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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윤석열 장모 요양병원 사건... 최씨에게 무죄 선고

《월간조선》, 요양병원 사건 수사기록 최초 보도하며 법원 판단에 의문 제기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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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수십억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인경(가명)씨가 지난 7월 2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요양병원을 불법 운영해 수십억원대의 요양 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25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1심의 징역 3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2013년 2월 불법으로 요양 병원을 개설해 병원을 운영하고,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 급여 약 2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최씨를 2020년 11월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대해 1심은 작년 7월 “최씨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최씨를 법정 구속했다. 최씨 측은 “의료 재단 설립에 필요한 자금 중 일부를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것”이라며 “의료 재단의 공동 이사장에 취임했을 뿐이지 요양 병원의 개설이나 운영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이후 최씨는 작년 9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최씨가 요양 병원을 운영했다는 범행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동업자들과 공모해 건보공단에서 요양 급여를 부정 수급했다는 혐의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요약하면 장모 최씨는 주○○, 한○○, 구○○과 공모해, ▲형식상 비영리 의료재단을 설립한 것 같은 외관을 만들어 요양병원을 설립하고(의료법 위반)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2년 동안(2013년 5월 26일~2015년 5월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약 22억원을 편취(특경법상 사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씨와 한씨는 부부 사이며 구씨는 요양병원에 돈을 댄 투자자이다.


사실 요양병원 사건은 이미 수년 전 한 차례 법원의 판단이 이뤄졌다. 이 사건은 2014년 10월 16일 파주경찰서의 인지(認知)로 처음 수사가 개시됐다. 이듬해 7월 13일 고양지청 검사가 공소제기를 했고, 2016년 6월 3일 고양지방법원 1심 선고 공판에서 주○○, 한○○, 구○○ 세 사람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2017년 대법원은 주씨에게 징역 4년을, 한씨와 구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판결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불입건 됐다. 혐의가 인정될 만한 부분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20년 4월 7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함에 따라 요양병원 사건 재수사가 이뤄졌다.

 

아래는 본지가 요양병원 사건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작년 8월 보도했던 기사의 전문이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윤석열 처가 의혹 중 ‘요양병원’ 집중해부 [월간조선 2021년 8월호 보도]


⊙ 요양병원 사건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증거들

⊙ “병원 실제 운영했던 이는 최씨 아닌 주씨 부부”

⊙ 최씨 사위가 병원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증언들

⊙ “책임면제각서, 私人 간 작성된 각서일 뿐 법적 효력 없다”

⊙ 윤석열이 요양병원 사건에 관여? “당시 尹 좌천됐을 때였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3부(판사 정성균)는 지난 7월 2일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인경(가명·윤석열 장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최씨는 이날 법정구속이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약 22억원에 이르는 등 범행 규모가 크다”며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성실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최인경씨가) 범행을 중단시키거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책임면제각서를 받는 등 자신의 책임을 은폐·축소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국민건강보험공단)의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현행 의료법 33조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조산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등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최씨가 요양병원 설립에 관여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며, 그 과정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수급한 것 역시 부정한 편취에 해당한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다.
 
 
  최강욱·황희석의 고발로 재조사 착수
 

2020년 4월 7일, 최강욱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조대진 변호사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대표와 장모 최인경씨 등을 고발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민원실로 향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사건의 공소사실을 요약하면 최씨는 주○○, 한○○, 구○○과 공모해, ▲형식상 비영리 의료재단을 설립한 것 같은 외관을 만들어 요양병원을 설립하고(의료법 위반)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2년 동안(2013년 5월 26일~2015년 5월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약 22억원을 편취(특경법상 사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씨와 한씨는 부부 사이며 구씨는 요양병원에 돈을 댄 투자자이다.
 
  사실 요양병원 사건은 이미 수년 전 한 차례 법원의 판단이 이뤄졌다. 이 사건은 2014년 10월 16일 파주경찰서의 인지로 처음 수사가 개시됐다. 이듬해 7월 13일 고양지청 검사가 공소제기를 했고, 2016년 6월 3일 고양지방법원 1심 선고 공판에서 주○○, 한○○, 구○○ 세 사람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2017년 대법원은 주씨에게 징역 4년을, 한씨와 구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판결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불입건 됐다. 혐의가 인정될 만한 부분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20년 4월 7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함에 따라 요양병원 사건 재수사가 이뤄졌고, 지난 7월 2일 최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건의 내막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몇 가지 쟁점이 될 만한 부분이 있다. 우선 최씨가 요양병원 운영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요양병원(정확히는 ○○의료재단 명의의 △△△△△요양병원)의 설립 과정부터 알아봐야 한다. 의정부지법이 작성한 판결문에는 요양병원 설립 과정이 다음과 같이 적시돼 있다.
 
