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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보도지침’ 2만8500쪽 全文 분석

“(제1연평해전은)김대중 반역집단이 옷로비 등 위기탈피 위해 무장도발을 조작한 것”

글 : 김정우  월간조선 기자  hg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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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기자활동상식》 총 100권, 북한發 괴담의 종합선물세트
⊙ 金日成·金正日 우상화… 韓·美 역대 대통령에겐 원색적 비난
⊙ ‘한국군 勝’ 제1연평해전을 “남조선 괴뢰의 계획적 도발에 10여척 격파 수백명 살상” 날조
⊙ “CIA는 예산 55% 군사정변 선동작전에 탕진… FBI는 자국민의 사고방식·식생활까지 감시”
⊙ “신앙 자유 보장한다”며 “종교는 모두 허황한 것, 선교는 美帝의 침략수단”
⊙ “적대국 사람 만나면 장군님의 위대성과 우리式 사회주의의 우월성 선전하라”
북한 《기자활동상식》.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선전매체 기자 교육을 위한 자료집이 최근 무더기로 유출됐다. 《기자활동상식》이란 제목의 이 문건은 주제별 50~600쪽으로 구성된 책을 10권씩 10묶음으로 모은 것으로, 총 2만8583쪽(100권) 분량이다. 대북매체인 《자유북한방송》이 최근 북한 내부 정보원으로부터 PDF 파일 형태로 입수한 것을 본지에 제공했다. 지난해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3권에 대한 일부 내용이 짧게 언급된 적은 있으나, 100권 전체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월간조선》이 전문(全文)을 분석한 결과, <수령> <역사> <국제관계> <군사> <남조선관계> <문학예술> <체육> <철학종교> <과학> <건강> 등 주제에 따라 분류된 책들은 북한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의 5공화국 시절 폭로돼 많은 논란을 낳았던 ‘보도지침’과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인 ‘북한 보도지침’, 정확히 말해 북한의 매체 통제지침인 셈이다.
 
 
  기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
 
1999년 6월 제1연평해전을 보도한 《조선일보》. 한국군이 승리한 교전에 대해 북한 《기자활동상식》 자료는 “남조선 괴뢰의 계획적 도발에 10여 척 격파 수백 명 살상”이라며 결과를 반대로 조작했다.

  일반 상식을 제외하면 김일성(金日成)과 김정일(金正日)을 향한 노골적 찬양과 미국에 대한 비난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김정일을 “행성의 최고·최강의 령도자(영도자)”라 칭하고, 미국은 “세계 최대의 인권 불모지”로 정의하는 식이다. “김영삼은 집권욕에 물젖은 놈”, “클린턴은 호색한 카사노바도 무색케 할 인물”이라 부르는 등 한미(韓美) 양국 주요인사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북한 인민군 대위 출신인 김성민(金聖珉)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북한에서 ‘남조선관계’나 ‘국제관계’ 등은 일반 주민이 잘 모르는 분야”라며 “북한에서 비밀 문건을 꽤 봤다는 탈북자들도 모두 몰랐던 자료”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와의 문답이다.
 
  ―특정 선전매체 내부 교육용 자료인가, 전 매체가 참고해야 하는 보도지침인가.
 
  “북한에서 기자는 중앙당 간부가 비준하는 정치일꾼으로 보통 주민과 다르다. 회사에 관련 없이 전(全) 기자를 교육하는 자료다. 한국으로 치면 보도지침과 비슷하지만 내용은 황당하다. 매체 기관과 조선콤퓨터쎈터(KCC)가 함께 제작한 자료라고 들었다. 우리는 북한 내(內) 한 기자로부터 입수했다.”
 
  ―기관의 가이드라인을 선전매체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나.
 
  “자료에 포함된 내용 중 상당 부분은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모를뿐더러 알 방법도 없다. 기자들에게 그만큼 정보의 범위를 넓혀 주고 확실하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식이다. 기존 보도된 기사를 그대로 전재한 부분도 있지만, 어떤 기사를 쓰든 해당 자료 내용을 벗어나지 말라는 뜻이다. 무조건 지켜야 한다.”
 
  ―작성한 시기는 언제인가.
 
  “이번에 입수한 10묶음은 1999~2004년 사이 작성됐다. 매년 한두 차례 새로운 내용을 10권씩 만들어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후 4~5권 정도 더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입수는 못했다.”
 
  ―최근 평양 시민 210만명 신상자료가 《주간조선》을 통해 보도되는 등 북한 내 비밀문서 관리에 큰 허점이 있음이 드러났다. 무슨 의미인가.
 
  “현재 《자유북한방송》에만 PDF 파일로 저장된 체제 선전용 서적 1500권, 전자대백과사전 30권, 비공개 강연자료 및 지도 100여 건 등 방대한 자료를 6년여간 입수해 보관하고 있다. 정보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은 체제에 큰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김정일 정권의 내부 통제력이 그만큼 많이 약해졌다.”
 
 
  “원폭 아닌 金日成 투쟁으로 日帝 패망”
 
  언론의 자유라는 개념조차 없는 북한에서 보도지침은 곧 정권의 공식 대외입장이다. 일반상식은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한 편인 반면, 정치·역사·외교 분야는 상당 정보가 사실 관계에 기초하기보단 음모론과 괴담을 모은 것에 불과해 자료의 신뢰성 수준이 상당히 낮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자료에 필수로 포함되는 내용은 김일성·김정일 부자(父子)에 대한 찬양이다. 첫 번째 묶음의 제1편(1-1편)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인류의 마음속에 영원불멸할 것이다>란 자료에 따르면 김일성의 연설, 결론, 담화, 논문, 강의록 등이 1860건에 달하고, “인민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헌신으로” 1945년 10월부터 휴일도 없이 2530여 일을 주요시설 시찰에 사용했으며, 세계 70여 개 나라 및 국제기구에서 180여 개의 최고훈장과 메달을 수여받고, 30여 개 도시가 명예시민 칭호를 준 “수천 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위대한 수령”이다. 첫 단계부터 정상적 ‘매체’와는 거리가 멀다.
 
