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설주 질투로 공개된 김정은 딸 김주애
⊙ 전문가 의견 갈려… “김정은 후계자 vs 이미지 정치”
⊙ 김정은, 왜 첫째도 아닌 둘째 딸을 공개했나
⊙ “북한 주민들 김주애를 김정은 후계자로 생각한다”
⊙ 전문가 의견 갈려… “김정은 후계자 vs 이미지 정치”
⊙ 김정은, 왜 첫째도 아닌 둘째 딸을 공개했나
⊙ “북한 주민들 김주애를 김정은 후계자로 생각한다”
- 북한 김정은이 2022년 11월 27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북한 김정은의 딸이 두 차례 공개됐다. 사상 처음이다. 2022년 11월 18일 발사한 신형 ICBM ‘화성-17형’의 성과를 보도하며 처음 공개했다. 그로부터 9일 뒤 ICBM 시험발사 성공 축하 행사에도 김정은은 딸을 대동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의 딸에게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극존칭까지 썼다.
국가정보원(국정원)에 따르면 두 차례 공개된 김정은의 딸은 둘째고 이름은 김주애다. 정확한 나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0~12세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11월 22일 정보위 전체회의 후 기자들에게 “국정원에서도 이번에 ICBM 발사할 때 같이 온 딸은 둘째 김주애로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확인을 해줬다”면서 “보통 열 살 정도의 여아로서는 좀 (체격이) 커서 다소 의혹이 있었지만, 기존에 키도 크고 덩치가 있다는 국정원의 정보와 일치해 국정원에서도 김주애라고 판단한다고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김정은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다. 2009년 결혼한 김정은과 리설주는 2010년, 2013년, 2017년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와 막내는 아들이고, 둘째가 이번에 공개된 김주애다. 다른 설도 있다. 첫째와 둘째가 딸이고 막내가 아들이라는 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자(前者)에 무게를 두고 있다.
北, 리설주 닮은 둘째 딸 김주애 공개 이유는?
북한이 김정은의 둘째 딸 김주애를 공개하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 2022년 11월 28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022년 11월 19일부터 28일까지 북한과 관련한 전 세계 검색어 1위는 ‘김정은 딸(kim jong un daughter)’이었다. 2위도 ‘북한 김정은 딸(north korea kim jong un daughter)’이 차지했다.
국내 언론들과 외신들은 집중적으로 북한 김정은의 딸에게 관심을 보였다. AP·AFP·로이터통신 등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김주애가 차기 후계자가 될지를 조명했다. 하지만 아직 마흔도 안 된 김정은이 후계자를 조기 등판시킬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주애는 단지 북한 로열패밀리인 ‘백두혈통’의 일원이자 미래 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등장했다는 것이다. 남성 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딸이 후계자가 될 확률은 낮아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주애가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로동신문》이 2022년 11월 19일 김주애 사진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데 이어 11월 27일 다시 김정은과 김주애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공개하고,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특별한 존칭을 썼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징후가 네 가지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로는 북한 같은 사회에서 신형 ICBM ‘화성-17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의미 있는 날에 아무런 계산도 없이 김주애를 공개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김주애를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정 센터장은 “《로동신문》 등 북한 자료를 찾아보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이외 그 누구에게도 ‘존귀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면서 “리설주에게도 동지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한다. ‘존귀한’ 같은 존칭은 파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 11월 19일까지만 해도 김주애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이는 김주애가 앞으로 김정은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보다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마지막 이유로 “북한 국방과학원 미사일 부문 관계자들의 ‘충성의 결의 편지’에서 백두혈통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는 신형 ICBM ‘화성-17형’ 발사장에 함께 등장한 김주애에 대한 충성맹세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후계자라는 표현을 안썼다고 해서 김주애가 후계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도 정성장 센터장과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김정은이 이미 김주애를 후계자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김정은이 현재 나이는 어리지만,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빨리 후계자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김정은에게 자식이 세 명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그중에 김정은의 마음에 든 건 이번에 공개한 둘째다. 첫째는 뭔가 부족하고, 막내는 아직 나이가 어려 후계자를 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北, 후계자 이외 다른 사람 언급 자체가 반동
