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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유승민과 안철수, 정계개편·보수통합 불씨 될까

안철수 돌아오나… “안철수의 밀당(밀고 당기기), 내년 3월까지도 결정 안 날 것”(유승민계 A의원)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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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총선(2020) 건너뛰고 대선(2023) 도전할까… 끝까지 ‘간보기’?
⊙ 유승민이 안철수와 勢 규합해 탈당, 신당 창당하려 했지만 안철수 默默不答 “11월까지도 (유승민) 탈당 힘들 것”
⊙ 안철수 돌아오지 않으면 유승민의 선택은?
⊙ 자유한국당 갈 가능성은? 나경원 원내대표-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 ‘劉-安 영입’ 적극적
⊙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내부 속사정 들여다보니
  원내 제3정당인 바른미래당의 주축(主軸) ‘손안유’(손학규-안철수-유승민)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9월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을 출범시키고 이후 공석에서 수차례 탈당을 예고한 가운데, 바른미래당 창당의 공동 주역인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 복귀 및 ‘변혁’ 합류 여부와 바른미래당의 앞날이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승민 의원이 대표를 맡은 ‘변혁’은 유승민계(바른정당 출신) 의원 8명과 안철수계(국민의당 출신 非호남) 의원 7명 등 의원 15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손학규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대립하는 ‘비당권파’로 불린다. 친여 성향인 손 대표 및 호남파와 달리 보수에 가까운 성향을 갖고 있다. 유 의원의 탈당과 안 전 대표 ‘변혁’ 합류 여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범보수연합 출범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이들이 신당을 창당하면 손학규 대표 체제의 바른미래당은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승민 의원은 ‘변혁’을 통해 구성할 새로운 개혁보수 세력에 안철수 전 대표도 합류하도록 계획을 세웠지만, 안 전 대표가 지난 9월 말 돌연 미국행을 선택하면서 유 의원의 계획은 미궁에 빠진 상태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패배 후 9월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독일로 떠났고, 비자가 만료되는 지난 8월께 귀국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그는 지난 9월 6일 트위터를 통해 “오래전 계획한 대로 10월 1일부터는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등 유럽 혁신 현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고민했다면, 미국에선 이런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법과 제도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정치 복귀 가능성을 닫아둔 것이다. 내년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보수 세력의 통합 또는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보수야당의 총선 승리는 장담하기 어렵다.
 
 
  “유승민, 안철수 기다리겠지만…”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이 지난 9월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가졌다.
  기자는 유 의원에게 안 전 대표 합류 여부를 비롯해 향후 계획을 밝혀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10월 중순까지도 “아직 분명히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9월 말 ‘변혁’ 출범 시점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뜻이다. 대신 주변인들을 통해 유 대표의 심중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다. 유승민계 다선(多選) A의원은 “유 (‘변혁’) 대표는 당분간 안 전 대표를 기다릴 것”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는 끝까지 몸값을 높이려 할 테니 시점을 분명하게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와의 대화다.
 
  ― 유승민 의원이 10월 또는 빠른 시일 내 탈당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탈당 시점은 언제로 잡고 있습니까.
 
  “탈당 여부를 아직 명확히 결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10월 탈당설(說)은 언론에서 앞서나간 얘기고, 현실적으로는 11월 탈당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유 의원이 ‘(안 전 대표를) 우주에라도 가서 만날 것’이라고 했는데, 안 전 대표의 입장표명을 기다리는 겁니까.
 
  “당분간은 그런 상황입니다. 원래 유 의원이 딱 잘라서 이야기를 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 안 전 대표는 귀국도 하지 않고 정치적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은 정치 복귀 뜻이 없는 것 아닐까요.
 
  “안 전 대표는 정치적 욕구가 엄청난 사람입니다. 정치를 하지 않을 거면 국내에서 편히 살지 왜 외국으로 떠돌겠어요. 정치 안 할 사람이 책(편집자 註: 10월 14일 출간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은 왜 씁니까. 다 몸값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 안 전 대표가 총선 시점에 정치에 복귀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내놓지는 않으리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국민의당을 2016년 2월에 창당해 4월 총선을 치른 경력도 있으니까요.
 
  “마지막 순간까지, 아마 내년 3월까지도 ‘간을 볼’ 겁니다.”
 
  ― 그때까지 유승민 의원이 기다릴 순 없지 않습니까.
 
  “‘안철수계’ 의원님들이 시한을 정해 용단을 내려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을 드린 상태입니다.”
 
  ― 안철수계 의원들과는 의견이 잘 맞고 있습니까.
 
