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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화제

親朴은 한국판 太子黨인가

용인술일까, 유력 자제들의 성향 때문일까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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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행복캠프 핵심 요직 5명, 유력 집안 2세
⊙ 외곽에서 지원하는 핵심 인사까지 합치면 10명 넘어
⊙ 트라우마인 배신감이 특유의 用人術로 이어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참석해 제막 퍼포먼스에 참가하고 있다.
  “여긴 입에 금수저 물고 태어나지 못하면 발을 붙이지 못하겠구먼.”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 몸담았던 사람이 최근 기자와 만나 이런 얘기를 했다. 이 사람은 올해 7월 구성된 박근혜 경선캠프(국민행복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라는 캠프에 포함되지 못한 그가 불평불만으로 이런 얘기를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치권의 여기저기에 귀동냥을 했다. 정치권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들은 정치권 내부에서 남들이 모르는 인맥(人脈)을 꿰뚫고 있다. 그들은 친박(親朴) 중에 유독 ‘유력 자제들’이 많다고 귀띔해 줬다. 실제 그들 사이에선 이런 얘기들이 나온 지 오래된다고도 말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선 한동안 ‘웰빙(wellbeing)정당’ ‘초식(草食)공룡’이란 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왔다. 법원과 검찰에서 고위직을 거친 변호사들이 유독 많고, 재산도 다른 당 소속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의원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을 위해 또는 국민들을 위해 궂은일에 적극 나서려 하기보다는 국회의원을 적당히 즐기고 있다는 뜻에서 이런 평가를 듣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새누리당도 여전히 부자 정당, 웰빙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한 번 덧씌워진 이미지는 짧은 기간에 탈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웰빙의 대표적 직역(職域)으로 분류되는 법조계 인사들의 숫자가 올해 4·11 총선(19대)에서는 큰 변동이 있었다. 18대 총선만 해도 법조계 출신 당선자가 한나라당 33명, 민주당 16명이었다. 이런 통계가 19대 4·11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19명, 민주통합당 21명으로 당선자 수가 역전됐다. 한 번이라도 판사나 검사, 변호사를 지냈는지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적이 있는 인명진(印名鎭) 목사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엘리트·부자정당’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 상당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치권 화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실제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후보의 주변에 유독 한국판 태자당(太子黨·중국 혁명원로 자제와 친인척 집단·상세한 것은 소박스 참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19대 총선 법조계 출신 당선자는 민주통합당이 더 많아
 
  우선 박근혜 경선캠프인 국민행복캠프 요직에 누가 들어도 알 만한 집안 배경을 가진 정치인 5명이 포진했다. 김종인(金鍾仁)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잘 알려진 대로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고(故) 가인(街人) 김병로(金炳魯) 선생의 손자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는 김재열(金載烈)씨로 보성전문학교와 일본의 규슈 제대(帝大) 법대를 졸업하고, 일본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 변호사 시보(試補)를 마친 후 변호사 개업을 준비하던 중 병으로 만 31세에 요절했다. 당시 김 위원장의 나이는 5세였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김 위원장은 주로 할아버지로부터 가정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김 위원장은 “가인께서는 ‘너는 아버지가 안 계시지만 그래도 너를 돌봐 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지 않으냐. 조금도 외로워하지 말고 공부 잘하여 세상을 떳떳하게 살아가면 밥 굶는 일은 없는 법’이라며 용기를 북돋워 줬다”고 회고했다. 김 위원장 주변 인물들에 따르면 그의 어린 시절은 물질적으로 그다지 풍족하지 못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밖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김 위원장을 깊게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가까운 친박계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김 위원장의 예측력에 크게 감탄한 것으로 안다. 6·2 지방선거부터 4·11 총선까지 김 위원장이 예상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며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직을 마치고 독일로 잠깐 여행을 갔을 때 박 전 대표가 전화로 직접 캠프 합류를 요청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적은 없지만,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네 차례나 역임했다. 민정당에서 시작해 새천년민주당까지 섭렵함으로써 지금의 새누리당, 지금의 민주통합당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권력자에게 쓴소리를 하지 않는 정치권의 일반적인 행태와 달리 김 위원장은 하고 싶은 말을 감춰 두지 못하는 성격으로도 이름 나 있다.
 
