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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전망 | 정치

윤석열 집권 시 프랑스식 同居정부 나올 수도

글 : 김형준  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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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띄는 업적 없는 文在寅, 終戰선언 골몰… 大選에서 ‘평화 對 전쟁’ 프레임 될 수도
⊙ 문재인, 李在明의 ‘反文本色’ 계속되고 코로나19 상황 악화되면 脫黨할 수도
⊙ 2017년 大選 당시 TV토론회에 영향받은 사람 10%… 박빙 선거에서 TV토론이 중요 변수 될 수 있어
⊙ 집권 시 이재명은 對北송금 特檢으로 DJ정권과 차별화했던 노무현 정권 전철 밟을 수도

金亨俊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미국 아이오와대학 계량정치학 박사 / 前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한국선거학회장·한국정치학회 부회장 역임 / 現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한국정책과학연구원(KPSI) 원장 / 저서 《젠더 폴리시스》
2021년 10월 26일 청와대를 예방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두 사람이 계속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사진=뉴시스
  2022년은 문재인(文在寅)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동시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2022년 정치 전망과 연관된 본질적인 질문은 크게 세 가지다. 임기를 5개월 남긴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승부수는 무엇일까? 누가 대선에서 승리할까? 진보 세력이 재집권에 성공해 ‘민주당 집권 30년’의 시대가 열릴 것인가? 아니면 1987년 이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질까?
 
  보수 진영에서는 민주당이 재집권을 하면 이재명(李在明) 정부는 ‘베네수엘라 급행열차’를 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국민의힘이 정권 창출에 성공하면 정치 보복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한 신(新)적폐 청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終戰선언을 둘러싼 프레임 대결
 
  2022년 정치 전망은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고찰해볼 수 있다. 현직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3월 9일) 전까지 상당한 논쟁을 유발시킬 수 있는 정치적 승부수 카드를 던질지 모른다.
 
  우선 ‘종전(終戰)선언’에 몰입할 개연성이 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모두 자신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정책을 추진했다. 노태우(盧泰愚) 대통령은 북방정책,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은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IMF 극복과 남북정상회담,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은 공무원 연금(年金)개혁 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임기 말에 35~40% 초반의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국민들이 공감하고 인정하는 이렇다 할 만한 성과가 없다. 향후 ‘성과 없는 최초의 대통령’으로 평가받을지 모른다.
 

  이런 강박 관념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벽두부터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全)방위적인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이후 두 달여간 한미(韓美) 양국은 20차례 가까이 고위급 회담을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월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한미 간 조율이 상당히 끝났다”며 “미국도 종전선언의 필요성과 어떤 형식, 어떤 내용으로 추진해야 하는지에 관해 한국 정부와 의견이 거의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한국 측의 종전선언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종전선언은 단순히 문재인 정부의 업적용 ‘장밋빛 전망’을 넘어 이번 대선에 핵심 쟁점으로 부상(浮上)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촉매제’ ‘종전선언 자체로 비핵화 전진’이라며 적극 찬성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尹錫悅) 국민의힘 후보는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 없고, 국민적 합의도 없다”며 반대한다.
 
  민주당은 종전선언을 골간으로 이번 대선에서 ‘평화 대(對) 전쟁’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종전선언 찬성자=진보=평화주의자, 종전선언 반대자=보수=전쟁광”이라는 이분법적(二分法的) 대결 구도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종전선언을 거부하는 보수 세력이 집권하면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일으키는 전략도 구사할지 모른다.
 
 
  ‘이재명의 민주당’ 한계를 넘으면…
 
  문재인 대통령의 또 다른 고민은 민주당 탈당(脫黨) 여부다.
 
  1987년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말에 집권당을 탈당하거나, 레임덕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대통령 탈당론은 벼랑 끝에 몰린 여당이 국면 전환용으로 꺼내는 카드로 활용되었다. 여당의 보폭을 넓히고 반정부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대통령과 전략적으로 선을 긋는 방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든 대통령이 대선 전에 탈당했다.
 