  1-8편 <토막상식>엔 “사람의 필적과 성격”이란 대목이 있는데, 김정일의 필적에 대해 “경애하는 장군님의 필적은 절세 위인의 필적으로서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가장 완성되고 세련된 서예의 극치”라며 “속도감과 운동감이 집중적으로 표현, 침체와 주저를 모르는 완강한 투지와 무한대의 힘과 용기, 천재적 예지와 무비(無比)의 담력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일제패망에 대해선 “미국이 침략적 야망을 이룩하기 위해 일본에 원자탄을 투하했지만, 전쟁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오직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현명한 령도(영도) 아래 전개된 항일 무장투쟁 때문에 일제는 급속히 패망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음은 김 부자에 대한 칭송 중 일부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시대와 혁명, 인류 앞에 쌓아 올리신 불멸의 업적으로 하여 세계혁명적 인민들과 진보적 인사들, 정치가들로부터 ‘수령 중의 수령, 위인 중의 위인’, ‘세계가 선망하는 21세기 지도자, 특유의 공산주의 정치수령’, ‘주체의 대성인’, ‘행성 최고최강의 령도자’로 다함 없는 존경과 흠모, 격찬을 받고 계신다.” (2-1편 <21세기의 태양 김정일동지>)
 
  “(김일성) 회고록에 대한 독자 대열이 급속히 확대되는 속에 해마다 많은 해외동포와 외국의 벗들이 우리나라 외교대표부와 해당 기관 앞으로 자기들에게 회고록을 더 많이 보내 줄 것을 절절히 당부하는 편지들을 끊임없이 보내 오고 있다. 그들은 편지에서 끝없는 흥분과 깊은 감동 속에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회고록을 읽은 소감에 대해 격정에 넘쳐 토로하고 있다.” (3-1편 <백두산3대장군의 위인상>)
 
 
  “美 컴퓨터도 인정한 金正日의 지략”
 
  “수령복(福)이란 말은 일찍이 없었다. 그것은 그 어느 시대, 그 어느 나라의 인민도 그러한 복을 느끼지도 누리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영광스러운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 와서야 우리 민족, 우리 인민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받아 안고 누리는 수령복으로 하여 수령복이라는 말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4-1편 <수령과 혁명>)
 
  “어떤 장군이 명장인가. 어버이 수령님이시야말로 이 세상 모든 장군을 다 합친 장군보다 훨씬 더 위대한 장군, 명장 중의 위대한 명장이시다. 오늘 우리는 어버이 수령님과 똑같으신 또 한 분의 위대한 장군을 모시는 크나큰 행운을 받아 안았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었다. ‘나는 우리나라에 또 한 사람의 장군, 김정일 장군이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또 한 분의 위대한 장군, 위대한 명장이 계신다. 동서고금의 이름난 명장들을 다 합친 명장보다 더 위대하신 두 분의 명장, 백두산장군이 이 땅에 계신다.” (9-1편 <군사>)
 
  “미제는 최근 수천 대의 컴퓨터를 가동해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장군님의 군사적 지략과 령도의 특징을 도출하였는데 그 답은 첫째, 판단이 정확하다, 둘째, 결심이 단호하다, 셋째, 타격이 무자비하다는 것이 나왔다고 한다.” (2-6편 <군사>)
 
  ‘수령’에 대한 칭송만큼 ‘미제(美帝)’에 대한 비난도 자주 등장한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게 미국은 초기부터 학살, 침략, 약탈로 시작돼 악행을 지속하는 나라로 풀이된다.
 
  “…콜럼버스가 1492년 10월 12일 3척의 선박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 서방 식민주의자들은 이리떼처럼 몰려들었다. 영국 식민주의자들은 아메리카대륙의 원주민 인디언들을 닥치는 대로 무참히 학살하면서 대서양 쪽 13개 주를 장악하고 1776년 7월 4일 영국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립’을 선포했다. 이때로부터 미제의 저주로운 침략과 약탈의 역사가 시작됐다.” (1-4편 <국제관계>)
 
  자료는 ‘미 중앙정보국’(CIA)에 대해 “세계 여러 나라에 지부를 두고 정탐, 파괴, 암해 활동을 벌인다”며 “국회 심의 없이 돈을 마음대로 쓰고 연간 180억 달러 예산 중 100억 달러 이상이 외국 정복을 위한 군사정변이나 기타 비밀작전 수행에 탕진된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미국 공민들의 전화 대화를 도청하고, 특수장치를 설치해 공민들의 사고방식과 식생활까지도 감시하는 등 무제한 권한을 부여받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에선 3500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려”
 
  자료는 미국을 “일본강점기엔 일본과 한편이 돼 우리 민족을 수탈했고, 6·25 도발을 자행했으며 현재는 빈부격차, 인종차별 등 인권유린 행위가 끝없는 세계최대의 인권불모지”로 정의했다. 정치범 수용소와 공개처형 등으로 대표적 인권탄압국이 된 북한이 인권선진국 미국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 중 미국에 대한 내용의 일부다.
 
