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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먹튀' 오명 씻을 방법 제시됐는데, 조용한 이준석의 '개혁신당'

선관위가 '특별 기부' 방식 제시...개혁신당 관계자는 "비상식적" 운운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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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정당 국고 보조금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합당했다가 금방 깨져 소위 '먹고 튀었다'는 비판을 받은 개혁신당이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개혁신당이 받은 국고보조금 6억6000만원가량을 그대로 반납하는 방식이 아니라 '특별 당비 기부' 형식으로 공공기관 또는 사회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당 보조금은 회계 보고를 허위·누락할 경우 감액되거나, 보조금 지급 이후 정당이 해산 혹은 등록이 취소된 경우 반환해야 한다. 개혁신당의 경우처럼 보조금 지급 직후 소속 국회의원이 줄었다는 사유로 선관위가 임의로 환수하거나, 정당이 반납할 수는 없다

 

단, 국고에서 지급된 보조금 대신 그와 같은 금액의 당비를 기부 형식으로 국가기관이나 사회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는 게 선관위의 유권해석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또는 개혁신당에 관심이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인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해서 "반환의 길이 열려 보조금 사기극이 막을 내릴 수 있게 됐다"며 보조금 기부를 촉구했다. 

 

개혁신당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보조금은 반납을 위해 자체적으로 동결했는데 별도로 돈을 기부하라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개혁신당 관계자'의 주장만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을 뿐이다.  

 

개혁신당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 시간, 이 당 관계자들이 국민 앞에서 보였던 언행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자초할 가능성이 있다. 그 전에 이들은 "반납하겠다" "기부하겠다"고 했고, "방법이 없으니, 일단 자금 동결 후 입법을 통해 반납할 방법을 찾겠다"는 식으로 국민 앞에 밝혔다. 

 

그러다가 선관위가 유권해석까지 내려서 '세금 먹튀당'이란 비판 또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까지 안내했는데, '비상식적'이라고 반발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은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미래'와 결별한 직후 '보조금 먹튀' 문제가 제기됐을 때,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사례가 없어서 법상의 반납 절차가 미비하다면 공적인 기부라든지 좋은 일에 사용하는 방식으로라도 진정성을 국민들께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며 “어제 당내 당직자 간 만장일치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반납 의지가 있는 상황에서 규정이 없다면 동결할거고 기부금 등 즉각 지출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개혁신당의 김용남 정책위의장도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월 21일, 이준석 대표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네 마리 말'쯤으로 소개한 바 있는 허은아 개혁신당 대변인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이 됐을 때 이것을 다시 나라에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법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그 비용 자체를 쓰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가 법안이 통과되면 바로 반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약하면,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개혁신당 인사들은 '보조금 반납 의사'를 지속적으로 강하게 내보였던 셈이다.  

 

문제는 선관위가 제시한 '특별 기부' 해법이 새로운 게 아니란 점이다. 이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취지의 조언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2월 2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의 보조금 문제에 대해 "당비를 모아 6억6,000만원을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어차피 급조된 정당이기에 자진 해산할 경우 국고에 반납되는 방법도 있다. 해산 후 재창당하면 된다. 결국 의지의 문제”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런데 그 전까지는 "방법이 없으니 보조금을 동결한 뒤, 입법을 통해 반환할 길을 찾겠다"는 식으로 의지를 보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를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으로 86억 보조금을 수령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이번에 또 위성정당을 차리겠다고 하면서 당직자를 대표로 임명하는 법무부 장관 출신 정치인이 얼마나 모순적이냐”라고 주장했다. 소위 '논점 흐리기'를 한 셈이다. 

 

위성정당은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 때문에 출현할 수밖에 없는 기형적인 정당이다. 이번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이와 같은 위성정당이 출현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재명의 선택' 때문이다. '준연동형제' 하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다면, 20석에 가까운 비례대표 의석을 날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결정권이 없던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것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위성정당' 문제를 그처럼 인식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궤변' '모순' 등을 운운해가면서 비판한 사실은 찾기 힘들다는 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를 선택했을 때 이준석 대표는 "지난 선거와 별 다름없는 움직임을 하게 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있을 것"이라고 하나 마나 한 비판을 한 점을 고려하면 이준석 대표의 반발은 공감을 얻기 쉽지 않다.  

 

만일,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국고보조금 반환'과 같은 효과를 갖는 '특별 기부'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말하는 '개혁'은 그저 구호에 불과했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대표 이하 개혁신당 관계자들이 그간 국민 앞에 내놨던 '국고 보조금 반환·의지' 역시 '거짓'이었다는 비판을 들을 우려가 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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