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배경. 관동과 관서를 나누는 조에쓰선 시미즈 터널을 빠져나오면 펼쳐지는 그곳, 일본의 니가타(新潟)현이다. 해발 2000m가 넘는 에치고 산맥을 넘어가는 길을 작가는 ‘국경을 넘는다’라는 표현을 썼다. 동해에서 부는 눈바람은 에치고 산맥을 넘지 못하고 니가타에 눈을 쏟아낸다. 니가타는 하룻밤 새 1m가 넘는 눈이 내리는 대설지역이다. 니가타는 일본 스키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1911년 오스트리아의 레르히 소령이 니가타에 와서 일본인들에게 스키를 가르쳤다. 니가타 조에쓰시의 가나야산 스키장에는 레르히의 동상과 스키 박물관이 있다.
눈 이야기를 늘어놓자 치면 할 말이 너무나도 많은 곳이 니가타현이다. 귀가 따갑도록 늘어놓는 가이드의 장황한 설명을 자장가 삼아 잠에 들고 깬 아침. 호텔 방에서 창 밖을 바라보니 장관이 펼쳐졌다. 밤사이 온 동네를 뒤덮어버릴 듯 무섭게 내리던 눈이 멈추고 온통 하얀 눈밭이다. 마침 아침 해가 묘코산(2454m) 위로 떠올라 흰 눈에 붉은색을 더한다. 구름이 덮여 장엄한 자태를 뽐내는 산 밑으로 휘날리는 하얀 눈덩이는 역동성을 더한다. 설명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설국의 아침이다.
묵은해를 떠나보내며 하늘이 많은 눈을 쏟아냈던 2013년 12월 어느 날 아침, 여행지에서 만난 멋진 풍경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배경. 관동과 관서를 나누는 조에쓰선 시미즈 터널을 빠져나오면 펼쳐지는 그곳, 일본의 니가타(新潟)현이다. 해발 2000m가 넘는 에치고 산맥을 넘어가는 길을 작가는 ‘국경을 넘는다’라는 표현을 썼다. 동해에서 부는 눈바람은 에치고 산맥을 넘지 못하고 니가타에 눈을 쏟아낸다. 니가타는 하룻밤 새 1m가 넘는 눈이 내리는 대설지역이다. 니가타는 일본 스키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1911년 오스트리아의 레르히 소령이 니가타에 와서 일본인들에게 스키를 가르쳤다. 니가타 조에쓰시의 가나야산 스키장에는 레르히의 동상과 스키 박물관이 있다.

묵은해를 떠나보내며 하늘이 많은 눈을 쏟아냈던 2013년 12월 어느 날 아침, 여행지에서 만난 멋진 풍경을 독자에게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