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경제력에서 미국의 3분의 1, 군사력에서 10분의 1 수준
⊙ 9ㆍ11사태 이후 中央亞 장악, 베트남에 航母 기항, 몽골ㆍ인도와 우호 관계 구축
⊙ “부시가 인도를 우호국가로 만든 것은 닉슨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만든 것에 비견할 수 있는
탁월한 전략적 업적”(기 소르망)
李春根
⊙ 1952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텍사스대 정치학 박사.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자유기업원 국제문제연구실장, 同 부원장 역임.
⊙ 저서 : <현실주의국제정치학> 등.
⊙ 9ㆍ11사태 이후 中央亞 장악, 베트남에 航母 기항, 몽골ㆍ인도와 우호 관계 구축
⊙ “부시가 인도를 우호국가로 만든 것은 닉슨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만든 것에 비견할 수 있는
탁월한 전략적 업적”(기 소르망)
李春根
⊙ 1952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텍사스대 정치학 박사.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자유기업원 국제문제연구실장, 同 부원장 역임.
⊙ 저서 : <현실주의국제정치학> 등.
- 지난 7월 한미 해군이 연합훈련인 ‘불굴의 의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對中포위망 구성을 위해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의 패권국(覇權國)이다. 미국 사람들은 패권(覇權)이라는 용어가 무엇인가 강압적, 제국(帝國)적인 의미, 즉 부정적 의미를 가진 용어라고 보아 패권국보다는 ‘세계의 지도국가’(Global Leader)라고 불리기를 원한다. 패권은 강압적 의미가 있지만 지도력(Global Leadership)이라는 말은 미국의 세계지배가 자발적(自發的)인 지지도 포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패권은 전(全) 세계를 자유롭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미국은 ‘자유주의 제국’(Empire of Liberty) 혹은 ‘자유주의를 위한 제국’(Empire for Liberty)이라고 불려야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미국 사람들도 많다.
패권국이란 경제력과 군사력이 1위가 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1990년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미국은 1위이기는 했지만 패권국은 아니었다. 전 세계가 미국이 제시하는 정치·경제적 원칙에 의해 주도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력 측면에서 미국은 1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패권국의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인 군사력에서는 소련을 압도하기는커녕 오히려 소련에 뒤진 적도 있었다.
냉전(冷戰) 당시 세계 경제는 미국식 자본주의와 소련식 사회주의에 의해 양분(兩分)되어 있었다. 중국·인도 등이 사회주의를 추종한 결과 지구 인구의 거의 절반이 사회주의 경제체제 아래 살고 있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자유주의 정치 경제체제가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를 압도할 것이라는 확신도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 지식인들은 오히려 사회주의 체제가 승리할 것, 혹은 적어도 장기간 존속할 것이라고 보았다. 공산주의·사회주의 체제의 종언을 확신했던 레이건 대통령은 오히려 멍청하고 무식한 사람이라고 비난받았다.
패권국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신념대로 사회주의는 종말을 고했고 미국식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는 세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이 같은 상황을 보고 “역사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더 이상 미국식 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이데올로기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무렵부터 미국은 세계의 패권국이 된다. 미국은 패권국으로 등극(登極)한 1990년대 초반 이후 냉전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외교정책을 천명한다.
부시 대통령(1989~1992년)은 전 세계를 향해 모든 국가는 민주주의 정치 제도를 실행해야 하며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 미국은 세계 여러 나라에 미국에 도전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미국이 세계 나라들에 따라오라며 치켜든 깃발에는 민주주의(Democracy), 자유(Freedom), 평화(Peace)라는 글자들이 적혀 있다.
