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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특집] 금융위기와 미국의 국제적 위상
“앞으로 60년 이상 미국 패권 지속될 것”

중국과학원 중국 현대화 연구센터의 보고서: “중국은 현재 미국에 비해 100년 뒤져 있고, 2080년에 이르러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이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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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쉬지 않고 매년 7%씩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미국은 매년 2%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을 가정하면, 38년 후인 2046년 미국의 GDP와 중국의 GDP가 같아진다.
같은 조건일 경우 중국과 미국의 개인소득은 지금부터 62년이 지난 후인 2070년에 같아진다.


李春根
⊙ 1952년 서울 출생.
⊙ 연세大 정외과·同 대학원 졸업. 美 텍사스 주립大 정치학 박사.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해양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자유기업원 국제문제연구실장,
    同 부원장 역임. 이화여대 겸임교수.
⊙ 저서 : <현실주의국제정치학> 등.
미국의 최신예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작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9월 중순 리먼 브러더스社(사) 파산, AIG社(사)의 파산 위기, 미국 정부의 7000억 달러 조달 계획 등 미국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보는 전 세계 전문가들은 다시 ‘미국의 몰락’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언론들도 미국의 몰락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2000년 당시 세계의 30%를 차지하던 미국 경제가 2007년에는 25%로 줄었다는 수치를 몰락론의 근거로 삼는가 하면 ‘휴지가 된 미국 달러화’ ‘달러화의 모욕’ 등 자극적 언어가 등장한다.
 
  자료들마다 약간씩 다르고 해석에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4~5 년 사이에 다소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불과 4~5 년의 자료를 가지고 판단한다는 것은 올바른 분석방법이 아니다. 또 해당 국가의 자료만 분석해서는 안 되며, 다른 나라들의 경제·정치적인 상황과 비교 분석해야만 그 국가가 국제체제에서 차지하는 지위의 변동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과연 미국은 몰락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이 몰락하면 미국을 대체하여 세계의 覇權國(패권국)이 될 나라는 있는 것일까?
 
  서기 1500년 이후의 세계를 한 단위로 보고, 세계의 정치·경제 현상을 巨視的(거시적)으로 분석하는 일단의 學者群(학자군)이 존재한다. 이들은 16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정치·경제가 주기별로 변화해 왔으며, 각 주기마다 하나의 특별히 강한 나라, 즉 覇權國(Hegemonic Power)이 세계를 지배했다고 주장한다.
 
 
  패권국의 흥망성쇠
 
  이 그룹의 대표적인 학자들인 모델스키(George Modelski)와 톰슨(William R. Thompson) 교수는 1540년 이후의 포르투갈, 1640년 이후의 네덜란드, 1740년 이후의 영국, 1850년 이후의 영국, 1973년 이후의 미국을 당대의 국제정치와 경제질서를 주도했던 패권국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약 100년마다 패권국이 변화했고, 패권국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세계적 규모의 대전쟁이 발발했었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미국은 패권국으로 등극한 후 자신에게 유리한 국제정치체제를 만들어 가고자 노력했다. 상당기간 동안 소련에 발목이 잡혀 있었지만, 미국은 소련 붕괴 이후 세계의 정치·경제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갔다. 간단히 말해, 세계 각국 간 경제거래의 자유화, 세계 모든 나라의 정치민주화가 미국이 원하던 바였다.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경제정책은 ‘글로벌리제이션’이라는 용어로 나타났고, 미국이 원하는 세계 정치질서는 ‘민주적 평화론(Democratic Peace Theory)’으로 표현됐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는 역사적 현실에서 도출된 이 이론은 ‘세계 모든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되면 이 세상에 전쟁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가정한다.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은 ‘민주적 평화론’ 의 신봉자였다. 부시는 구체적으로 몇 나라를 지칭, ‘그 나라 정부들을 민주주의로 바꾸면 세계평화가 이룩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 했다.
 
  폴 케네디 교수의 저서 <강대국의 흥망>은 미국의 몰락을 이론적으로 예측한 베스트셀러였다. 패권국은 세계 질서유지를 위해 군사력 등 다른 분야에 지출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패권국이 제공한 국제 안보질서에 편승,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국가들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게 된다. 2차 대전 이후의 미국과, 미국이 제공한 안보체제하의 일본의 경제성장이 그 사례다.
 
