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흉악범죄가 이어지는 데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담화를 열고 “의무경찰제의 재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총리는 “의무경찰은 기존 병력 자원의 범위 내에서 우리의 인력의 배분을 효율적으로, 효율화하는 방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의무경찰의 마지막 기수가 전역한 건 지난 4월이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이날 브리핑에 나서서 “4~5년 전 의무경찰이 2만5000명이 있었다”며 “(앞으로 의무경찰을) 최대 8000명 정도 운영하는 방안을 관계부처하고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신속대응팀으로 3500명 정도, 주요 대도시를 거점으로 하는, 기존 방범순찰대에 가까운 인력으로 4000명 정도 등 7500~8000명 정도 인력을 순차 채용해 운영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의무경찰제는 군 복무를 대체하는 전환복무의 형태로 1982년 신설됐다가 2017년 폐지가 결정됐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가 “경찰은 이제 본연의 임무인 국민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의무경찰제 폐지를 공약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당시 문 후보는 “의무경찰을 폐지하여 병역 자원으로 돌리는 대신 신규로 정규 경찰을 충원하여 민생치안 중심으로 배치하겠다”며 “이제 동네 구석구석에서 주민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경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때 “치안이 취약한 골목길, 놀이터, 공원 등의 환경을 개선하여 안전한 마을, 마음 놓고 다니는 동네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3일 총리 담화에서 최근 일어난 범죄에 대해 두 가지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범죄 장소가 다중운집장소 또는 둘레길과 같은 한적한 장소로 나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실 거기(다중운집장소)에 경찰력을 집중 운영하다 보니 이번에 있었던 산책로, 둘레길에서의 그와 같은 범죄가 사실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을 기존에 저희가 가진 경찰력만 가지고 전체를 다 커버하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14만 경찰이라고 흔히 얘기를 하지만, 일 시점에 길거리에 나가 활동할 수 있는 경찰력은 대략 그것의 한 4분의 1, 3분의 1 정도, 그래서 한 3만 명 내외”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이날 환자 의지와 관계없이 중증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키는 ‘사법 입원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신질환 문제는 그동안 중환자 관리 중심이었다”며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는 적기에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법 입원제의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여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호자에 의한 입원은 보호자에게 너무 과도한 부담을 주고, 행정 입원의 경우에는 민원 발생 등으로 행정기관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입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법 입원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이날 브리핑에 참여해 범죄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 장관은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구호가 대단히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쓰여야 할 예산”이라며 “최근에 서현역 피해자에 대해서는 검찰이 일단 지급보증을 한 이후에 거기에 맞춰서 지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가용한 범위 내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