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매체, “〈오징어게임〉은 남한 자본주의 사회의 끔찍한 민낯을 보여준다”
⊙ 북한 돈주들은 〈오징어게임〉이 평양 간부층이나 자신들의 처지와 닮았다고 생각
⊙ 〈공동경비구역 JSA〉 〈진달래꽃 필 때까지〉 〈정도전〉 보다 걸리면 절대 풀려나지 못해
⊙ 북한 돈주들은 〈오징어게임〉이 평양 간부층이나 자신들의 처지와 닮았다고 생각
⊙ 〈공동경비구역 JSA〉 〈진달래꽃 필 때까지〉 〈정도전〉 보다 걸리면 절대 풀려나지 못해
- 북한은 〈오징어게임〉이 남한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하면서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북한의 한 중학생이 한국 영화 〈아저씨〉를 봤다는 이유로 징역 14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30일(2021년 11월 30일)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양강도 소식통의 말을 빌려 ‘지난 7일 혜산시의 중학생 한모(14)군이 영화 〈아저씨〉를 시청하다 체포됐다’며 ‘한군은 영화 시청 5분 만에 단속됐는데, 14년의 노동교화형(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했는데, 이 법에 따르면 한국 영상물을 유포할 경우 최대 사형, 시청만 하더라도 최대 1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매체는 단 5분 시청만으로 중형이 선고된 점도 주목했다. 그동안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적잖이 유행을 끌었다는 점을 인지한 당국이 엄격한 법 적용을 통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는 (한군의 부모 역시) 단순 벌금형이 아닌 추방을 당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에서는 아이가 중형을 선고받으면 혈통이 문제라는 판단으로 부모까지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2일 《조선일보》의 보도다. 5분 시청에 14년 형? 과(過)하다. 북한 당국이 그만큼 바짝 긴장했다는 방증(傍證)이다. 바짝 긴장한 이유가 있다. 2021년 세계적으로 히트한 콘텐츠 〈오징어게임〉의 북한 내 유통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와 관련, 공개처형 등 극단적 광기(狂氣)를 보인 사례가 없지 않았다. 대량으로 콘텐츠를 유통한 경우다. 북한 ‘난돌이’들은 중국으로 건너가 PC방에서 공 CD에 한국 콘텐츠를 복사해 북한 전역에 유통시켰다. 가장 이문이 짭짤한 밀수였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많았다. 포르노를 판매한 소매상이나 고객도 중형(重刑) 대상자였다.
“현실에서는 더한 일도 벌어지는데, 왜 이것이 범죄가 되느냐”는 항변도 해보지만, 당국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실제로 일이 벌어지는 것과 자본주의 황색 바람이 퍼지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단속을 당하면 “누구누구 동지 아시냐? 여기 오셨었다”라는 은근한 친분 과시 및 압박, 물귀신 작전을 쓰며 달러 현찰과 “누구누구 동지도 사 가신 CD”를 여러 장 찔러주면 어찌어찌 풀려날 수도 있었다. 절대 석방 불가(不可) 프로그램은 세 편이다.
3大 절대 석방 不可 프로그램
하나는 〈공동경비구역 JSA〉(2000). 남북 군인들이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친하게 지내는 부분, 북한군으로 출연한 송강호가 초코파이를 먹으며 “왜 우리 공화국에선 이런 걸 못 만드나 몰라”라고 말하는 대사,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에 피가 튀는 장면은 북한 주민들이 보아서는 안 되는 절대금기(絶對禁忌)다.
