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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배 견지낚시, 휘청이는 얼레로 강고기를 낚는다

글·사진 : 이오봉  월간조선 객원사진기자  ob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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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견지낚시도 여울 견지낚시와 마찬가지로 유속이 있는 강물이나 여울에 미끼를 흘려야 입질을 잘 받는다. 축제에 참가한 조사들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멍짜는 아니지만 물 밖 세상을 보려는 20~30cm 크기의 누치를 낚고 있다.
  스침질을 하며 바닥을 훑는다. 입질을 받아 툭, 툭 치는 짜릿한 떨림과 긴장감은 곧 크나큰 기쁨이 되어 강물 위에 울려 퍼진다. 거룻배(돛 없는 작은 배)를 타고 강을 가로지르며 휘청이는 얼레로 강고기를 낚는 배 견지낚시. 작고 하늘거리는 낚싯대로 멍짜(대형 누치)를 낚았을 때의 희열은 견지낚싯대를 쥐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몸을 싣고 붉게 타오르는 만산홍엽을 둘러보다가 때로는 천고마비의 푸른 하늘에 떠오른 뭉게구름을 보고, 때로는 흐르는 강물을 보며 인생을 음미하다 보면 요동치는 견지가 전해주는 강한 떨림과 함께 멍짜가 낚인다.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경기도 가평군 신청평대교에서 하류 쪽으로 내려다본 청평댐 배 견지낚시터.
  견지낚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낚시기법이다. 견지란 외짝 얼레(낚싯줄 따위를 감는 데 쓰는 기구)를 일컫는 말이다. 얼레는 주로 대나무, 등나무, 가래나무로 만드는데, 모양은 섭대(머리 부분)가 살짝 비틀어진 파리채를 닮았다.
 
  견지낚시는 그동안 주로 대동강, 임진강, 한강 유역에서 많이 행해져 왔다. 1999년 말까지만 해도 남양주 와부읍 덕소에 배 견지낚싯집이 늘어서 있었다. 80년대부터 시작한 한강 정화 사업으로 수많은 뱃집과 견지낚시인들이 서울 성동구 뚝섬에서 경기도 하남시 팔당으로 내몰렸고, 지금은 경기도 가평군 청평댐 하류에서 어렵게 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한국견지낚시협회(회장 조상훈) 주최 배 견지낚시 한마당 대회에 참가한 고양 견지캠프(회장 육광수) 회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개인전 공동 1위를 차지한 김대훈 회원. 길이 50~60cm 남짓의 견지낚싯대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낚싯대이면서도 제 몸보다 큰 물고기를 낚아낼 수 있는 도구이다. 북한강 청평댐 아래서는 50cm 넘는 끄리(멍짜), 모래무지, 마자, 불거지, 잉어가 낚인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댐 배 견지낚시터에서 조사들이 50cm가 넘는 누치를 낚기 위해 우중에도 스침질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우리 고유 배 견지낚시의 역사를 보여주는 조선시대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의 소요정(逍遙亭). 서울 강서구 한강 풍경 속에 삿갓을 쓴 강태공 두 명이 배에서 견지낚시를 즐기고 있다. 정선이 그림을 그린 연도가 1600년대 말쯤 되니 견지낚시의 역사는 최소한 400년은 넘는다고 봐야 한다.

청평댐에서의 견지낚시는 오전, 오후 댐에서 발전을 하느라 방류를 하는 시간대를 맞춰서 물살이 세게 흐를 때 해야 한다. 흐르는 강물 위에 깃든 만사무심(萬事無心), 운무가 오락가락하니 더욱 운치가 있다.

물속에 찐 깻묵 주머니(썰망)를 던져 고기를 모은 다음 미끼용으로 구더기를 낚싯바늘에 끼워 드리우면서 고기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50m 이상 감긴 설장을 반 바퀴씩 풀어주면서 깻묵이 담긴 썰망 앞에 모인 물고기를 구더기로 유인을 하는 것이다.

배 견지낚시의 하나인 챌낚. 혼자 외짝 노를 저으며 강에 나가 배의 멍에(船腹)에 앉아서 커다란 견지낚싯대로 잉어나 누치를 낚는다. 1999년 말 경기도 하남시 한강 팔당에서 낚거루도 완전히 사라졌다. 단양 견지박물관에나 가야 낚거루 배와 챌낚 견지낚시 도구들을 볼 수 있다. 1999년 여름 하남의 견지낚시인 이달곤씨가 마지막 챌낚을 필자에게 마지막으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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