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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세브란스병원 의사들의 건강의학 칼럼 ⑦ 흑색종과 피부암

점인 줄 알았는데 피부암? 커지는 점 있다면 의심!

글 : 오병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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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 점이 아닌 ‘이형성모반’이 흑색종 발병의 위험인자
⊙ 5개 이상의 이형성모반이 있는 경우 없는 사람에 비해 6.4배 위험
⊙ 많은 수의 점이 있고 이형성 모반일수록 흑색종 위험도 증가
⊙ 환자에게 과도한 식단 제한이나 특정 음식 권고는 오히려 치료에 역행
⊙ 얼굴·목은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암 예방… 팔다리는 주 2~3회 햇빛 쫴야

오병호
건국대 의과대학 졸업, 同대학원(의학석사), 연세대 대학원(의학박사) 졸업 / 대한손발톱학회 기획이사(2018~현재), 대한피부암학회 교육이사(2018~2021), 대한미용피부외과학회 학술간사(2019~2021), 미국 모스 외과대학(American College of Mohs Surgery) 국제협력 회원(2022~현재), 미국피부외과학회(American Society for Dermatologic Surgery) 회원(2018~), 국제피부미용외과연맹 교수진(Faculty Member·2015~) / 진료분야: 피부암/켈로이드 수술, 손발톱 질환, 난치성 사마귀, 미용시술부작용
오병호 교수는 “몸의 모든 색소 병변이 피부암이 되진 않을까 걱정하지만, 정상 피부에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한다. 사진=세브란스병원
  흑색종은 피부의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이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피부색이 다르듯 발생률에서도 인종별로 차이가 있다. 동양인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0.5에서 1.5명 정도 발생하지만, 백인에서는 남성의 경우 17.2명, 여성은 11.3명이 발생한다고 조사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에 638건의 흑색종이 발생한 반면, 미국에서는 연간 7만 건의 악성 흑색종이 발생하며, 약 9500명(전체 피부암 사망자의 75%)이 흑색종으로 인해 사망한다.
 
  동양인에서는 흑색종 발병률이 낮지만, 문제는 손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단순한 점으로 오인하다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이미 상태가 진행되면 예후가 더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손발톱에 발생한 흑색종은 발톱무좀이나 외상의 흔적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가족성으로 발생하는 흑색종은 전체 환자의 약 10~15%를 차지하며, 같은 세대에 환자가 있을 경우 위험도는 2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흰 피부와 푸른 눈, 금발의 털을 가진 사람이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 흑색종의 발생 위험이 크다. 또한 많은 수의 점이 있고 이형성모반(異形成母斑·짙은 갈색 내지 검은색과 분홍 내지 붉은색을 띠는 모반)일수록 흑색종의 위험도가 증가한다.
 
 
  흑색종 진단과 수술
 
  흑색종 발병의 환경적 요인으로는 자외선 노출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인공태닝의 경우 태닝을 시작한 나이가 어리고 자주 이용할수록 흑색종의 발생 위험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동양인에서 주로 발생하는 흑색종은 일광 노출 부위가 아닌 발가락이나 발바닥에서 생긴다는 것이다. 손발에 작용하는 물리적 자극이나 압력이 흑색종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는데, 최근 이것이 핵막의 불안정성과 DNA 손상에 의한 것임이 규명됐다.
 
  흑색종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몸의 모든 색소 병변이 피부암이 되진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다행히도 흑색종은 처음부터 새롭게 정상 피부에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일반적인 점이 아닌 이형성모반은 존재 자체와 개수가 흑색종 발병의 위험인자다. 이형성모반은 크기가 5~6mm 이상이며, 일반적인 점과 달리 흐릿하고 불규칙한 경계와 다양한 색상을 보인다. 전체 흑색종의 20%가 이러한 이형성 모반에서 발생하며, 특히 5개 이상의 이형성모반이 있는 경우 없는 사람에 비해 6.4배의 상대위험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흑색종은 더모스콥검사와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더모스콥검사는 피부 표면에서 빛이 반사되는 것을 막아 진피 상층 부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육안으로는 일반적인 점처럼 보이지만, 더모스콥으로 보면 흑색종의 특징적인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직검사가 필요한지 결정하며 조직검사를 어느 지점에서 할지 결정하는 데도 활용된다. 조직검사는 색소 병변의 일부를 절제해 병리 판독에 필요한 표본을 제작해 검사하며, 해당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암세포의 유무를 확인해 흑색종을 진단한다.
 
  흑색종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적 절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주변의 정상 피부를 5cm가량 포함해 절제했고 손발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절단하는 방식으로 수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도한 광범위 수술과 환자의 생존율이 서로 영향이 없다고 밝혀져 흑색종의 두께에 따라 약 0.5~2cm의 정상 피부를 포함해 절제하는 방식이 권고되고 있다. 부위에 따라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인 모즈미세도식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때는 병리 슬라이드 제작에 4~5일 정도 소요되며, 봉합하지 않고 드레싱으로 유지,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병변 절제 후 손발이나 손발톱에 발생한 피부결손은 봉합이 어려운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몸의 재생 능력을 이용한 이차 유합 치료와 함께 피부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뒤늦은 진단, 재발과 전이 위험 높아
 
오병호 교수가 환자의 흑색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더모스콥검사를 하고 있다.
  흑색종이 치명적인 이유는 혈액이나 림프계를 통해 빠르게 전이되어 내부 장기에서도 암이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다. 흑색종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확률이 높아지므로 0.8~1.0mm 이상인 경우 전초 림프절 생검을 실시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의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전통적인 항암제들은 치료 성공률이 높지 않았으나 최근 개발된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은 우수한 치료 성적을 거두고 있다.
 
  흑색종은 뒤늦게 진단되면 재발과 전이의 위험이 높고, 언제 어느 부위에서 증식할지 예측이 어려운 암이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내원해 국소 재발 및 내부 장기의 전이 여부를 더모스콥 장비와 영상의학 장비로 확인해야 한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바로 어떤 음식을 먹어야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음식과 피부암은 그 연관성이 낮다. 특히 항암 또는 방사선치료 중인 환자에게 과도한 식단 제한이나 특정 음식에 대한 권고는 오히려 치료 반응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칼로리 섭취 부족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만 최근 미국피부과학회지에서 87개의 문헌을 조사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중해식 불포화 지방산, 카로틴 종류인 리코펜이 흑색종 위험을 줄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지중해식 식단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데 생선과 야채, 당근, 감귤류 등의 음식에 풍부한 이소프레노이드가 흑색종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토마토, 당근, 수박 등 붉은색 과일과 야채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리코펜은 광반응 억제 효과가 있고, 혈소판 유도성장 인자를 억제해 흑색종에 의해 유발된 섬유세포의 이동과 신호 전달을 줄여 항종양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비타민 D를 섭취하려면…
 
  과거에 비타민D 섭취가 흑색종 유병률을 줄인다는 보고가 있어 유행한 적이 있었으나, 대단위 연구에서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보고됐다. 실제로 종양 증식을 억제하는 비타민D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합성되며, 경구 섭취하는 비타민D는 심장질환이나 암 발생, 골절 예방 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고 오히려 과다 복용 시 과칼슘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주 2~3회 최소 홍반량의 절반 또는 3분의 1 정도의 광원을 체표면적의 18% 이내의 팔다리에만 쪼여줘도 비타민D 1만IU(International Units·비타민양 효과 측정단위)를 복용하는 것과 동등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따라서 얼굴과 목은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암 발생을 예방하고, 비교적 관찰이 쉬운 팔다리는 주 2~3회 햇빛을 쬐는 방법이 비타민D를 유지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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