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는 지금] 방어가 겨울에 맛있는 이유

소셜미디어(SNS) 필수 인증 음식으로 자리잡은 방어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사진=고기정 기자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12월이면 소셜미디어(SNS) 피드를 장식하는 생선이 있다. 바로 방어(魴魚). 아는 사람만 즐기던 방어는 지난 5년 사이 젊은 층이 즐겨먹는 MZ세대(1980~2012년대생)의 대표 음식이 됐다.

 

방어는 전갱이목 전갱잇과에 속하는 생선이다. 한자로는 魴魚, 또는 方魚라고 쓰지만, 방어 사(/)라는 한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모양은 긴 반추형이며, 주둥이는 원추형이다. 몸길이는 약 50cm~1.5m 남짓이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대방어는 적게는 6kg부터 많게는 12~15kg가 일반적이다. 몸 크기에 따라 소방어와 대방어로 나뉜다. 대부분의 미식가들은 대방어가 기름지다는 이유로 대방어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을 찾곤 한다.

 

지방이 많을 수록 식감 좋아져

28.jpg

사진=고기정 기자

 

여름 방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방어는 여름에 유독 맛이 없다. 반대로 겨울철에는 맛이 굉장히 좋아진다.

 

방어가 겨울에 유독 맛이 오르는 이유는 지방에 있다. 날이 추워지며 근육 조직이 단단해서 아삭아삭한 식감이 되고, 지방질이 많아져 기름기가 살에 구석구석 배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방어 중 살이 잘 올라 지방층이 두꺼운 방어를 돼지방어라 부르기도 하고, 대방어를 넘어선 특대방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겨울철 방어는 보통 회로 먹는 경우가 많다. 기름기가 잘 오른 회 한 점에 기름장을 올리고, 쌈장과 청양고추, 참기름 등을 섞은 막장을 찍은 뒤 박박 씻은 묵은지를 올리면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 외에도 방어구이, 수육, , 찌개, 매운탕으로도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30.jpg

사진=고기정 기자

 

방어는 등살, 뱃살, 목살, 꼬릿살 등 다양한 부위가 있다. 등살은 근육이 많아 담백하며, 뱃살은 기름기가 많아 감칠맛이 돈다. 방어 한 접시 당 두 점 정도 나오는 배꼽살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꼬릿살은 유독 쫄깃하여 마니아층이 많이 찾는 부위다.

 

하지만 방어는 고래회충에 유독 취약한 생선이다. 고래회충 외에도 자연산 방어에 주로 나오는 방어사상충이라는 기생충도 많이 목격된다. 또한 기름이 많다 보니 오랫동안 방치되면 살이 푸석푸석해지고 갈색 빛이 돈다.

 

또한 방어는 지방 함량이 많아 육이 빨리 물러지고 지방이 산패된다. 부패 시기가 일반적인 흰살생선보다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회전률이 좋은 곳이 방어 맛집이 된다. 크기가 큰 대방어의 경우 빠르게 손님상에 나가야 방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기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집일수록 신선한 방어를 먹을 확률이 높다.

 

방어 회 뜨다가 번아웃 걸리기도

29.jpg

서울 종로구의 한 방어회 맛집에 달린 '번아웃' 관련 글. 해당 글은 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사진=카카오맵 갈무리

 

지난 5년 간 MZ세대 사이에서는 방어 열풍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겨울철 SNS 피드에는 방어를 먹었다는 인증 사진이 끝없이 올라온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B 횟집의 경우 오후 2시에 문을 열면, 당일 오후 3시가 되기 전에 대기 번호표 발부가 끝이 난다. 하루 대기 시간만 무려 5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심지어는 서울 종로구의 H 횟집은 주방장이 방어회를 뜨다가 몰려드는 주문에 번아웃(Burnout)’이 왔다는 웃픈리뷰도 올라와 화제가 됐다.

 

다만 방어의 기름기가 절정을 향해갈 무렵, 어김없이 방어를 맛보려는 사람들의 미식을 해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래 부시리는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고급 횟감이고, 국내에서도 방어보다 비싸게 거래되지만 겨울에는 방어 몸값이 부시리보다 배 이상 뛴다. 겨울 부시리는 방어보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지방감에서는 방어에 뒤처지기 때문이다.

 

31.jpg

사진=고기정 기자

 

방어와 부시리는 비슷하게 생긴 외형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겨울에는 간혹 부시리를 방어로 판매하는 상인이 더러 있다. 그럴 때는 꼬리 지느러미를 보면 된다. 방어의 꼬리지느러미 라인은 직각으로 각이 져 있지만, 부시리는 해당 부분이 둥그렇다. 또한 회를 떴을 때 방어 쪽이 연육이 좀 더 빨갛다.

 

이처럼 방어는 겨울철 붕어빵이나 타코야끼처럼 꼭 챙겨 먹어야 할 계절 음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겨울이 가기 전 방어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기름진 방어회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오랜 시간 웨이팅을 감수한 보람이 미각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많이 본 뉴스
  • 세계속 코이카'
  • 배진영의 '어제 오늘 내일'
  • 김태완 'Stand Up Daddy'
  • 권세진 ‘별별이슈’
  • 정혜연 ‘세상 속으로’
  • 박희석 ‘시시비비’
  • 이정현 ‘블루오션을 찾아서’
  • 박지현 ‘포켓 저널리즘’
  • 하주희 ‘블루칩’
  • 이경훈 현장으로’
  • 김광주의 뒤끝
  • 백재호의 레이더
  • 고기정의 特別靑春
  • 슬기로운 지방생활
  • 이상곤의 흐름
  • 서봉대의 되짚기
  •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 취재본부는 지금’
  • 조갑제 기자의 최신정보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