아예 시청 자체가 삼대멸족(三代滅族)의 참화(慘禍)로 이어지는 작품도 있다. 1998년 1월 5일부터 1998년 1월 27일까지 KBS 2TV에서 방송한 월화 드라마 〈진달래꽃 필 때까지〉다. 1995년 런던에서 생활하다 귀순한 전 만수대 무용단원 신영희의 동명 수필집(1996년 출간)이 원작인 8부작 드라마다. 북한 기쁨조의 일상과 같은 북한 사회 내부를 묘사했고, 김정일의 애첩으로 1980년 2월 강건군관학교 전술훈련장에서 공개 처형된 여배우 우인희의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 고위층의 행태는 이한영(1960~1997년)이 1996년 6월에 낸 《김정일 로열 패밀리: 김정일 처조카 이한영의 수기》를 참조했다는 일설도 있다. 북한 당국이 보기에도, 이 드라마에서 묘사한 북 고위층의 실상이 ‘사실적’이라고 판단한 배경이다. 북에서는 김씨왕조(金氏王朝)의 사생활 자체가 극비(極祕) 보안 사항이다. 여기에 관한 어떤 정보가 퍼지는 것도 용납 불가다. 게다가, 드라마의 내용을 주변에 이야기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2014년 KBS가 방송한 〈정도전(鄭道傳)〉도 집중단속 대상이다. “역사적 고증에 허위가 많다”는 것이 표면적인 단속 이유지만, 드라마의 주제인 ‘역성혁명(易姓革命)’이 북한의 삼대세습(三代世襲)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기 때문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韓流 전도사’ 노무현
역사의 아이러니는, 누군가의 행동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북한 내 한류(韓流) 열풍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2007년 방북(訪北) 때 ‘문화예술교류 가교 역할을 기대’하며 한류 열풍을 몰고 온 영화와 드라마, DVD 플레이어를 북측에 선물했다. 선물 목록은 〈주몽〉 〈대장금〉 〈황진이〉 〈다모〉 〈파리의 연인〉 〈내 이름은 김삼순〉 〈겨울연가〉 〈올인〉 등의 드라마, 〈취화선〉 〈오아시스〉 〈올드보이〉 〈마리 이야기〉 〈봄날은 간다〉 〈YMCA 야구단〉 〈지구를 지켜라〉 〈혈의 누〉 〈말아톤〉 〈천하장사 마돈나〉 〈라디오 스타〉 등 영화와 다큐멘터리 여러 편이었다. 이들 작품을 잘 감상하라는 뜻으로 모든 콘텐츠와 TV, 그리고 DVD 플레이어를 평양 인민대학습당 시청각실에 제공하기도 했다.
김정일이 이들 작품을 애청한다는 소문이 나자 평양 고위층 사이에서 ‘한류 학습 열풍(?)’이 불었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DVD를 구해 작품을 감상했다. 중년(中年) 남자들은 사극에 열광했고, 여성들은 멜로드라마에 흠뻑 취했다. ‘남조선 드라마를 보느라 일상생활에 지장이 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작품 내용과 주인공이 직장과 가정에서 주요 화제(話題)로 떠올랐다.
한류 콘텐츠의 작품성을 인정한 김정일은 ‘남조선 드라마를 뛰어넘으라’며 사극 〈계월향(桂月香)〉(2011)의 제작을 지시했다. 막대한 제작비를 쓰며 파격적인 지원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북한 주민 사이에서 별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눈높이가 한국 드라마에 이미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없다. 싹 걷어치우라”며 격분한 김정일 탓에 조선중앙텔레비전은 50부작 예정을 23부에서 끊었다.
〈계월향〉의 실패 이후 한류는 북한에서 ‘비교불가의 경쟁력을 지닌 콘텐츠’라는 지위를 굳혔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으로 북 당국이 뒤늦게 단속을 시작했지만, 검열에 걸린 일반인이 “장군님 보시는 걸 따라 배우고 있다”라고 하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음지에서 은밀하게 유통되던 한류 콘텐츠가 제한적이나마 공개석상으로 나온 역사적 사건이다.
