게 찌를지 모르기 때문이죠. 저희는 레이더뿐만 아니라 열화상카메라, EO-IR(전기광학적외선 장비) 등 여러 방패를 갖추고 있습니다.”
― 시가지 위에서 오물 풍선을 탐지, 요격할 경우 내용물이 지상에 떨어지면서 피해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도 갖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접경 지역 등 주위에 민가가 없는 지역에서 오물 풍선을 탐지하는 경우에 한해 요격합니다. 시가지에서는 주민 피해를 고려해 그물을 발사해 오물 풍선을 포획, 견인해오거나 낙하산 포를 발사해 지상으로 낙하시키는 방식을 택합니다. 이렇게 하면 오물 풍선이 떨어져 차량이나 주택이 파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죠.”
“6kg 정도 풍선 견인 가능”
― 그물 포획 방식이나 낙하산 포 발사는 어떤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겁니까.
“오물 풍선의 무게를 고려해 AI가 판단합니다. 저희 드론이 견인할 수 있는 무게는 6kg 정도입니다. 이 정도 무게의 풍선이라면 견인해오고, 이보다 무거운 물체라고 AI가 판단하면 낙하산 포를 발사하는 시스템이죠.”
― 카이투스 레이더와 드론의 최대 장점은 무엇입니까.
“시속 60km 미만으로 이동 시 지속적으로 탐지 기능이 활성화된다는 점입니다. 경호 차량 등에 부착된 기존의 레이더는 이동 중 탐지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정차할 때만 사용이 가능했죠. 카이투스 레이더를 활용한다면 경호 패러다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미군의 기준 시험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 자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해외 제품 수입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드론 작전 최적의 수단,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우리 기술로만 드론을 만들자’라고 국한하지 않았어요. 전 세계 유수 기업 제품을 비교 분석해보고 최적의 제품을 찾아 연락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 외에 여러 측면을 꼼꼼히 따져봐야 했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제품을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카이투스사 드론은 대단히 우수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 적의 드론인지 새인지 낙엽인지를 정확하게 탐지하고 최적의 수단을 선택해 대응하기 위해선 AI 기술 활용이 필수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AI의 오탐지나 미탐지로 안보에 구멍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습니다. 카이투스 레이더는 어떻습니까.
“8년이 넘는 기간 고객사로부터 단 한 건의 오·경보 관련 컴플레인이 들어온 적이 없습니다. 5000회 이상의 실제 포획 사례를 바탕으로 AI가 딥러닝한 결과입니다. 사실상 오·경보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EMP 공격 대비돼 있다”
― 적이 GPS를 교란하거나 전자기펄스(EMP) 공격을 하면 드론 작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요.
“이 역시 저희가 가진 수많은 방패 중 하나입니다. 모두 대비가 돼 있습니다.”
― 드론이 맡는 임무나 투입 지역에 따라 이에 수반되는 시스템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드론 임무 수행 지역이 접경 지역이냐, 경호처냐, 원자력발전소 보호 시설이냐에 따라 적용되는 기술과 장비가 달라지죠. 이를 파악하기 위한 설계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어 직접 실사에 들어가 해당 지역 구조상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부분을 파악해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합니다.”
― 최근 미국의 수중드론(ROV) 제조 전문기업과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들었습니다. 수중드론은 주로 어떤 분야에 활용됩니까.
“수중정찰은 물론 선박, 댐, 교량 하자 점검, 양식장, 해양 생태계 관리 연구 등 다방면에 걸쳐 활용됩니다. 드론 업계에서도 블루오션으로 평가되죠.”
― 해군이나 해경도 눈여겨볼 만한 장비겠군요.