  통상 임기 말 역대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최악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예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35~40%대 초반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역대 대통령과 달리 민주당 탈당 요인은 약하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의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이 도를 넘으면 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최근 이재명 후보는 연일 문재인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차별화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현 정권의 대표적인 실정(失政)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높은 집값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코로나19로 국가 지출이 얼마나 늘었나. 정말 쥐꼬리”라며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집권 내내 고집해온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벽창호”라고까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는 ‘조국(曺國)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서도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면서 “민주당이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켜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실망해 이탈한 2030세대와 중도층을 잡기 위해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한 ‘반문본색(反文本色)’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이재명의 민주당’을 내세우며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의외의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이재명 후보 교체론’에 불을 댕길 수도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위태롭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자화자찬했던 K-방역이 무너지고 의료 대응 체계가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만약 올초에 하루 확진자가 1만 명 이상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어 민심이 폭발하면 민주당이 전략적으로 문 대통령 탈당을 요구할 수도 있다.
 
 
  문재인, 이명박·박근혜 사면할까
 
  문재인 대통령의 또 다른 고민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赦免) 문제다. 이재명 후보는 “두 전직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얘기도 안 한 상태에서 왜 사면하느냐”라면서 “현시점에서 사면은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쩌면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건의를 받아들여 퇴임 직전 내란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두환(全斗煥)·노태우 두 전 대통령을 사면한 것과는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국민 통합보다는 특권층 봐주기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역사적 죄인을 끝까지 사면하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업적 아닌 업적을 남기고 싶은 유혹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이 여권에 불리하게 돌아가면 대선 직전에 보수 분열의 전략적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와 교감 속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를 결정할지도 모른다.
 
 
  유력 후보에 대한 지지 강도 높지 않아
 
  2021년 12월 들어서면서 대선 여론조사 결과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분명 같은 시기에 조사한 것인데도 조사 기관에 따라 그 결과가 너무 다르다. 그만큼 대선전이 예측불허의 혼전(混戰)이라는 의미겠다. 여론조사 결과를 심층·분석해보면 몇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우선, 이번 3월 대선에 대한 인식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NBS 조사에서는 차기 대선 성격과 관련, ‘국정운영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46%)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42%)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KSOI 조사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자는 55.1%로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응답자(37.8%)보다 17.3%포인트 차로 높았다.
 
  둘째, 2030세대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지지율이 그리 높지 않다.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의 2030 청년층 지지율은 10~30%대에 머물러 있다. 이번 대선은 2030세대(스윙보터) 대 4050세대(친민주당 성향) 대 6070세대(친 국민의힘 성향)의 ‘세대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 그런데 2030세대는 진영과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특정 후보로의 ‘쏠림’이 없고,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못한 부동층(浮動層)이 30~40%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높다.
 
  문재인 정권의 광범위한 국정운영 실패는 2030의 이반(離反)을 불렀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5자대결 구도 속에서 문재인 후보는 20대와 30대에서 각각 47.6%와 56.9%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계층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현재 20~30%에 불과하다.
 
  셋째, 유력 후보에 대한 지지 강도가 그리 높지 않다. 국민 10명 중 3명 정도가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KBS·한국리서치 조사(11월 26~28일)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 지지율이 35.5%로 동률을 기록했다. 지지 후보 강도와 관련해선 71.1%가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했고, 28.0%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이재명 지지자는 78.2%, 윤석열 지지자는 73.8%가 현재의 지지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20대와 30대에서는 “바꿀 수 있다”는 비율이 각각 62.0%와 47.3%를 차지했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누가 당선될 거라고 전망하는지 물어본 결과, 이재명 42.4%, 윤석열 40.0%로 팽팽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022 세계대전망’에서 2022년 국가별 전망을 통해 이번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진보주의 성향의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직과 의회의 압도적 과반수를 확보했지만 3월 선거에서 보수당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윤석열이 현 정부의 부진한 백신 보급률에 대한 대중적 불만의 혜택을 받으면서 청와대의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對 김종인’
 