이 세 가지 개념은 21세기 세계의 보편적 가치다. <자유의 지배>의 저자인 마이클 만델바움(Mandelbaum) 교수는 이 세 가지를 ‘세계를 정복한 이념들’(Ideas that Conquered the World)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쟁력의 뿌리
역사적으로 패권국들은 자신들이 제시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로마제국의 평화(Pax Romana), 대영제국의 평화(Pax Britannica)가 바로 그런 것들이다. 지금 미국은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애미 추아 박사는 성공한 제국은 모두 관용이 넘쳐흐른 나라였다고 주장한다. 로마제국은 전쟁터에서 패배한 적국의 병사를 자국의 시민으로 흡수하는 관용을 베풀었고 그 결과 대제국을 1000년 동안이나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의 인종차별이 프랑스보다 눈에 띄는 것이기는 하지만, 흑인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소리 높여 말하는 프랑스가 흑인 대통령을 선출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은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나라다.
미국은 애초에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다양한 유럽 국가의 국민들이 바다를 건너와서 만든 새로운 나라다.
세계 모든 나라 국민이 ‘우리’라며 뭉치는 요인은 그들의 선조(先祖), 즉 과거가 같다는 데 근원을 두고 있다. 지구 상 모든 나라 국민은 할아버지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에 똘똘 뭉친다.
이 지구 상에서 국민을 뭉치게 하는 기반이 과거가 아닌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공통의 과거가 아니라 ‘공통의 미래’에서 하나의 국민이라는 개념을 도출하는 유일무이의 나라다. 아버지들과 할아버지들은 원수지간이었는지 몰라도 일단 미국인이 된 이상 미국적인 이념에 충실하고, 영어를 사용하며, 공통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약속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미국이다.
이처럼 독특한, 어떤 면에서는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세계화된 국민국가인 미국은 본질적으로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 유리한 구조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을 불러다가 미국 시민권을 얻게 하고, 그들을 자국 국민으로 인정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미국은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나라가 되는 데 불과 100여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소련이 없어진 세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국력 비중은 막강해졌다. 2004년 브루스 버코비츠(Bruce Berkowitz) 교수는 <전쟁의 새로운 모습>(The New Face of War)이라는 책에서 21세기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숫자 5가지를 제시한 바 있었다.
첫째는 2003년도 세계 전체 국방비인 7500억 달러라는 숫자다. 둘째는 같은 해 미국국방비라는 3800억 달러, 셋째는 미국 국방비가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3.2%, 넷째는 1993년 이래 중국의 연(年)평균 국방비 증가비율이라는 17%, 다섯 번째는 2001년 9월 11일 미국 본토에서 사망한 사람의 숫자인 3025라는 숫자였다.
2003년의 세계 국방비 7500억 달러는 냉전이 한창이던 1985년 무렵과 비교할 때 무려 25% 정도 줄어든 금액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당시 세계 각국 GDP의 3.5%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미국의 국방비는 2004년 현재 세계의 절반이 넘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국방비가 각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평균보다도 작은 것이었다.
위의 5개 숫자 중 앞의 세 숫자는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상징하며, 뒤의 두 숫자는 미국의 패권에 대한 도전자들의 속성을 표현한다. 하나는 중국의 도전이며 다른 하나는 테러리즘 혹은 이슬람의 도전을 의미한다. 중국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지난 30년간 9~10%)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을 군사비로 투자하는 나라다. 3025명이라는 숫자는 테러리즘의 도전, 이슬람의 도전을 상징한다.
