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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어느 대부업체 직원의 고백

채무 패턴을 보면 인생이 보인다!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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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미필자와 조직폭력배는 대출 안 해줘
⊙ 돈 빌리는 주부들 “우리 남편에겐 절대 비밀로…”
⊙ 대부업체 직원, “대출 거절했던 고객 이름, 사망자 채권에서 발견했을 때 큰 충격”
서울 강남의 한 대부업체 모습. 대부업은 경제불황을 먹고 사는 대표적인 업종이다(사진은 기사 안의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신청부터 승인까지 11초면 됩니다〉, 〈누구나 쉽고 빠른 대출〉. 텔레비전만 켜면 쏟아지는 대부업체 광고문구다.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어떤 사람들이 왜 대부업체의 문을 두드릴까. 사채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러 번 보도됐다. 그들이 아닌, 대부업체 직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다.
 
  대부업은 불황을 먹고 자라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지난 2009년 금융감독원이 대부업체 실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3년간 대부잔액과 거래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5조1천억원에서 8조4천억원으로 대부잔액이 늘었고, 같은 기간 거래자 수는 143만명에서 250만명으로 증가했다.
 
  통계가 아니라 대부업체의 생생한 내부 얘기를 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형 대부업체는 물론 대형 대부업체도 속내를 보이길 꺼려 했다. ‘고리대금업’이나 ‘악덕 추심’ 등 대부업체에 덧씌워졌던 이미지를 의식해서인 듯했다. 취재 의도를 밝히자 아예 연락을 끊는 경우도 있었다.
 
 
  “대출 심사 3년차, 탐정 수준이 됐다”
 
  수소문 끝에 대부업체 근무경력 3년차 A씨와 2년차 B씨를 만날 수 있었다. 두 명 모두 ‘대부업계 빅5’에 속한 대형업체에서 근무 중이다. 대부업계 빅5로는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 바로크레디트, 리드코프가 꼽힌다. 텔레비전 광고를 하는 업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A씨와 B씨는 수도권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두세 군데의 직장을 비정규직으로 옮겨다니다 대부업체에 입사했다. 대부업의 이미지 때문에 입사를 주저했지만, 정규직으로 바로 입사가 가능하다는 점과 전 직장보다 연봉이 높다는 점 때문에 눌러앉게 됐다. 이들이 일하는 회사의 초봉은 대졸 사원 기준 각각 2천만원대 중반과 초반이다. 대부업체 직원들의 이직률은 꽤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함께 입사했던 동료들 중 상당수가 벌써 그만뒀다”고 했다.
 
  먼저 A씨를 만나봤다. A씨는 대부업체 본사에서 대출 심사를 맡고 있다. 광고를 보고 대부업체로 직접 전화하는 신규고객의 서류를 검토한다. 신규 대출 기준으로 하루에 검토하는 서류는 대략 40건가량이다. 이 중 대출 승인을 해주는 것은 평균 6건이다. 15%가량 통과시키는 셈이다. “생각보다 하루에 처리하는 건수가 적다”고 묻자 A씨는 “서류만 보고 돈을 내어주는 게 아니라 일일이 전화로 확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의 설명이다.
 
  “광고에서처럼 10초 만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건 소액 신용대출이에요. 50만원 내외의 금액은 신원 확인만 되면 거의 빌려주거든요. 제가 심사하는 건 그보다 큰 금액의 신용대출이에요. 대부분 1천만원 미만의 대출이죠. 고객에게 직접 전화해서 서류에 기재한 내용이 맞는지, 돈이 왜 필요한지, 일은 하고 있는지 등등을 물어봅니다. ‘200만원 빌려주면서 이런 것도 물어봐요?’ 되묻는 고객들도 있어요. 신용 하나만 보고 돈을 빌려주는 건데 어쩔 수 없죠.”
 
 
  군 미필자는 자동 탈락
 
  대출 가능 여부와 가능 금액은 기본적으로 신용등급과 현재 소득, 기존 채무를 고려해 정한다고 한다.
 
  러시앤캐시 등의 일부 대형업체는 자체적인 시스템(CSS)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고객의 정보를 입력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자동으로 계산되어 나온다.
 
