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卜鉅一 경제 時論] 李明博 경제정책에 거는 기대와 우려 : 월간조선

경제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는 경제성장률이다. 소득 수준도 성장률만큼 경제의 모습과 활력을 나타내지 못한다. 미국 경제학자 벤저민 프리드먼은 경제성장이 중요한 까닭을 「경제성장의 도덕적 결과」에서 깔끔하게 설명했다.

<높아지는 생활 수준의 가치는 그것이 개인들이 사는 방식에 제공하는 구체적 개선들만에 있는 것은 아니라 그것이 시민들의 사회적·정치적, 그리고 궁극적으로 도덕적 성격을 다듬어 내는 방식에도 있다. 경제성장은 시민들의 분명한 다수에게 높아지는 생활 수준이라는 뜻에서 흔히 더 큰 기회, 다양성의 허용, 사회적 이동성, 공평을 지키려는 결의,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봉을 함양한다. 계몽운동 이래 서양의 사고는 이런 경향을 하나하나 긍정적으로, 그리고 명시적으로 도덕적인 맥락에서 바라보았다.

바로 이 차원에서 이미 큰 진전을 이룬 사회들에서, 예컨대 오늘날의 서양 민주주의 사회들의 대부분에서 그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 더욱 큰 진보를 이룰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생활 수준이 정체하거나 낮아지면, 대부분의 사회들은 이 목표들이 어느 것을 향한 진보를 거의 이루지 못하고, 너무나 많은 경우에서 그들은 분명히 퇴보한다>

盧武鉉(노무현) 정권 아래서 세계 평균에 못 미치는 경제 성장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이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 개인들의 삶이 고달플 뿐 아니라 사회의 質(질)이 조악해진다.

근자에 각기 현 정권과 다음 정권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올해 우리 경제가 보일 성장률에 대해 예측했다. 권오규 부총리는 5%에 채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제시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사공일 박사는 李明博(이명박) 당선자가 공약한 7%를 이룰 수 있다고 장담했는데, 李당선자의 다른 측근이 이내 그 수치를 6%로 낮췄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 우리 경제가 보일 성장률의 예측에서 1%포인트가 넘는 차이는 상당히 크다. 그런 차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를 다듬어 낼 힘들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실패로 끝난 左派정권의 사회주의 실험

단기적 경제성장의 예측은 본질적으로 현존 생산시설이 얼마나 가동될 것인지 판단하는 일이다. 생산시설은 건설에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그런 방식은 실제적이다.

現 정권과 새 정권이 보인 성장률 예측에서의 차이는 새 정권이 펼 경제정책의 효과에 대한 판단이 다른 데서 나왔다. 現 정권은 새 정권의 경제정책이 별다른 효과가 없으리라고 본 것이고, 새 정권은 큰 효과가 있으리라고 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現 정권의 예측이나 새 정권의 예측이 같은 경제모형에 바탕을 두었다는 사실이다. 둘 다 이번에 정권 바뀐 일이 우리 경제의 근본적 변화를 뜻한다고 보지 않으며, 그래서 지금까지 쓰인 경제모형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

이런 추론은 李당선자나 그의 보좌진이 이념이나 사회적 틀 수준에서의 변화를 언급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의해 떠받쳐진다. 그들은 「실용주의」라는 구호를 즐겨 써왔다. 「시장에 우호적인」 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이내 그 말이 「反노동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내 덧붙였다. 그들은 現 정권을 左派(좌파)정권이라 부르거나 새 정권을 右派(우파)정권이라 규정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피한다.

그러나 그들이 인식하든 하지 않든,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는 통상적 정권 교체를 훌쩍 뛰어넘는 변화를 뜻한다. 그것은 盧武鉉 정권이 시도한 사회주의 실험에 대한 시민들의 심판이었고, 李明博 후보의 大勝(대승)과 鄭東泳(정동영) 후보의 참패는 시민들의 준엄한 판단을 선명히 드러냈다.

근대에 나온 갖가지 사회주의 실험은 사회주의가 청사진으로는 매력적이지만 실제로 적용되면 나쁜 결과를 낳는 이념임을 이론의 여지없이 보여 주었다. 특히 남북한의 대조실험은 그 점을 특히 선명하게 보여 주었다.

