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부산대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취소 처분을 막기 위해 대학측에 제출했던 병원 동료 탄원서에 대해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주작(없는 사실을 꾸며 만듦)’이라고 비판했다. 

부산대가 지난 4월 조민씨에 대한 입학 취소 처분을 내리기 전인 1월 20일, 조민씨 측은 한일병원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탄원서는 5월 31일 국민의힘 황보승희 국회의원이 공개했다.

모 법무법인이 파워포인트(PPT) 형식으로 작성한 이 탄원서에서 조씨 측은 “조민은 병원 수련을 하면서 조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라며 “첫 근무 당시 병원 관계자들이 조민의 인성이나 업무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했다. 그러한 편견을 깨고 지금은 의사로서의 능력도 인정받고, 동기 및 선배들과도 좋은 협업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정말 많은 눈물과 노력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씨 측은 “이러한 상태에 있는 조민에 대하여 ‘8년 전 입시에서 당락에 영향이 없었던 제출 서류’에 허위가 있었다는 사정으로 합격을 취소해 의사면허를 무효로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분”이라며 “이 사건 처분은 8년 가까운 조민의 노력이 부인되고 조민의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조씨 측은 한일병원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 의사들의 탄원서 일부 내용을 첨부했다. 이 탄원서에서 한 전문의는 “신경외과 스케줄이 끝난 뒤에도 병원에서 간혹 마주치는 조민 선생님은 치열하게 그리고 성실히 수련의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라며 조민씨가 심폐정지 환자 심폐소생술에 참가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전문의는 “조민 인턴이 ‘과장님 환자의 맥박이 다시 촉지 되기 시작합니다’라는 환자의 회생 신호를 최초로 보고했었고 심폐소생술에 참석하였던 모든 의료진들이 이를 통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면서 “환자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는 급박한 심폐소생술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냉철한 판단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라고 칭찬했다.

이에 대해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5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민 탄원서가 주작인 이유’라는 글을 올려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1. 심폐소생술이 길거리에서 이뤄진다면 몰라도 병원에서 이뤄지는 모든 심폐소생술은 모니터로 심전도를 보면서 행해진다. 따라서 심박동의 회복은 맥박의 촉지로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상에 나타나는 심전도상의 파형을 보며 알아차리게 된다. (심폐소생술의 목적은 1차 심박동의 회복, 2차 심기능의 회복이다.)

2. 맥박의 촉지는 부정맥의 회복이 아니라 심장의 수축기능까지 회복되어야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심폐소생술 시 맥박의 촉지로 심박동의 회복을 판단하는 의사는 없다. 단 심장기능의 회복 ROSC : 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은 맥박의 촉지를 통해 확인한다.

3. 심기능까지 회복된다고 해도 환자가 심정지에 이르게 된 근본요인이 사라지지 않으면 심정지는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뇌기능이 손상받을 가능성이 크다. 맥박이 촉지되었다고 의료진들이 '안도하는' 일이 없는 이유다.

노환규 전 회장은 “따라서 나는 저 탄원서의 내용이 주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노 전 회장은 “주작이 아니라고 치자. 맥박을 촉지하는 것은 일반인들도, 한의사도 가능한 일이다. 그것이 칭찬할 일인가?”라면서 “맥박을 촉지하는 행위 중 그 어느 순간에 침착함과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순간이 있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의사는 댓글에서 “심폐소생술시 자발순환 회복은 회장님 말씀대로 EKG변화를 통해 알 수 있고, A line, ETCO2변화 등를 통해 확인 가능하지만 PEA(pulseless electrical activity, 무맥성 전기 활동)가 있을 수 있어서 심전도 변화 뿐만 아니라, 보통 맥박을 촉지하는 과정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CPR상황시 인턴이 맥박을 촉지하여 ROSC를 판단하는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회장님 말씀대로 ‘주작이다’에 동의합니다”라며, 노환규 회장의 의견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