  “미제 침략자들은 쪽발이와 한 짝이 돼 조선의 노동운동, 민족해방운동을 파괴하기 위한 책동을 악랄하게 벌였다. 3·1인민봉기(3·1운동) 때 일제가 조선인민을 무력으로 가혹하게 탄압하도록 적극 추동했으며 조선에 대한 일제의 식민지통치를 극구 찬양하였다. 미제는 이와 같이 일제와 공모결탁해 우리 인민의 민족적 자주권을 짓밟고 우리나라의 수많은 재부(財富)를 약탈해 간 우리 인민의 철천지 원쑤다.” (2-2편 <우리나라의 력사>)
 
  “만단의 침략전쟁 준비를 끝낸 미제는 1950년 6월 25일 남조선 괴뢰군을 사촉하여 공화국 북반부(북한)를 반대하는 침략전쟁을 일으켰다. … 북침 핵전쟁 불장난을 그칠 새 없이 벌여 조선반도의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켰으며 제 놈들이 이미 짜 놓은 ‘조선전쟁 각본’을 더욱 완성해 나갔다. 남조선 인민들과 세계 진보적 인민들의 항의규탄에도 불구하고 철면피하게 남조선주둔 제 놈들의 침략 무력을 교활하게 증강하였으며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육 무기들과 군사기술 장비들을 남조선에 체계적으로 끌어들였다.” (2-6편 <군사>, 2-2편 <우리나라의 력사>)
 
  “지금 미국에서는 3500여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동냥으로 연명해 가는 가족 수는 해마다 10%씩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1450만명의 어린이가 빈궁 속에서 헤매고 있다. 집 없는 사람이 700만이며, 1000만명의 실업자가 거리를 메우고 있다. 그들은 먹고 살아가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하고 있다.” (3-4편 <국제관계>)
 
  “딸라(달러)는 미국사회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도 대법원장도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그리고 은행 총재도 회사중역도 딸라 앞에서는 잡부처럼 비굴하게 삽살개처럼 아첨한다. 그들은 실로 딸라를 위하여 자식을 팔며 서로 피를 흘리며 딸라를 위하여 죽기도 한다.” (4-3편 <세계와 현실>)
 
  “오늘 미 제국주의자들은 겉으로는 ‘평화’요, ‘인권’이요 하고 요란스럽게 떠벌리지만 그 간판 뒤에서 가장 악랄한 침략전쟁을 실시하고 있으며 세계도처에 침략의 마수를 뻗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제를 현 시기 제국주의의 우두머리이며 침략과 전쟁의 원흉이라고 한다.” (7-1편 <국가와 정치>)
 
 
  “언더우드 3대의 행적은 종교 침략역사의 축소판”
 
  “미제는 21세기에 들어와 우리 공화국을 ‘악의 축’으로 선포하고 또다시 ‘핵 소동’을 일으키면서 육해공군의 방대한 침략 무력을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 집중배치하고 남조선에서 선제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각종 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였으며 ‘선 핵 포기, 후 대화’라는 최후통첩적인 요구를 내들고 정세를 전쟁접경으로 몰아갔다.” (9-1편 <군사>)
 
  북한 정권이 미국만큼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기독교다. 대외적으론 “신앙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주장하지만, 지금도 북한 지역 곳곳에 ‘침투’한 기독교인들이 공개적으로 고문·처형당하고 있다. 기독교가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전파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료는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를 “허황한 것”으로 규정하고 미국 선교사들을 “조선침략을 위해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는 승냥이 무리”라고 비난했다. 2-2편 <우리나라의 력사>에 수록된 선교사 관련 내용 중 일부다.
 
  “미제 선교사놈들은 조선식으로 변성명을 하거나 중으로 가장하고 각지를 싸다니면서 우리나라의 지리, 인구, 풍습, 주민들의 동향 등을 정탐하기도 하고 ‘수도원’을 만들어 부녀자들을 꼬여다가 부화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그곳을 정탐 소굴로 만들었다.”
 
  7-4편 <전쟁과 군사>편에선 “미제는 일제에게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내맡긴 후에는 이르는 곳마다 ‘교회당’을 세워놓고 여기서 부녀자들을 강간해 죽이고 어린이들을 짐승먹이로 내던져 죽였다”며 “오죽했으면 ‘교회당’을 ‘살인당’이라고까지 하였겠는가. 미국선교사들이 운영한 ‘병원’들이라는 것도 산 조선사람들을 대상으로 치료보다는 침략전쟁 수행에 필요한 생화학무기들의 인체반응 실험을 직접 감행한 생체실험장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국에 처음 기독교를 전파한 언더우드(Underwood) 선교사는 극악한 파렴치범으로 묘사됐다. 자료는 “종교의 탈을 쓰고 우리나라를 침략하기 위해 날뛴 놈들의 책동과 언더우드놈의 죄행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언더우드놈이 죽자 그 아들놈이 제 아비의 뒤를 이어 조선에 기어들었으며 제 아비가 세운 ‘연희전문학교’ 교장으로서 숭미·공미사상을 고취하며 살인, 강도, 간첩, 파괴 등 온갖 못된 짓을 다하였다. 그러다가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시기 부산에 쫓겨가서 제 명을 다 살지 못하고 뒈졌다. 이놈 역시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제 맏아들놈을 불러놓고 조선에서 할애비와 아비가 다하지 못한 일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지껄였다.
 
 
  “충북 인민들, 수령님의 영생 확신”
 
  그후 언더우드 3세놈도 남조선에서 미제의 식민지예속화 정책과 침략전쟁 도발책동을 집행하는 하수인으로 악랄하게 날뛰었다. 언더우드 3대의 더러운 행적은 흉악한 종교 침략역사의 축소판이며 미제 선교사놈들이야말로 십자가를 목에 걸고 온갖 만행을 다 저지른 승냥이무리들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2편 <우리나라의 력사>)
 
  “남조선 관계”로 불리는 대남(對南)관계는 허위사실, 괴담, 노골적 비난 등으로 가득하다. 자료는 1999년 6월 발생한 ‘서해사건’(제1연평해전)을 “우리 공화국(북한)을 노린 미(美) 군부 호전계층의 비호하에 남조선 괴뢰 군부가 계획적으로 일으킨 무장도발 사건”으로 규정했다. “유고사태 종결 국면이 한반도 제2의 발칸전을 일으킬 호기”란 근거로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주도하에 유도-함선충돌-선제사격-무장공격확대 4단계 대북도발작전, 이른바 ‘WS-99작전’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대중 반역집단이 ▲옷 로비 사건 ▲보궐선거 참패 ▲여권 내 갈등 ▲IMF 사태 등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무장도발을 조작했다”고 했다. 해당 내용은 1999년 7월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바 있다.
 