국민의힘 선대위는 윤석열 후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세 사람의 역할 분담에 기초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 100일 정도 남기고 ‘2강(이재명·윤석열)-2약(심상정·안철수)’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 대선에선 항상 1강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에서는 1강(이명박)-1중(정동영)-1약(이회창), 2012년 대선에서는 1강(박근혜)-2중(문재인·안철수), 2017년 대선에서는 1강(문재인)-2중(홍준표·안철수)-2약(유승민·심상정)이었다. 따라서 선거 예측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통상 한국 대선에선 D-100일 전에 1강이었던 후보가 당선되었다. 그런데 여론 조사 시점과 방식이 비슷한데 결과가 차이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민심의 가변성(可變性)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하튼 이번 대선은 누가 승리할지 예측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향후 선거 전망은 크게 3단계를 거치면서 서서히 윤곽이 잡힐 것이다.
 
  제1단계(2021년 12월 6일~2022년 1월 8일)는 ‘선대위 경쟁 단계’다. 여야 모두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를 정비·구축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여야는 선대위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재명 후보의 개인기에, 국민의힘 선대위는 팀플레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선대위 개편을 직접 지휘하며 속도감 있는 선대위 구성에 나섰지만, 여전히 ‘당은 보이지 않고 후보만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후보가 감독도 하고 배우도 하고 시나리오도 직접 쓰며 모든 책임을 갖고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다.
 
  반면 윤석열 선대위는 ‘윤석열-김종인-이준석’ 삼각 편대로 편성되어 있다. 정권 교체의 중심에는 윤석열, 중도 외연(外延) 확대는 김종인, 2030세대 공략은 이준석으로 역할을 분화했다. 윤석열 후보는 철저히 ‘배우의 길’만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준석 대표가 뛰라면 뛰고, 어디 가라고 하면 갈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윤 후보는 ‘코로나 손실 보상 50조원’을 언급했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2021년 12월 7일 ‘100조원 정도 기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선 “김종인만 보이고 후보의 존재감이 없다”고 비판한다. 일각에선 이번 대선은 ‘이재명 대 윤석열’이 아닌 ‘이재명 대 김종인’의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1호 공약’ 경쟁
 
  1단계 기간 동안에는 차기 정부의 핵심으로 꼽힐 이슈, 특히 ‘대선 1호 공약’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1호 공약을 통해 후보의 정책 방향과 우선순위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재명 후보의 1호 공약은 ‘기본 소득’에서 ‘디지털 대전환’과 같이 수시로 변하면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이 후보는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1호’로 발표했다.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은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적 약자(弱者) 바로 세우기가 ‘1호 공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약자동행 범죄피해자보호 1호’ 공약도 발표했다.
 
  이런 어젠다 경쟁을 통해 정초에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할지가 1차 관문이다. 여기서 1강 체제를 구축하는 후보가 유리한 국면을 차지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민심 흐름상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머물면서 2강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 같다.
 
 
  후보 간 連帶 시나리오
 
  제2단계는 새해 연초부터 후보 등록 전까지다(2022년 1월 9일~2월 14일). 이 단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후보 간 연대(連帶)와 후보 단일화 여부, 그리고 누가 설(2월 1일) 민심에서 우위를 차지하느냐다. 후보 등록(2월 13~14일) 전에 연대를 이뤄내는 세력은 주도권을 잡고 나갈 것이다.
 
  다양한 연대 시나리오가 부상할 수 있다. ‘이재명-심상정-김동연’ 또는 ‘윤석열-안철수-김동연’ 연대가 실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이 과정에서 여야 모두 종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고리로 김동연 전 총리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국 정치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연대는 ‘보수(윤석열)-중도(안철수·김동연)-진보(심상정)’가 결합하는 국민 대통합 연대다. 이번 대선에선 D-30일(2022년 2월 9일)의 여론이 선거 승패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3단계는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이다(2022년 2월 15일~3월 8일). 이 기간 동안 최대 변수는 후보 간 TV토론회다.
 