북한은 지금까지 김일성을 시작으로 김정일, 김정은으로 3대 세습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김정일과 김정은은 성인이 돼서야 후계자로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됐다. 북한 주민들은 공식적으로 김씨 집안의 가계도에 대해 잘 모른다. 물론 뒷이야기로 전해지는 김평일(김정일 이복동생), 김정남(김정은 이복형) 등의 이야기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못한다. 이유는 후계자 이외엔 어떤 인물도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그의 동생인 김여정이 공식 석상에 등장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그전까지는 김정일, 김정은의 형제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말인즉슨 북한의 후계자만이 공식 석상에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등장하면서 후계자설이 나오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이기에 공식 석상에 ‘존귀하신 자제분’ 타이틀을 달고 등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과거에도 김일성의 가계에 대해선 오직 당에서 소개한 사람만 믿고 있다”면서 “후계자 이외 김평일이나 김정철, 김정남 등 다른 사람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반동 행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볼 때엔 김정은의 자제분은 김주애 하나다. 북한 사람들은 김주애를 보면서 과거 김정일이 김정은을 데리고 다니면서 함께했던 모습이 떠올라 자연스럽게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정보 수집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과 통화를 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 모두가 김주애를 김정은의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는 한 사람 입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고 여러 사람이 입을 모아 김주애를 후계자로 칭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주애 공개, 후계자 아닌 이미지 정치
이와 반대로 현시점에서는 김정은의 딸의 데뷔를 후계 구도와 연결하기보다는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딸 공개는 후계 구도와 상관이 없어 보인다”면서 “쇼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이냐는 차원에서 이 방법을 사용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핵무기를 뒤에 두고 다정한 부녀지간을 보여주면서 다정한 아버지의 이미지와 든든한 국방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최근 내외신 언론들이 김주애를 주목하고 있고, 사람들이 김주애에 대해 많이 검색하는 것만 보고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관심과 비난의 분산을 노린 것 같다고 김 부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그는 “화성 17호 발사로 인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로 북한을 더 압박해야 하는데 갑자기 딸을 등장시키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딸에게로 쏠리게 하면서 관심과 비난이 분산됐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통일부 관계자도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딸을 후계자로 지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김정은의 후계자로 지목했기에 공개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 첫째가 아닌 둘째 딸을 공개했나?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후계자든 아니든 왜 첫째가 아닌 둘째 김주애를 공개했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김정은이 생각했을 때 첫째가 문제가 있어 보여 둘째를 선택했다고 의견을 모았다.
다른 이유로는 김정은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나라에서 유학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도 어린 나이에 스위스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몰래 공부를 한 바 있다. 그렇기에 첫째는 현재 다른 나라에서 몰래 유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센터장은 “첫째는 공개하기가 부적절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딸임에도 김주애를 선택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과거 김정일이 장남이나 차남을 제치고 자신의 성격을 가장 빼닮은 삼남 김정은을 매우 이른 시기에 후계자로 선택한 것처럼 김정은도 자신을 가장 빼닮은 딸을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김정은이 봤을 때 첫째는 전 세계에 공개하기 부끄러운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김정철처럼 여성성이 강한 문제가 있든가 아니면 다른 곳에 이상이 생겨 김주애를 데리고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원 부연구위원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나약한 부분이 있거나 오히려 첫째를 후계자로 점찍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때 후계자이거나 나약하다고 하면 더욱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욱 숨기는 것이 북한에 이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남아선호사상 중시하는 北, 여성 후계자 가능할까?