  자료는 “우리(북한) 해군은 교전에서 10여 척의 괴뢰군 전투함선을 격파하고 수백 명을 살상하여 순간에 북침기도를 좌절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제1연평해전의 결과는 정반대다. 남한 피해는 함정 2척 파손에 부상 9명에 그쳤으나, 북한 피해(추정)는 함정 침몰 2척, 파손 5척, 사망 30명, 부상 70명이다.
 
  자료는 남한의 대표적인 ‘파쇼악법’으로 국가보안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집시법), 보안관찰법 등을 내세웠다. 특히 집시법은 “남조선 괴뢰도당이 사회의 민주화와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인민들의 정의 투쟁을 탄압하기 위해 조작해 낸 파쇼악법”이라고 규정했다.
 
  자료는 또 방북 이력이 있는 문익환 (文益煥) 목사, 임수경(林秀卿)씨, 문규현(文奎鉉) 신부가 보안법에 의해 ‘처형’당했다고 주장했다. ‘처형’은 형벌에 처한다는 뜻도 있지만, 북한에선 보통 ‘사형’을 의미한다. 문 목사는 심장병으로 별세했으며, 다른 두 사람은 현재 생존해 있다.
 
  북한이 꼽은 남한의 대표 ‘재벌’은 현대, 삼성, LG, 쌍용, SK, 롯데, 한화, 한진, 금호 등이다. 자료는 “재벌이 새끼회사(자회사)를 거느리고 남조선의 자본을 틀어쥐고 있다”며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을 등에 업고 외래 독점자본을 남조선에 끌어들이는 길잡이 역할을 해 남조선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착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일성 사망 당시 남한 곳곳에 추모 현수막이 내걸렸다며 이도 자세히 소개했다. 충북 한 지방의 사례라면서 “충청북도 인민들을 비롯한 남조선 인민들은 어버이 수령님은 7000만 겨레의 마음속에 영생하심을 굳게 확신하고 위대한 수령님과 똑같으신 김정일 장군님을 통일의 구성으로 높이 모시고 슬픔을 투쟁으로 바꾸어 나갈 철석같은 맹세를 다졌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 중 일부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뜻밖에 서거하셨다는 비보를 접한 충청북도를 비롯한 남조선의 여러 곳에서 인민들이 조의를 표시할 때 현수막을 사용했다. 현수막은 너비 0.7m, 길이 2m의 흰 나일론 천으로 돼 있으며 검은색으로 ‘근조 김일성주석 충청북도’라고 쓰였다. 민족의 태양이시며 조국통일의 구성으로 열렬히 흠모하여 우러러 따르던 7000만 겨레의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수령님을 뜻밖에 잃은 민족의 커다란 슬픔을 안고 남조선 인민들은 괴뢰도당의 극악한 파쇼적 폭압 속에서도 각종 추모활동을 벌였다.” (3-3편 <남조선관계>)
 
 
  적대국 사람 대처요령
 
  5-2편 <민족과 력사>편에서 정리한 남한 정권 형태와 기구는 ‘괴뢰 대통령’을 비롯해 ‘괴뢰 내각’, ‘괴뢰 사법·검찰체계’, ‘괴뢰 국회’ 등으로 구성된다고 정의했다. 대통령에 대해선 “대통령은 자기의 비위에 맞지 않으면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 성원들을 임의의 시기에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며 1987년과 1992년 대선을 이렇게 소개했다.
 
  “로태우(노태우) 역도는 제 놈의 정당인 민정당의 후원으로 37%의 지지표를 긁어모아 대통령이 됐고, 김영삼 역도는 제 놈의 정당인 민자당의 후원으로 42%의 지지표를 긁어모아 당선됐다. 로태우 역도나 김영삼 역도는 다 같이 남조선 국민의 과반수 지지표도 받지 못했다.”
 
  사법체계에 대해선 “괴뢰들은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권의 독립을 운운하나 실지(실제)는 독립된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종속돼 그의 지령에 따라 움직인다”고 규정했고, 검찰에 대해서는 “다른 폭압기구와 마찬가지로 애국적 인민들에 대한 탄압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파쇼 폭압기구”라고 정의했다. 국회도 “미제의 신식민주의 정책과 수법을 위장하기 위한 꼭두각시 입법기관이며,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명목상 독립기관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괴뢰행정부의 ‘시녀’ 역할을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인사를 만날 때의 대응방안이라며 노골적인 북한체제 선전행위를 강요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외부 인사를 자주 만날 수밖에 없는 기자 신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1-4편 <국제관계>에 따르면, 북한 기자는 외국 대표단 또는 적대국가 인물과 접촉할 때 “김일성·김정일의 위대성과 북한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을 주동적으로 능란하게 해설·선전”해야 한다.
 
  만약 상대방이 김 부자를 존칭하지 않거나 ‘존엄성’ 없이 대할 경우 “경애하는 장군님은 세계가 우러르고 만민이 칭송하는 만고의 위인이시며 21세기를 이끄실 향도의 태양이시므로, 그이를 흠모하고 우러르는 것은 마땅하다”고 일깨워 줘야 한다.
 
  자료는 “외국대표단이나 적대국가 인물 가운데 사회주의에 대해 외면하거나 잘못됐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다”며 “당의 노선, 정책, 우리식(式) 사회주의를 철저히 옹호하고, 도발적 발언은 제때 타격을 가하며, 어떤 자비나 한 치의 양보, 사소한 타협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때 상대가 사회주의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 “우리식 사회주의는 지도사상과 건설과정의 특성에 있어서 다른 사회주의와 다르다는 것과 동유럽 사회주의는 이전 소련식 사회주의를 모방한 것”에 대해 해설해야 한다.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 말아먹은 시정배”
 
북한 《기자활동상식》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 세 대통령. 왼쪽부터 김영삼은 “집권욕에 물 젖은 놈”, 부시는 “무식한 자”,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 말아먹은 시정배”로 규정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인물에 대한 평가도 각양각색이다. 카를 마르크스(Marx), 블라디미르 레닌(Lenin),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 등에 대해선 상당히 우호적으로 평했지만, 북한 정권의 실익과 거리가 먼 인사들에 대해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고르바초프(Gorbachev) 전(前) 대통령은 “미국의 각본에 따라 소련의 붕괴를 가져와 오늘의 비극적 사태를 빚어낸 인물이자 사회주의를 말아먹은 시정배”로 정의했다. 수정주의를 주창한 베른슈타인(Bernstein)은 “수정주의의 시조”, 카우츠키(Kautsky)는 “제2국제당 파산의 장본인”, 흐루쇼프(Khrushchyov)는 “현대 수정주의의 괴수”라며 배신자 또는 변절자로 규정했다.
 