조지 부시(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존 매케인(왼쪽 끝) 대선 후보, 민주당 버락 오바마(오른쪽 끝) 대선 후보 등과 함께 백악관에서 미 금융위기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폴 케네디의 오판
 
폴 케네디 美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는 저서 〈강대국의 흥망〉에서 미국의 몰락과 일본의 패권국 부상을 예상했다.
  결국 패권국에 도전할 만한 막강한 경제력을 보유한 나라들이 나타나고, 이들은 패권국에 대한 도전자로 간주된다.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패권국들은 군사비를 줄임으로써,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기보다 오히려 군사력을 더욱 강화시켜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愚(우)를 범하게 된다. 결국 기존의 패권국은 몰락하고 새로운 패권국이 등극하는데, 새로운 패권국들도 과거 패권국의 전철을 밟는 역사가 반복됐다는 것이 케네디 교수의 이론이었다.
 
  지난 20년의 역사를 실제로 살아온 우리는 케네디의 분석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계적인 大家(대가)가 설득력 있는 이론을 동원하여 ‘몰락한다’고 예측했던 미국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1990년 소련의 몰락 후 미국은 사상 유례없는 초강국이 됐다. 20여년 전만 해도 차기 패권국으로 간주되던 일본을 지금도 패권 도전국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케네디 교수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중국은 지금 거의 모든 사람이 차기 패권 도전국으로 간주하는 나라가 됐다.
 
 
  1975년 이후 미국 경제 영향력은 확대
 
  2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5년 GNP로 계산된 미국의 경제력은 세계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1945년 당시 미국의 경제력은 세계의 70% 정도였다고 보기도 한다. 1945년을 기점으로 미국은 계속 몰락의 길을 걸었다. 1975년 무렵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 정도로 내려갔고 1970년대 중반 이후 1990년 소련이 붕괴할 때까지 미국의 경제력은 세계 경제의 20~25% 선에 머물렀다. 소련 몰락 후 200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30% 정도로 상승 했다. 2007년 현재 미국의 GDP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 정도다.
 
  그러나 세계 절반이었던 미국의 경제력이 세계의 30% 정도에 미달하는 현재 상황을 근거로, 미국이 몰락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극히 非(비)학술적, 비현실적 분석이다. 1945년은 올바른 준거 기준이 될 수 없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세계 유수의 강대국들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이 모두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력이 세계의 절반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들 국가의 경제력이 완전히 회복된 시점은 1970년대 중반이며, 1975년 이후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조금씩 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미국의 경제력은 1990년대 이후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현격히 상승하고 있었다. 냉전 종식 후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은 무려 1조 달러(약 1400조원)에 이르는 국방비를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10년 동안 미국이 유럽의 선진국들을 경제적으로 압도하고 있었다는 현상을 미국 MIT 대학 경영대학원장인 레스터 서로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991년 프랑스인의 개인소득은 미국인보다 1000달러 정도 적었다. 독일, 이탈리아는 미국보다 2000달러 정도 적었다. 영국인의 개인소득은 미국보다 5000달러 정도 적었다. 2001년 프랑스 개인소득은 미국보다 1만3000달러, 독일은 1만2000달러, 이탈리아는 1만6000달러가 적다. 영국인의 1인당 소득은 미국인보다 1만1000 달러 적다. 캐나다조차 미국과의 개인소득 차이가 1991년 2000달러에서 2001년 1만5000달러로 벌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세계 500대 기업 중 미국 기업은 151개에서 238개로 증가했고, 일본은 149개에서 50개로 떨어졌다. 미국과 거의 동등하던 일본의 산업 경쟁력은 미국의 5분의 1이 되었다.”(<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 중에서)
 