  지난 2017년 대선 직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 국민 2명 중 1명 정도(50.4%)가 TV토론회를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거의 모두 보았다’ 12.6% + ‘대부분 보았다’ 37.8%). 그런데 TV토론회를 본 다음에 “지지하던 후보를 바꾸게 되었다”(8.7%)와 “지지하던 후보가 없었는데 지지하는 후보가 새로 생겼다’(2.5%)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10%를 넘었다. 이 수치는 2~3%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 TV토론회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巨野의 몽니에 고생한 JP
 
DJP정권 당시 김종필 총리는 巨野의 몽니로 정권 출범 6개월 가까이 되어서야 총리 인준을 받았다. 사진=조선DB
  대선 후 2022년 정치 전망을 위해선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특수성과 1987년 민주화 이후 총 7번(제13대~제19대) 대선 이후 새 정부의 집권 1년 기간 동안의 경향성을 분석하면 큰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통상 새 정부의 집권 1년 통치는 ▲대선 결과 ▲대통령의 리더십 ▲의회 구도(행정부와 입법부의 관계)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환경’ 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1987년 대선에서 36.6%의 낮은 득표율로 당선된 노태우 대통령은 집권 후 정치 거목(巨木)인 3김(통민당의 김영삼, 평민당의 김대중, 공화당의 김종필)을 상대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대선 직후 실시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집권당인 민정당은 총 299석 중 겨우 125석(41.8%)을 얻어 과반 득표에 실패함으로써 야당 의석수가 여당 의석수보다 많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소야대(평민당 70석, 통민당 59석, 공화당 35석)가 만들어졌다. 결국 거대 야당의 강력한 요구에 일해재단 비리와 언론기관통폐합 문제 등 제5공화국 정부에서의 비리와 5·18 광주민중항쟁(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헌정사상 최초의 국회 청문회가 열렸다.
 
  제5공화국 시대의 비리와 부정부패 검증이 집중 부각됨으로써 노태우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국정운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일각에선 ‘물태우’라는 말까지 회자(膾炙)되었다.
 
  역대 정부 중에서 가장 강력한 집권 1년을 보낸 사람은 1993년에 출범한 문민정부의 YS 대통령이다. 그는 규정에도 없는 자신의 재산을 공개했다. 이로써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가 제도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한 ‘군 사조직(하나회) 숙청’으로 문민정부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무엇보다 YS는 1993년 8월 12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 16호’를 발동했다. 이런 과감한 개혁에 국민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YS 집권 1년 차 2분기와 3분기 국정운영 지지율은 80%를 넘었다.
 
  제2공화국 이후 36년 만에 수평적 정권 교체에 성공한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 총재와 함께 DJP 공동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거대한 야당에 질질 끌려다니는 상황이 연출됐다. 김종필 총리 인준안은 정권 출범 후 반년 가까운 8월 17일이 되어서야 국회에서 통과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거야(巨野)의 몽니가 얼마나 심했는지 잘 보여준다.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 1년 동안 60%대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내부갈등으로 1년 차 지지율 낮았던 노무현 정권
 
2003년 6월 17일 김근태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대북송금특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DJ정권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사진=조선DB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참여정부 집권 1년은 그야말로 파란의 연속이었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김대중 정부 시절에 발생한 대북(對北) 비밀송금 의혹에 대한 특검이 실시됐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함으로써 친DJ 세력, 즉 호남 세력과 친노 세력의 분열의 씨앗이 생겼다. 당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훼손하지 않고 계승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대북송금 특검은 노무현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1년 차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새천년민주당의 쇄신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의 시기였다. 쇄신을 주장하는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을 중심으로 하는 호남 신(新)주류와 친노 측은 2004년 총선 승리를 위해 과감한 재창당을 주장한 반면,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하는 호남 구주류는 이런 재창당 주장이 호남 세력을 비토하기 위한 음모라고 봤다. 결국 2003년 11월 11일에 노무현 신당으로서 열린우리당이 창당됐다. 47석(민주당 탈당파 40 + 한나라 5 + 개혁국민 2)의 미니 여당으로 창당된 것이다. 이런 혼돈의 시기를 거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1년 차 3분기와 4분기 국정운영 지지도는 각각 29%와 2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치 실종된 이명박·박근혜 1년
 
  531만 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10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의 집권 1년 차는 노무현 정부와 비슷했다.
 