  빌 클린턴(Clinton) 전 대통령의 경우 모니카 르윈스키(Lewinsky) 등 스캔들 대상과 의혹을 나열하고 “사랑놀음 상대의 이름을 나열하면 수km 길이가 될 것”이라며 “호색한 카사노바도 무색케 할 인물”이라고 묘사했다. 해리 트루먼(Truman)·드와이트 아이젠하워(Ei-senhower) 전 대통령은 “워싱턴의 쓰레기들”이라고 표현했다. 자료 내용 중 일부다.
 
  “세계의 량심(양심) 있는 사람들은 미국의 전쟁 사환꾼이었던 트루먼과 아이젠하워의 이름만 들어도 이를 간다. 그만큼 그들이 인류 앞에 저지른 죄과가 크다. 트루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대통령을 해먹던 루스벨트가 앓아 죽은 후 자동적으로 대통령이 된 자이며, 아이젠하워는 조선전쟁에서 패전을 인정하고 우리 인민 앞에 무릎을 꿇은 놈이다.”
 
  조지 W. 부시(Bush) 전 대통령은 “행정부에 대한 자부심 지껄이는 무식한 자”로, 딕 체니(Cheney) 전 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Rice) 전 장관은 “우리에게 못되게 노는 자”,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국방장관은 “우리에게 이러쿵저러쿵 시비 거는 매파”로 표현했다. 부시 행정부에 대한 자료 내용이다.
 
  “부쉬(부시)는 우리에 대해 ‘강경정책’을 실시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았다. 우리와의 대응을 남조선 및 일본 등 우방들과 협력해 해결할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를 ‘고립시키는 정책을 추진시킬 것’이라고 줴쳤다. 부쉬의 정책보좌관 라이스 등도 클린톤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책이 ‘북조선에 이익만 줄 뿐’이라고 뻔뻔스럽게 비난하면서 ‘군사적 억제력을 배경으로 북조선에 대외적인 입장의 변경을 촉구하는 등 강경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하면서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
 
 
  “朴正熙는 美·日 2중 走狗”
 
  한편, 러시아의 실권을 쥔 블라디미르 푸틴(Putin) 총리에 대해선 긴 분량을 사용해 생애와 이력을 서술했다. 그의 성격을 “단호하며 주저 없이 결심을 내릴 줄 알며 집요한 성격의 소유자”라면서 “서둘러 결정하기보단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 좋아하고, 참을성이 매우 강하며 겉치레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나름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다.
 
  쿠바 공산주의 혁명가인 피델 카스트로(Castro)에 대해선 “웅변의 대가이며 언어예술의 거장”이라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은 것은 아니지만 해박한 지식과 논리적 판단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며, 빈말을 하지 않고 수치 자료에 강하다”고 극찬했다.
 
  한국 역대 대통령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력대 괴뢰 대통령”으로 정리한 부분을 살펴보면, 이승만(李承晩)은 “남조선의 역대 괴뢰 대통령의 초대부터 3대까지 해먹은 극악한 친미반공분자이며 파쇼 폭군”, 박정희(朴正熙)는 “일제에 의해 길들여진 미·일(美·日) 2중 주구(走狗)로서 미제의 적극적인 비호 밑에 18년간 집권한 군사파쇼 독재자”라며 “미제의 모략으로 1979년 10월 26일 심복 졸개인 김재규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고 소개했다.
 
  최규하(崔圭夏)는 “전두환 세력에 의거해 실권 없이 9개월간 집권한 친일반공분자”, 전두환(全斗煥)은 “군사파쇼 독재자이며 미제의 충실한 주구이고 철저한 반공분자”라며 “퇴임 후 남조선 인민들의 강력한 항의와 규탄을 받아 12·12군사반란, 광주 인민봉기에 대한 야수적 탄압과 학살죄로 국회 청문회에 나섰으며 백담사로 쫓겨가 2년간 정배(定配)살이를 했다”고 설명했다. 노태우(盧泰愚)는 “전두환으로부터 대통령 자리를 넘겨받은 미제가 체계적으로 키워 낸 충실한 주구이며 파쇼 독재자”로 표현했다.
 
  김영삼(金泳三)은 “친미반공분자이며 민족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민족의 극악한 원쑤”라며 “부유한 가정에서 출생해 어려서부터 집권욕에 물젖은 이놈은 대통령이 되려고 민주화의 너울마저 집어던진 정치협잡군”이라고 혹평했다. 또 “대통령이 된 다음 이놈은 ‘문민정권’의 간판을 들고 ‘개혁’, ‘세계화’에 대해 떠벌렸으나 어느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았다”며 “발언이 망탕하고 가볍고 경망스러워 수많은 웃음거리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윤보선(尹潽善)과 김대중(金大中)에 대해선 특별한 평가 없이 주요이력을 나열했다.
 
  김구(金九)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숭고한 애국애족 사상에 공감하여 통일적 민주주의 자주독립 국가건설을 위해 인생 말년을 값있게 마친 참다운 애국지사”로, 여운형(呂運亨)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만나 뵙고 참된 삶의 길, 진정한 애국애족의 길을 찾고 조국통일위업 실현에 몸바쳐 싸운 열렬한 애국자”로 소개했다.
 