“그렇습니다. 해경은 현재 해양상황인식체계(MDA)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각종 해양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안보, 경제,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예측하는 체계를 뜻합니다. 굉장히 중요한 사업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수중 작전에 관한 부분입니다. 해상 플랫폼은 진행이 잘 돼가는 것 같은데 수중 작전은 다소 인력에만 의지하는 구조로 느껴집니다. 수중드론을 활용하면 선박을 이용한 마약 밀수 탐지에 효과적입니다. 선박 하부에 마약을 부착해 들여오는 방법을 흔히 쓴다고 합니다. 이때 잠수부가 직접 들어가 확인하는 것 대신 수중드론이 탐지하면 안전이나 효율성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무기 획득 절차 길어 못 버틴 회사 많아”
― 지난해 9월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되는 등 우리 군은 드론 전력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방혁신 4.0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드론 산업 전문가로서 군의 드론 역량을 어느 정도로 평가합니까.
“제가 군의 드론 역량을 평가할 위치에 있진 않지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국방력을 갖춘 나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드론 분야는 얘기가 다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DJI사와 이란제 드론은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제작된 드론이 실전 경험을 쌓고 있는 데 비해 지난해에야 우리 군에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된 건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제라도 빨리 전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 군 내부에선 무기 획득 절차가 십수 년 이상 걸려 신기술이 적용된 무기가 실전 배치되기까지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이 점을 더욱 실감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민간 드론 개발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산업은 진입 장벽이 굉장히 높습니다. 군이 무기 소요를 결정하고 방향성을 잡으면 각 기업은 그에 따라 기술을 개발합니다. 거기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죠. 하지만 그 기간이 너무 길다 보니까 중간에 버티지 못한 기업은 낙오되고 기술은 끝내 완성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에 기술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고요. 이쪽 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이유입니다.”
―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미국을 예로 들어볼게요. 미국은 전략적으로 드론 관련 스타트업을 많이 키웠습니다. 실제 카이투스가 수입한 제품들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의 제품입니다. 이 회사들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였다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신속 획득 사업이 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동남아·중남미 수출”
― 아무리 드론의 성능과 미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해도 결국 이를 운용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직까진 사람입니다. 그만큼 드론을 다루는 인력 교육도 중요할 텐데요.
“저희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를 지향합니다. 드론 운영의 처음과 끝 모두 무인으로 하겠다는 거죠. 물론 수동으로 전환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조이 스틱 하나로 조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능 습득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군에는 책임 권한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군에선 이런 요청이 자주 들어옵니다.”
― 어떤 요청이요?
“AI가 적 드론이라고 판단했을지라도 군이 육안으로 한 번 더 확인 가능하냐는 문의입니다. 물론 가능합니다. 드론에 카메라 하나만 부착하면 지휘부에서 적 드론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객 요구에 따라 기능 수정이 가능합니다.”
― 군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드론의 활용 가치는 높습니다. 어느 영역까지 드론이 활용될 수 있을까요.
“UAM(도심항공교통) 사업이 드론 활용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향후 택배, 물류 등을 위한 하늘길이 잡힐 텐데 드론끼리 충돌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통신 3사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또 드론을 이용한 불법 촬영 문제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때 안티드론을 활용해 이를 잡아낼 수 있고요. 이 밖에도 대규모 산업 시설에 드론을 투입해 가스 유출 사고를 예방하거나 위험한 파이프 라인에 들어가 초기 정비 임무를 맡을 수 있습니다.”
― 현재 카이투스는 해외에도 드론을 판매하고 있습니까.
“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와 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 국가가 주요 판매처입니다.”
― 이들 국가에서 드론은 주로 어떤 임무에 투입됩니까.
“마약, 총기 단속이나 국경 방어 등에 널리 쓰입니다. 일부 중남미 국가의 교도소 수감자들은 드론을 이용해 마약이나 총기 등을 배달받는다고 합니다. 이때 안티드론을 이용해 마약 운반 드론을 잡는 거죠. 동남아에서는 주로 해양 경계 작전에 활용됩니다.”
“제품 인증 까다롭고 비용도 상당”
김 대표의 말처럼 드론의 중요성은 나날이 각광받고 있다. 군 당국과 정치권에 바라는 점은 없는지 묻는 말에 김 대표이사는 이렇게 답했다.