  중소 대부업체에 문의해보니 “기존 고객 정보가 많은 대형업체에서나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대부업체는 기본적인 재무 정보에 심사 직원이 추가로 알아낸 정보를 결합해 대출 금액을 정한다. 소유하고 있는 주택의 시세나 동거인 여부까지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심사 직원의 ‘순발력’과 ‘감’이 꽤 중요한 셈이다.
 
  A씨는 “대출 심사를 하다 보니 이제는 거의 탐정 수준이 됐다”고 했다. A씨의 말이다.
 
  “대부업체에서도 기피 고객이 있어요. 군미필자가 대표적이에요. 군대를 갔다오지 않고, 부모와 떨어져 아르바이트하며 혼자 사는 미혼 남성은 100% 대출이 안 된다고 보면 돼요. 군대에 가버리면 돈을 어디서 받아요. 군 제대자 검색하는 사이트에서 군필 여부를 필히 확인합니다. 무직자도 기피하지만 모두 거절하는 건 아니에요. 부모와 함께 살면 승인 가능성이 높아요. 대부분 부모가 대신 갚아주거든요. 2백만원가량은 빌려줘요. 그런데 부모와 정말 함께 사는지 확인해야 되잖아요. 집에 전화를 걸어요. 부모로 추정되는 사람이 받으면, 취업정보 사이트라고 속여서 물어봐요. ‘구인 정보가 있는데 누구누구씨 취직하셨나요? 같이 살고 계시죠?’ 같은 식이에요. 거의 탐정 수준이죠. 이때 고객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명되면 대출 금액을 낮추거나 대출을 거절해요.”
 
 
  “요즘 자식들은 부모 빚 안 갚아준다”
 
  대부업체는 발신만 되고, 받은 사람이 다시 걸면 계속 통화중으로 나오는 전화번호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확인 작업에 사용되는 번호다.
 
  대출 기피층에는 ‘조폭’도 포함된다.
 
  “유흥업 종사자와 조폭은 안 빌려줘요. 예전에 연 69%씩 높은 이자를 받을 때는 빌려줬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엔 일절 거절해요. 말투만 들으면 쉽게 가려낼 수 있어요.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업장 관리하는데, 이제 휴대폰 매장 내려고요’ 이런 식으로 답해요. ‘월급은 어떻게 받고 계세요?’ 물으면 ‘매출에서 현금으로 가져가는데요’ 답하는 식이에요. 그러면 전산상에 ‘나이트클럽 종사자’라고 기록해요. 이 사람은 적어도 저희 회사에서는 앞으로 영영 대출 못 받는다고 보면 돼요. 전과자도 안 돼요. 가끔 보면 개인신용정보의 주소지 중 하나가 파출소로 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요. ‘아 전과자구나’ 직감적으로 판단하죠.”
 
  노인과 외국인도 기피 대상이다.
 
  “연령 제한도 있어요. 여자는 65세까지, 남자는 61세까지만 빌려줘요. 요즘 자식들은 부모님 빚 안 갚아주잖아요. 조선족과 화교도 안 돼요. 귀화했어도 안 돼요. 뿌리가 없어서라고 할까, 대신 갚아줄 가족이 없잖아요. 동남아 국가 등지에서 온 결혼 이주자도 안 돼요. 이 사람들이랑 결혼한 사람들도 대출 가능 금액이 낮아요. 기본적으로 맞벌이가 힘들다고 보기 때문에 상환 능력을 낮게 보는 거죠. 인종을 떠나서 순전히 돈을 잘 갚을 수 있을까 하는 잣대로 판단해요.”
 
  사기 대출도 가려낸다.
 
  “미심쩍은 대출 신청이 종종 있어요. 본인 거주 확인도 되고, 휴대폰 번호 확인도 되는데, 목소리가 나이랑 안 맞는 거예요. ‘고객님 목소리가 20대 같지 않으신데요’ 물으면 ‘아니에요. 저 맞아요’라고 답해요. 그러면 제가 영상통화 하자고 해요. 그 고객님은 ‘제 휴대폰은 2G라 영상통화 안 돼요’라고 답해요. 이상하죠. 요즘에 어느 20대가 2G폰을 쓰나요? 알고 보니 엄마가 딸 이름으로 대출을 받으려고 한 것이더라고요.
 
