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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1월호

[인물 연구] 이행웅 - 리틀록의 태권도 왕 李幸雄 ATA(American Taekwondo Association) 회장

李東昱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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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王

  「ATA(American Taekwondo Association;미국태권도협회)」 회장 李幸雄(이행웅·63·태권도 9단). 그는 미국에서 제자들로부터 『그랜드 마스터(大사부님)』로, 일반인들로부터는 『태권도 王(왕)』으로 불린다.
 
  1962년 스물다섯 살의 한 청년이 道服(도복)과 英韓(영한)·韓英(한영)사전 한 권씩만을 들고 미국땅에 발을 디딘 이후 37년이 지난 현재 그가 이뤄낸 성취의 기록은 대단하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7개국 19개 支部(지부) 1천2백여개의 支館(지관), 사범 3천명, 유단자 2만명, 총 회원수 20만명, 연간 총 수입 1천만 달러(약 1백20억원),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태권도 師父(사부)…>
 
  李幸雄 회장의 성공사례는 한국인들에게 낯선 소식이 아니다. 이미 1980년대 중반에 국내 스포츠신문을 통해 몇 차례 소개된 바 있었고 1990년대에 와서는 국내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리틀록의 작은 거인(1994년 KBS)」, 「세계는 지금(1997년 KBS)」, 「아칸소 주청사에 태극기(1998년 SBS)」, 「성공시대(1999년 MBC)」, 「아메리칸 태권도(1999년 인천방송)」 등으로 꾸준히 소개되어 왔다.
 
  올해 7월25일 MBC TV의 「성공시대』라는 프로를 통해 방영된 내용 속에는 지난 6월10일부터 4일간 아칸소州(주) 리틀록市(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ATA 세계태권도대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대회기간 중 아칸소州廳舍(주청사)에 성조기와 함께 게양된 태극기, 2만5천여 관중으로 꽉 채워진 컨벤션 센터, 하얀 태권도복 차림의 미국인 남녀노소가 깍듯이 90도 절을 하고 다니는 장면들, 한국 태권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쌍절곤과 木棒(목봉) 등 동양 전통무기를 자유자재로 놀리는 미국인들, 종교단체의 예식에 버금갈 師範(사범) 임명식, 신경마비된 여성 장애인이 17년간의 수련 끝에 3단 승단 시험을 보면서 돌려차기로 松板(송판) 격파를 성공시키는 모습 등. ATA는 3박4일간의 이 행사로 아칸소州에 3백50만 달러의 수입을 가져다 주었다.
 
 
  리틀록의 할아버지
 
 
  李幸雄 회장이 창안한 태권도는 무엇이 어떻게 다르길래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기자는 지난 9월14일부터 5일간 미국을 방문해 李幸雄 회장을 만나 보았다.
 
  ATA 본부가 있는 아칸소州 리틀록은 미국 중서부의 후미진 곳이다. 남북전쟁 때 미국 연방을 탈퇴해 남부 연합에 가입했던 아칸소는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는 흑인들을 중심으로 한 목화농장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17시간의 비행 끝에 리틀록의 ATA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기자를 맞이한 李幸雄 회장은 왜소한 키에 깡마른 인상이었지만 얼굴은 인자했다. 『1백65cm의 키에 58kg의 체중을 평생 변함없이 유지해 왔다』는 그는 영락없는 시골 村老(촌로)였다. 李회장은 기자에게 『인터뷰는 나중에 하자』며 자신의 사무실과 협회 구석구석을 안내했다.
 
  좁은 통로엔 30년간 ATA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 사진과 기념패가 걸려 있었다. 거의 모든 사진 속엔 태권도복차림의 미국인들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많은 액자들 가운데 하나가 기자의 시선을 한참 붙잡아 두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에 松板(송판) 격파를 한 사진인데 사진 위에는 클린턴이 격파해 두 조각이 난 송판 두 장이 함께 들어 있었다.
 