  “2인3각 파트너가 늘 잘 맞는다고 할 순 없고 함께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뜻을 함께해 왔는데 우리만 탈당할 수는 없어 끝까지 신의를 지키려 합니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손학규 현 바른미래당 대표(가운데)가 2018년 5월 당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후 유승민 당시 공동대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공석에서 여러 차례 “가능한 한 빨리 (탈당 등) 결정을 내리고 싶다”고 했지만 안 전 대표와 ‘안철수계’에 당장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목할 점은 ‘변혁’이 어떤 길을 걸을 것이냐다.
 
  ‘변혁’은 9월 30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15명이 출범시켰다.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는 “비상행동(‘변혁’)을 전 당원 비상대책기구로 확대하고 바른미래당을 개혁정당으로 환골탈태시킬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이 9월 28일 한 특강에서 “호남·영남, 보수·진보의 갈등을 당 안에서 1년 넘게 겪어오면서 정작 보여드린 것이 없다. 바른미래당에 와서 이런 실패를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고민이 깊다”고 한 것이 ‘변혁’의 출범을 예고한 것이다.
 
  현재 ‘변혁’의 구성원은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로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15명의 의원이 신속하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다.
 
  새누리당 출신인 유승민계 의원 8명(유승민·정병국·이혜훈·오신환·하태경·유의동·정운천·지상욱)은 모두 지역구 의원으로 일련의 탈당과 신당 창당, 합당 등의 사태를 겪으며 단단한 결속력을 갖고 있다. 반면 안철수계 의원 7명(권은희·이태규·김수민·이동섭·김중로·신용현·김삼화)은 권은희 의원만 재선의 지역구 의원이며 다른 6명은 모두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다. 대부분 안 전 대표의 측근이거나 그가 영입한 인물로, 독단적으로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안 전 대표가 부재중인 만큼 유승민-안철수 연합의 주도권은 유승민계가 가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사실상 공식적으로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유 의원과 안 전 대표가 2018년 2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을 통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지만 호남계 의원들이 탈당해 민주평화당을 창당하는 등 걸어온 길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2018년 9월 전당대회에서 친여(親與) 성향의 손학규 대표가 선출되면서 일부 친여 바른정당 출신 의원과 개혁 성향의 안철수계 의원은 당 지도부와 여러 차례 이견을 보여왔고,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사태’를 통해 정치적 길을 함께 걷기로 하면서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승민계의 탈당 계획을 ‘이혼’에 빗댄 사회자에게 “우리(바른정당)는 손학규와 결혼한 것이 아니라 안철수와 결혼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변혁’ 유승민계 8인의 결속력은 유례없이 단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한 의원은 “떨어져 나갈 사람은 다 떨어져 나갔다.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15일 정당보조금 지급이 탈당-출당 시점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미 그런 지엽적인 문제는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개혁보수라는 뜻을 위해 쉴 새 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계’는 지금
 
바른미래당은 2018년 2월 13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출범했다. 당 지도부 등 주요 인사들이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창당식에서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안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 의원이 안 전 대표를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수 세력 일각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복귀 여론이 일어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아닌 제3세력에 대한 국민의 기대 ▲국민의당으로 성공한 안 전 대표의 정치적 능력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보수 통합, 나아가 정계 개편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기대는 보수 세력이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제는 ‘안철수계’의 행보다. 안철수계 의원 7인 중 안 전 대표와 의견을 가끔이라도 나누는 사람은 당직을 맡았던 이태규 의원 정도다. 이들은 안 전 대표가 20대 총선 당시 영입했던 인사들로 현재 국회 초선의원으로 국정에 임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비례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 만큼 ‘변혁’은 이들에 대한 출당을 지도부에 요청할 계획도 세웠지만, 당권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의 뜻을 이끌어나갈 ‘좌장’도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안철수계 의원들은 이와 관련한 인터뷰는 대부분 거절했다. 한 전직 고위 당직자는 “안철수계 의원들이라고는 하지만 애초부터 안철수 전 대표의 뜻대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라며 “물론 안 전 대표가 분명한 정치적인 발언이나 행보를 한다면 그 뜻에 따를 가능성은 높지만, 현재로서는 안 전 대표가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일부 의원은 일찌감치 지역구 선거를 준비하고 있고, 그 외는 원래의 자리인 학교 등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도 안철수계 끌어안기에 다시 나서는 모양새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저서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 출간된 10월 14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책을 당직자들에게 선물했다. 손 대표는 “안철수는 새로운 정치라는 ‘안철수 현상’의 주역”이라며 안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바른미래당은 합당과 창당, 호남계의 탈당 등을 겪으며 ‘남을 사람만 남았다’는 각오로 제3당의 지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가 지난해 9월 취임한 후 당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당시 유승민계 하태경·정운천 의원과 이준석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 국민의당 출신 김영환·권은희 의원 등이 출마했지만 당대표에 손학규 대표가 당선되면서 ‘창업주’인 유승민-안철수가 내세웠던 ‘개혁보수’의 이미지가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이다. 손 대표는 주승용 최고위원, 김관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호남계를 중심으로 ‘당권파’를 형성해나갔다. 국민의당 출신 중 안철수 전 대표가 영입한 인물들로 호남계와 뜻을 달리하는 의원들은 유승민 의원을 주축으로 한 바른정당계와 뜻을 같이하는 사안이 늘었고, 이들은 유승민계와 함께 ‘비당권파’를 형성했다. 비당권파는 손학규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 승산이 없다며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고 비상기구 설립 등 당 재편을 끊임없이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당적을 가진 의원은 28명이지만 비례대표로 탈당은 하지 못하고 개별 또는 타당에서 활동 중인 박선숙·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을 제외하면 실제 의원 수는 24명이다. 이 중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15명이다.
 