  현재 미국은 금융위기에 빠져 있지만, 이를 두고 미국 자본주의 제도의 실패라고 진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더구나 이를 미국의 몰락이라고 보는 것은 더욱 성급한 전망이다.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보다 본질적으로 우수하지만, 자본주의 그 자체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국가들에는 주기적으로 불황이 찾아오며, 심지어 공황도 야기된다. 하지만 사회주의와 달리 자본주의 국가가 완전히 붕괴한 적은 없다. 이번 미국의 금융위기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해소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無敵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구성하는 것은 경제력만은 아니다. 패권국은 반드시 군사강국이어야 하는데, 미국의 군사력은 경제력과는 달리 無敵(무적)이라 말해도 좋을 정도다. 2000년 미국의 국방비는 세계 모든 나라들이 쓰는 국방비의 절반에 이르렀으며,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의 군사전문기자 다나 프리스트는 “2002년 현재 미국은 미국 다음으로 강한 나라보다 군사적으로 10배 정도 강하다” 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방비 중 눈여겨볼 부문은 연구개발비인데, 미국의 국방 연구개발비는 세계 3~5 위급 국방비 지출국인 영국, 프랑스, 일본의 국방비 전체보다도 많다.
 
  미국이 현재 이라크戰(전)에 투입하는 전쟁 비용은 연간 평균 1400억 달러(약 200조원)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이라크전쟁 1년치 戰費(전비)는 우리나라 국방비의 약 6년분에 해당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 전쟁 때문에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전 당시 미국 GDP의 11.6%를 국방비로 지출했고, 월남전 당시 최고 8.9%, 冷戰(냉전)이 피크였던 1980년대 중반에는 GDP의 6%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치르는 2007년 현재 미국의 총 국방비는 미국 GDP의 3.7%에 해당한다.
 
  세계 대부분의 선진국은 인구감소 및 노령화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 부분에서도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상황이 월등하게 양호하다. 매년 수많은 우수한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는 미국은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등 경쟁국들의 인구가 겨우 2%대 증가를 보였던 1990년대 10년 동안(1992~2001) 인구가 2억5503만명에서 2억8397만명으로 무려 2894만명이 증가했다. 비율로 11.4%가 늘어난 것이다.
 
  미래의 국력 평가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나라에 훌륭한 대학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를 살펴보는 일이다. 스페인의 한 인터넷 사이트는 사이버스페이스에 게재된 학술논문을 기준으로 세계 4000개 대학의 랭킹을 측정했다. 이 사이트의 2007년 7월판 자료에 의하면 세계 100대 대학 중 53개가 미국에 있는 대학들이며, 1위부터 25위까지는 모두 미국의 대학이다. 중국 상하이(上海)의 자오퉁대(交通大)에서 발간하는 권위 있는 세계 대학랭킹 자료도 세계 상위 20개 대학 중 17개가 미국 대학이었다(2004년도 자료).
 
미국의 군사력은 여타 국가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압도적이다. 사진은 2003년 이라크로 진격하는 美해병대.
 
  중국에 대한 환상
 
  세계적인 권위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장이었던 빌 에모트는 “미국의 막강한 힘 앞에서 대부분의 나라는 미국에 맞서기보다 동조하려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사실 1990년대 미국이 하이퍼 파워로 등극한 후,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힘을 합쳐 미국에 맞서 세력균형을 이루기보다는 오히려 미국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패권에 대항하며, 미국을 이을 강대국이라고 평가되는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은 1978년 이래 거의 30년 동안 9%를 상회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1993년 이래 연 평균 17%의 국방비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나라다. 미국의 평론가 조지 윌은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100년 전 독일의 국력증강을 생각하게 한다. 독일 문제는 두 차례의 잔인한 전쟁을 통해 해결됐다”고 말한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역시 “중국을 건들지 마라. 중국이 깨어나면 세계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대한 도전국이 될 수 있는지, 혹은 현재 도전국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보다 이론적이며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국제정치 학자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前(전) 국가안보수석(카터 대통령 당시)은 2004년 발간한 저서 <미국의 선택>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중국은 아직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