〈오징어게임〉 보며 北 현실 떠올려
북한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2021년 10월 “최근 약육강식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패륜이 일상화된 남한에서 사회 실상을 폭로하는 TV극 〈오징어게임〉이 방영돼 인기를 끌고 있다”며 “극단적인 경쟁으로 인간성이 말살된 남한 자본주의 사회의 끔찍한 민낯을 보여준다.…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불공평한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을 극단적 경쟁으로 내몰고 그 속에서 인간성이 말살돼가는 야수화된 남조선 사회”라는 비난도 잊지 않았다.
북한 주민의 반응은 달랐다. ‘붉은 자본가’로 불리는 평양의 돈주들은 드라마 내용이 “외화벌이 시장에서 암투를 벌이며 생사를 다투는 평양 간부층의 생활과 흡사하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일확천금(一攫千金)을 꿈꾸며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하고 죽어가는 것이 자신들의 처지와 닮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돈이 너무 많으면 언제든지 처형당할 수 있는 북한의 현실이 드라마 속 내용과 겹치는 것이다.
일반인 입장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어딘가에 갇혀서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곧 자기 자신들이라 여기는 것이다. ‘저기서는 그래도 죽기 전까지 밥은 준다, 사람들끼리 으르렁대지만 친분이 쌓이기도 하는구나’라는 생각은 ‘북한 전역이 감옥’이라는 지점까지 도약한다. 세계인들에게 〈오징어게임〉은 드라마적 은유(隱喩)지만, 북 주민들에게는 뼈를 때리는 직유(直喩)인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 한군은 〈아저씨〉를 보다 잡혀갔지만, 북한 당국이 진심으로 막고 싶은 건 〈오징어게임〉이다. 〈오징어게임〉을 봐서 잡아갔다고 하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기에 사실대로 발표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 논객 벤 샤피로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오징어게임〉 전반에 짙게 스며든 반(反)기독교·반서구문명 코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도를 넘어 거의 병적(病的)인 수준에 이르렀다 볼 정도로 악의적(惡意的)”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을 받은 작품이 전체주의(全體主義) 북한을 허무는 가장 위험한 불온(不穩) 콘텐츠가 되었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2021년 12월 2일 《조선일보》의 보도다. 5분 시청에 14년 형? 과(過)하다. 북한 당국이 그만큼 바짝 긴장했다는 방증(傍證)이다. 바짝 긴장한 이유가 있다. 2021년 세계적으로 히트한 콘텐츠 〈오징어게임〉의 북한 내 유통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와 관련, 공개처형 등 극단적 광기(狂氣)를 보인 사례가 없지 않았다. 대량으로 콘텐츠를 유통한 경우다. 북한 ‘난돌이’들은 중국으로 건너가 PC방에서 공 CD에 한국 콘텐츠를 복사해 북한 전역에 유통시켰다. 가장 이문이 짭짤한 밀수였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많았다. 포르노를 판매한 소매상이나 고객도 중형(重刑) 대상자였다.
“현실에서는 더한 일도 벌어지는데, 왜 이것이 범죄가 되느냐”는 항변도 해보지만, 당국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실제로 일이 벌어지는 것과 자본주의 황색 바람이 퍼지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단속을 당하면 “누구누구 동지 아시냐? 여기 오셨었다”라는 은근한 친분 과시 및 압박, 물귀신 작전을 쓰며 달러 현찰과 “누구누구 동지도 사 가신 CD”를 여러 장 찔러주면 어찌어찌 풀려날 수도 있었다. 절대 석방 불가(不可) 프로그램은 세 편이다.
3大 절대 석방 不可 프로그램
하나는 〈공동경비구역 JSA〉(2000). 남북 군인들이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친하게 지내는 부분, 북한군으로 출연한 송강호가 초코파이를 먹으며 “왜 우리 공화국에선 이런 걸 못 만드나 몰라”라고 말하는 대사,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에 피가 튀는 장면은 북한 주민들이 보아서는 안 되는 절대금기(絶對禁忌)다.