북한은 남아선호사상을 중시하는 가부장적인 사회다. 그런데 만약 김주애를 김정은의 후계자로 지명했을 때 과연 북한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일지 의문점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는 북한 김정은이 후계를 정하는 데 있어 여자인 것은 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대표는 “북한이 가부장적인 사회인 것은 맞다. 하지만 최근에 김여정이 하는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아무리 가부장적인 사회라 해도 북한은 ‘백두혈통’이면 설사 그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그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후계자는 김정은이 정하는 것이다. 과거 김일성 당시에는 항일빨치산 세대들과 의논도 하고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지금은 김정은 마음대로 정하기 때문에 후계자가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이 김정은이 결정하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주애가 여자이기 때문에 북한에선 후계자로 지명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독한 가부장적인 사회다. 그런 사회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로 지명되어 북한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로 보인다”고 했다.
김정은이 딸 김주애를 공개한 것이 후계자도 이미지 정치도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유는 2022년 9월 8일 진행된 9·9절 경축행사 공연에 참가한 한 소녀 때문이다. 당시 외신들은 행사 공연에 김정은의 딸로 추정되는 소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녀는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머리를 풀고 흰 양말을 신은 채 무대에 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9월 원본 영상이 처음 나왔을 때 중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 소녀가 김정은의 둘째 딸 ‘김주애’라고 추정했다.
이후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소녀는 김정은의 딸이 아닌 북한 현송월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외신들이 해당 소녀를 김정은의 딸이라고 해 알아본 결과 김정은이 아닌 현송월의 딸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해당 소녀가 김정은의 딸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자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화가 나 자신의 딸인 진짜 김주애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현송월의 딸이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자신의 딸로 소개되는 것이 리설주 입장에선 화가 났을 것”이라며 “리설주는 자신을 가장 많이 닮은 김주애를 공개하면서 진짜 김정은의 딸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후계자와 상관없이 김정일의 혼외 자식이었던 김정은이 한을 풀기 위해 어린 딸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김일성 때 김정일이 미성년자로서 현지 지도에 동행한 적은 많았으나, 미성년자인 김정일에게 ‘존귀한 자제’라는 식의 표현은 붙은 적이 없었다”면서 “또 김정일은 공식 후계자로 선정되기 전에는 본인이 허리를 굽혀 아버지뻘 간부들에게 인사했지 이번처럼 간부들이 허리 굽혀 인사한 전례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반면 김정은은 김정일의 혼외자식으로 합법 후계자로 임명되기 전까지 북한 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후계자가 될거라 생각한 사람도 없었다. 결국 김씨 가문의 대를 이었지만, 손자로서 할아버지 김일성과 같이한 사진도 없다”면서 “어릴 때 세자로서 북한 주민들은 물론 가문 내에서도 알리지 못했고 김정은의 생모도 집안 며느리로서 공식 대접을 받지 못했으니 한이 단단히 맺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지금 김정은은 자기 자식들에게만은 본인이 당한 설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딸 공개는 김정은이 아이 때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던 설움이 반영된 결과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후계자와 관련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이번에 공개된 딸이 김정은의 후계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군 간부들로부터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성할 것’이라며 충성맹세를 받은 것을 보면 북한의 세습 통치가 3대에 이어 4대로, 계속 이어가겠다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국가정보원(국정원)에 따르면 두 차례 공개된 김정은의 딸은 둘째고 이름은 김주애다. 정확한 나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0~12세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11월 22일 정보위 전체회의 후 기자들에게 “국정원에서도 이번에 ICBM 발사할 때 같이 온 딸은 둘째 김주애로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확인을 해줬다”면서 “보통 열 살 정도의 여아로서는 좀 (체격이) 커서 다소 의혹이 있었지만, 기존에 키도 크고 덩치가 있다는 국정원의 정보와 일치해 국정원에서도 김주애라고 판단한다고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김정은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다. 2009년 결혼한 김정은과 리설주는 2010년, 2013년, 2017년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와 막내는 아들이고, 둘째가 이번에 공개된 김주애다. 다른 설도 있다. 첫째와 둘째가 딸이고 막내가 아들이라는 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자(前者)에 무게를 두고 있다.
北, 리설주 닮은 둘째 딸 김주애 공개 이유는?
북한이 김정은의 둘째 딸 김주애를 공개하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 2022년 11월 28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022년 11월 19일부터 28일까지 북한과 관련한 전 세계 검색어 1위는 ‘김정은 딸(kim jong un daughter)’이었다. 2위도 ‘북한 김정은 딸(north korea kim jong un daughter)’이 차지했다.
