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를 자처한 인물이다. 인권을 이렇게나 중요시한 그였지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은 잘 챙기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은 총선을 한 달 앞둔 2020년을 비롯해 두 번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씨는 2021년 6월 14일 당 대표 취임 첫 공식행보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기존 정치권 인사들이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순국선열과 전직 대통령들이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과 차별화된 행보였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 발언에 엄정하게 대응하는 만큼 천안함 폭침, 서해교전 등에 대해서도 왜곡과 편향 없이 기려야 한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안보 및 보훈관에 대해 이씨는 이렇게 말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의 도발을 인정하는 부분은 과거 민주당보다는 진일보했다."

문 전 대통령이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한 사실은 지적조차 하지 않았다. 

그랬던 이준석씨가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사건 75주년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념식 참석은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국민들께서 선거로 따끔하게 교정을 해주셔야 한다”고 불참한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기현 대표 등을 저격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은 2022년 4월 3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보수정당 최초의 대통령 당선인의 참석이었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4⋅3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뿐이다. 

다른 대통령들의 불참은 4⋅3 희생에 대한 추모가 자칫 남로당의 국가 전복 시도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1년 전인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4⋅3 추념식에 참석하기로 결심했던 것은 극단적으로 분열된 나라와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이씨는 대통령의 이런 노력은 모르는척 한 채 비판만 했다는 지적이다. 

이준석씨가 국민의힘에서 아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