 
  한국 빠진 2002 월드컵
 
  2002년 한·일(韓日) 월드컵은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지만, ‘한국’이란 단어를 모두 빼 버렸다. “2002년 6월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끝난 제17차 월드컵 본선경기”라며 개막전 장소는 언급하지 않거나 “6월 29일 월드컵 3·4위전에서 터키팀의 하칸 수쿠르가 경기시작 11초 만에 기록한 득점이 월드컵 본선경기에서의 제일 빠른 득점으로 된다고 발표했다”고 하면서 상대팀(한국)과 경기장소를 빼는 식이다.
 
  약 100쪽에 걸쳐 월드컵의 이모저모를 정리했는데, 4강 신화를 이룬 남한을 언급하지 않기 위해 종합순위표도 없앴다. “2002년 세계축구계의 주요사변”을 정리할 때도 브라질이 세계축구의 최고봉을 탈환한 것과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의 탈락 등을 주요사변으로 다루면서도 한국팀의 성적과 개최 여부는 다루지 않았다.
 
  IT분야를 설명할 때도 한국을 제외하는 행태를 이어 나갔다. 전자상거래 규모 순위를 나열하면서 가운데 한 국가만 “…”로 표기했는데, 남한의 IT산업 발전을 알리지 않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꼭두각시들의 무대”라며 혹평했다. 자료는 “미제와 제국주의반동들은 전 세계 진보적 인류의 염원과 지향을 무시하고 제24차 올림픽경기대회의 서울유치를 성사시켰다”며 “이는 미국의 식민지인 남조선을 이른바 ‘독립국가’로 분식해 조선의 북과 남을 영원히 갈라놓으려는 제국주의자들과 세계반동들의 불순한 정치적 목적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자료 내용 중 일부다.
 
  “경기장들에서 뇌물과 부정협잡 등 갖은 너절하고 비열한 행위들이 판을 치게 되었다. 특히 남조선 괴뢰들이 주최지라는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 도덕도 체면도 가리지 않고 분별없이 날뛴 사실은 오늘까지도 세계여론의 비난거리다.” (8-7편 <체육과 명성>)
 
  역사적 시각도 독특하다. 2-2편 <우리나라 력사>에 따르면 “고조선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노예소유자 국가, 고구려는 첫 봉건국가, 백제와 신라는 고구려에 대항한 국가, 고려는 봉건국가, 리조(조선)는 마지막 봉건국가”다. 자료는 고구려와 고려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다루고, 조선은 부정적으로 다뤘다. 특히 이성계(李成桂)에 대해선 “(위화도 회군으로 인해) 고조선 이래 우리땅이던 요동지방을 되찾을 수 없게 한 씻을 수 없는 죄악을 민족사에 남긴 장본인”으로 규정했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는 매체 자체에 대한 설명이다. ‘기자의 상식’을 다루면서 매체의 정체성과 거리가 먼 행태를 보이고 있다. 2-2편 <우리나라의 력사>에 따르면, 김정일은 ‘출판보도물’을 “당의 수중에 장악된 예리한 사상적 무기이며 대중을 교양하고 조직 동원하는 위력한 선전선동 수단”으로 규정했다.
 
  언론의 기본 기능을 사실전달 대신 선전선동으로 정의한 셈이다. 자료가 공개한 김정일의 친필서한에 따르면, 김정일은 기자를 ‘선동자’, ‘선전자’, ‘사상선전의 전초병’, ‘인민을 순결한 김일성주의자로 무장시키는 사상전선의 기수’ 등으로 표현했다. ‘객관보도’에 대해선 “사실상 그들(부르주아)은 반동사상, 퇴폐적인 생활양식을 전파하면서 선전의 계급성을 은폐한다”며 “부르주아 신문업자들은 저속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식거리를 주어 신문을 많이 팔아먹으려는 데로부터 뉴스를 ‘흥미’ 있는 것으로 분식(粉飾)한다”고 했다.
 
 
  논리학만 가득한 ‘언론의 기초’
 
북한 《기자활동상식》 자료에 기록된 “력대 괴뢰 대통령”들. 이승만~김대중 역대 대통령 모두 원색적 비난의 대상이다.
  자료가 내세운 ‘기자의 자질’은 ▲당 정책적 안목과 정치적 식견 ▲다방면적 지식 ▲필력이다. 세 차례 연재한 <언론의 기초>란 책도 취재기법이나 글쓰기 요령 대신 오직 논리학으로만 모든 지면을 채웠다.
 
  “남조선 신문계가 경영위기에 봉착했다”며 “IMF의 신탁통치와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아 종이값 폭등과 광고수입 저하로 막대한 빚더미에 올라섰다”는 불분명한 주장도 제기됐다. 자료는 “1996년 조선일보사 177억원, 동아일보사 8억원, 중앙일보사 3억원의 적자가 났다”며 “서울에서 발간되는 10개 일간신문의 부채액이 총 2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선일보사는 1996년 흑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주거ㆍ이주의 자유가 없는 북한이 자유왕래와 전면개방을 내세운 것도 의외다. 자료는 1-3편 <남조선혁명과 조국통일문제>의 “자유래왕(왕래)과 전면개방”에서 “미군의 남조선 강점으로 국토가 갈라져 가족 친지가 서로 만나지 못하는 불행을 겪고 있다”면서 “남조선에서는 남의 나라까지 에돌아 공화국 북반부를 방문했던 사람들이 ‘죄인’으로 몰려 처형당하고 있다”며 “북남 간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의 전면개방”을 주장했다.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이 인권을 강조하는 모순도 벌어진다. 1-4편 <국제관계> 편은 ‘인권의 본질’에 대해 “사회적 존재로서의 사람이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자주적 권리”라며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사람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내용 중 일부다.
 