  〈주○○은 2012. 9.경 배우자 한○○과 함께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 ○○○-○○ 소재 지상 건물 1, 3, 4층을 손○○부터 매수하여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의료법인 명의로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하기로 마음먹었으나 건물 인수자금이 부족하자, 피고인(최씨)과 구○○을 동업자로 끌어들이기로 계획하였다. 이에 주○○은 2012. 9.경 피고인에게 ‘병원 사업을 하는데 2억원을 투자하면 병원을 운영하여 기존에 변제하지 못한 3억원까지 더해 5억원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구○○에게 ‘10억원을 투자하면 의료법인 이사장 직함을 주고 병원을 운영하여 월 4억원의 매출을 창출한 뒤 그 수익금으로 투자금을 모두 변제해주겠다’는 취지로 각 제안하였고, 피고인과 구○○은 위 제안을 받아들여 의료법인을 개설해 요양병원을 운영하기로 공모하였다.〉
 
  해당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최씨는 2억원을, 구○○은 3억원 등 총 5억원을 손○○에게 지급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3년 2월 6일경 ○○의료재단 명의로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 ○○○-○○에 △△△△△요양병원이 설립됐다. 최씨는 구씨와 공동 이사장에 선임됐다.
 
 
  최씨가 건넨 2억원, ‘투자’인가 ‘대여’인가?
 
  재판부는 최씨가 요양병원 설립 과정에 지급한 2억원을 ‘투자’ 개념으로 봤다. 최씨가 차후 요양병원의 수익을 공유할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씨 측 입장은 다르다. 최씨 측 손경식 변호사의 말이다.
 
  “당초 최씨는 주○○에게 3억원을 빌려주곤 돌려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씨는 최씨에게 ‘2억원을 더 빌려주면 종전 채무 3억원을 포함한 5억원의 채무에 관하여 확실한 담보책을 제공하겠다’는 요지로 간청했다고 합니다. 최씨는 2012년 9월 20일 2억원을 소지하고 주씨를 만나러 갔다가 손○○씨로부터 병원 건물을 매입하는 계약현장에 동석하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처음 보는 구○○이 손○○에게 3억원을 지급(투자)하는 상황에서 최씨도 손씨에게 얼떨결에 2억원을 지급했던 것입니다. 문제의 2억원은 결과적으로 의료법인 ○○의료재단이 손씨로부터 건물을 매입하는 자금으로 사용된 것이므로 최씨는 의료법인에 2억원을 대여한 셈입니다.”
 
  2016년 원 사건 판결문에는 주씨와 한씨 부부는 최씨에게 “2억원을 투자하면 5억원을 보장하여 주겠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대목이 있다. 손 변호사는 “이 표현은 부정확하다”며 “‘2억원을 빌려주면 기존의 채무금 3억원을 합하여 총 5억원의 채무에 관한 담보책 내지 보장책을 주겠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게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의 이 같은 설명은 주씨와 한씨, 구씨도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 사람의 피의자 신문조서(요지)에는 손 변호사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대목이 여럿 존재한다.
 
  〈주○○: 최인경이 낸 돈은 빌려준 돈이다.
 
  주○○: 최초 병원 사업을 구상하고 법인을 설립한 이는 주○○ 자신과 구○○이다.
 
  한○○: 최인경 회장이 낸 돈은 빌린 돈이다.
 
  한○○: 의료법인 이사 선임은 구○○이 주○○과 상의해서 했다.
 
  구○○: 최초에 병원을 하자고 한 사람은 주○○이고 최인경은 병원 건물 매매계약일 처음 보았다.
 
  구○○: 건물 구입에 관하여 계약 주도는 주○○이 했고, 대출은행 협상도 주○○이 했고, 구○○ 본인은 한 일 없이 가서 서명했다.〉
 
  주씨와 한씨 모두 최씨가 지급한 2억원을 ‘빌린 돈’, 즉 ‘대여금’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씨가 내놓은 2억원이 설령 투자금이라고 해도 이는 전체 투자자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실제로 엄○○와 조○○은 10억원 이상, 서○○는 6억원, 구○○은 3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구씨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기소되지 않았다(최씨는 불입건됐다가 작년 재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져 이번에 구속수감).
 
 
  최씨 아닌 주씨 부부가 실제 병원 운영한 정황
 
  법인 설립과 이사 선임, 계약 등 병원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도 주씨가 주도하고, 투자자 구씨의 조력(助力)이 있었음이 본인들의 진술을 통해 확인된다. 주씨의 아내 한씨 역시 병원 운영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요양병원에 6억원을 투자했던 서○○씨의 진술조서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주○○이 의사도 면접 보아 뽑았고 직원들도 모두 면접하고 고용하였으며, 병원 돈 관리를 부인 한○○이 했는데 주○○의 말이 없으면 10원도 보내주지 않았다… 자금 사용에 대하여는 한○○이 일을 하고 있고, 한○○은 주○○ 외에는 일체 열람을 허용하지 않는다.〉
 
  요양병원 의사와 간호사들도 한씨가 병원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의사 오○○씨는 “2014년 11월경 주○○ 이사장과 한○○ 이사의 면접을 보았다”고 말했다. 간호사 김○○씨도 “2013년 5월 말경 이사장 주○○으로부터 면접을 보고 채용되었고, 이사장 부인 한○○이 근무하고 있었다”고 했다.
 
