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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복거일, ‘최순실 추문’에 논(論)하다

최순실 추문, DJ의 불법 대북 송금보다 중대 잘못 아냐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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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근 전횡·부패에선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권이 훨씬 심해
⊙ 특검 행위가 농단(壟斷). 도덕적 권위를 잃었다고 마구 칼 휘두르면 안 돼
⊙ 대통령이 삼성 합병을 지시하지 않았다면 그게 도덕적 배임
⊙ 비선을 두지 않은 대통령은 없었고, 비선이 훌륭한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기준도 없어
⊙ 지금 언론이 좌파 편을 들면 언론자유를 아예 잃을 수가 있어
  ‘최순실 추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도덕적 권위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금 아는 추문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때(2012년 대선)의 선택이 달라졌을까. 복거일(卜鉅一·71) 선생은 스스로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암 투병 중에도 자유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묵묵히 전파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답한다. “내 선택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난 1월 2일 서울 상암동 《월간조선》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지금까지 나온 추문들에다, 더 기가 막히고 얼굴을 붉힐 만한 추문이 더해진대도 제 선택은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최근 그가 펴낸 《대한민국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북앤피플)에서도 이 같은 생각을 밝혔었다.
 
  — ‘최순실 추문’은 대통령이 측근(최순실)들과 불법행위를 공모했다는 겁니다. 측근 전횡이 정권마다 반복되고 있어요.
 
  “(최순실 추문에 대한) 검찰 발표는 충격적입니다. 그런데 이승만 정권부터 지금까지 측근 전횡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평균적으로 봐도 현 정권의 전횡이 심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그 대상이 최순실이라는, 국민 자존심으로 볼 때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 아닙니까?”
 
  — 언론에선 ‘최태민-최순실’을 엮어서 ‘샤머니즘 스캔들’로 표현하더군요.
 
  “측근 전횡에선 김영삼 정권이 현 정권에 못지않았고, 측근 부패에선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 훨씬 심했어요. 대기업 재산권의 침해에선 김대중 정권이 거의 사회주의 수준이었고 대기업들로부터 거둔 준조세는 현 정권이 가장 적었습니다. 대통령 자신의 불법행위를 따지더라도 북한 정권에 거액을 비밀리에 불법 송금한 김대중 대통령의 행위보다 더 중대한 불법행위를 박 대통령이 저지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은 ‘외환 적국과 내통했다’고 걸면 걸리는 사안입니다. 불법적으로, 그것도 비밀리에 산업은행에다 압력을 넣었거든요. 나중에 ‘통치권 차원에서 했다’고 하니 그냥 받아들인 거예요. 박 대통령에게만 시시콜콜하게 따지고 유독 엄정한 잣대로 몰아세웁니다. 객관적으로 따져, 박 대통령의 실정도 크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니, 물러나야겠지요.”
 
  — 이번 사태가 한국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정치권이 너무 과도하게 (추문에) 반응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알레르기나 류머티즘과 같은 질환처럼 말이죠. 이 질환은 의학에서 ‘자가면역질환’이라 부르는데 박테리아 같은 외부 미생물로부터 몸을 지키는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정상적인 장기나 기관을 거꾸로 공격하는 병을 뜻합니다. 저는 이 질환이 재벌과 기업에 대한 미움 내지 공격으로 이어질까 걱정됩니다. 실제 국민 분노가 재벌로 향하고 있어요.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 기업인데 말이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정경유착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에 참여한 복거일. 왼쪽은 김문수 위원장이다. 2014년 10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보수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한 모습이다.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기업을 챙길 책무가 있어요. 외국 대통령은 기업의 로비스트 역할을 다 하잖아요. 당시 삼성전자는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으로부터 압박을 받던 상황이었습니다. 한국기업은 오너 지분이 적어요. 집은 클지 몰라도 재산은 별로 없어요. 삼성전자 주주의 반이 외국인이고 임직원 반은 외국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가 대주주 자리를 유지하려면 국가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만약 대통령이 (합병을) 지시하지 않았다면 그게 도덕적 배임입니다. 대통령이 자국 이익을 외면하고 ‘나 몰라라’ 하면 제대로 직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나요? 아니죠. 또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과정에서 (기업을) 압박했다고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돈을 받았다면, 솔직한 얘기로 대통령이란 자리는 정치자금이 필요한 자리잖아요. 마치 과거 정부엔 그런 전례가 없었던 것처럼, 한국사회가 갑자기 1급수 사회가 된 것처럼 얘기하니 … 그것은 위선이에요.”
 
  — ‘최순실 추문’과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대하는 특검의 자세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한민국에서 공명심이 가장 큰 집단이 법조인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최고 명예가 뭐겠어요? 대통령 잡아넣는 것입니다. 무조건 걸어요. 삼성(합병) 건은 누가 봐도 억지입니다.
 
  지금 돌아가는 것이 아주 심상치 않아요. 그렇게 되면 변양호 신드롬이 더 심해질 겁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국장은 금융권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재판까지 갔으나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공직사회에 복지부동이 만연하게 된 현상을 ‘변양호 신드롬’이라 부른다. 계속된 그의 말이다.
 
  “변양호는 뛰어난 사람이고 책임감도 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에게 검찰이 책임을 물었잖아요. 민중주의 모습을 한 민족주의 감정이 거세지자, 검찰이 야합을 한 것이죠. 그것 때문에 한국이 경제적으로 완전한 자유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오명을 지금까지 쓰고 있잖아요. 북한 리스크에다 변양호 신드롬으로 ‘신용 스프레드’(돈을 빌리는 데 들어가는 이자율 차이)가 2~3%는 더 붙어요. 눈에 안 보이지만 영구적으로 가는 겁니다.
 
  검찰 집단은 법밖에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입니다. 사회적 경험이나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마구 흔들고 있어요. ‘저울과 칼’을 든 ‘법의 여신상’이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를 아세요? 누구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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