사회주의가 지향하는 정보와 결정의 집중은 필연적으로 압제와 부패를 낳고, 모든 재산의 사회적 소유는 실제로는 대중 재산의 박탈을 뜻해서 비능률과 의욕 상실을 부른다. 중앙의 경제계획 부서에서 짠 계획은 거칠면서 경직되어 상황의 변화에 따른 수정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며, 그런 경직성은 시민들의 경제 활동을 극도로 제약해서 혁신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두 左派정권이 내세운 사회주의는, 좋게 말하면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인 자유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代案的(대안적) 실험이었다. 자유주의자들이 예언한 대로, 비참한 실패로 끝났다. 우리 사회가 이번 선거에서 이끌어 낸 것은 그런 설익고 위험한 代案的 실험을 끝내고 대한민국의 구성원리로 되돌아가자는 결의였다.

물론 이런 결의는 우리 사회의 틀이 근본적으로 바뀌리라는 것을 뜻한다. 그런 근본적 변화는 당연히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李明博 승리는 「정상」으로의 복귀

左派정권의 사회주의 실험으로 우리 경제에서 갑자기 짙어진 사회주의적 특질은 다음과 같다.

▲정부의 몫이 크게 늘어나고 시장의 몫은 줄어들었다.
▲세금이 가파르게 늘어났다.
▲경제 활동에 대한, 특히 기업에 대한 규제가 심해졌다
▲결과의 평등을 목표로 한 소득과 기회의 강제적 재분배가 시행되었다
▲「가진 자들」을 「악마化」하는 정치적 공작이 시행되어 「강남」, 명문대학, 재벌이 공격을 받았다. 그래서 정상적 경제 활동에 대한 규제가 늘어났다.
▲노동조합의 특권이 더욱 늘어났다. 특히 노동조합의 불법적 폭력은 공공연히 허용되었고, 그런 불법적 폭력에 대처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탄압을 받았다.
▲외국 자본에 대한 반감과 차별이 심해졌다. 특히 투자 이익의 배당과 송금에 대한 반감과 우려가 커졌다.

이런 사회주의적 특질의 누적적 효과는 컸다. 그래서 우리 사회 전체가 분열되고 활기를 잃었다. 특히 경제가 위축되어서 위기를 맞았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의 구성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左派정권들이 실패했으니, 代案으로 右派정권이 들어선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에 어긋나는 이념을 따르고 우리 사회에 이질적인 정책들을 추구했던 사회주의 실험을 그만두고 원래의 구성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복귀의 효과는 당연히 좋고 클 것이다. 사회주의 실험으로 정부와 시장은 늘 부닥쳤고, 정책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 정부의 간섭으로 기업의 활동은 위축되었고, 정부의 묵인 아래 점점 거세진 노동조합의 不法的(불법적) 행위는 정상적 기업 활동을 어렵게 만들었다. 가파르게 늘어난 세금으로 시민들의 삶은 쪼들렸고, 시장에서의 활동 대신 정부를 대상으로 한 「지대추구」가 부쩍 늘어났다. 자신이 입은 손실에 대해 사회가 보전해 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늘어났으며, 외국 자본에 대한 반감에 바탕을 둔 정책과 관행은 외국 자본의 유입을 크게 줄였다.

이런 부정적 영향들이 거의 다 사라지고 경제적 자유가 활짝 펴진다면, 우리 경제는 좋은 환경을 만날 것이다.

가장 적절한 비유는 계모 밑에서 구박받다가 다시 생모와 살게 된 어린아이일 것이다. 계모에게서 늘 미움을 받고 제대로 먹지 못해서 비쩍 말랐지만, 생모에게서 사랑받고 제대로 먹으면 아이는 이내 건강을 되찾고 살이 통통하게 오를 터이다. 그런 아이는 회복기엔 평균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잠재적으로는 10% 성장도 가능

이런 회복 효과는 개념화가 무척 어렵고 計量化(계량화)는 더욱 어렵다. 이 효과의 큰 부분은 사람의 판단과 행태에 영향을 주는 문화적 요소에서 나오는데, 경제학자들이 만든 경제모형은 이런 요소들을 제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와 비슷한 선례가 없다. 우리 사회는 자유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에 바탕을 두고 활기차면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해 온 中進國(중진국)이었는데, 갑자기 이질적인 이념에 따른 代案的 실험으로 부진했다가 원래의 이념과 체제로 복귀했다. 中進國들 가운데 이런 경험을 한 나라는 없다.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경우 모두 사회주의 체제를 지녔다가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한 나라들이다.