버코비츠 교수가 제시한 21세기 세계정치를 상징하는 5개의 숫자는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도전과 이슬람의 도전에 맞서야 한다는 미국의 대전략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21세기 미국이 만든 세계야말로 미국이 살기에 가장 유리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패권을 용납하지 않을 것”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을 대표하는 미어셰이머(John J. Mearsheimer) 교수는 보다 노골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그는 “지난 수십 년 경제발전을 이룩한 중국은 앞으로 아시아의 패권국은 물론 세계의 패권국 지위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중국이 패권적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중국이 공격적인 나라이거나 중국의 지도자들이 잘못된 길로 인도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패권국이 되는 것이 중국을 위해 가장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중국이 패권국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이 중국의 패권을 용납하지 않는 것은 마치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처럼 당연한 일이다. 중국의 패권적 지위는 미국에 좋은 일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1990년 이래 패권국의 지위를 확보한 미국은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이슬람의 도전에 여하히 대처할 것이냐의 여부로 번민하고 있다. 중국의 도전은 수천 년 국제정치사에 항상 나타나는 전통적인 도전의 유형이다. 경제력이 급속히 증강하는 국가들은 항상 당대의 챔피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 소련과 미국 등 강대국들이 보여준 갈등의 역사는 전통적인 패권 도전의 역사를 보여준다. 테러리즘의 도전은 21세기에 뚜렷이 나타난 새로운 유형의 도전이다.
지난 1980년대에는 일본이 가장 유력한 패권 도전국으로 간주되었다. 이제는 지난 역사가 되었지만 일본은 진정한 의미에서 미국의 패권 도전국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1980년대 후반 이래 다수의 지식인이 일본의 부상(浮上)을 논했고 미국과 일본은 패권을 놓고 제2차 태평양전쟁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조차 있었다. 미국은 자신의 패권에 대한 도전자를 일본이라고 설정하고 일본을 사전에 견제하는 전략을 취했다. 일본은 지금 미국에 대한 도전국의 대열에서 탈락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 있어도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할 것 같은 나라로 바뀌고 말았다.
중국의 浮上에 대한 미국의 경계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패권에 대한 도전국이라고 간주하기 시작한 나라는 중국이다.
사실 1980년대 혹은 그 이전 중국은 어떤 국제정치학자의 글에서도 미국에 대한 도전자로 간주되지 않았다. 요즘 중국을 미국의 패권에 대한 제1의 도전국으로 보는 것은 상식이 되었지만, 1990년대 초반 이전 간행된 어떤 국제정치학 저술도 중국의 부상과 중국의 패권 도전 가능성을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무렵부터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중국의 위협을 경고하는 저서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이 경계할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우선 대중을 상대로 한 중국위협론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1980년대 후반 일본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왔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처럼 미국의 독서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중국위협론은 미국 사회의 담론을 ‘중국과의 대결’로 몰고 갔다.
미국, 인도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미국은 장기적인 국제문제에 대한 전략을 구상하고 수립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을 동원한다. 수많은 책을 통해 여론도 형성한다. 중국위협론은 이미 수많은 미국 국민에게 널리 전파된 상식이 되었다. 미국 정부는 본격적으로 중국의 패권 도전에 대비하는 정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고(GDP 기준) 중국의 군사력은 아직 미국의 10분의 1(2010년도 국방예산 기준)에 불과한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선 미국은 2000년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의 안보 보좌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박사는 중국을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공격을 받은 후 전개된 미국의 세계 전략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함은 물론 중국의 위협을 봉쇄하는 데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은 반(反)테러 전쟁을 위해 우선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장악해 나갔다. 이름이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의 대부분을 미국이 장악했다.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에 미국은 기지를 얻거나 이들을 반테러 전쟁의 동맹국으로 삼아 중동의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 전진 기지로 삼았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며 특히 중국으로부터 벗어나기 원하는 위구르족이 주로 거주하는 신장웨이우얼자치구와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지역이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몽골을 방문한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되었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인도를 미국 편으로 만든 대통령이 되었다. 프랑스의 학자 기 소르망은 “부시 대통령이 인도를 미국의 우호국가로 만든 것은 냉전 당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만들어 소련을 몰락시킨 계기로 삼았던 전략에 비견될 수 있을 만큼 탁월한 전략적 업적”이라고 칭찬했을 정도다. 몽골과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요충이 아닐 수 없다.