  하루 심사건의 10%가 사기 대출 시도였던 적도 있어요. 거의 가족의 짓이에요. 광고만 보고 전화 한 통화면 진짜 대출이 되는 줄 알고 하는 거죠.”
 
 
  “여성은 숨만 쉬어도 기본 100만원 대출 가능”
 
  무조건 환영하는 성별이나 직종도 있을까. A씨는 ‘여성은 무조건 환영’이라고 했다.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해요. 여자는 숨만 쉬어도 기본 100만원은 대출해준다고요. 여성 고객의 연체율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낮아요. 거의 절반 수준이에요. 전업 주부들도 대출 많이 받아요. 전업 주부들은 소득이 없으니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안 해주잖아요. 대부업체에서는 배우자의 소득과 직장을 보고 해줘요.”
 
  대출을 받는 주부 중 99%가 ‘우리 남편에게는 꼭 비밀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한다고 한다.
 
  “배우자를 보고 대출을 해주는 거잖아요. 정말 배우자가 그 직장에 다니는지, 함께 사는 건 맞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비밀은 지켜줘야 되니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요. 일단 배우자의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요. 미발신번호로 걸죠.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정보 확인을 해요. ‘누구누구님 맞으십니까, 여기는 XX우체국인데요, 건강보험 XX지사에서 등기물이 있습니다. 해당 지역의 집배원이 바빠서 오늘 안으로 등기우편 배달이 안 될 것 같아서요, 다른 주소로 발송해드릴까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의심을 안 해요. 건강보험은 다 가입되어 있잖아요. 그런 다음 다시 물어요. ‘아내분 것도 있는데 함께 보내드릴까요?’ 이때 대답이 중요해요. 이혼을 했거나 별거 중인 경우에는 백발백중 ‘아 저한테 보내지 마세요’라고 답해요.”
 
  ‘혹시 남편에게 전화했느냐’며 다급하게 연락을 하는 주부들도 있다고 한다.
 
  “대화 중에 배우자가 대부업체 전화인지 눈치를 챈 것 같으면 얼른 끊어요. 그런데 그 후에 고객이 전화를 걸어와 다급한 목소리로 물어요. ‘우리 남편한테 전화했어요?’ 안 했다고 하죠. 그런데 남편이 단순히 저와의 전화 통화 때문에 의심하는 게 아니에요. 뭔가 이상하니까 의심하는 거예요. 돈을 빌리는 사람은 계속 빌리거든요. 사고치는 사람들이 또 사고를 치는 격이죠.”
 
 
  공무원은 대환영
 
  주부들이 돈을 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 카드값 등 생활비와 친정에 급하게 돈이 필요한 일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카드 대금이나 현금서비스 대금을 갚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친정에 긴급 지원을 해주기 위해서 빌리기도 하고요. 간혹 불륜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있어요. 대출 신청을 받으면 저희가 최근 3개월치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하거든요. 모텔에서 결제한 내역이 몇 번 있는 거예요.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주부 고객이랑 통화를 하는데 옆에서 남자가 ‘얼마 대출해달라고 해라’라는 식으로 계속 지시를 하는 거예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요. 그래서 물었어요. ‘고객님, 옆에서 남자 분이 계속 말씀하시는데 관계가 어떻게 되세요?’ 그랬더니, ‘아, 아는 지인이에요’라고 답하더라고요. 미심쩍어서 통장 내역을 찬찬히 살펴봤더니 불륜으로 의심되는 내역이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대출은 해줘요. 어차피 불륜과 상환능력은 크게 상관이 없잖아요. 그래도 많이는 안 내줘요. 이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가장 환영하는 직종은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대환영이에요. 그렇지만 그다지 신청 건수가 없어요. 남편이 공무원인 주부는 주부 중 최고 대우를 받아요. 기본 900만원 이상 승인해줘요. 그런데 그런 분들은 이자가 아까워서 얼른 중도상환하더라고요. 직업군인은 종종 있어요. 하사관은 대환영이에요. 적어도 3~4년간은 소득이 확실히 들어오잖아요. 대출 상환 만기일자를 제대일 내로 정해줘요. 연체하면 부대로 전화하면 되니까요. 중사까지는 봤는데, 그 위 계급으로는 빌리는 사람 아직 못 봤어요.”
 
