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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21대 국회 이끌 여성 당선자 3인방 ② 미래통합당 서초갑 윤희숙 당선자

文 정권의 경제 폭정 막을 포퓰리즘 파이터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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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역사 결정적 시기에 하필 최악의 정권 들어서”
⊙ “文 정권 경제정책 때문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 올 수 있다”
⊙ “식견 좁은 86운동권에 대항해 나라 살림 지킬 것”

尹喜淑
1970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 미국 컬럼비아대학 경제학과 박사 /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ㆍ복지정책연구부장,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역임 / 저서 《정책의배신》
  일본식 잃어버린 30년인가, 베네수엘라식 경제난(經濟難)인가. 허황한 공상적(空想的) 선택지가 아니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두고 경제학자들이 요즘 실제 하고 있는 우려다.
 
  불행 중 다행일까, 21대 국회 입성자 중 경제정책 전문가가 있다. 서초갑(甲)에서 당선된 윤희숙(尹喜淑·50) 미래통합당 후보다.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경제정책을 연구하다 미래통합당에 영입된 경우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엔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정책 자문에 참여하기도 했다.
 
  윤 당선자는 KDI 재직 시절부터 과감히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포퓰리즘 파이터(Populism Fighter)’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다. ‘경제학자 출신이 비례의원이 아닌 지역구 의원을 맡는다면 어떨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서초구의 선거사무실로 향했다.
 
 
  “30년 전 일본보다 상황 심각”
 
  직접 만나보니 전문성에 더해,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 상당히 돋보였다. KDI에서 다년간 정책의 효능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일을 해와서인지, 선진국의 경제사(經濟史)에 대한 사유(思惟)가 상당했다. 각국에서 시기마다 시행한 정책을 줄줄 꿰고 있단 얘기다. 토론의 맞상대론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유형으로, 유행어로 표현하면 ‘팩트 폭격기’다.
 
  ― 일본형 장기 불황으로 갑니까.
 
  “지금 우리나라 모양새를 보면 일본처럼 되기도 힘들 수 있어요.”
 
  ― ‘잃어버린 30년’보다 더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뜻인가요.
 
  “그럼요.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일본처럼은 되지 말자’는 말을 많이 했어요. 일본이 지난 30년간 장기불황을 겪은 것은 구조개혁을 안 했기 때문이에요. 경기 부양만 했거든요. 일본 내부에서도 실기(失期)했다고 말합니다. 이젠 상황이 더 심각해졌어요. 이 정부는 구조개혁을 안할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해왔으니까요.”
 
  ― 예를 들면요.
 
  “당장 최저임금을 보세요. 일본은 지난 10여 년 동안 연 3%라는 가이드라인 안에서 최저임금을 올렸어요. 우리는 2년 만에 30%를 올렸잖아요.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약한 분들이 피해를 봐요. 식당이나 편의점 같은 곳에서 단시간 아르바이트하는 분들, 비정규직 노동자 이런 분들이요. 이분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좋을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일자리가 없어지거든요. 그런데 이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마치 전 국민, 특히 약자들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속이고 있잖아요.”
 
  ― 그럼 베네수엘라처럼 되나요.
 
  “믿을 거라곤 한국인들의 민도(民度)밖에 없어요. 이 정부는 지난 3년간 ‘다주택자는 적폐’라는 등의 프레임으로 국민들 간에 반목만 조장하잖아요. 이게 심해지면 베네수엘라의 길로 가는 거예요. 통계를 조작하는 데 맛들이기 시작하면 아르헨티나가 되는 거고요. 두 나라 다 그러면서 망해갔어요. 이 정부가 책임감이 있는 정부라면 그러면 안 되지요. 어떻게 하면 파이를 보존하면서 미래를 열 것인지 얘기해야 해요. 그런데 뜬구름잡는 얘기 말고는 미래 얘기를 안 해요. 미래를 열어가려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사회 체제를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결정적 시기에 하필 최악의 정권이”
 
거리 유세 중인 윤희숙 당선자.
  ― 현 정권 정책 중 가장 문제 있는 정책을 세 가지만 꼽는다면요.
 
  “너무 많아요. 세 개만 꼽기 쉽지 않아요. 일단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제는 우리 경제를 체제부터 정말 많이 망가뜨렸어요. 그다음엔 재정 건전성 악화 문제예요. 국가 재정 적자가 급격히 쌓이고 있잖아요. 1980년에 경제 기조가 안정되면서 재정 건전성이란 개념이 도입됐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40년이 흐르는 동안 이 같은 정권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문제가 고령화의 위협이 바로 눈앞에 닥쳐왔거든요. 예전 정부보다 현 정부가 훨씬 더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해야 하는 이유예요. 그런데 40년 동안 전례가 없던 과단성을 가지고 재정정책을 망치고 있어요.”
 