  “인권의 중요한 내용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사회적으로 존엄과 평등을 누릴 권리, 즉 인격상 존경을 받을 권리, 강요와 예속을 받지 않을 권리,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이며, 둘째로 생존권, 즉 자기 생명을 함부로 빼앗기지 않을 권리, 함부로 체포되지 않을 권리, 불가침의 권리이며, 셋째로 사회정치적 권리, 즉 언론, 출판, 집회, 시위, 종교의 자유, 선거와 피선거의 권리이며, 넷째로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 즉 가장 초보적이고 사활적인 노동과 보수를 받을 권리, 교육과 치료를 받을 권리, 과학, 문화생활에 참가할 권리이다.”
 
 
  문익환ㆍ임수경 방북보도
 
  주장에 괴리된 현실과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국제인권회의들에서는 인종차별문제, 소수민족문제, 고문 및 비인간적인 처벌문제, 인권유린문제 등을 안건으로 제기하고 토의한다”며 “국제무대에서 인권문제는 일반적으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의 첨예한 대결문제로 취급해 왔으나 동유럽 나라들은 ‘개편’, ‘공개성’, ‘국제관계의 비사상화’ 등을 운운하면서 인권문제에서 서방나라들의 압력에 굴복하고 그들과 타협하고 협상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기준으로 세계 국가들은 크게 사회주의국가와 착취국가로 나뉜다. 착취국가의 통치제도는 파쇼제도, 민주제도로 구분되며, 민주제도는 부르주아민주주의 간판 아래 정치적 지배를 실현하는 통치방법의 체계에 불과하다.
 
  이른바 “부르주아민주주의제도”는 “군사경찰적 폭압제도와 함께 형식적이며 기만적인 ▲부르주아의회제도 ▲선거제도 ▲‘준법성’의 기만적인 구호 아래 공민의 합법적 권리를 인정하는 듯 가장하는 교활한 통치방법”으로 정의된다.
 
  “파쇼제도”는 “자주성을 위한 근로인민대중의 투쟁이 첨예화되고 정치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자본가 계급이 부르주아민주주의 방법으로는 통치할 수 없게 됐을 때 실시하는 노골적이며 공공연한 폭력에 의거하는 악랄한 테러통치방법”이다.
 
  자료는 “자본주의 국가기구는 대체로 소위 ‘삼권분립’이란 원칙에 기초해 조직되나, 사실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입법, 사법, 행정의 구분은 자본가 계급의 권력을 실현하는 각이한 형식이며 부르주아 독재를 실시하는 국가기관들의 ‘분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989년 무단 방북한 문익환 목사 및 임수경씨와의 면담 내용도 자세히 소개됐다. 문 목사의 방북 경위에 대해 자료는 “위대한 수령님의 신년사를 크나큰 감격 속에 접한 문익환 목사는 성명을 발표하여 북남정치협상회의 소집 제안에 열렬한 환영을 표시한 데 이어 사선을 헤치고 평양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자료는 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문 선생이 주장한 민주이자 통일이고 통일이자 민주라는 이념에 100% 찬성이라고 하시면서 통일을 하려면 반파쇼민주화, 반외세, 반침략, 민족자주 그리고 민족의 평화통일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자료는 당시 김일성이 문 목사에게 ‘가르친’ 결론이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이 현실적, 합리적 통일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자료는 임수경씨와의 만남에 대해서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그에게 민족의 장한 딸이라고 하시면서 ‘전대협’의 100만 청년학생들을 대표해 혈혈단신으로 평양축전에 참가함으로써 온 겨레의 통일 열망을 북돋아주고 우리 민족의 통일의지를 내외에 널리 시위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해 주셨다”고 평했다.
 
  1996년 11월 김정일의 판문점 시찰에 대해 설명한 내용 중 일부다.
 
  “…그러나 불과 몇m 밖에서 적들이 눈과 귀를 도사리고 있어 경애하는 장군님을 몸 가까이 모시고도 ‘만세’의 환호성을 터뜨리지 못하고 흐느낌 소리마저 입술을 깨물어 삼키는 대표부 군인들의 가슴은 격정으로 차 넘쳐 있었으며 발도 구르지 못하고 그저 두 팔을 높이 들어 소리 없이 흔드는 그들의 얼굴로는 뜨거운 눈물만 흐르고 또 흘렀다.”
 
  자료엔 명시되지 않았지만, 김정일이 이날 부인 고영희를 데리고 시찰했다는 사실이 판문점 경비장교 출신 탈북자의 증언에 의해 뒤늦게 밝혀졌다. 자신뿐 아니라 부인까지 최전방을 다녀간 셈이다. 김정일은 1972년 7월부터 1996년까지 총 4차례 판문점을 방문했다.
 
 
  소련붕괴 원인은 “계승의 실패”
 
  자료는 1991년 소련 정권 붕괴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심각성을 경고했다. 4-3편 <세계화 현실> “토막상식”에선 “소련은 언제부터 붕괴되기 시작하였는가”란 질문을 제시하고 “소련은 갑자기 붕괴된 것이 아니라, 1950년대 중엽 흐루쇼프의 수정주의정책으로 스탈린의 사상과 업적이 훼손돼 균열이 생겼다”는 답을 달았다.
 
  5-1편 <수령과 혁명>에선 “소련붕괴가 남긴 심각한 교훈”이란 제목으로 소련 붕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내용 중 일부다.
 
  “소련 당과 국가의 최고지도부에 잠입하였던 고르바초프는 사상적으로 변질된 사회주의 배신자였다. … 이처럼 사회주의 변질은 사상의 변질로부터 시작되며 사상전선이 와해되면 사회주의 모든 전선이 와해되고 종당에는 사회주의를 송두리째 말아먹게 된다는 것이 소련붕괴가 남긴 심각한 교훈이다.”
 
  자료는 또 소련이 “후계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령도의 계승문제를 올바로 해결하지 못하면 사회주의도 잃고 나라도 망한다는 쓰라린 교훈을 남기였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세습을 합리화하기 위한 대목이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수령복’을 누린 반면, 소련은 레닌, 스탈린 이후 수령복을 누려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해법은 “수령을 절대화하는 것”이며 “흐루쇼프나 고르바초프와 같은 배신자를 지도자로 두지 말고, 절대적 수령관을 수호하며 제국주의자들을 벗으로 두지 않는 것”이다. 자료는 “소련붕괴의 전 과정은 주체의 수령관의 진리성을 뚜렷이 반증해 줬다”고 덧붙였다.
 