  A씨는 덧붙였다.
 
  “기자가 대출 신청하는 경우도 아직 한 번도 못 봤어요.”
 
  의사나 가게 ‘사장님’들도 돈을 빌린다.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며칠만 쓰겠다고 대출 신청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예를 들면 병원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하는데 잠깐 현금이 안 도는 거죠. 이럴 때 남한테 싫은 소리 하느니 대부업체에서 빌리는 거예요. 절차도 까다롭지 않고 이율도 생각보다 높지 않거든요.
 
  1천만원을 빌리면 하루 이자가 만원이 안 돼요. 5만원 이자 내고 1천만원 일주일간 빌리는 식인 거죠. 이런 사람들은 금방 갚아요. 사실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별로 돈이 안 되는 손님이죠. 대부업체에 이익이 되는 사람들은 서민이에요. 오랜 기간 빌리고 그만큼 이자를 많이 내잖아요.”
 
 
  가난한 사람이 돈 잘 갚아
 
  이번에는 B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대형 대부업체 중에는 당 법인의 규모를 키우지 않기 위해, 혹은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목적으로 계열사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경우, 대표 브랜드인 러시앤캐시와 미즈사랑, 원캐싱 외에도 아프로캐피탈을 소유하고 있다. 산와머니로 유명한 산와대부는 YK대부를 따로 설립했다. 웰컴크레디라인대부에는 웰컴론 외에 애니원캐피탈, 조이크레디트 등의 자회사가 있다.
 
  자회사, 계열사들은 대출금을 나눠서 부담하거나, 연체 가능성이 높은 채무자의 채권을 떠맡고, 이미 채무가 있는 고객에게 추가 대출을 해주는 등의 역할을 한다. 제3금융 내의 진정한 제3금융인 셈이다. 대출 심사를 통과한 고객이 900만원을 빌리길 원할 때, 3개의 계열사가 각 300만원씩 빌려주는 식으로 영업한다.
 
  B씨는 대형 대부업체의 자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자연히 신용등급이 낮거나 개인회생 이력이 있는 고객의 비율이 높다. 개인회생 이력이 있는 사람도 돈을 빌릴 수 있는지 기자가 의아해하자, B씨는 “개인회생 이력이 있는 사람의 연체율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높지 않다”고 했다. B씨의 설명이다.
 
  “보통, 대부업체 고객 중에 돈을 안 갚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신용등급이 낮다고 돈을 안 갚는 게 아니에요. 채무의 패턴이 중요해요. 고객의 통장내역과 채무내역을 보면서 전화통화를 하면 그 고객이 왜 돈을 빌리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머릿속에 그려져요. 조금씩 빌리고 갚고, 또 조금씩 빌리는 고객이 있어요. 가족관계 보니까 아이가 세 명인데 월셋집에 살아요. 통화를 해보면 전화기 너머로 아기 우는 소리가 들려요. 이런 사람은 대개 생활비를 위해 빌리는 거예요. 이런 사람은 등급이 낮아도 소액이나마 대출을 해주려고 해요. 지점장 권한으로 일정 금액은 조정이 가능하거든요. 소액씩 생활비를 빌리는 사람의 연체율은 높지 않아요.”
 
  B씨는 “개인회생 제도가 악용되는 경우가 있다”고도 했다.
 
  “고의로 돈을 잔뜩 빌려서 개인회생을 신청하고 채무 감면을 받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사람은 채무 기록을 보면 구분해낼 수 있어요. 특별한 이유없이 몇 달 안에 갑자기 여러 대부업체에서 몇천만원씩 빌리는 식이거든요. 저도 알아보는데 개인회생 심사하는 분들은 금방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사람들의 채무를 감면해주느라 정말 어쩔 수 없이 채무를 진 사람들이 구제를 못 받는 것 아닌가요?”
 