  총괄부본부장으로 임명된 김호연(金昊淵) 전 의원의 아버지는 한화그룹 창업자인 고(故) 현암(玄岩) 김종희(金鍾喜) 회장이다. 김 전 의원의 백부(伯父)는 한국국민당 총재를 지낸 6선 의원의 고(故) 김종철(金鍾哲)씨다. 김 전 의원은 2010년 7·28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지만 2012년 치러진 19대 4·11 총선에서 낙선했다. 김 전 의원의 형은 김승연(金升淵) 한화그룹 회장이다.
 
  캠프 조직 본부장직을 맡고 있는 홍문종(洪文鐘) 의원의 부친은 홍우준(洪禹俊) 경민대학교 학장이다. 홍 학장은 11, 12대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홍우준·홍문종 부자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기북부(의정부)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06년 ‘강원도 수해지역 골프’ 파문으로 한나라당에서 제명, 재기가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받아 오던 홍 의원은 지난 2월 복당하자마자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수해 골프’ 말고도 두 차례의 선거법 위반, 세 차례의 당적 변경과 학교공금 횡령 의혹까지 받는 홍 의원의 공천을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캠프 공보단장인 윤상현(尹相現) 의원의 아버지는 전두환 대통령 재임 시절 한국투자신탁 사장을 지낸 윤광순(尹光淳)씨다. 윤 의원의 경우 아버지 보다 아내가 더 유명인사다. 그의 아내는 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 총괄회장의 조카인 신경아씨다. 윤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녀인 전효선씨와 1985년 결혼을 했으나 2005년 이혼, 2010년 신씨와 재혼했다.
 
  캠프 여성 대변인인 조윤선(趙允旋) 전 의원은 조용섭 부림문화발전연구회 이사장의 딸이다. 조 이사장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서 1953년 세워진 한국농약(현 동부팜한농)에 입사, 부사장까지 지냈다. 조 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에 대해 “68세에 영어를 배우겠다고 LA에 이어 호주에까지 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열정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태자당이란
 
  중국 공산당 혁명 원로의 자제와 친인척들로 구성된 일종의 정치 계파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부모의 후광을 받는 집단이다. 태자당은 혁명 1세대 자녀 가운데 1명씩을 고위직에 임명해 덩샤오핑(鄧小平) 복권에 기여한 데 대한 보상을 해 주자는 중국 혁명 1세대인 보이보(薄一波)의 아이디어를 덩샤오핑이 받아들이면서 탄생했다.
 
  태자당 출신으로는 고(故) 시중쉰(習仲勛) 부총리의 아들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보이보의 아들인 보시라이(簿熙來) 전 충칭시 서기,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양자인 리펑(李鵬) 전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아들인 윈윙쑹(溫雲松) 중국위성통신그룹 대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장?헝(江綿恒) 중국 과학원 부원장 겸 상하이 연합투자 대표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김태환 정우택 김세연 서병수…
 
   물밑에서 박 전 대표를 지원하는 인사 중에도 유력 집안의 자제들이 많다. 최경환(崔炅煥) 총괄본부장과 함께 캠프 밖에서 언론 접촉을 담당하는 3선의 김태환(金泰煥) 의원은 고(故) 김동석 전 의원(4대)의 아들이자 별세한 허주(虛舟) 김윤환(金潤煥) 전 의원의 동생이다. 부친(父親)인 김 전 의원은 구미 오상 중·고등학교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친박계 최고위원인 정우택(鄭宇澤) 의원의 부친은 옛 농림부 장관과 5선 의원을 지낸 고(故) 정운갑(鄭雲甲) 전 의원이다. 정 의원은 “아버지가 신민당 총재 권한대행으로 바쁘실 때 옆에서 초선, 재선 등 의원들을 분류해 놓고 전화번호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보좌관 역할을 했고, 아버지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러 가실 때는 제가 운전을 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 의원과 박 전 대표의 인연은 2006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자민련 출신인 정 의원을 5·13 지방선거 충북도지사 후보로 영입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충북도지사로 공천한 정우택 후보는 한나라당에서 충북 드림팀을 조직할 때 중심이 되는 사람으로 한나라당 인재영입 1호였다. 충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했다.
 