부시가 건설한 인도와 미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09년 가을 중국을 방문한 직후 워싱턴으로 돌아간 오바마는 인도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 융숭한 대접을 베풀면서 “인도야말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의 對中 포위망
미국은 지난 8월 핵(核)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베트남의 다낭항(港)에 정박시킴으로써 남중국해의 영토분쟁에서 중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베트남을 지원했다. 과거 적이었던 베트남과의 관계를 사실상의 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미국은 또한 타이완(臺灣)에 대한 확고한 방위공약을 약속하고 있다. 중국의 도발 징후가 있을 때마다 타이완 해협 부근으로 급파되는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戰團)은 중국의 도전을 용납할 수 없다는 미국 의지의 표현이다.
일본은 민주당 정권이 수립된 직후 미국과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로 약간의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중국과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의 거친 외교에 당황한 나머지 민주당 간부 수십 명이 연명(連名)으로 센카쿠 열도에서 합동훈련을 하자는 탄원을 미국에 제출할 정도가 되었다. 미국은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11월 초 중국의 센카쿠 열도 침공 시 이를 탈환하는 미·일 합동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은 대한민국과의 동맹관계도 격상시켰다. 중국의 위협이 커질수록 한미(韓美)동맹 관계의 친밀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은 중국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해와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단행했으며, 차후 서해 바다에서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여하는 훈련도 전개할 예정이다.
미국은 일본, 중국, 인도를 아시아의 3대 강국으로 간주하면서 세 나라 중 적어도 한 나라와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경우 미국은 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어떤 나라의 도전도 막을 수 있다고 간주한다. 지금 중국이 아시아 패권, 나아가 미국의 세계 패권에 대한 도전자로 간주되는 마당에 미국은 하나가 아닌 두 나라, 즉 일본과 인도를 미국의 편에 서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중국의 도전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도의 급성장은 중국의 부상을 결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전략적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인도는 중국과 4000km가 넘는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나라로서 운명적으로 중국과 대결할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地政學的) 위치에 있는 나라다. 미국은 물론 유럽도 인도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美, 북한을 미국 편으로 만드는 목표 있을 것
미국은 중국에 대해 지속적인 경제적·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미국이 위안화(貨) 절상을 강력히 요구하는 데 대해, 그럴 경우 중국의 수많은 기업이 도산할 것이라며 저항하고 있다.
중국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많은 한국 사람이 중국의 부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중국은 연(年)평균 8% 경제성장을 유지하지 못하면 나라가 무너질 수도 있는 그야말로 ‘호랑이 등 위에 올라탄 나라’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공동체, 일본까지 중국과의 환율 전쟁에 참여하고 있으니 중국 사람들의 조급하고 강경한 대외 행태를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할까? 미국의 대전략 속에는 북한을 궁극적으로 미국 편으로 만든다는 목표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 이 같은 미국의 대전략이 성공한다면 그날 중국은 미국 편이 된 북한과 직접 맞서야 하는 전략적으로 대단히 불리한 상황에 당면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북한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 게임을 시작한 지 오래되었다. 북한의 지도자들이 미국에 “당신들의 대전략에서 우리는 무엇이오?”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북한은 미국이 자신을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대남(對南)전략에 적극 활용할 것이다.
마침 노벨평화상 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지식인에게 2010년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로 결정, 중국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패권 도전을 제어하는 미국의 노력이 가히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패권국이란 경제력과 군사력이 1위가 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1990년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미국은 1위이기는 했지만 패권국은 아니었다. 전 세계가 미국이 제시하는 정치·경제적 원칙에 의해 주도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력 측면에서 미국은 1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패권국의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인 군사력에서는 소련을 압도하기는커녕 오히려 소련에 뒤진 적도 있었다.
냉전(冷戰) 당시 세계 경제는 미국식 자본주의와 소련식 사회주의에 의해 양분(兩分)되어 있었다. 중국·인도 등이 사회주의를 추종한 결과 지구 인구의 거의 절반이 사회주의 경제체제 아래 살고 있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자유주의 정치 경제체제가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를 압도할 것이라는 확신도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 지식인들은 오히려 사회주의 체제가 승리할 것, 혹은 적어도 장기간 존속할 것이라고 보았다. 공산주의·사회주의 체제의 종언을 확신했던 레이건 대통령은 오히려 멍청하고 무식한 사람이라고 비난받았다.
