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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장관 발언에 '국민주권 부정' 운운하는 이재명의 '자기 부정'

국민 모두가 주권 행사하면 '국회'는 왜 있나? 헌법이 규정한 '대의민주제' 부정하나?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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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모든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면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는 발언과 관련해서 '즉각 경질'을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6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본회의장에서 총리와 장관들 발언을 들었는데, 이게 과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주권 국가의 장관, 총리가 맞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하면서 "통일부 장관이 '국민 모두가 주권을 행사하면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명백하게 국민 주권을 부정한, 헌법 제1조를 위반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이 당연한 원리를 통일부 장관은 부정하고 있다. 명백하게 전체주의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이 국회에서 국민 주권을 부정하고 헌법을 부정한 것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행위"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헌법을 부정하고 특히, 그 헌법 중에서도 가장 기본 중 기본 원리라고 할 국민 주권을 부정한 통일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재명 대표의 주장은 '헌법'과 배치된다는 지적을 피하기 쉽지 않다. 전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전형적인 뉴라이트 사고" "전체주의적 사고"라고 주장한 '문재인 최측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건영 의원이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에게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무슨 문제를 제기할 게 있느냐”고 묻자 “대한민국 헌법 1조2항에서 얘기하는 국민 주권론이라는 것은 주권의 소재와 행사를 구분하고 있다”며 “뒷부분에 얘기하는 것처럼 국민이 주권을 소유했지만, 주권을 직접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투표를 통해서 대통령을 뽑고 지역구 대표인 국회의원을 뽑아서 대표를 통해서 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한 김영호 장관의 '헌법' 설명은 '상식적'이다. 이를 놓고 '전체적주의 사고' '국민주권 부정'을 운운하는 것은 스스로 '헌법'에 대한 상식이 부족함을 자인하는 것과 같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셈이다. 또한 국민을 대신해, 국정은 견제·비판하고, 입법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우리 '헌법'이 규정한 '대의민주제'를 부정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주장이기도 하다. 

 

이는 김영호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 순간 이재명 대표 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 '정치 공세'를 위해 '헌법'이 규정한 '대의민주제', '헌법' 상 국회의 설치 목적과 권한 등을 부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이 '주권'을 행사한다면,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은 왜 필요한가 하는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우리 '헌법' 제1조 2항은 분명히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그에 따른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기술한다. 이에 대한 김영호 장관의 설명은 지극히 원론적이며, 상식적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국가 정책을 결정하지 않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의 '대표자'를 선출ㅎ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우리 '헌법'이 국회, 대통령, 정부, 법원 등을 '헌법기관'으로 정한 까닭은 또 무엇인가? 바로 '대의민주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국민 대표자'들이 국민을 대신해 국가 의사를 결정하게 하는 제도가 바로 '대의민주제'다. 

 

이재명 대표가 그렇게도 되고 싶어했던 '대통령', 그가 대선 낙선 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출마 선언'을 하고 그 자리를 차지한 '국회의원'이란 직책은 모두 '헌법'이 규정한 '대의민주제' 하의 '국민 대표'다. 주권자인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고, 국정을 견제하라고 뽑는 '국민의 대리자'다.

 

그런데도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합헌적'인 설명에 반발하고, '반헌법적' 운운한다면, 이재명 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스스로 '헌법'을 부정하고, '대의민주제'를 반대하고, 국회의 설립 목적과 운영 취지를 부인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 이재명 대표는 왜 그동안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고, 성남시장을 했고, 경기도지사를 지냈으며, 대통령이 되려고 했나. 왜 온갖 비판을 들으면서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인천광역시 계양구 을 지역구로 가서 국회의원이 되려고 했나. '이재명 민주당'은 왜 모든 사안을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지 않는가. 왜 '전국대의원대회' '중앙위원회'란 대의기관을 두고 있는가. 왜 당무위원회, 최고위원회, 전국위원회, 특별위원회, 당 사무처란 집행기관을 운영하는가. 

 

이재명 대표, 윤건영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국회는 지금 당장 해산해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도 없어야 한다. 모든 국민이, 모든 국정 사안을 표결로 정해야 한다. 이게 바로 그들이 얘기하는 '국민주권주의'인가.  

 

우리 국민이 사실상 '주권'을 행사하는 때는 '선거'가 유일하다. 이 역시 엄밀히 얘기하면, '주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주권을 위임할 '대리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일종의 '계약 행위'다. 이재명 대표 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대의민주제' 관련 설명이 '국민주권 부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들은 당장 지금부터 국회 해산 운동을 해야 하고, 그들 정당도 없애야 한다.   

입력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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