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다"는 말 앞에서 이의를 제기하기란 쉽지 않다. 공공성을 내세우는 순간 반박은 어려워지고, 반대 의견을 내면 "공공성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국내 규제개혁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혁우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바로 이 구조를 문제 삼는다.
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이 4월 30일 펴낸 이혁우 교수의 신작 『가짜 공공성: 모두를 위한다는 거짓말』은 공공성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위선과 오류를 정면으로 파헤친 사회비평서다. 전자책으로 출간됐다.
저자는 공공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공공성이라는 달콤한 명분이 정치적 사익의 포장지로, 시장을 억압하는 구실로, 정부 비대화의 알리바이로 전락하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한다. 책은 그 패턴을 7개 챕터에 걸쳐 추적한다.
1장은 공공성이 어떻게 성역이 됐는지를 추적한다. 루소의 '일반의지'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허상임에도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이라는 포장으로 자기 욕망을 전체의 의지로 둔갑시키는 메커니즘이 핵심 소재다. '정치적 올바름'이 자유를 포위하고, '사회적 약자'라는 말이 전가의 보도처럼 남용되는 현실도 짚는다. 2장은 국회를 향한다. "공익은 명분이고 사익은 본능이다"라는 소제목이 말해주듯, 국회가 포퓰리즘 입법을 통해 가짜 공공성의 생산 공장이 되어가는 과정을 고발한다.
3장과 4장은 시장과 인간 본성에 대한 오해를 다룬다. 세상을 바꾼 것은 상인이었고 분업과 교환이야말로 인간이 서로를 돕는 방식이라는 점을 짚으며, 정부가 개입할수록 시장이 꼬이는 역설을 풀어낸다. 5장과 6장이 이 책에서 가장 뜨거운 지점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안전운임제, 대형마트 영업규제, 교육환경보호구역 등 생활 속 구체적인 정책들을 도마 위에 올려 '좋은 취지가 좋은 효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핵심 명제를 반복해서 증명한다.
마지막 7장은 기득권의 칸막이를 걷어내고 낡은 규제를 깨뜨리는 '열린 사회'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저자 이혁우 교수는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을 역임했고 한국규제학회와 좋은규제시민포럼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규제를 규제한다》, 《규제관리론》 등을 저술한 규제 분야의 전문가다.
이 책은 모든 글이 한두 페이지 분량의 칼럼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 관심 가는 꼭지부터 펼쳐 읽거나 주변 사람과 한두 주제를 놓고 잡담을 나눠도 좋도록 설계됐다. 저자는 "가짜 공공성을 벗어던지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하며 규제개혁과 자유의 회복을 촉구한다.
1997년 자유시장경제 창달을 목적으로 설립된 자유기업원은 시장경제 확산을 위한 연구·교육·정책 제안 활동을 해온 민간 싱크탱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