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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한동훈의 시간은 올 것인가

“비대위원장 시절 정치력으로는 한계… 당이 나아갈 비전 제시해야”(국민의힘 고위 당직자)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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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내·원외 親韓계 윤곽… 총선 영입 인사와 운동권 출신 등 새 인물들
⊙ 총선 책임론과 지나친 이미지 소모 우려 등 韓 당권 도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아
⊙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당대표로 누굴 지지할까
  오는 7월 23일 열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시절 측근 및 총선 영입 인사 위주로 캠프를 준비 중이다. 나경원 의원이 “대표가 원외여서는 곤란하다”고 언급하는 등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다른 당권 주자들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의 얘기다. “어대한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보수 정당에서 팬덤을 보유한 정치인은 한동훈이 유일하다. 선거가 없는 상황에서 민심을 읽고 이끌어나가야 하는 대표에게 팬덤은 엄청난 강점이다. 둘째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로는 국민의힘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친한계 누가 있나
 
  한 전 위원장은 22대 총선 다음 날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한 후 두 달여간 사람들을 만나는 ‘식사 정치’,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내놓는 ‘소셜미디어 정치’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친한계의 윤곽도 드러났다. 원내 세력은 두 그룹이다. 먼저 기존 정치인 중 비대위원장 시절 그가 중용한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서천),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예천), 김예지 의원(비례), 박정하 의원(강원 원주갑)이다. 이들은 각각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 비서실장, 비대위원, 수석대변인을 역임했다. 4명 모두 재선으로 이들 중 1~2명이 최고위원에 출마해 한 전 위원장의 러닝메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장동혁 의원은 ‘원외 대표 한계설’에 대해 “당이 어려울 때 비대위원장은 대부분 원외였고 한동훈은 우리 당이 어려울 때 왔는데 그때도 원외였다”고 밝히며 한 전 위원장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어 그의 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한 전 위원장과 가깝고 비례대표로 재선이 된 김예지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그룹은 한 전 위원장이 총선에서 영입해 원내로 진출한 초선 의원들이다. ‘한동훈 1호 영입 인사’인 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출신 정성국 의원(부산 부산진갑),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의원(서울 강남병), 국민 추천으로 공천을 받은 변호사 출신 김상욱 의원(울산 남구갑), 한동훈 비대위에 비대위원으로 참여했고 비례대표로 당선된 한지아 의원이 있다. 정성국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출마와 관련해 “지금은 한 전 위원장이 대세라는 점을 누구나 인정하지 않나. 한 전 위원장이 잘돼야 국민의힘도 잘될 것”이라며 “곧 한동훈의 시간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외에서는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구자룡 변호사 등 한동훈 비대위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한 전 위원장과 계속 교류하며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서는 한 전 위원장이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지만,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견제 없이 대표직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의 긴장 관계는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前)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사실 둘이 술 한 잔 기울이며 풀면 금방 풀릴 일인데 한 전 위원장이 술도 못 하고 식사 제안도 안 받으니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총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한 전 위원장이 지금 당대표가 되면 너무 급하게 이미지 소모를 하는 게 아닌가. 좀 쉬어갈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韓 출마에 부정적인 시각들
 
  당내에서도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도 문제지만, 당대표로서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 고위 당직자의 얘기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때 앞장서서 고생한 점은 인정한다. 그때는 위기의 당을 구할 사람이 그밖에 없었기에 다 같이 최선을 다해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한 전 위원장이 당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총선에서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과 운동권 비판이 효과가 있었나. 한 전 위원장이 출마를 하려면 당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당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 한 전 위원장이 기존 정치권 인물들에 대해 불신을 갖고 새로운 인물들로 세력을 꾸려가는 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전직 의원은 “새로운 세력도 좋지만 보수 정당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아쉬움이 있다”며 “사심이 있다거나 자기 정치에 몰입한다는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는 당원투표 80%, 국민여론조사 20%를 반영한다. 아직 출마를 공식 발표한 사람은 없으며 한 전 위원장을 제외한 당권 주자로는 중진인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김재섭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온다.
 
  이 중 당내 기반과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한 전 위원장에게 맞설 수 있는 인물은 나경원 의원이 꼽힌다. 나 의원은 앞서 2021년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이준석 의원에게 패배했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2023년에도 당대표 출마를 고려했지만 대통령실의 견제와 당내 초선 의원들이 불출마 요구 연판장을 돌리는 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출마의 뜻을 접은 바 있다.
 
  나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확실한 출마의 뜻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세력을 규합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나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총선 후 흐트러진 당을 다시 다잡으려면 당을 오래 지켜온 사람, 정치 경력이 오래된 사람, 당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 대표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존 정치권 인물들을 배제하고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려는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차지하는 데 대해서는 우려가 많다”고 했다.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은
 
  일각에서는 친윤계가 나경원 의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전 위원장 대세론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다만 2023년 전당대회 당시 친윤계가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고 나 의원의 출마를 사실상 막았던 만큼 친윤계가 나 의원을 지원한다면 당원과 국민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한편 출마가 예상되는 당권 주자로 윤상현 의원과 김재섭 의원도 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 나섰다. 윤 의원은 “총선 패배에 책임지고 사퇴한 분이 다시 나오겠다는 것, 당대표를 맡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는 논리는 민주당식 궤변”이라며 “그러면 뭐 하러 사퇴했나”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어 수도권 등 험지에서 승리한 사람이 상을 받아야 한다는 점,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당을 분열시키지 않을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30대(1987년생) 초선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갑)도 당대표 출마를 고려 중이다. 국민의힘 험지인 서울 강북 지역에서 당선돼 총선 직후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김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 역할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당을 개혁하는 것이 저의 정치적 소임”이라고 말했다.
 
  한 전직 최고위원은 “한 전 위원장이 총선 당시의 태도에서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지금의 ‘어대한’ 분위기는 바뀔 수도 있다”며 “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개입하면 판이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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