사정이 그러하므로, 지금 경제학자들이 만든 경제모형은 우리 경제가 누릴 회복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 現 정권과 새 정권이 경제성장을 예측하는 데 쓴 경제모형은 모두 그런 한계를 지녔다.

이런 회복 효과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경제모형에 바탕을 둘 수 없으므로, 그 효과를 예측하는 일은 물론 아주 거친 추산일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변환한 사회들은 처음엔 어려움을 겪었다. 자본주의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기업가 정신을 지닌 사람들이 적고, 시장 경제에 맞는 사회기구들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선 경제가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좋은 정책들을 꾸준히 실천하고 국제적 환경이 나빠지지 않으면, 자본주의를 채택한 사회들은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과 인도가 대표적이다.

우리는 이미 자본주의 문화가 정착되었고, 기업가 정신을 지닌 사람들이 많고, 시장경제에 맞는 사회기구들이 존재하므로 회복 효과는 클 것이다. 이미 우리가 中進國이어서 경제성장의 잠재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은 있지만, 中進國 사회가 누리는 유기적 통합이 회복기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급속히 나빠진 기업 환경 때문에 해외로 나간 기업이 다시 돌아올 만큼 기업 환경이 좋아진다면, 그동안 억눌렸던 투자가 크게 되살아나고 줄어들었던 외국인들의 투자가 다시 늘어나서, 회복 효과는 예상보다 클 수 있다. 과감하게 말하면, 회복기 3년 동안 1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잠재력이 우리 경제에 있다.

물론 이런 예측은 우리 경제가 실제로 그렇게 빠르게 성장하리라는 예언은 아니다. 외부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회복기를 맞은 우리 경제가 지닌 잠재적 능력을 가리키는 것이다. 석유·곡물 같은 원자재 값의 상승, 금융시장의 불안, 선진국들의 경기침체와 같은 요인들은 실제 성장률을 낮출 것이다. 온 세계가 경기침체를 맞는데, 우리 경제만 활기를 보일 수는 없다. 李明博 후보가 내세운 7% 성장률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셈이다.

勞組의 不法행위부터 다스려야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자명하다. 우리는 먼저 이번 정권교체의 참뜻을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여당이 지고, 야당이 이긴 것이 아니다. 10년에 걸쳐 강행되었던 사회주의 실험이 실패하고 원래 우리 사회를 이끈 원리로 복귀한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우리 사회를 이끄는 원리인 자유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를 깊이 이해하고 좀더 충실히 따라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건강을 되찾고 회복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左派정권들의 실정에 대해 임상적으로 대응하거나 민중주의적 정책을 추구하는 것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우리가 추구할 경제적 목표는 경제 분야의 자율성이다. 정치 분야의 간섭이 최소한에 그치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 자율성은 늘 다른 분야로 넘쳐서 사회를 발전시킨다. 자율성은 갖가지 실험을 부르고, 실험은 다양성을 낳으며 다양성이 자율성을 강화하는 선순환이 나온다.

경제 분야의 자율성을 회복하고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론 법의 지배다. 또 하나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기구들이다. 이 두 요소는 현실적으로 재산권이라는 형태로 요약된다. 재산은 경제적 자유의 산물이자 바탕이므로, 재산권은 법에 의한 경제적 자유의 보장을 뜻한다. 우리 경제를 병들게 한 左派정권의 정책을 찬찬히 살피면, 우리는 그것들이 모두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사실과 그것들의 폐해가 본질적으로 재산권의 침해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앞으로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충실히 따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어려운 순서대로 꼽으면 다음과 같다.