국내 언론들과 외신들은 집중적으로 북한 김정은의 딸에게 관심을 보였다. AP·AFP·로이터통신 등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김주애가 차기 후계자가 될지를 조명했다. 하지만 아직 마흔도 안 된 김정은이 후계자를 조기 등판시킬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주애는 단지 북한 로열패밀리인 ‘백두혈통’의 일원이자 미래 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등장했다는 것이다. 남성 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딸이 후계자가 될 확률은 낮아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주애가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로동신문》이 2022년 11월 19일 김주애 사진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데 이어 11월 27일 다시 김정은과 김주애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공개하고,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특별한 존칭을 썼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징후가 네 가지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로는 북한 같은 사회에서 신형 ICBM ‘화성-17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의미 있는 날에 아무런 계산도 없이 김주애를 공개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김주애를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정 센터장은 “《로동신문》 등 북한 자료를 찾아보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이외 그 누구에게도 ‘존귀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면서 “리설주에게도 동지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한다. ‘존귀한’ 같은 존칭은 파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 11월 19일까지만 해도 김주애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이는 김주애가 앞으로 김정은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보다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마지막 이유로 “북한 국방과학원 미사일 부문 관계자들의 ‘충성의 결의 편지’에서 백두혈통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는 신형 ICBM ‘화성-17형’ 발사장에 함께 등장한 김주애에 대한 충성맹세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후계자라는 표현을 안썼다고 해서 김주애가 후계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도 정성장 센터장과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김정은이 이미 김주애를 후계자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김정은이 현재 나이는 어리지만,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빨리 후계자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김정은에게 자식이 세 명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그중에 김정은의 마음에 든 건 이번에 공개한 둘째다. 첫째는 뭔가 부족하고, 막내는 아직 나이가 어려 후계자를 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北, 후계자 이외 다른 사람 언급 자체가 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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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사진=조선DB |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그의 동생인 김여정이 공식 석상에 등장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그전까지는 김정일, 김정은의 형제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말인즉슨 북한의 후계자만이 공식 석상에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등장하면서 후계자설이 나오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이기에 공식 석상에 ‘존귀하신 자제분’ 타이틀을 달고 등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과거에도 김일성의 가계에 대해선 오직 당에서 소개한 사람만 믿고 있다”면서 “후계자 이외 김평일이나 김정철, 김정남 등 다른 사람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반동 행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볼 때엔 김정은의 자제분은 김주애 하나다. 북한 사람들은 김주애를 보면서 과거 김정일이 김정은을 데리고 다니면서 함께했던 모습이 떠올라 자연스럽게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정보 수집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과 통화를 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 모두가 김주애를 김정은의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는 한 사람 입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고 여러 사람이 입을 모아 김주애를 후계자로 칭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주애 공개, 후계자 아닌 이미지 정치
이와 반대로 현시점에서는 김정은의 딸의 데뷔를 후계 구도와 연결하기보다는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딸 공개는 후계 구도와 상관이 없어 보인다”면서 “쇼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이냐는 차원에서 이 방법을 사용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핵무기를 뒤에 두고 다정한 부녀지간을 보여주면서 다정한 아버지의 이미지와 든든한 국방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최근 내외신 언론들이 김주애를 주목하고 있고, 사람들이 김주애에 대해 많이 검색하는 것만 보고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관심과 비난의 분산을 노린 것 같다고 김 부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그는 “화성 17호 발사로 인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로 북한을 더 압박해야 하는데 갑자기 딸을 등장시키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딸에게로 쏠리게 하면서 관심과 비난이 분산됐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통일부 관계자도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딸을 후계자로 지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김정은의 후계자로 지목했기에 공개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 첫째가 아닌 둘째 딸을 공개했나?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후계자든 아니든 왜 첫째가 아닌 둘째 김주애를 공개했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김정은이 생각했을 때 첫째가 문제가 있어 보여 둘째를 선택했다고 의견을 모았다.