  8-8편 <세계와 현실> “소련이 해체된 지 10년이 지난 오늘 로씨야(러시아)인들의 생각”에선 “단 한 가지 명백한 것은 이전 소련의 그 어느 가맹공화국도 소련의 해체로 하여 행복하거나 부강번영해지지 않았으며 그 어느 나라의 인민도 이른바 ‘자유’를 진정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평양에서 유죄판결
 
  2003년 이라크전은 전쟁의 경과와 미국의 전략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한편, 부시 정부에 대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10-3편 <군사> 편은 “9ㆍ11사건을 턱에 건 부시는 무력을 대대적으로 사용했다”며 “이번에는 세계인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엔을 제쳐놓고 국제법까지 위반하면서 이라크를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내용 중 일부다.
 
  “미ㆍ영의 이라크 출병의 중요 목적이 원유를 노린 것이기도 하지만 전후 이라크의 재건은 그보다 더 큰 ‘비계덩이’다. 현재 미국이 이 ‘비계덩이’를 꾹 붙들고 놓지 않고 있자 옆 사람들도 달라붙었다. 이제 값을 높이고 낮추는 흥정이 진행되겠는데 앞으로 어떤 각축전이 또 벌어지겠는가 하는 것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자료는 “이라크전쟁의 흑막과 주되는 교훈”에 대해 “이라크전쟁은 대답보다 많은 질문을 남긴 괴이한 전쟁”이라며 “전쟁에서의 ‘승리’는 달러로 충분히 보상됐고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미군이라기보다 미 중앙정보국이라고들 한다”고 했다.
 
  미국 대선이 실시된 2004년 자료는 미국과 부시 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10-5편 <세계와 현실> 편은 “미국이 조선 핵 문제와 관련해 허위정보를 내돌리고 있다”며 “있지도 않은 이라크의 대량살육무기 생산흔적을 찾는다고 오늘까지도 주장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국의 정보와 주장이 얼마나 무근거한 것인가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평양국제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자료는 “조선에서 감행된 미국의 범죄행위에 관한 평양국제법정에서 11개의 법과 협정을 위반한 미국대통령 부시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며 2003년 7월 25일 보도를 인용했다. 자료는 “법정은 부시 그리고 트루먼까지를 포함한 백악관의 주인 자리를 차지한 현직 대통령의 선임자들 10명을 상징적인 ‘피고석’에 앉혀놓았다”며 “특히 부시는 유엔헌장과 조선정전협정 위반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해법도 자신들이 스스로 내놓았다. 자료는 “사회주의국가들의 붕괴에도 조선은 견디고 있다”면서 “이제는 미국인들이 선택할 차례다. 정치학자들이 평가하는 바와 같이 미국인들 앞에는 세 갈래의 길이 놓여 있다”며 대북방안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첫 번째 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데 동의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악몽과도 같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핵 통제를 통하여 국제질서를 수립’하려는 미국의 대외전략의 완전한 파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왜곡과 날조
 
  만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오래전부터 조선과 적대관계에 있는 일본은 그 기회를 이용하여 핵무기를 보유하는 길로 나가게 될 것이다. 미국은 조선보다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을 투하한 미국을 일본이 복수할 수 있다는 것은 십분 가능한 일이다.
 
  두 번째 길은 조선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더 큰 난문제로서 미국이 그런 방법으로 과연 조선을 이길 수 있겠는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미국은 이미 전에 힘을 사용했을 것이다. 워싱턴은 조선이 임의의 침략자에게도 강력한 반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일 제2의 조선전쟁이 터진다면 그것은 핵전쟁으로 될 것이다.
 
  세 번째 길은 불가침조약을 체결하자는 조선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다. 워싱턴에 있어서 그러한 조약은 모욕적인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 길만이 조ㆍ미(朝美·북미) 사이의 적대관계를 끝장낼 수 있다.”
 
  자료에 포함된 모든 내용이 새롭게 발견된 것은 아니다. 상당부분은 북한이 발행하는 어용(御用)매체들에 의해 이미 기사화됐음이 분명하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분산됐던 북한의 선전·선동 행태를 한곳에 모을 수 있다는 의미, 그리고 그 전략 중 상당부분이 조작·왜곡됐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했다.
 
  북한의 사회주의는 선전ㆍ선동을 위해 진실을 포기했다. 자료에 포함된 상당수 주장은 현재 남한 내 종북좌파의 주장과 많이 닮았다. “국가가 독재기능을 수행하는 권력기관”인 나라에서 언론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국가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이는 북한과 남한 모두에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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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환    (2012-01-14) 찬성 : 185   반대 : 181
북한의 실상을 드러내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음. 그러나 한편으로 이 기사는 월간조선이 김대중정권을 헐뜯어 국론분열을 책동한 과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은 시대에 뒤떨어진 편향된 여론 조작 중단하고 반성하라. 기득권을 유보하고 긍적적으로 국가와 시민사회 발전에 기여하라.
  진실    (2011-11-26)     수정   삭제 찬성 : 147   반대 : 156
돈이없서다는일지못했지만 글뜻은리해가되요 어찌햇든 김대중대통령님이야말로 진정으로한민족을 화합시키신 정치인 이죠 북한사람들 꽁꽁언마음을따스히녹여주고 남한에대해 불신이아니라 밑는마음을을가지게하였죠 그로인하여사람들모두가대한민국이라는것을알게하였고 그어느나라보다도 한민족임을자랑으로여기게하였으며 북한의집집마다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이나오게하였다 이런이야기는어느탈북자도안하시더군요 그저군량미로나가고 인민들은못먹는다고 말은정확히해야지 악의적으로하면안대죠

202103

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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