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이 사형집행 시설을 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시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장관은 최근 사형집행 시설을 갖춘 전국의 4개 교정기관에 시설 점검 지시를 내렸다.

전국 교정이관 중 사형 집행시설이 있는 곳은 서울구치소와 부산구치소, 대구교도소, 대전교도소 4곳이며 사형 방식은 교수형이다.  한 장관은  이 4곳의 시설 유지관리와 사형확정자 수형 행태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민국은 사형제를 존치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997년 이후 26년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사형 집행시설은 오랜 기간 사실상 방치상태에 놓였다.  현재 국내 사형수는 59명으로 연쇄살인범 유영철, 강호순, 정두영 등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흉악범 등에 대한 사형 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왔고 사형확정자가 교도관을 폭행하는 등 사형확정자 일부의 수형 행태가 문란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왔다.  법무장관이 직접 시설 점검 지시를 내린 것은 언제든 사형 집행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사형은 법무장관의 명령에 의해 집행한다. 다만 법무부측은 시설점검이 곧 사형을 집행하기 위한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은 사형제가 존치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1996년과 2010년 사형제에 대해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사형제 폐지에 대한 세 번째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돼 현재 헌재가 심리 중이지만, 이전 결정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형이 30년 이상 집행이 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돼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 장관은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지난 어느 정부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입장을 정한 바 없다"며 사형 집행에 대해 "형사정책적 기능, 국민의 법감정,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