다른 이유로는 김정은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나라에서 유학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도 어린 나이에 스위스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몰래 공부를 한 바 있다. 그렇기에 첫째는 현재 다른 나라에서 몰래 유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센터장은 “첫째는 공개하기가 부적절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딸임에도 김주애를 선택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과거 김정일이 장남이나 차남을 제치고 자신의 성격을 가장 빼닮은 삼남 김정은을 매우 이른 시기에 후계자로 선택한 것처럼 김정은도 자신을 가장 빼닮은 딸을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김정은이 봤을 때 첫째는 전 세계에 공개하기 부끄러운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김정철처럼 여성성이 강한 문제가 있든가 아니면 다른 곳에 이상이 생겨 김주애를 데리고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원 부연구위원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나약한 부분이 있거나 오히려 첫째를 후계자로 점찍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때 후계자이거나 나약하다고 하면 더욱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욱 숨기는 것이 북한에 이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남아선호사상 중시하는 北, 여성 후계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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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사진=조선DB |
김성민 대표는 “북한이 가부장적인 사회인 것은 맞다. 하지만 최근에 김여정이 하는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아무리 가부장적인 사회라 해도 북한은 ‘백두혈통’이면 설사 그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그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후계자는 김정은이 정하는 것이다. 과거 김일성 당시에는 항일빨치산 세대들과 의논도 하고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지금은 김정은 마음대로 정하기 때문에 후계자가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이 김정은이 결정하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주애가 여자이기 때문에 북한에선 후계자로 지명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독한 가부장적인 사회다. 그런 사회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로 지명되어 북한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로 보인다”고 했다.
김정은이 딸 김주애를 공개한 것이 후계자도 이미지 정치도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유는 2022년 9월 8일 진행된 9·9절 경축행사 공연에 참가한 한 소녀 때문이다. 당시 외신들은 행사 공연에 김정은의 딸로 추정되는 소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녀는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머리를 풀고 흰 양말을 신은 채 무대에 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9월 원본 영상이 처음 나왔을 때 중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 소녀가 김정은의 둘째 딸 ‘김주애’라고 추정했다.
이후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소녀는 김정은의 딸이 아닌 북한 현송월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외신들이 해당 소녀를 김정은의 딸이라고 해 알아본 결과 김정은이 아닌 현송월의 딸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해당 소녀가 김정은의 딸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자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화가 나 자신의 딸인 진짜 김주애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현송월의 딸이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자신의 딸로 소개되는 것이 리설주 입장에선 화가 났을 것”이라며 “리설주는 자신을 가장 많이 닮은 김주애를 공개하면서 진짜 김정은의 딸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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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진=조선DB |
태 의원은 “김일성 때 김정일이 미성년자로서 현지 지도에 동행한 적은 많았으나, 미성년자인 김정일에게 ‘존귀한 자제’라는 식의 표현은 붙은 적이 없었다”면서 “또 김정일은 공식 후계자로 선정되기 전에는 본인이 허리를 굽혀 아버지뻘 간부들에게 인사했지 이번처럼 간부들이 허리 굽혀 인사한 전례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반면 김정은은 김정일의 혼외자식으로 합법 후계자로 임명되기 전까지 북한 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후계자가 될거라 생각한 사람도 없었다. 결국 김씨 가문의 대를 이었지만, 손자로서 할아버지 김일성과 같이한 사진도 없다”면서 “어릴 때 세자로서 북한 주민들은 물론 가문 내에서도 알리지 못했고 김정은의 생모도 집안 며느리로서 공식 대접을 받지 못했으니 한이 단단히 맺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지금 김정은은 자기 자식들에게만은 본인이 당한 설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딸 공개는 김정은이 아이 때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던 설움이 반영된 결과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후계자와 관련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이번에 공개된 딸이 김정은의 후계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군 간부들로부터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성할 것’이라며 충성맹세를 받은 것을 보면 북한의 세습 통치가 3대에 이어 4대로, 계속 이어가겠다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