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년 만에 최대폭인 19.08% 상승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보유자의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투기 및 시세차익과 무관한 실거주 1주택자도 세금폭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은 과도한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부담을 지게 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5일 2021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안을 발표했다.국토부는 이 안을 토대로 소유자 의견 청취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친 뒤 내달 29일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예정안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19.08% 상승했다. 지난해 상승률 5.98% 보다 17.94%포인트(p) 증가한 것이며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22.7%)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시·도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모두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세종시가 70.6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변동률을 보였다.  세종에 이어 경기 23.96%, 대전 20.57%, 서울 19.91%, 부산 19.67%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공시가격이 높아지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 9억원(1주택 기준) 초과 아파트가 21만5700가구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종부세 대상은 전국 기준으로 3.7%인 52만5000여 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30만9300여 가구보다 21만5700가구 증가한 수치다. 서울에서만 13만 2200가구가 늘었다. 이 기준에 따라 서울 전체 아파트(258만3000가구) 중 종부세 대상은 16.0%(41만3000가구)에 달한다. 

뿐만아니라 공시가격은 재산세 등 조세 부과 기준이 되며 건강보험료 산정 등에도 활용된다. 따라서 집값이 올랐지만 차익을 실현하지 못한 1주택자들도 재산세, 종부세, 건강보험료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서울의 공시가 상승률은 지난해(14.73%)보다 더 오른 19.91%로, 자치구 별로는 노원구 상승률이 34.6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성북구(28.01%), 강동구(27.25%), 동대문구(26.81%), 도봉구(26.19%), 성동구(25.27%), 서대문구(22.59%), 금천구(22.58%), 구로구(22.48%), 강북구(22.37%) 등의 순으로 높았다.

한편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 펜트하우스 청담'으로 조사됐다. 전용면적 407.71㎡의 올해 예정 공시가격이 163억2000만원이다.  이어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전용면적 273.64㎡, 72억9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