패권국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신념대로 사회주의는 종말을 고했고 미국식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는 세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이 같은 상황을 보고 “역사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더 이상 미국식 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이데올로기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무렵부터 미국은 세계의 패권국이 된다. 미국은 패권국으로 등극(登極)한 1990년대 초반 이후 냉전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외교정책을 천명한다.
부시 대통령(1989~1992년)은 전 세계를 향해 모든 국가는 민주주의 정치 제도를 실행해야 하며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 미국은 세계 여러 나라에 미국에 도전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미국이 세계 나라들에 따라오라며 치켜든 깃발에는 민주주의(Democracy), 자유(Freedom), 평화(Peace)라는 글자들이 적혀 있다.
이 세 가지 개념은 21세기 세계의 보편적 가치다. <자유의 지배>의 저자인 마이클 만델바움(Mandelbaum) 교수는 이 세 가지를 ‘세계를 정복한 이념들’(Ideas that Conquered the World)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쟁력의 뿌리
역사적으로 패권국들은 자신들이 제시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로마제국의 평화(Pax Romana), 대영제국의 평화(Pax Britannica)가 바로 그런 것들이다. 지금 미국은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애미 추아 박사는 성공한 제국은 모두 관용이 넘쳐흐른 나라였다고 주장한다. 로마제국은 전쟁터에서 패배한 적국의 병사를 자국의 시민으로 흡수하는 관용을 베풀었고 그 결과 대제국을 1000년 동안이나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의 인종차별이 프랑스보다 눈에 띄는 것이기는 하지만, 흑인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소리 높여 말하는 프랑스가 흑인 대통령을 선출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은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나라다.
미국은 애초에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다양한 유럽 국가의 국민들이 바다를 건너와서 만든 새로운 나라다.
세계 모든 나라 국민이 ‘우리’라며 뭉치는 요인은 그들의 선조(先祖), 즉 과거가 같다는 데 근원을 두고 있다. 지구 상 모든 나라 국민은 할아버지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에 똘똘 뭉친다.
이 지구 상에서 국민을 뭉치게 하는 기반이 과거가 아닌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공통의 과거가 아니라 ‘공통의 미래’에서 하나의 국민이라는 개념을 도출하는 유일무이의 나라다. 아버지들과 할아버지들은 원수지간이었는지 몰라도 일단 미국인이 된 이상 미국적인 이념에 충실하고, 영어를 사용하며, 공통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약속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미국이다.
이처럼 독특한, 어떤 면에서는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세계화된 국민국가인 미국은 본질적으로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 유리한 구조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을 불러다가 미국 시민권을 얻게 하고, 그들을 자국 국민으로 인정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미국은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나라가 되는 데 불과 100여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소련이 없어진 세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국력 비중은 막강해졌다. 2004년 브루스 버코비츠(Bruce Berkowitz) 교수는 <전쟁의 새로운 모습>(The New Face of War)이라는 책에서 21세기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숫자 5가지를 제시한 바 있었다.
첫째는 2003년도 세계 전체 국방비인 7500억 달러라는 숫자다. 둘째는 같은 해 미국국방비라는 3800억 달러, 셋째는 미국 국방비가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3.2%, 넷째는 1993년 이래 중국의 연(年)평균 국방비 증가비율이라는 17%, 다섯 번째는 2001년 9월 11일 미국 본토에서 사망한 사람의 숫자인 3025라는 숫자였다.
2003년의 세계 국방비 7500억 달러는 냉전이 한창이던 1985년 무렵과 비교할 때 무려 25% 정도 줄어든 금액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당시 세계 각국 GDP의 3.5%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미국의 국방비는 2004년 현재 세계의 절반이 넘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국방비가 각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평균보다도 작은 것이었다.