“군이나 정부 기관은 해외 기업에 대한 배타심이 있습니다. 기술력을 갖췄다고 좋아하진 않더군요. 국산 기술 증진이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해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국산화하는 방안도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기술 국산화가 안 됐다는 이유로 여러 드론 기업이 납품이나 입찰 과정에서 페널티를 받습니다.
저희 역시 기술 국산화에 공들이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무기 소요가 결정되고 실제 도입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규모가 작은 기업은 그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곤 합니다. 게다가 제품 인증 자체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예컨대, 저희 드론이 전파 인증 등 미국에서 관련 인증을 받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비슷한 인증을 또 받아야 합니다. 이 비용만도 상당합니다. 국내 드론 산업 발전을 위해서 특혜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걸 당국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국내 드론 기업 대다수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제도적인 부분이 개선됐으면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안티드론 전문 기업인 카이투스 테크놀로지의 김원희 대표이사가 북한의 오물 풍선을 무력화(無力化)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놨다. 김 대표는 “안티드론을 활용하면 북한의 오물 풍선을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안티드론이란 미확인 무인비행체를 탐지하고 식별, 무력화해 범죄나 테러 등을 예방하는 기술을 뜻한다.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카이투스사 드론은 오물 풍선에 달린 약 10~20kg 정도 중량의 물건 탐지에 최적화된 레이더를 달고 있다”고 강조했다. 7월 9일 카이투스 테크놀로지 사옥에서 김 대표와 만나 오물 풍선 무력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방패, 창보다 다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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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투스 드론이 적의 드론을 향해 그물 포를 발사하는 모습. 사진=카이투스 테크놀로지 |
“정부 기관에서 거둬가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모르지만, 저희와 손잡은 세계 유수 기업들과 분석해봤을 때 북한 오물 풍선은 특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 특이점이요?
“네. 라텍스 재질을 이용해 풍선을 만들고 그 내부를 수소 혹은 헬륨 가스로 채우는 듯합니다. 그 하단부에 오물을 장착하고 날아오는데, 라텍스는 레이더 탐지가 안 됩니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엔 망원경으로도 식별이 상당히 어렵죠.”
― 안티드론 기술을 활용하면 북한의 오물 풍선을 포착하고, 이를 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특히 카이투스의 드론 레이더는 KU-밴드라는 고대역 주파수를 쓰고 있습니다. 10x10cm, 반사면적 0.01㎡ 크기의 작은 물체까지 최대 4.3km 밖에서 탐지할 수 있죠. 풍선과 오물 사이 자리한 기폭 장치 탐지에도 용이합니다. 오물 풍선을 잡는 데 최적화된 기술입니다.”
― 타사 레이더는 오물 풍선 탐지가 어렵습니까.
“물론 저희 레이더만이 완벽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애초에 작은 물체까지 탐지할 수 있게끔 설계된 레이더를 갖고 있다는 것은 큰 경쟁력을 지닙니다. 안티드론을 방패에 비유해본다면, 방패는 창에 비해 그 종류가 훨씬 더 다양해야 합니다. 어떤 창으로 어떻게 찌를지 모르기 때문이죠. 저희는 레이더뿐만 아니라 열화상카메라, EO-IR(전기광학적외선 장비) 등 여러 방패를 갖추고 있습니다.”
― 시가지 위에서 오물 풍선을 탐지, 요격할 경우 내용물이 지상에 떨어지면서 피해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도 갖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접경 지역 등 주위에 민가가 없는 지역에서 오물 풍선을 탐지하는 경우에 한해 요격합니다. 시가지에서는 주민 피해를 고려해 그물을 발사해 오물 풍선을 포획, 견인해오거나 낙하산 포를 발사해 지상으로 낙하시키는 방식을 택합니다. 이렇게 하면 오물 풍선이 떨어져 차량이나 주택이 파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죠.”