 
프랑스의 비평가 기 소르망. 그는 “중국은 아직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라며 “중국 패권 시대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탈락했고, 유럽이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통일을 이룩해야 하며, 중국이 미국과 대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두 세대 동안 빈곤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적어도 앞으로 60년 정도는 문제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중국의 도전에 대해 브레진스키 교수는 “중국은 아직 미국과 맞먹을 수 있는 富國(부국)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프랑스의 碩學(석학) 기 소르망은 <중국이라는 거짓말>(영어 번역판 제목은 <거짓의 제국>)이라는 저서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생각이 중국의 현실을 능가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중국의 경제력은 이탈리아나 프랑스 같은 유럽의 단 한 개 국가의 영향력에 비해 그다지 큰 것도 아니다. 중국은 아직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실 중국 인구 13억명 중 절반인 6억5000만명 정도는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는 극빈계층이며, 1달러 미만으로 사는 사람도 1억명이 넘는다. 물론 ‘나머지 절반은 잘살고 있지 않으냐’라는 反論(반론)이 있지만, 중국이 하나의 나라로 통합되지 않는 한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넘볼 수는 없다. 국내 통합도 이루지 못한 나라가 세계의 지도국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 특히 미국의 국방성, CIA 등이 ‘중국의 도전’을 우려하고 있고, 중국의 일부 시민과 전문가들이 이 사실에 흥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5년 2월 20일 중국과학원 중국 현대화 연구센터의 보고서는 중국은 현재 ‘미국에 비해 100년 뒤져 있고, 2080년에 이르러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이 보고서는 2001년 당시 중국의 경제력(구매력 기준 3580달러)은 영국의 1881년, 네덜란드의 1897년, 1892년의 미국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1인당 GDP를 30위 올리려면 앞으로 50년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2005년 현재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8개 국가 중 69위). 여기에서 다시 30위를 더 올리려면 21세기 후반 50년이 지나야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중국은 패권국이 되기에 너무 관용이 없다”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의 夜景.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13억 인구 중 절반이 하루 2달러로 생활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경제정책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조지 대통령이 재임한 지난 7년 동안 미국의 경제는 18% 성장했다. 지난 7년 동안 미국경제 성장분은 현재 중국경제 전체 규모와 맞먹는다. 2000년 미국 GDP는 약 11조 달러다. 현재 미국 국방비가 14조 달러 정도며, 중국의 GDP가 3조 달러 정도다.
 
  국제정치학의 현실주의 이론을 대표하는 시카고 대학의 미어 셰이머 교수는 저서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그간의 놀라운 경제성장을 앞으로 수십년 동안 지속하게 될 경우, 중국은 막강한 군사력을 갖추게 될 것이며, 마치 미국이 서반구를 지배하는 것처럼 아시아 대륙에서 패권적 지위를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것은 중국 문화가 본질적으로 공격적이라든가, 중국의 지도자들이 잘못된 길로 인도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것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가장 좋은 보장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에서의 패권국이 되는 것을 저지하려 할 것입니다. 미국은 세계무대에서 미국에 근접한 도전국의 존재를 용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관계와 유사한 심각한 안보경쟁이 야기될 것입니다.”(<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서문)
 
  우리가 ‘미국이 곧 망하고 중국이 뒤를 이을 것’이라고 흥분하기에 앞서 심각하게 음미해 보아야 할 말이다. 중국은 쉬지 않고 매년 7%씩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미국은 매년 겨우 2%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이라고 가정하면, 38년 후인 2046년 미국의 GDP와 중국의 GDP가 같아질 것이다. 같은 조건일 경우 중국과 미국의 개인소득은 지금부터 62년이 지난 후인 2070년에 같아진다. 미국은 매년 2%, 중국은 매년 7% 경제성장을 가정할 경우인데, 극도의 제한적인 가정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0월 6일자 <뉴스위크>誌(지)는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대해 ‘그렇게 빨리 성장하기에 중국은 너무나 크다’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주변국들이 모두 세계 패권을 다투는 수준의 경쟁국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강대국의 국력 변동을 심각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작은 일을 확대 해석해 ‘미국은 붕괴하고 일본, 중국, 혹은 러시아가 부흥하고 있다’는 말을 너무 쉽게 해왔다. 최근 미국계 중국인인 애미 추아 예일대 법대 교수는 “관용(tolerance) 있는 나라만이 세계를 리드하는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녀는 현대의 중국은 너무 민족주의적이라고 비판하며 민족주의적인 나라가 패권국이 될 수 없음을 지적했다.
 
  반면 미국 인구의 소수파에 불과한 흑인 출신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어 善戰(선전)하는 미국의 저력을 간과하면 안 된다. 패권국이 되기 위한 거의 모든 조건을 미국보다 골고루 갖춘 나라가 아직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미국 패권의 몰락을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의 패권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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