위의 5개 숫자 중 앞의 세 숫자는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상징하며, 뒤의 두 숫자는 미국의 패권에 대한 도전자들의 속성을 표현한다. 하나는 중국의 도전이며 다른 하나는 테러리즘 혹은 이슬람의 도전을 의미한다. 중국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지난 30년간 9~10%)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을 군사비로 투자하는 나라다. 3025명이라는 숫자는 테러리즘의 도전, 이슬람의 도전을 상징한다.
버코비츠 교수가 제시한 21세기 세계정치를 상징하는 5개의 숫자는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도전과 이슬람의 도전에 맞서야 한다는 미국의 대전략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21세기 미국이 만든 세계야말로 미국이 살기에 가장 유리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패권을 용납하지 않을 것”
![]() |
존 미어셰이머 교수. |
그는 “지난 수십 년 경제발전을 이룩한 중국은 앞으로 아시아의 패권국은 물론 세계의 패권국 지위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중국이 패권적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중국이 공격적인 나라이거나 중국의 지도자들이 잘못된 길로 인도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패권국이 되는 것이 중국을 위해 가장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중국이 패권국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이 중국의 패권을 용납하지 않는 것은 마치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처럼 당연한 일이다. 중국의 패권적 지위는 미국에 좋은 일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1990년 이래 패권국의 지위를 확보한 미국은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이슬람의 도전에 여하히 대처할 것이냐의 여부로 번민하고 있다. 중국의 도전은 수천 년 국제정치사에 항상 나타나는 전통적인 도전의 유형이다. 경제력이 급속히 증강하는 국가들은 항상 당대의 챔피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 소련과 미국 등 강대국들이 보여준 갈등의 역사는 전통적인 패권 도전의 역사를 보여준다. 테러리즘의 도전은 21세기에 뚜렷이 나타난 새로운 유형의 도전이다.
지난 1980년대에는 일본이 가장 유력한 패권 도전국으로 간주되었다. 이제는 지난 역사가 되었지만 일본은 진정한 의미에서 미국의 패권 도전국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1980년대 후반 이래 다수의 지식인이 일본의 부상(浮上)을 논했고 미국과 일본은 패권을 놓고 제2차 태평양전쟁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조차 있었다. 미국은 자신의 패권에 대한 도전자를 일본이라고 설정하고 일본을 사전에 견제하는 전략을 취했다. 일본은 지금 미국에 대한 도전국의 대열에서 탈락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 있어도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할 것 같은 나라로 바뀌고 말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패권에 대한 도전국이라고 간주하기 시작한 나라는 중국이다.
사실 1980년대 혹은 그 이전 중국은 어떤 국제정치학자의 글에서도 미국에 대한 도전자로 간주되지 않았다. 요즘 중국을 미국의 패권에 대한 제1의 도전국으로 보는 것은 상식이 되었지만, 1990년대 초반 이전 간행된 어떤 국제정치학 저술도 중국의 부상과 중국의 패권 도전 가능성을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무렵부터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중국의 위협을 경고하는 저서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이 경계할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우선 대중을 상대로 한 중국위협론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1980년대 후반 일본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왔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처럼 미국의 독서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중국위협론은 미국 사회의 담론을 ‘중국과의 대결’로 몰고 갔다.