“6kg 정도 풍선 견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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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투스 테크놀로지 드론 기본 구성도. 사진=카이투스 테크놀로지 |
“오물 풍선의 무게를 고려해 AI가 판단합니다. 저희 드론이 견인할 수 있는 무게는 6kg 정도입니다. 이 정도 무게의 풍선이라면 견인해오고, 이보다 무거운 물체라고 AI가 판단하면 낙하산 포를 발사하는 시스템이죠.”
― 카이투스 레이더와 드론의 최대 장점은 무엇입니까.
“시속 60km 미만으로 이동 시 지속적으로 탐지 기능이 활성화된다는 점입니다. 경호 차량 등에 부착된 기존의 레이더는 이동 중 탐지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정차할 때만 사용이 가능했죠. 카이투스 레이더를 활용한다면 경호 패러다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미군의 기준 시험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 자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해외 제품 수입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드론 작전 최적의 수단,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우리 기술로만 드론을 만들자’라고 국한하지 않았어요. 전 세계 유수 기업 제품을 비교 분석해보고 최적의 제품을 찾아 연락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 외에 여러 측면을 꼼꼼히 따져봐야 했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제품을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카이투스사 드론은 대단히 우수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 적의 드론인지 새인지 낙엽인지를 정확하게 탐지하고 최적의 수단을 선택해 대응하기 위해선 AI 기술 활용이 필수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AI의 오탐지나 미탐지로 안보에 구멍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습니다. 카이투스 레이더는 어떻습니까.
“8년이 넘는 기간 고객사로부터 단 한 건의 오·경보 관련 컴플레인이 들어온 적이 없습니다. 5000회 이상의 실제 포획 사례를 바탕으로 AI가 딥러닝한 결과입니다. 사실상 오·경보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EMP 공격 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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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투스 테크놀로지는 미국의 수중드론(ROV) 제조 전문기업 오션보틱스(OCEANBOTICS)와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수중드론의 모습. 사진=카이투스 테크놀로지 |
“이 역시 저희가 가진 수많은 방패 중 하나입니다. 모두 대비가 돼 있습니다.”
― 드론이 맡는 임무나 투입 지역에 따라 이에 수반되는 시스템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드론 임무 수행 지역이 접경 지역이냐, 경호처냐, 원자력발전소 보호 시설이냐에 따라 적용되는 기술과 장비가 달라지죠. 이를 파악하기 위한 설계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어 직접 실사에 들어가 해당 지역 구조상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부분을 파악해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합니다.”
― 최근 미국의 수중드론(ROV) 제조 전문기업과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들었습니다. 수중드론은 주로 어떤 분야에 활용됩니까.
“수중정찰은 물론 선박, 댐, 교량 하자 점검, 양식장, 해양 생태계 관리 연구 등 다방면에 걸쳐 활용됩니다. 드론 업계에서도 블루오션으로 평가되죠.”
― 해군이나 해경도 눈여겨볼 만한 장비겠군요.
“그렇습니다. 해경은 현재 해양상황인식체계(MDA)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각종 해양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안보, 경제,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예측하는 체계를 뜻합니다. 굉장히 중요한 사업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수중 작전에 관한 부분입니다. 해상 플랫폼은 진행이 잘 돼가는 것 같은데 수중 작전은 다소 인력에만 의지하는 구조로 느껴집니다. 수중드론을 활용하면 선박을 이용한 마약 밀수 탐지에 효과적입니다. 선박 하부에 마약을 부착해 들여오는 방법을 흔히 쓴다고 합니다. 이때 잠수부가 직접 들어가 확인하는 것 대신 수중드론이 탐지하면 안전이나 효율성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무기 획득 절차 길어 못 버틴 회사 많아”
― 지난해 9월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되는 등 우리 군은 드론 전력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방혁신 4.0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드론 산업 전문가로서 군의 드론 역량을 어느 정도로 평가합니까.