  친박계로 비대위에서 활동했던 김세연(金世淵) 의원은 5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별세한 김진재(金鎭載) 전 의원의 아들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81년 11대 총선 때 부산 동래구에서 민정당 소속으로 처음 금배지를 달고난 뒤 금정구로 지역구를 옮겨 13·14·15·16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모나지 않은 온화한 성품과 겸손함으로 정치권 안팎에 지인이 많았다. 김 의원의 할아버지는 부산의 향토기업인 동일고무벨트의 창업자인 김도근씨다. 동일고무벨트는 연 매출 3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진석(鄭鎭碩) 전 의원의 부친은 6선을 지낸 정석모(鄭石謨) 전 내무장관이다. 정 전 의원은 서울 중구에서 4선을 노렸으나, 서울을 휩쓴 정권 심판론 바람에 주저앉았다. 그는 16·17대 때 충남 공주·연기에서 당선했고, 18대에선 비례대표로 3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에도 공주·연기를 희망했으나, 새누리당은 서울 중구에 그를 전략 공천했다. 종로의 홍사덕(洪思德) 후보와 함께 서울 한복판에서 야당 바람을 막으라는 뜻이었지만, 결국 실패한 시도로 끝났다. 최근 정 전 의원은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낙점됐다. 그를 임명한 강창희(姜昌熙) 국회의장은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다.
 
  서울 마포을 지역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한 친박계 김성동(金盛東) 전 의원은 김수한(金守漢) 전 국회의장의 아들이다. 김 전 의장은 현재 새누리당 경선관리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김 전 의원은 최근 당 통일위원장에 임명됐다.
 
  친박 핵심으로 당 사무총장을 맡은 4선의 서병수(徐秉洙) 의원의 부친은 서석인(徐碩寅) 전 해운대구청장이다. 그는 아버지를 보면서 정치의 꿈을 키웠다. 서 전 구청장은 부일석유 회장, 부일여객 대표를 역임했다. 이 밖에 비대위에서 활동했던 이양희(李亮喜) 성균관대 교수는 이철승(李哲承) 전 신민당 대표의 딸이며, 탈박(脫朴) 논란을 빚은 유승민(劉承旼) 의원은 13·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이다. 또 현역으로 강남 벨트에서 유일하게 공천을 받은 친박계 유일호(柳一鎬) 의원의 부친은 5선을 지낸 고(故) 유치송(柳致松) 민한당 총재이다.
 
 
 
‘개천에서 용난’ 사람이 안 보여

 
   단순히 명문가 출신 인물들이 박 전 대표 주변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무작정 비판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여권에서는 수년째 ‘박근혜 대세론’이 유지돼 왔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정치 지형에서 유력 인사의 2세가 새누리당 주변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민주통합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DJ) 사후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등을 거치면서 더욱 좌클릭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성향상 민주당과 뜻을 같이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직접 그들을 발탁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재로선 그들의 인선 배경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박 후보 주변에서도 인물의 기용 배경을 알고 있는 이가 드물 정도다. 한 친박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좋은 집안의 인물들이 캠프 요직에서 활동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자금(資金)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기용한 것은 대선 과정에서 일절 비공식적인 후원을 받지 않겠다는 박 전 대표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인물들이 그 직책에 어울리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홍문종 의원이 조직 관리를 잘할지, 자신의 선거에도 패배한 김호연 전 의원이 총괄부본부장 역할을 잘해 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친박계 인사 중에서도 ‘집안 좋고,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뽑힌 인물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박 전 대표의 용인술에 실망감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다. 대선 캠프가 다시 꾸려진다면 몰라도, 지금의 경선 캠프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황태순(黃泰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사회는 탈계급사회를 지향합니다. 해방 이후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사례도 무수히 봐 왔고요. 그런데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계층이동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이런 상황에서 잘난 아버지의 잘난 자식들이 대를 이어서 호의호식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어떻겠습니까. 박 전 대표가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도 주변에 배치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박 전 대표도 우리 이야기를 대신해 줄 수 있겠구나고 생각하겠지요.”
 
