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 의령관문 앞을 지나는 남강에 솥바위가 있다.
물밑으로 솥처럼 세 다리가 뻗어 있는 방향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 부자가 태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진주 지수면 승산마을은 GS-LG의 모태, 그들은 모두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경상남도 진주 근처에 지수면 승산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멀리 방어산(防禦山)이 버티고 있고 거기서 뻗어 나온 보양산이 용(龍)이 머리를 조아린 듯 동네를 감싸고 있다. 나지막한 한옥들을 작은 개천이 가르고 있다. 상리, 하리라고 사람들은 부르는데 상리는 구씨(具氏), 하리는 허씨(許氏)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마을 맞은편에 지금은 폐교된 지수초등학교가 있다. 구령대 뒤에 큰 소나무의 뿌리가 머리를 맞댄 듯 자라고 있다. 사람들은 그것이 이 학교를 함께 다녔던 오늘날의 LG그룹 구인회(具仁會) 창업주, 삼성그룹 이병철(李秉喆) 창업주를 상징한다고 한다. 다시 마을로 돌아가 허씨들이 살았다는 한옥들을 살펴본다.
주인공은 지신정(止愼亭) 허준(許駿·1844~ 1932)과 그의 아들인 효주 허만정(許萬正·1897~ 1952) 선생이다. 영남의 만석꾼으로 불린 허준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자였다. 그는 승정원에서 봉직(奉職)하다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가난한 농민들에게 땅 200평씩, 모두 800두락을 나눠 줬다.
이후 그는 독립운동과 육영(育英)사업에 매진했다. 땅을 농민들에게 나눠 준 것 외에도 국고(國庫)가 비면 스스로 채웠다고 한다. 그 맥을 아들 효주 선생이 이어 갔다. 학교를 세우고 백정들의 해방운동도 지원한 덕에 6·25가 터졌을 때 그의 마을은 빨치산의 횡포로부터 무사했다. 덕(德)은 말 그대로 넓은 품성을 말한다.
효주 선생은 이병철이 지금의 효성그룹 조홍제(趙洪濟) 창업주와 삼성그룹을 세울 때 큰아들 허정구(許鼎九·1911~1999)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을 보냈고 허정구는 삼성물산 초대 사장을 지냈다. 그런가 하면 구인회가 LG그룹을 세울 때 도왔으니 이곳이야말로 애국적 한국 자본주의의 씨를 뿌린 시배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의령 정곡면 이병철 삼성 창업주 생가에는 기이한 모양의 바위들이
승산마을에서 멀지 않은 경상남도 의령군 정곡면에 이병철 창업주의 생가가 잘 보존돼 있다. 이 집 역시 풍수(風水)에 문외한이 봐도 예사롭지 않다. 집과 연결된 마두산 자락이 이 집 주변에선 노적가리가 쌓여 있는 노적봉(露積峰) 형상인 데다 집 바로 뒤의 바위들이 거북이 아니면 쌀가마니를 쌓아 놓은 듯 기이한 모습이다.
안내인은 말했다. “원래 집과 이어진 산의 이름이 말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마두산(馬頭山)이었는데 호암(湖巖·이병철 창업주의 호)이 유명해지면서 호암산으로 바뀌었지요. 한문은 틀리지만요. 산의 기운이 흐르다 혈(穴)이 맺힌 곳이 이 집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맞은편 한옥은 이건희 창업주의 생가라고 한다.
함안 군북면 효성 조홍제 창업주 생가에는 지금도 태극기가 휘날린다
다시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로 가 본다. 자그마한 골목을 빠져나오면 양편에 태극기가 걸린 정갈한 한옥이 효성 조홍제 창업주의 생가다. 한창 때보다 기세가 꺾인 그룹의 모습처럼 돌보는 이 없이 굳게 닫혀 있지만 한옥의 자세가 빈틈없다. 누군가는 “명당이라기보다 자식 교육을 잘 시켰을 것 같은 집”이라고 말했다.
전북 고창 인촌 김성수 생가에는 두 형제의 우애가 어려 있어
경상남도에서 삼성·LG·GS·효성그룹이 발아했다면 전라북도 고창의 인촌 김성수(金性洙·1861~1955) 선생 생가는 호남(湖南) 부잣집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일자(一字)로 지은 집은 인촌과 그의 동생 김연수 선생이 살던 곳이다. 앞에는 동생이 살던 집으로 작은 문을 통하면 뒤편의 인촌이 살던 집에 연결돼 있다. 인촌 생가는 집 자체보다 앞의 풍광이 일품이다. 부안과 변산반도 쪽 산맥이 너른 평야를 앞에 두고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경상남도 진주 근처에 지수면 승산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멀리 방어산(防禦山)이 버티고 있고 거기서 뻗어 나온 보양산이 용(龍)이 머리를 조아린 듯 동네를 감싸고 있다. 나지막한 한옥들을 작은 개천이 가르고 있다. 상리, 하리라고 사람들은 부르는데 상리는 구씨(具氏), 하리는 허씨(許氏)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 |
지수면 승산마을은 천하의 명당이다. 가운데 구름 사이로 방어산이 마을을 지키고 있고 왼쪽으로는 보양산이 승산마을을 감싸안고 있다. 풍수에서 말하는 회룡고조형이다. |
![]() |
지금은 폐교된 지수초등학교 터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명당의 기운이 뭉쳐 있다고 했다. 태풍이 불어도 학교 안에 들어서면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
![]() |
지신정 허준 선생 생가. 지신고가라고 쓰여진 집이 지금의 GS그룹의 모태가 된 지신정 허준 선생이 살던 곳이다. |
![]() |
허씨마을 전경.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의 골목 풍경이다. 작은 개울을 경계로 왼쪽이 구씨 집성촌이고 오른쪽이 허씨 집성촌이다. |
![]() |
관서오호장이라 불린 허동립 장군이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에 세운 연정(蓮亭)에는 지금 연꽃이 만발해 있다. |
![]() |
구인회 창업주가 살던 집이다. |
의령 정곡면 이병철 삼성 창업주 생가에는 기이한 모양의 바위들이
![]() |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생가 뒤편에는 쌀가마니가 쌓여 있는 듯한 형상의 바위도 있다. 부자가 태어난 곳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마을 사람들은 말한다. |
![]() |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생가 뒤편에 있는 바위가 마치 거북이처럼 생겼다. |
![]() |
이병철 창업주 생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생가는 고인의 품성처럼 정갈하기 그지없다. |
함안 군북면 효성 조홍제 창업주 생가에는 지금도 태극기가 휘날린다
![]() |
효성 조홍제 창업주 생가. 경남 함안의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 생가는 기울어져 가는 그룹의 모습처럼 굳게 닫혀 있었다. |
![]() |
전북 고창의 인촌 생가 가운데 가장 안쪽이 인촌 선생이 기거하던 집이다. |
![]() |
전북 고창의 인촌 김성수 선생 생가에는 고인을 비롯한 가족들의 작은 동상이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