  “안철수 복귀하면 안 돼” 의견도 강력
 
  한편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현재의 바른미래당 사태를 야기한 만큼 정치에 복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때 국민의당에 몸담았던 B의원의 얘기다.
 
  ― 안철수 전 대표가 돌아오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도망간 사람이 무슨 역할을 하겠습니까. 솔직히 지금 문재인 정권의 국론분열 사태로 국민들이 어려움에 처한 근본적인 원인은 안 전 대표가 만들어낸 겁니다. 새정치 운운하며 사람들을 현혹해서 보수 세력을 분열시키지 않았습니까. 지금 국민 앞에 나선들 ‘이제 와서 왜 왔냐’는 비난밖에 받을 게 없어요. 보수 세력이 받아들일 것 같습니까. 새정치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속여놓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모아서 정당 만들어놓고 본인은 쏙 빠진 거잖아요. 손학규 대표 데려온 사람도 안 전 대표인데, 결국 당 내홍을 만든 사람도 안 전 대표 아닙니까.”
 
  ― 반문재인 연대의 구심점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목숨 걸고 투쟁해야 할 시점에 숨어 있었던 사람이 어떤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겁니까. 안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원죄’가 있는데, 그런 사람이 나서서 보수가 통합된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유승민이든 안철수든 나서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개혁을 외쳐야 되는데, 그들에게서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누구와 누구가 연합한다고 해서 새로운 정치 세력이 된다는 건 수십 년 전 얘깁니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에요.”
 
  한 바른미래당 전직 고위 당직자는 “애초부터 유승민과 안철수는 가는 길이 달랐고, 안철수 전 대표는 뚜렷한 정치철학이 있는지 의문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의 얘기다.
 
  “애초부터 정치철학보다는 안철수라는 인물의 브랜드를 갖고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 주변에 그 브랜드를 노리는 사람들만 몰려들었어요. 서울시장도 국민의당도 실패한 상황에서 안철수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서글픈 일입니다. 보수에 얼마나 인물이 없으면 안철수 귀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겠냐고요.”
 
  전문가들 역시 “안철수가 나오는 것이 보수의 선택지와 저변을 넓히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안철수가 성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안철수와 여론조사기관 유착 의혹이란?
 
  바른미래당 내에서 “안철수가 돌아오면 안 되고, 돌아올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안 전 대표와 여론조사기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바른미래당은 전당대회 투표 전 몇 곳의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당대표 선거 사전여론조사를 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주로 조사결과를 발표했던 J사(社)와 안철수 전 대표 측이 모종의 거래를 통해 손학규 대표에게 유리하게 조사결과를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몇 명의 지역위원장이 녹취록과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현직 의원은 “정치권을 떠나 있던 안 전 대표 입장에서 유승민계 현역의원이 당대표를 맡으면 자신이 추후 돌아오기 어려울 것 같으니 일부러 나이 든 손 대표를 대표에 앉히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당원이 관련 자료를 갖고 있고 안 전 대표에게 이를 제시하며 정계 은퇴를 종용했다”며 “지금도 안 전 대표가 귀국하려 하면 자료를 통해 귀국을 막으려 하고 있고, 이것이 안 전 대표가 당장 돌아오기 어려운 이유”라고 주장했다.
 