▲노동조합의 不法행위, 특히 폭력의 사용과 기업의 재산권 침해를 없애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늘리기 위한 法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정부의 몫을 줄여야 한다. 공무원 수와 권한을 줄여서 정부의 몸집을 줄이고 정부의 지출을 억제해야 한다.
▲세금을 줄여야 한다. 무거운 세금은 개인의 삶을 고달프게 하고 사회의 활력을 앗아간다. 근년에 세금은 헌법의 정신에 어긋날 만큼 가파르게 올랐다. 세금이 많이 걷히면서 정부 지출이 빠르게 늘어났고, 세금을 낭비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졌다.
▲경제 활동에 대한 규제를 크게 줄여야 한다. 규제를 줄이는 일은 실질적으로는 정부의 몸집을 줄이는 일과 연결되었다.
▲외국인들의 재산권이 내국인과 똑같이 보호되어야 한다.
▲무역을 좀더 자유롭게 하고 외국 노동자들의 취업과 이민을 도와야 한다.

李明博 당선자는 인수위원회를 통해서 자신의 구체적 정책들을 밝혀 왔다. 그런 정책들은 대체로 옳은 방향으로 향한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李明博, 자유주의 회복 노력 부족

새 정부는 노조의 불법파업에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정책들 가운데 상당수는 증상에 대한 대응요법으로 나온 듯하다. 민중주의적 정책들이 더러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자유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를 열심히 회복하려는 열의가 기대보다 적다.

▲재산권의 근본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듯하다. 李당선자가 선거 전이나 당선 뒤에 「재산권」이란 말을 쓴 적이 없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정부의 지출과 빚을 줄이려는 의지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몸집을 줄이려는 의지가 없다. 서둘러 『공무원 감축은 없다』고 발표한 데서 드러나듯, 자유주의 원리를 따르기보다는 정권의 안정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듯하다. 이것은 자연스럽지만 보기보다는 위험한 태도다. 盧武鉉 정권이 공무원들을 워낙 많이 늘렸으므로, 적어도 자연적 감소를 통해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얼마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금을 과감하게 줄이려는 의지가 없다. 정부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먼저 걱정하는 태도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재산권에 대한 가장 심각한 침해는 늘 과도한 세금이라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정상화라는 과제를 의식적으로 회피한다. 외국 투자자들이 「독성」이라고 표현할 정도인 노동시장을 우리 구성원리에 어긋나는 단체주의에 의지해 대처하려는 태도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적어도 노동조합의 不法행위를 막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은 긴요하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李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에 공약으로 내건 민중주의적 정책들을 그대로 실천하려 한다는 점이다. 민중주의적 정책들은 표를 얻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사회의 건강에는 해롭다.

그런 민중주의적 공약의 전형은 「신용불량자 大사면」이다. 이것은 아주 나쁜 정책이다. 개인의 빚을 사회가 나서서 갚아 주는 일은 정의와 형평에 어긋난다. 효과도 거의 언제나 부정적이니, 「도덕적 해이」를 품은 정책이어서, 사회의 건강을 근본적 수준에서 해친다. 사회안전망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에 그쳐야 한다. 원칙을 자주 어긴 盧武鉉 정권이 신용불량자 130만 명을 사면했는데, 李당선자는 무려 720만 명을 사면한다고 나섰다. 이 정책뿐만 아니라 다른 민중주의적 공약들도 다시 검토해서 줄이는 것이 옳다.

李明博은 대처가 아니다

이런 사정은 근본적으로 李당선자가 자유주의를 굳게 믿고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나왔다. 「자유주의」나 「자본주의」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고 「실용주의」를 내건 데서 그 점이 드러난다. 누구도 자신의 이념과 정책이 실용적이 아니라고 여기지 않을 터이므로, 그 말은 실제로는 별 뜻이 없다. 한마디로, 李明博은 마거릿 대처가 아니다.

아쉽게도, 지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정치 지도자는 대처 총리처럼 자유주의를 굳게 믿고 실천하려는 사람이다. 사회주의를 실험한 정권들이 남긴 문제들에 임상적으로 대응하려는 지도자가 아니다.

올바른 이념을 가진 지도자만이 문제들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옳은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이념적 지향이 없으면, 어려운 문제들에 부딪혔을 때, 인도할 나침반이 없다. 그럴 경우, 정치 지도자를 이끄는 것은 자신의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뿐이다. 그런 사정은 지도자에게나 국가에 무척 위험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긴 病(병)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회복기에 들어섰다. 우리 사회는 큰 잠재력을 지녔고, 그 잠재력이 한껏 발휘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세계 평균을 훨씬 넘는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인 자유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를 충실히 따르려 애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