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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세브란스병원 의사들의 건강의학 칼럼 ③ 퇴행성 무릎 관절염

3~4기 관절염 환자, 인공관절 치환술… 기능 회복, 통증 감소

글 : 박관규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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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관절 연골과 주변 뼈가 마모되는 병… 나이, 무리한 사용 원인
⊙ 체중 2~3kg만 줄여도 무릎 통증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어
⊙ ‘조기 회복 프로그램’ 통한 말초 신경차단술 시행으로 수술 후 통증 최소화
⊙ 3~4기 관절염 환자에 인공관절 치환술… 관절 기능 회복, 통증 감소 등 입증

박관규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2000), 同 대학원 의학박사(2012) / 서울대 의대 정형외과학교실 임상강사, 서울국군지구병원 정형외과과장,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제네럴 병원 ‘바이오엔지니어링 랩’ 연수, 現 연세대 의대 정형외과학교실 교수
세브란스병원 박관규 교수(가운데)가 인공관절 수술 환자를 살피고 있다.
  오랜 무릎 관절염으로 걷는 것조차 힘든 A씨. 수술 후 통증 탓에 수술을 망설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환자의 통증을 줄이는 것은 물론 통증이 줄어든 만큼 빠른 재활을 실시해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조기 회복 프로그램’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 효과를 높이고 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관절 연골과 주변 뼈가 마모되는 병이다. 원인은 나이, 성별, 비만, 유전적 요인, 지나친 사용 등이 있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나이와 무리한 사용이다.
 
  서양에서는 성별에 따른 환자 비율에 큰 차이가 없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입식 생활을 하는 서양과 달리 동북아에서는 특히 여성들이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등 무릎에 부담을 주는 활동을 유독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에서 나는 뚝 소리를 퇴행성 관절염 증상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반만 맞는 얘기다. 손가락 관절을 꺾으면 뚝 소리가 나는 것처럼, 단순히 관절 안 압력이 변할 때도 소리가 날 수 있다. 그런데 소리가 날 때 통증이 동반하면 관절염과 관계가 있다. 뼈를 감싸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이 점점 닳아 없어져 뼈끼리 서로 부딪치면서 관절 모양이 변하기 때문에 통증이 생긴다. 다리 모양이 ○자나 X자로 변하기도 한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서는 관절 부담을 줄여주는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실내 자전거 타기나 수영처럼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꾸준히 해서 다리 근육을 키워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대로 등산, 계단 오르기, 쪼그려 앉기 등 무릎에 부담을 주는 활동은 줄여야 한다.
 
 
  인공관절 치환술
 
아시아 국가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 대부분이 여성이다. 동북아에서는 특히 여성들이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등 무릎에 부담을 주는 활동을 유독 많이 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사진=Getty Images Bank
  부기가 있을 때는 염증을 완화시키는 냉찜질이, 근육을 부드럽게 해서 관절 각도를 유지하는 데는 온찜질이 좋다.
 
  체중 감량은 효과적인 보존적 치료다. 무리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체중을 2~3kg만 줄여도 무릎 통증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
 
  보존적 치료 효과가 없으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 경구용 약을 복용할 수 있고 흔히 연골주사라 불리는 주사치료를 하기도 한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한 통증이 계속되고 관절 변형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우면 수술을 고려한다. 관절염은 영상검사 결과에서 관찰되는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3~4기의 관절염 환자들이 수술 대상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말기 관절염에서 뼈를 깎아낸 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관절 기능 회복과 통증 감소, 수술 안전성 등에서 이미 오랜 시간 좋은 결과가 검증됐다.
 
  문제는 수술 직후와 초기 재활 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심한 통증이다. 암수술처럼 생존을 위한 수술이 아닌,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한 일상 회복을 위한 수술이라는 점에서 이런 통증은 환자에게 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조기 회복 프로그램 도입
 
  세브란스병원은 2019년부터 인공관절 치환술에 ‘조기 회복 프로그램(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을 도입했다. 환자 통증 감소와 조기 재활을 위해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간호사, 영양사 등 의료진이 긴밀한 소통 아래 수술 전부터 후까지 유기적으로 의료 행위를 시행하고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수술 전 교육과 상담을 통해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고 근력운동으로 수술을 준비하게 한다.
 

  수술 당일 아침에도 당 음료를 선택적으로 복용하게 해 과도한 금식으로 인해 기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걸 방지한다. 이전에는 수술 전날 저녁 식사 후로 무조건 금식을 시켰다. 수술 중 음식물이 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수술 2~3시간 전까지 당 음료를 복용하여도 이런 위험이 증가하지 않으며, 몸의 항상성을 유지해 수술 전후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수술 중에는 수술 부위에 통증을 줄이기 위한 주사술을 시행하며 수술 직후 마취통증의학과에서 기존 마취에 추가로 수술 부위 신경을 차단하는 말초 신경차단술을 시행해 수술 후 통증을 최소화한다.
 
 
  인공관절 치환술 후 10년 지나면 약 3~5% 재수술
 
  이런 여러 단계를 체계적으로 시행하면 환자의 체력을 보존하고 통증을 줄이면서도 무릎 관절 운동과 빠른 재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신경차단술이 운동 능력을 떨어지게 해 재활이 더 힘들어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환자가 있다. 신경차단술은 오히려 빠른 재활 시작을 돕는다. 수술 직후 극심한 통증은 환자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로 남을 뿐 아니라 신경을 통증에 예민한 상태로 만든다. 이를 ‘감작(感作)’이라고 표현한다. 극심한 통증이 한 번 ‘감작’되면 이후에는 작은 자극에도 큰 통증이 느껴진다.
 
  환자는 극심한 통증으로 재활에 더 소극적으로 참여한다. 신경마취는 수술 직후와 초기 재활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에 대한 감도를 낮춰 조기 재활을 유도할 수 있다. 작은 통증으로 재활을 빨리 시작해 당연히 회복도 빨라진다. 특히 운동 능력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감각 신경만을 차단하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면 운동의 제한 없이 수술 후 재활을 조기에 시행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서 진통제를 정맥에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전통적인 통증 조절 방법인 정맥 통증 자가 조절장치와 비교해 신경차단술의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 수술 환자가 느끼는 통증 지수(0~10점, 최고 통증 10점)를 신경차단술 환자와 정맥 통증 자가 조절장치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조사했다. 신경차단술 환자의 경우 수술 당일 평균 3점, 이틀째 2점으로 정맥 통증 자가 조절장치 환자의 각 6점, 3점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수술 후 관절 통증이 사라졌더라도 무릎에 부담을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를 자주 하거나 바닥 생활을 하면 인공관절 뒤쪽이 마모돼 인공관절의 수명이 빨리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공관절 치환술 후 10년이 지나면 약 3~5%, 20년 후에는 약 5~10%의 환자에서 재수술이 필요하다. 의자와 침대 사용을 생활화하고, 등산이나 테니스처럼 격한 운동보다는 평지 걷기나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무릎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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