미국, 인도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 |
2006년 3월 인도를 방문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싱 인도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우선 미국은 2000년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의 안보 보좌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박사는 중국을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공격을 받은 후 전개된 미국의 세계 전략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함은 물론 중국의 위협을 봉쇄하는 데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은 반(反)테러 전쟁을 위해 우선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장악해 나갔다. 이름이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의 대부분을 미국이 장악했다.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에 미국은 기지를 얻거나 이들을 반테러 전쟁의 동맹국으로 삼아 중동의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 전진 기지로 삼았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며 특히 중국으로부터 벗어나기 원하는 위구르족이 주로 거주하는 신장웨이우얼자치구와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지역이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몽골을 방문한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되었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인도를 미국 편으로 만든 대통령이 되었다. 프랑스의 학자 기 소르망은 “부시 대통령이 인도를 미국의 우호국가로 만든 것은 냉전 당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만들어 소련을 몰락시킨 계기로 삼았던 전략에 비견될 수 있을 만큼 탁월한 전략적 업적”이라고 칭찬했을 정도다. 몽골과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요충이 아닐 수 없다.
부시가 건설한 인도와 미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09년 가을 중국을 방문한 직후 워싱턴으로 돌아간 오바마는 인도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 융숭한 대접을 베풀면서 “인도야말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은 지난 8월 핵(核)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베트남의 다낭항(港)에 정박시킴으로써 남중국해의 영토분쟁에서 중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베트남을 지원했다. 과거 적이었던 베트남과의 관계를 사실상의 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미국은 또한 타이완(臺灣)에 대한 확고한 방위공약을 약속하고 있다. 중국의 도발 징후가 있을 때마다 타이완 해협 부근으로 급파되는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戰團)은 중국의 도전을 용납할 수 없다는 미국 의지의 표현이다.
일본은 민주당 정권이 수립된 직후 미국과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로 약간의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중국과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의 거친 외교에 당황한 나머지 민주당 간부 수십 명이 연명(連名)으로 센카쿠 열도에서 합동훈련을 하자는 탄원을 미국에 제출할 정도가 되었다. 미국은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11월 초 중국의 센카쿠 열도 침공 시 이를 탈환하는 미·일 합동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은 대한민국과의 동맹관계도 격상시켰다. 중국의 위협이 커질수록 한미(韓美)동맹 관계의 친밀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은 중국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해와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단행했으며, 차후 서해 바다에서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여하는 훈련도 전개할 예정이다.
미국은 일본, 중국, 인도를 아시아의 3대 강국으로 간주하면서 세 나라 중 적어도 한 나라와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경우 미국은 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어떤 나라의 도전도 막을 수 있다고 간주한다. 지금 중국이 아시아 패권, 나아가 미국의 세계 패권에 대한 도전자로 간주되는 마당에 미국은 하나가 아닌 두 나라, 즉 일본과 인도를 미국의 편에 서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중국의 도전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도의 급성장은 중국의 부상을 결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전략적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인도는 중국과 4000km가 넘는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나라로서 운명적으로 중국과 대결할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地政學的) 위치에 있는 나라다. 미국은 물론 유럽도 인도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美, 북한을 미국 편으로 만드는 목표 있을 것
미국은 중국에 대해 지속적인 경제적·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미국이 위안화(貨) 절상을 강력히 요구하는 데 대해, 그럴 경우 중국의 수많은 기업이 도산할 것이라며 저항하고 있다.
중국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많은 한국 사람이 중국의 부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중국은 연(年)평균 8% 경제성장을 유지하지 못하면 나라가 무너질 수도 있는 그야말로 ‘호랑이 등 위에 올라탄 나라’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공동체, 일본까지 중국과의 환율 전쟁에 참여하고 있으니 중국 사람들의 조급하고 강경한 대외 행태를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할까? 미국의 대전략 속에는 북한을 궁극적으로 미국 편으로 만든다는 목표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 이 같은 미국의 대전략이 성공한다면 그날 중국은 미국 편이 된 북한과 직접 맞서야 하는 전략적으로 대단히 불리한 상황에 당면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북한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 게임을 시작한 지 오래되었다. 북한의 지도자들이 미국에 “당신들의 대전략에서 우리는 무엇이오?”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북한은 미국이 자신을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대남(對南)전략에 적극 활용할 것이다.
마침 노벨평화상 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지식인에게 2010년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로 결정, 중국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패권 도전을 제어하는 미국의 노력이 가히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