“제가 군의 드론 역량을 평가할 위치에 있진 않지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국방력을 갖춘 나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드론 분야는 얘기가 다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DJI사와 이란제 드론은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제작된 드론이 실전 경험을 쌓고 있는 데 비해 지난해에야 우리 군에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된 건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제라도 빨리 전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 군 내부에선 무기 획득 절차가 십수 년 이상 걸려 신기술이 적용된 무기가 실전 배치되기까지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이 점을 더욱 실감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민간 드론 개발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산업은 진입 장벽이 굉장히 높습니다. 군이 무기 소요를 결정하고 방향성을 잡으면 각 기업은 그에 따라 기술을 개발합니다. 거기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죠. 하지만 그 기간이 너무 길다 보니까 중간에 버티지 못한 기업은 낙오되고 기술은 끝내 완성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에 기술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고요. 이쪽 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이유입니다.”
―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미국을 예로 들어볼게요. 미국은 전략적으로 드론 관련 스타트업을 많이 키웠습니다. 실제 카이투스가 수입한 제품들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의 제품입니다. 이 회사들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였다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신속 획득 사업이 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동남아·중남미 수출”
― 아무리 드론의 성능과 미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해도 결국 이를 운용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직까진 사람입니다. 그만큼 드론을 다루는 인력 교육도 중요할 텐데요.
“저희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를 지향합니다. 드론 운영의 처음과 끝 모두 무인으로 하겠다는 거죠. 물론 수동으로 전환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조이 스틱 하나로 조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능 습득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군에는 책임 권한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군에선 이런 요청이 자주 들어옵니다.”
― 어떤 요청이요?
“AI가 적 드론이라고 판단했을지라도 군이 육안으로 한 번 더 확인 가능하냐는 문의입니다. 물론 가능합니다. 드론에 카메라 하나만 부착하면 지휘부에서 적 드론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객 요구에 따라 기능 수정이 가능합니다.”
― 군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드론의 활용 가치는 높습니다. 어느 영역까지 드론이 활용될 수 있을까요.
“UAM(도심항공교통) 사업이 드론 활용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향후 택배, 물류 등을 위한 하늘길이 잡힐 텐데 드론끼리 충돌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통신 3사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또 드론을 이용한 불법 촬영 문제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때 안티드론을 활용해 이를 잡아낼 수 있고요. 이 밖에도 대규모 산업 시설에 드론을 투입해 가스 유출 사고를 예방하거나 위험한 파이프 라인에 들어가 초기 정비 임무를 맡을 수 있습니다.”
― 현재 카이투스는 해외에도 드론을 판매하고 있습니까.
“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와 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 국가가 주요 판매처입니다.”
― 이들 국가에서 드론은 주로 어떤 임무에 투입됩니까.
“마약, 총기 단속이나 국경 방어 등에 널리 쓰입니다. 일부 중남미 국가의 교도소 수감자들은 드론을 이용해 마약이나 총기 등을 배달받는다고 합니다. 이때 안티드론을 이용해 마약 운반 드론을 잡는 거죠. 동남아에서는 주로 해양 경계 작전에 활용됩니다.”
“제품 인증 까다롭고 비용도 상당”
김 대표의 말처럼 드론의 중요성은 나날이 각광받고 있다. 군 당국과 정치권에 바라는 점은 없는지 묻는 말에 김 대표이사는 이렇게 답했다.
“군이나 정부 기관은 해외 기업에 대한 배타심이 있습니다. 기술력을 갖췄다고 좋아하진 않더군요. 국산 기술 증진이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해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국산화하는 방안도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기술 국산화가 안 됐다는 이유로 여러 드론 기업이 납품이나 입찰 과정에서 페널티를 받습니다.
저희 역시 기술 국산화에 공들이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무기 소요가 결정되고 실제 도입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규모가 작은 기업은 그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곤 합니다. 게다가 제품 인증 자체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예컨대, 저희 드론이 전파 인증 등 미국에서 관련 인증을 받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비슷한 인증을 또 받아야 합니다. 이 비용만도 상당합니다. 국내 드론 산업 발전을 위해서 특혜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걸 당국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국내 드론 기업 대다수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제도적인 부분이 개선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