 
  빚을 지는 습관 조장할 때 죄책감
 
빚 감당이 어려운 경우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개인회생 절차가 있으나, 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대부업체 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바로 ‘추심’이다. 집이나 직장으로 찾아간다거나 독촉 문자를 보내는 무서운 광경이 떠오른다. B씨는 “대형 대부업체의 경우 금감원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추심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만약 고객에게 언성을 높이거나 인격 모독성 발언을 했다고 가정해봐요. 고객이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금감원에 신고하면 큰일 나는 거죠. 안 그래도 대부업체 이미지가 안 좋은데… 각 직원마다 고객만족지수를 체크해서 근무평가에 활용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경우는 가끔 있어요.
 
  특히 남자 직원의 경우, 연체건 때문에 고객과 통화하다가 너무 화가 날 때가 있잖아요. 고객이 약을 올리거나 욕을 한다거나… 그러면 회사 전화를 끊고 본인의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해서 같이 욕을 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적발돼서 징계를 받는 경우가 있어요.”
 
  대부업체 관계자 C씨는 “영세한 대부업체나 무허가 대부업체의 경우 무리하게 추심을 하는 경우가 아직도 있다”고 했다. 대부업에는 대출금을 못 받아 손해를 입는 ‘대손’이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데, 대손을 어떻게든 없애려고 하는 경우다.
 
  B씨는 일하다가 종종 죄책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가끔 이렇게 돈을 벌어야 하나 싶을 때가 있어요. 대부업체들은 조금이라도 돈을 많이 빌려주려고 해요. 대부잔액이 올라가면 보통 대손율이 떨어지거든요. 실적 압박이 있을 때는 기존에 대출을 한번이라도 이용했다가 갚은 사람들에게 제가 먼저 연락해요. 또 빌려가라고요.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이 순순히 빌려가요. 그런 식으로 빚을 지는 습관이 몸에 배는 거죠. 그런데 ‘김미영 팀장입니다, 고객님은 얼마까지 대출 가능합니다’ 이런 식의 문자는 대부분 대부중개업체가 무차별로 보내는 문자예요. 저희는 그런 식으로는 영업 안 해요.
 
  이럴 때도 있어요. 연체율이 높지 않은 여성 고객의 경우 일단 이자만 상환하도록 해요. 왜냐하면, 대출 기간 중간에 대출 이자율이 내려가도, 기존에 이뤄진 대출 건은 이자율이 유지되거든요. 고객 입장에서 보면 대부업체의 이자율 상한이 내려갔을 경우, 기존의 대출을 얼른 중도상환하고 다시 빌리는 게 훨씬 유리해요. 그런데 이자율이 내려갔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이런 사람은 원금도 못 갚고 몇 년간 계속 고금리의 이자만 내고 있는 거예요. 알려줄 수도 없고 마음이 안 좋죠.”
 
 
  고객이 자살한 걸 알았을 때 충격받아
 
  큰 충격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객이 사망하면 더 이상 추심을 안 해요. 실질적으로 감면되는 거죠. 제 동료가 사망자 채권 목록을 보다가 본인이 통화했던 고객의 이름을 발견한 거예요. 기록을 찾아 보니 추가 대출 신청을 거절했던 고객이었대요. 젊은 나이였으니 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낮고… 동료가 그날 몇 번을 묻더라고요. ‘내가 추가 대출 승인했으면 안 죽었을까? 나 때문에 자살한 건가?’ 이런 일이 가끔 있어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게 그런 사람들은 개인회생 제도나 햇살론처럼 기댈 데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죽어요. 그저 벌어서 갚아보려고 하다가 감당이 안 되니까 절망하고 자살하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업체에서 계속 일하는 이유를 물었다.
 
  “돈 때문이죠. 정규직 취직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지금 회사가 업무량은 많지만 대우는 좋은 편이고요. 가끔 보람을 느낄 때도 있어요. 정말 돈이 필요한데 은행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 있잖아요. 건물 청소하는 아주머니들,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취업 준비생들, 이런 사람들은 제1금융권 전산상으로는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제가 하는 일이, 이런 사람들이 정말 급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을 때가 있어요.”
 
  B씨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아예 돈을 빌리지 않는 편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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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운    (2013-10-10) 찬성 : 362   반대 : 308
신용카드는 외상카드, 대출차용은 게으른 사람들이 이용하는 돈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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