 
  “그분들이 잘하면 아무 문제 없다”
 
   김광림(金光琳)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장은 “민주통합당 후보들 주변에도 흔히 말해 금수저 물고 태어난 분들이 많은데 박 전 대표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맞지 않다. 솔직히 그런 분들이 주변에 많다고 하는데 그 주변의 의미가 모호하다. 캠프 내에 이런 인물들이 많은지, 아니면 사조직에 많이 포진돼 있는지 이런 것을 명확하게 해야 오해에 소지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런 문제가 부각되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적 위화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남부럽지 않은 집안 배경을 가진 정치인들은 명문대를 졸업했고, 재산 또한 상당했다.
 
  19대 총선 전인 3월 23일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변동 및 등록사항’에 따르면 김호연 전 의원의 재산은 2250억5866만원이었다. 충남 공주시 대지 및 임야와 한화·빙그레 등 유가증권 등이 주요 재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세연 의원은 1145억9663만원을 기록했으며, 윤상현 의원은 자신의 재산으로 212억7438만9000원을 신고했다. 홍문종 의원은 41억7493만7000원으로 신고했지만, 직계존비속의 재산신고는 거부했다. 이 밖에 서병수 사무총장이 38억6466만원, 김태환 의원이 28억4393만원이었다. 조윤선 전 의원의 경우는 2008년 7월 28일 공개된 재산을 보니 66억3454만원이었다. 이와 관련, 조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과 함께) 변호사 하면서 꼬박꼬박 모은 돈”이라면서 “그중 28억원은 시부모님 재산”이라고 했다.
 
  이택수(李澤秀) 리얼미터 대표는 “비리 문제가 발생했다면 모를까 단순히 재산이 있는 유력 집안 2세가 등용되고, 이들이 활동한다고 해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분들이 잘한다면 무슨 문제가 생기겠느냐”고 했다. 여전히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라우마인 배신감이 특유의 용인술?

 
2012년 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대위회의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초대 대법원장을 역임한 김병로 선생의 손자인 김종인 위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캠프 구성과 관련 정치인 등 유명인사 2세가 대거 포함돼 기존 새누리당의 ‘엘리트·부자 정당’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킬 것이란 지적이 나옴에도 박 전 대표가 이들과 함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정확한 이유는 박 전 대표만 알 터이다. 정치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신율(申律)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박 전 대표가 사람을 쓰는 데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혹평했다. 그냥 맹목적으로 자신이 아는 인사들을 중용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이다.
 
  “박 전 대표가 자신과 비슷한 사람만 골라 쓰는 것은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능력보다도 아는 사람을 쓰는 거예요. 근데 이게 걱정인 이유는 사담 후세인이 동네 사람들만 썼거든요. 정통성이 취약했던 정권 사람들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데, 아버지 정권의 정통성이 취약한 것을 봤을 때 아버지의 요행수를 그대로 배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황태순 위원은 박 전 대표의 트라우마인 배신감이 이러한 특유의 용인술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어린 시절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퍼스트레이디’ 역할까지 하며 권력의 최정상에 섰지만, 부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고 ‘독재자의 딸’로 몰려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야 했다. 권력의 최정상에 있을 때 가깝다고 믿었던 측근들이 한순간에 등을 돌리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래서 검증된 사람을 좋아한다. 어떤 사람이 아버지에게 충성했다면 그 자식들도 자신에게 충성할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검증하려 하기보단 검증되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회전문 식으로 돌려쓰는 것이다”고 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는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선대 때부터 검증돼 왔던 사람들과 그 자녀를 중용하는 것이다. 훌륭한 분들이 유력 집안의 인재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나쁘게 보는 것은 잘못됐지만 현 경선캠프 구성원만 봤을 때는 개천에서 용 날 가능성이 전무한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국민은 대선 후보 캠프의 면면, 그들의 활동과 언행, 그들이 내놓은 정책과 비전들을 보고 대통령을 뽑는다. 특정 후보의 주변에 특정 직역이나 특정 출신이 많다면 시비거리가 되게 마련이다. ‘친박은 한국판 태자당인가’ 이런 질문에 누구도 자신있게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른 대선 후보 진영보다 많다는 사실이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다는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로서는 신경 쓰일 만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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