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이미 지난 정부에서 오랫동안 조사를 했다”며 “증거가 있었으면 (문재인 검찰이) 당연히 기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원장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이용우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 그 모친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각각 14억원, 9억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왜 다른 주가조작에 대해서는 엄벌한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김 여사에 대해서는 조사도 하지 않고 묵묵부답인가”라고 물었다.

이복현 원장은 이에 “그나마 증거가 있더라도 해당 피의자를 불러서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수 있는데 증거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난 정부에서 오랫동안 조사를 해왔고, 나도 20년 이상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다. 어떻게 보면 봐주기 했다는 취지의 주장인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톨의 증거가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다”고 지적하자 이 원장은 “그때 나도 이성윤 검사장을 모시고 중앙지검에 있었는데, 기소를 하려고 했는데 못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사건을 수사했던 이성윤 당시 지검장이 검찰 내 대표적인 반윤(反尹) 인사였던 만큼 증거가 없어 기소할 수 없었다는 취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지난 정부에서 이 건에 대해 검찰에서 굉장히 열심히 조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지난 2023년 2월 10일 1심 판결을 앞두고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김건희 여사는 13억9000만원, 그 모친인 최은순 여사는 9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의견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 원장은 지난해 2월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판결문을 보면 계좌 명의자가 수십 명이 나오는데 검찰에서 그중 1명을 기소했다”면서 “만약 다른 사람을 기소할 증거가 있었다면 기소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너무 정치적이어서 내가 (검찰에) 사표를 내고 나온 것”이라며 “진짜 팩트다. 너무 정치적이어서 제가 당시 검찰 지휘부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사표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지내던 2022년 4월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과 관련해 검찰 지휘부를 비판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금감원장으로 임명됐다.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