  집권 초기의 시련은 초기 내각 인사에서 시작됐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 내각’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당인 한나라당에서 터진 공천 파동으로 친이 대 친박의 내부 갈등이 급속히 악화되었고, 미국산 소고기 파동으로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 집권 1년 차 2분기 지지율은 2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987년 이후 대선에서 최초로 과반 득표에 성공한 박근혜 정부는 취임 초반 6개월여간의 혼선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통일 대박론)를 포함한 외교안보 분야에서 선전하며 50% 중반대의 지지율로 비교적 안정적 국정운영을 보여줬다.
 
  그러나 복지를 위시한 경제민주화, 국민 대통합의 공약이 잘 지켜지지 않았고, 인사 문제가 많은 잡음을 냈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문제’나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에 대해 정치로 풀지 않고 대통령이 “정치권이 알아서 해라, 나는 모른다”는 식으로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면서 정치가 실종됐다.
 
 
  이재명, 문재인과 차별화 나설 수도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는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적폐청산을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더구나 집권 초기 여소야대 상황이었지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1년 차 분기별 지지율은 81%(1분기)→75%(2분기)→68%(3분기)→75%(4분기)로 역대급으로 높았다.
 
  만약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2003년 참여정부와 비슷한 길을 걸을지도 모른다. 비주류 출신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후 DJ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대북 비밀송금 특검’을 받아들인 것처럼, 이 후보도 문재인 정부와의 강도 높은 차별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자기에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문재인을 제물로 넘길 수도 있는 인물이다”고 촌평했다.
 
  이재명 후보는 집권 초기 YS와 같이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와 대전환, 문재인 정권 실세들의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라임 등 각종 금융 비리,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수사를 지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다시 숙의할 필요가 있다”고 한 만큼 집권 직후 “이재명은 문재인이 아니고, 이재명이다”라는 자세로 ‘문재인표 정책 지우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집권 초반부터 자신이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각종 공약을 국회 차원에서 입법화하는 ‘행정 독재’의 길을 스스럼 없이 갈 것으로 보인다.
 
 
  同居정부 나올 수도
 
  한편,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집권 초기엔 정권 교체에 성공한 1998년 DJ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정계 개편이 없다면 집권 약 2년 동안 초거야 국회 상황에서 민주당과 극단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 야당 동의 없이는 국무총리 인준도, 법안과 예산안도 통과하기 어렵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거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어쩌면 프랑스에서와 같이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의회 다수당 출신의 인사를 총리로 기용하는 ‘동거(同居)정부’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이는 ‘분권형(分權型) 대통령제’라는 새로운 통치 모형의 시작이 될 수 있다.
 
  1986년 프랑스 총선에서 집권 사회당은 드골주의를 표방하는 공화국연합(RPR)에 다수당을 내주었다. 이로 인해 사회당 출신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미테랑은 RPR을 이끄는 자크 시라크를 총리로 지명할 수밖에 없었다. 미테랑과 시라크의 동거정부 기간, 대통령은 외치(外治)에 힘썼고 총리는 내치(內治)에 집중하였다.
 
  동거정부는 대통령제하에서 자주 등장하는 분점(分點) 정부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대통령과 총리 간의 파워 게임으로 극단적인 정치 긴장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런 동거정부를 피하려면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온건파든, 국민의당이든, 정의당이든 가리지 않고 발탁하는 분권(分權)과 협치(協治)에 입각한 공동 정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일각에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을 칠 것이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심지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윤 후보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DJ를 평가하면서 “대통령이 된 후에는 그 어떤 정치보복도 하지 않고 모든 정적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정치인으로 국민 통합을 이룩하셨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후보는 국정운영의 핵심으로 공정과 상식, 정치보복 없는 국민 대통합을 지속해서 강조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새 정부의 통치 전망은 큰 시각에서만 바라본 것이다. 그러나 대선에서의 승리가 후보가 압승을 했는지 아니면 신승을 했는지, 단독으로 집권했는지 아니면 연대를 통해서 했는지에 따라 통치 스타일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6·1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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