  ― 한국 역사에서 결정적 시기에 하필 사상 최악의 정권이 들어섰단 말씀이네요.
 
  “그렇죠. 지금은 고속성장을 마무리하고 구조 전환을 해야 하는 때예요. 고속성장기에는 일자리라든지 전체적으로 지표가 좋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이젠 더 이상 그렇게 유지가 안 된다는 게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잖아요.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못 들어가고 있어요. 노량진 고시촌에 몇만 명이 몇 년 동안 모여 시험 준비하는 모습에 우리나라의 현재 문제점이 응축되어 있어요. 게다가 고령화 위협이 다가와요. 지금은 정비해야 되는 때인 거죠. 그런데 그걸 전혀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걸 국민들한테 얘기조차 안 해요. 마치 그게 하나도 필요 없다는 듯이 말이죠.”
 
  ― 왜 그럴까요.
 
  “자신들의 정치 기반이고 돌격대인 민주노총 같은 세력을 먼저 생각하니까요. 구조개혁을 시작하려면 우선 노동 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을 해야 해요. 노동 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은 서로 통해 있어요. 정부가 시장에 임금 체계를 바꾸라고 강요할 순 없잖아요. 공공부문에서 먼저 공공부문 급여를 개혁하며 선도해야 하는데, 그걸 건들려니…. 공공부문 노조가 자기들 식구거든요. 식구에게 해되는 건 절대 안 하는 거죠.”
 
 
  지금 한국엔 英 대처 리더십 필요
 
  ― 지난 정부는 어땠나요.
 
  “적어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얘기했어요. 박근혜 정부는 노동 개혁을 전면에 세웠잖아요. ‘우리가 지금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청년들에게 죄 짓는 거다’라고. 문재인 정부는 모든 구조개혁에 대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요.”
 
  ― 경제학계에선 뻔히 다 알면서 왜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나요.
 
  “사실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이 이론적으로 말이 안 되는 정책이에요. 그런데 정권 초기에 ‘재부터 끼얹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흐름이 경제학계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 어떻게 하는지 일단 지켜보자’ 이런 식으로요. 더구나 개혁을 기치(旗幟)로 들고 집권한 정부였잖아요. 말만 그렇게 하고 실제론 잘할 수도 있겠지, 하고 지켜본 거죠. 그런데 임기 첫 1년 동안 너무나 명확해진 거예요. 말이 안 되는 이론에 기반해 말이 안 되는 정책을 꾸준히 일관되게 하고 있다는 게요. 지금은 학계 내부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청와대와 정부 요직을 점령하고 있는 ‘86 운동권’들을 어떻게 상대하실 건가요.
 
  “결국은 제가 지금까지 쌓은 전문성으로 승부해야지요. 길고 넓게 볼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까요. 저는 경제학을 전공한 후, 사회정책을 가르쳤어요. 경제학을 배경으로 사회정책을 가르치기 위해 각국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어요. 서구 복지사회에 대해 상당한 전문성이 쌓인 거죠. KDI정책대학원에서는 한국의 정책을 가르쳤어요. 우리나라의 개발과정을 과거부터 쭉 본 거예요. 뒤를 보지 않으면 앞을 볼 수 없어요. 현재만 보면 과거와 미래를 보기 어렵고요. 한 나라만 아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같아요. 저에겐 우리나라를 ‘상대화’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 86 운동권들은 그런 능력이 있나요.
 
  “제가 볼 때 그들은 상대화 능력이 제로(zero)예요. 상대화 능력이 없으니 우리나라가 과거에 뭘 잘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미래를 못 봐요. 사회정책에서 중요한 게 상대화 능력이에요. 우리나라에선 매우 귀한 능력이지요. 제가 가진 무기라면 그겁니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건 어떤 리더십일까. 윤 당선자는 ‘마거릿 대처’를 꼽았다.
 
  “탄광노조에 맞서서 이겼잖아요.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배경이 되는 ‘불만의 겨울’에 일어난 일이에요. 석탄 채굴의 수익성이 엄청나게 떨어져서 영국 탄광은 사실 모두 문을 닫아야 했어요.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보조를 많이 해줬죠. 그런데 그게 영원히 지속될 수 없잖아요. 대처는 1년 치 석탄을 미리 준비해놓고 개혁에 들어갔어요. 파업과 시위가 셌어요. 대처는 기마경찰을 보냈어요. 엄청난 강단으로 전쟁을 한 거죠. 영국 정가엔 ‘탄광파업을 하면 정권이 바뀐다’는 얘기까지 있었어요. 한편으론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해 공감을 얻었어요. 그리고 이겼어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게 딱 그런 리더십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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