  한 전직 고위 당직자 역시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당직자가 J사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여론조사에 개입했고, 그 과정에서 거래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안 전 대표가 이런 사실을 직접 지시하거나 알았던 것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대변인을 역임한 김철근 ‘변혁’ 대변인은 “의견이 다른 일부 세력에서 떠도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총선 건너뛰고 대선 노릴까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9월 29일 독일 베를린 마라톤 완주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10월 마라톤 경험을 담은 저서를 출간했다.
  안 전 대표가 이번 총선을 건너뛰고 2023년 차기 대선을 바라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예전 안철수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의 얘기다.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안철수의 시나리오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귀국해 보수 통합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번 총선은 건너뛰고 다음 대선(2023년)을 노리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보수 세력이 바라는 바이지만 안철수 입장에서는 지금 안철수를 원하는 민심이 예전 서울시장 선거나 대통령 선거처럼 뜨겁지 않습니다.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나와야 할 이유가 없는 거죠. 또 조국 사태로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가 어느 정도 올라간 상태라서 제3의 세력을 원하는 민심이 강하지 않은 편입니다.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꽃가마를 태워야 나올 분’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얘기하기도 했지만, 안철수 입장에선 지금 같은 상황에선 나설 필요가 없는 겁니다.
 
  차라리 다음 대선을 노리는 편이 본인 입장에선 정치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도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양당 대표주자(이낙연-황교안)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이라 아쉬울 게 없지 않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지금이 (안철수가) 나올 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나와봤자 국회의원이 되는 데 그칠 것이고 거대 야당의 수장이 되기는 힘들다고 판단하지 않겠느냐”며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삼고초려하고 민심이 움직인다면 나설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했다. 또 다른 캠프 출신 인사는 “안 전 대표가 지금 달리기에 관련한 책을 낸 것은 달리기라는 한 가지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 가지에 꽂히면 끝까지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지금은 당장 정치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대선 직행’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발끈하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유승민계인 하태경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지금 돌아오지 않는다면 객사(客死)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불붙을 보수 통합과 정계 개편은 정치인 안철수의 마지막 기회”라고 단언했다. 연말이 지나면 정치권에 복귀하는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안철수, ‘조국 사태’ 후 대권 주자 선호도 3위로 급상승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권을 떠난 지 1년이 넘었지만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계속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1~2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총리(22%)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7%)에 이어 3위(8%)를 차지했다.
 
  같은 기관의 지난 9월 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5%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조국 사태가 이어지면서 한 달 새 지지율이 3%포인트 급상승해 8위에서 3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최근 안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조국 사태로 인해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낀 무당층이 증가하고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조사는 지난 10월 1~2일 전국 성인 5999명을 접촉해 이 중 1004명이 응답을 완료(응답률 17%)했다. 표본추출 방식은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국당 비박계 ‘러브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 당 지도부의 특위 위원 사보임 문제와 관련,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함께 행동하면서 결속력을 다졌다.
  한편 자유한국당에서는 이들(유승민-안철수계)을 끌어들여 보수 통합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주로 비박(비박근혜)계에서 나오는 얘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9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보수 통합이 시민단체라든가 안철수-유승민, 태극기부대 등 모든 우파 세력을 다 합치겠다는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헌법을 파괴하는 ‘반헌법 세력’에 맞서는 사람들은 모두 뭉쳐야 한다”며 “각각의 세력이 어느 정도의 무게감을 갖느냐에 대해서는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다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에서) 총선 서울 출마와 선대본부장 등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역시 “분열된 우파 정치권이 통합해야 한다”며 유승민 의원 등을 지목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0월 1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사실상 분당 상태인 바른미래당의 양심 세력과의 통합을 위한 협상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작해달라”고 했다. 지난 8월 토론회에서도 “유 의원이 보수 통합을 위한 제일 첫 번째 (영입)대상이 돼야 하고, 안 전 의원과도 대화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14일에는 한국당 윤상현 의원이 페이스북에 “유 의원이 대한민국을 위해 (한국당에)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한국당도 싫고 (더불어)민주당도 싫은 무당층이 계속 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이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보수 통합과 보수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보수 통합과 혁신을 위해 황교안 대표와 유 의원은 오늘이라도 만나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도, 주저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도 애초 자유한국당에 ‘투항’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최근 다소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유 의원의 한 측근은 “유 의원은 지역구에서 낙선할지언정 자유한국당엔 들어가지 않고 소신을 지키겠다는 뜻이 있었는데, 요즘 정국을 보며 보수 통합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유 의원의 원칙에 동감하는 세력이라면 손잡을 수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세 가지 원칙(탄핵의 강을 건널 것/개혁 보수로 나갈 것/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을 것)에 응할 용의가 있다면 황교안 대표든 누구든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유 의원이 한국당으로 다시 들어가지는 않더라도 한국당에 조건부 합류 또는 다른 방식의 합의에 나설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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