  간호사 정○○씨는 “자신은 간호부장의 면접으로 입사했고 간호부장은 한○○의 지시를 받는다, 의사는 전적으로 주○○이 고용을 결정했다”고 기억했다. 심지어 물리치료사 원○○씨는 “○○의료재단에서는 한○○이 모든 일을 다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주씨와 한씨는 횡령 혐의도 받았다. 2015년 파주경찰서는 주○○과 의료법인 관련 전체 계좌를 압수수색해 자금의 행방을 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주씨와 한씨가 돌려막기식으로 자금을 차입한 정황을 발견했다. 특히 상당 금액을 주씨의 장모이자 한씨의 모친인 이○○ 명의의 ‘국제□□’ 계좌로 이체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주씨는 “세금 문제 때문에 부득이 이○○ 명의의 구좌에 송금하였던 적이 있지만 모두 회수해 직원 급여 등으로 사용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한씨는 검찰 조사에서 모친 명의의 국제□□ 계좌를 “자신이 관리했다”는 요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손 변호사는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요양병원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건 주씨와 한씨 부부였다”며 “최씨는 요양병원 설립·운영에 공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최씨는 주씨 말에 속아 2억원을 대여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최씨가 공동 이사장에 취임한 까닭
 
  그렇다면 최씨는 왜 요양병원 공동 이사장 직위에 올랐던 걸까. 손경식 변호사는 “최씨가 이사장으로 등재된 것은 피고인을 속여 2억원을 추가 대여받기 위한 주○○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손경식 변호사가 설명했듯이, 최씨는 당초 병원 계약 단계(최씨가 손씨에게 2억원을 지급하던 단계)에서 요양병원 설립·운영 등의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사장으로 등재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병원 사정을 잘 아는 이들에 의하면, 주씨는 최씨에게 ‘회장님이 이사장으로 등재돼야 내가 병원 경영을 마음대로 못 할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주씨는 관련 민사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은 의료법인 이사장으로 등기된 사실을 알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장을 하지 않을 테니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손 변호사는 “‘최씨가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계속 이사장 명의를 빼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담긴 주씨의 증언 녹취록도 있다”고 말했다. 최씨의 이러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주씨는 한동안 최씨의 이사장직을 유지시켰다. 2014년 5월 19일에서야 최씨를 이사장직에서 사임처리했다.
 
  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의 진술을 통해 드러났듯이 주씨가 실질적인 이사장 행세를 했다는 증언도 존재한다. 투자자 서○○씨도 “주○○은 의료법인 이사장, 병원장 명함을 모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에는 주씨의 명함도 제출됐는데, 명함에 적힌 주씨의 직함은 ‘이사장’이었다.
 
  최씨가 요양병원 경영에 관여했다면, 그에 따른 수익이 있어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최씨 측은 오히려 금전적인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최씨는 대여금 2억원을 포함해 요양병원 측에 총 4억2800만원을 빌려줬다. 이 중 1억5000만원은 주씨가 최씨에게 “병원 간호사 등의 월급을 지급할 돈이 부족하니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빌려준 것이다. 이때 최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빌려주면 주씨 등이 변제 노력을 성실히 기울이지 않을 것을 우려해 타인(他人) 명의로 대여해줬다고 진술한다.
 
  최씨는 요양병원 측에 대여한 4억2800만원 중 3억9700만원만 돌려받을 수 있었다. 주○○씨에게 최초 대여한 3억원은 변제받지 못했다.
 
  손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피고인 최씨는 주○○에게 돈을 대여(또는 투자)하고도 변제를 받지 못한 피해자일 뿐, 급여나 이자 등 어떤 명목으로도 수익이나 이익을 얻은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씨 사위 유모씨, 행정원장 역할 하려 했지만…”
 
  또 하나의 쟁점은 최씨의 사위 유○○씨가 요양병원 행정원장으로 근무했던 사실이다. 이는 최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는 하나의 정황 증거로 여겨졌다.
 
  2016년 법원 판단에 따르면, 최씨 사위가 서류상 2013년 2월 6일부터 6월 1일까지 행정원장으로 근무한 사실은 인정된다. 이때 유씨가 영양사와 서무 직원 등 3인의 채용과정에서 면접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다수의 의사와 간호사 등 핵심 인력은 주씨와 한씨 부부가 직접 면접을 통해 선발했다.
 
