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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탐닉

아트디렉터 정치호

생활용품 수집가

글·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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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디렉터 정치호는 중견기업의 브랜딩 리뉴얼 작업을 주로 한다. 브랜드의 이름부터 쇼룸 인테리어와 제품 디자인까지 꼼꼼하게 그의 손을 거친다.
  아트디렉터 정치호(36)에게 수집은 ‘탐닉’에 가깝다. 그의 수집 세계는 한 부분에 치중하지 않고 생활 전반에 걸쳐 있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조형적, 심미적, 역사적 의미를 따져 가며 골라 모은다. 예를 들어 스테이플러를 하나 사더라도 스페인산(産) 명품 문구 전문 브랜드 엘카스코(EL Casco)의 한정판 제품을 사는 식이다. 물건 하나를 사기 위해 해외 사이트를 샅샅이 뒤진다. 번거롭고 시간은 들지만 남들이 접해 보지 못한 물건을 찾아내는 데 희열을 느낀다.
 
  “제가 모은 디자인 제품을 누구나 보고 만지고 써 보기를 권해요. 물건의 쓰임을 적재적소에서 확인하는 것이죠. 고장 나면 고장난 대로 오브제로서의 역할이 있어요. 한 번 쓰고 버릴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문화 학습이 될 수 있고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물건을 사는 것이죠.”
 
아트디렉터 정치호의 작업실에는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골동품 같은 1963년식 코카콜라 자판기와 이발소 간판기둥(Barber Pole)도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는 용품 하나를 사더라도 ‘생산적인 소비’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소비’ 자체는 ‘생산’이 아니지만, 소재를 발견하고 기능을 살피며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작업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수집은 또한 ‘생산적 예술’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최근 발표한 TV원목장 시리즈는 브라운관TV 시절의 감성을 재현한 것이다. 얇은 LED TV를 넣을 수 있는 원목장으로, 마그네틱 자석을 매립해 여닫을 수 있고 내부에 셋톱박스와 스피커 등 액세서리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너나없이 얇은 LED TV에 열광하는 이때, 브라운관 시절로 회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TV를 하나의 오브제로 보고 공간 장악력을 가진 가구이자 디자이너 작업물로 보는 것이죠.”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 시절 사용하던 미국 스탠더드 오일의 ‘솔표 석유(한국 진출명)’ 나무 박스와 옛날 담배진열대, 사격 표지판, 오래된 비닐 우산.
  그는 우리나라 디자인과 선진국 디자인의 가장 극명한 차이점은 출발점에 있다고 말한다.
 
  “선진국의 디자인은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부터 시작을 해요. TV를 끄고 나서, 차를 타지 않을 때, 무심하게 걸어 둔 헤어드라이어의 오브제로서의 디자인을 본다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파워와 음이온, 그립감 등 용도의 쓰임에서 시작하죠. 지금 세대의 소비자들은 실용성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고려한 ‘현명한 소비’를 하고자 해요. 우리나라 가전제품도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이탈리아 셀레티(seletti)사의 그릇. 디자이너 알레산드르 잠벨리(Alessandro Zambelli)의 팔래스(palace) 컬렉션 중 ‘또리오네(torrione)’ 볼 세트와 ‘시뇨리아(signoria)’ 접시 세트.

영국의 앰프 회사 마셜(Marshall)에서 나온 냉장고(아래)와 블루투스 스피커.

아트디렉터 정치호가 오는 9월 정식 론칭하는 티브이 장 작품.

텐저(tensor)사의 램프와 엘 카스코 사의 스테이플러 ‘M1-LN(블랙 골드)’, ‘M5-L(골드)’와 연필깎이 ‘M430-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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