  지원부서들은 차를 타고 5분쯤 가야 하는 주변 건물에 나뉘어져 있었다. 道服과 띠는 물론 책과 비디오테이프, 태권도靴(화), 가방, 배지, 티셔츠 등 각종 태권도 관련상품들이 가득 찬 창고가 인상적이었다. 태권도靴의 경우 한국의 尙武社(상무사) 제품이었고, 연습용 武器類(무기류)들은 미국 본토와 일본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었다. 기자가 안내받은 여러 건물 중 한 곳에선 미국인 주부들이 재봉틀을 돌리고 있었다. 주문받은 도복에 주문者의 이름을 새겨 넣거나 ATA 로고를 재봉질하고 있었다. 李회장은 1백 種(종)이 넘는 이 상품판매로부터의 연간 순이익이 약 4백만 달러에 이른다고 했다.
 
  협회 상근 직원은 90명. 현재 신축중인 건물이 완공되면 「태권도 박물관」도 들어 서게 된다고 한다. 李幸雄 회장은 우리나라에 개인용 PC가 처음 소개될 무렵인 1980년에 이미 10만 달러 상당의 IBM 컴퓨터를 도입해 협회 운영을 전산화하기도 한 스포츠 전문 경영인이었다.
 
 
  사람을 키우는 게 경영 비결
 
 
  돈과 교육(태권도)과의 관계를 말하려면 왠지 부담스러움을 가져야 하는 우리 풍토와 달리 미국에서 뿌리내린 李회장은 『도장을 운영하는 사범도 잘 살아야 제자를 더 잘 교육시킬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미국 네브라스카州 오마하에 정착한 지 7년 만인 1969년에 李회장은 자신이 배출시킨 미국인 사범들이 미국 전역에 퍼져 도장을 운영하고 있어 이를 발판으로 미국태권도협회(ATA)를 구성했다. 1965년에 창설된 대한태권도협회보다 4년 후이지만, 國技院(1972년)과 세계태권도연맹(WTF·1973년)의 창설보다 앞섰다.
 
  지난 30년간 李회장의 ATA는 미국 내에서 가장 단결이 잘되는 무술단체로 武道界에 널리 알려져 있다. 경영과 조직관리에 성공한 비결을 묻자 그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없으면 기술이 전수될 수 없다. 제자를 잘 키운다는 것보다 더 큰 사업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제자를 키운다는 말에는 여러 가지 노하우가 포함되어 있다. 정성들여 가르칠 것, 제자의 인생 선배로서 진로를 잘 개척해 줄 것, 제자가 사범이 되어 도장을 운영하게 되면 그가 돈을 잘 벌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 등.
 
  협회는 미국과 南美(남미)를 포함한 全세계 7개국에서 운영되는 ATA 소속 도장들로부터 심사비와 회비를 받는다. 그러나 심사비의 전부가 아닌 일부만을 받는 데 노하우가 있었다. 유급자 심사의 경우 도장을 운영하는 사범에게 권한을 주고 심사비 일체가 사범의 몫으로 돌아가게 했다. 유단자의 경우는 1단부터 3단까지 심사를 지부장들에게 일임했고 중앙협회는 4단 이상의 고단자 심사만 관여하는 방식이다.
 
  『아랫사람을 믿고 맡기면 실수는 하지만 실패는 하지 않습니다. 노력한 만큼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대가가 주어지니 더 열심히 가르치고 회원을 더 많이 늘리려 노력하거든요. 회원이 늘어나면 결국 저에게도 회비 수입이 늘겠지요. 이렇게 해서 모두가 잘 살게 되니 좋잖습니까』
 
  ATA는 미국 본토에만 1천1백여개의 도장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격 있는 사범이 도장을 운영하려고 하면 ATA 본부는 해당지역의 시장조사에서부터 건물 구입과 시설 완비까지 해 주고 도장 운영이 흑자로 전환할 때까지 관리해 준다. 물론 비용을 받고서.
 
  태권도 도장에 나가는 사람들은 1주일에 3일씩 도장에 나와 운동을 하고 월회비를 1백 달러씩 낸다. 도장 한 개당 2백에서 많게는 3백여명이 몰리기도 하는데 1개 도장당 관장(운영자), 사범, 비서 등 세 명이 운영한다.
 
  ATA 소속 사범들이 도장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이는 평균 월수입은 제반 비용을 다 제하고도 7천 달러에서 1만 달러 정도라고 한다. 이 규모는 미국에서 돈을 잘번다고 소문난 의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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