  유씨가 요양병원에 근무한 것 역시 주○○씨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주씨의 요청에 따라 최인경씨는 대여자 입장에서 요양병원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자 사위 유씨를 (병원에) 보냈고, 유씨는 그곳에서 2개월 정도 근무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서류상으로는 약 4개월 근무했다고 하나, 실제 근무 기간은 2개월에 불과했다고 한다. 투자자 구○○씨의 친족 최모씨의 진술을 보자.
 
  〈“유○○가 행정원장이기는 하나 경리, 회계, 구매업무 등 돈이 집행되어야 하는 일에 한○○, 주○○에게 실권이 있었다.”
 
  “유○○는 행정원장으로서 보유하여야 할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여 불만이 있었고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
 
  “최인경을 직접 보거나 통화한 적은 없고, 유○○도 처음에는 행정원장으로 역할을 하려 하였으나 주○○, 한○○의 견제로 실권을 못 얻고 요양병원이 수익을 얻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나간 것으로 생각한다.”〉
 
  물리치료사 원○○씨도 “행정원장들에 관하여 기억나지 않는다”며 “○○의료재단에서는 행정원장이 특별히 없었고 한○○이 모든 일을 다했다”고 진술했다.
 
 
  “책임면제각서, 私人 간 작성된 각서일 뿐 법적 효력 없다”
 
  최인경씨가 서명한 ‘책임면제각서’도 쟁점 중 하나다. 최강욱 의원과 황희석 최고위원이 최씨를 고발하며 ‘책임면제각서를 근거로 (최씨를) 기소하지 않은 것은 기소권 남용이며, 당시 대검 중수부 과장이던 검찰총장이 최씨의 사위라는 사실이 재량의 남용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손경식 변호사는 “문제의 책임면제각서는 사인(私人) 간에 작성된 각서에 불과할 뿐 법적 효력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손 변호사의 말이다.
 
  “피고인(최인경)이 (2014~2015년) 원 사건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았던 이유는 의료법인 설립 시 자금을 빌려준 사실은 있으나 병원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점이 수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또 피고인은 빌려준 돈의 상당 부분을 순차적으로 변제받았을 뿐 병원 운영자금의 조달이나 회계 처리에 관여하지 않은 점도 밝혀졌습니다.”
 
  문제의 각서 내용은 ‘주○○은 의료법인 인수 시부터 피고인 이사장 사임 시까지 본인이 운영·결재를 하였으며 본인이 행사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임하신 이사장님에게 민형사상 일이 발생 시 책임질 것을 각서합니다’이다.
 
  손 변호사는 “책임면제각서는 피고인이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확인차 받은 것”이라며 “병원 운영 관여를 인정하거나 그로 인한 법적 책임을 질 염려 때문에 받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이다.
 
  “각서는 주○○이 피고인이 이사장으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 모든 운영과 관련 결재를 주○○이 했고 피고인은 명의만 등재돼 있었음을 ‘확인’하는 내용일 뿐, 어떤 책임이 발생했을 때 이를 ‘면제’해준다는 내용이 전혀 아닙니다. 사인 간 작성한 책임면제각서로 법적 책임을 면피받을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2016년 원 사건 재판 과정에서 이 각서는 쟁점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사인 간에 작성한 각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재판부도 큰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으니 황당합니다.”
 
 
  최씨가 요양급여 편취한 금액이 22억원?
 
  이번에 1심 재판부(의정부지법)가 주된 양형 사유로 밝힌 요양급여 편취 금액(약 22억원)도 문제가 있다는 게 변호인의 입장이다.
 
  손 변호사는 “1심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더라도, 주○○이 요양급여 비용을 최초로 지급받은 2013년 5월 26일부터 2개월 뒤인 같은 해 7월 31일까지”라며 “요양급여 비용 최초 지급일을 기준으로 하면 (피고인 최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는 기간은 고작 2개월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 운영이 시작된 2013년 2월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이 관여할 수 있는 기간은 수개월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같은 해 7월 31일 이후엔 최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고 볼 정황이 없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그럼에도 1심 재판부는 2013년 5월 26일부터 2015년 5월 16일까지 약 2년간 받은 요양급여 비용 전체에 대해 피고인의 책임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손경식 변호사는 “최강욱 의원과 황희석 최고위원은 요양병원 원 사건 수사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개입해 최인경씨가 불기소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인해 좌천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원 사건 수사가 이뤄지기 약 1년 전인 2013년 10월 2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정감사장에서의 직설적 발언으로 직위해제되어 같은 해 12월 19일 정직 1개월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정직기간이 도과된 직후인 2014년 1월엔 대구고검 검사, 2016년 1월엔 대전고검 검사로 인사발령을 받아 좌천된 상태였고, 사표 제출을 종용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윤 전 총장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건 말도 안 됩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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