아예 시청 자체가 삼대멸족(三代滅族)의 참화(慘禍)로 이어지는 작품도 있다. 1998년 1월 5일부터 1998년 1월 27일까지 KBS 2TV에서 방송한 월화 드라마 〈진달래꽃 필 때까지〉다. 1995년 런던에서 생활하다 귀순한 전 만수대 무용단원 신영희의 동명 수필집(1996년 출간)이 원작인 8부작 드라마다. 북한 기쁨조의 일상과 같은 북한 사회 내부를 묘사했고, 김정일의 애첩으로 1980년 2월 강건군관학교 전술훈련장에서 공개 처형된 여배우 우인희의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 고위층의 행태는 이한영(1960~1997년)이 1996년 6월에 낸 《김정일 로열 패밀리: 김정일 처조카 이한영의 수기》를 참조했다는 일설도 있다. 북한 당국이 보기에도, 이 드라마에서 묘사한 북 고위층의 실상이 ‘사실적’이라고 판단한 배경이다. 북에서는 김씨왕조(金氏王朝)의 사생활 자체가 극비(極祕) 보안 사항이다. 여기에 관한 어떤 정보가 퍼지는 것도 용납 불가다. 게다가, 드라마의 내용을 주변에 이야기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2014년 KBS가 방송한 〈정도전(鄭道傳)〉도 집중단속 대상이다. “역사적 고증에 허위가 많다”는 것이 표면적인 단속 이유지만, 드라마의 주제인 ‘역성혁명(易姓革命)’이 북한의 삼대세습(三代世襲)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기 때문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韓流 전도사’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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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방북한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한국 영화·드라마 DVD를 선물했다. 사진=조선DB |
김정일이 이들 작품을 애청한다는 소문이 나자 평양 고위층 사이에서 ‘한류 학습 열풍(?)’이 불었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DVD를 구해 작품을 감상했다. 중년(中年) 남자들은 사극에 열광했고, 여성들은 멜로드라마에 흠뻑 취했다. ‘남조선 드라마를 보느라 일상생활에 지장이 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작품 내용과 주인공이 직장과 가정에서 주요 화제(話題)로 떠올랐다.
한류 콘텐츠의 작품성을 인정한 김정일은 ‘남조선 드라마를 뛰어넘으라’며 사극 〈계월향(桂月香)〉(2011)의 제작을 지시했다. 막대한 제작비를 쓰며 파격적인 지원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북한 주민 사이에서 별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눈높이가 한국 드라마에 이미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없다. 싹 걷어치우라”며 격분한 김정일 탓에 조선중앙텔레비전은 50부작 예정을 23부에서 끊었다.
〈계월향〉의 실패 이후 한류는 북한에서 ‘비교불가의 경쟁력을 지닌 콘텐츠’라는 지위를 굳혔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으로 북 당국이 뒤늦게 단속을 시작했지만, 검열에 걸린 일반인이 “장군님 보시는 걸 따라 배우고 있다”라고 하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음지에서 은밀하게 유통되던 한류 콘텐츠가 제한적이나마 공개석상으로 나온 역사적 사건이다.
〈오징어게임〉 보며 北 현실 떠올려
북한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2021년 10월 “최근 약육강식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패륜이 일상화된 남한에서 사회 실상을 폭로하는 TV극 〈오징어게임〉이 방영돼 인기를 끌고 있다”며 “극단적인 경쟁으로 인간성이 말살된 남한 자본주의 사회의 끔찍한 민낯을 보여준다.…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불공평한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을 극단적 경쟁으로 내몰고 그 속에서 인간성이 말살돼가는 야수화된 남조선 사회”라는 비난도 잊지 않았다.
북한 주민의 반응은 달랐다. ‘붉은 자본가’로 불리는 평양의 돈주들은 드라마 내용이 “외화벌이 시장에서 암투를 벌이며 생사를 다투는 평양 간부층의 생활과 흡사하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일확천금(一攫千金)을 꿈꾸며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하고 죽어가는 것이 자신들의 처지와 닮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돈이 너무 많으면 언제든지 처형당할 수 있는 북한의 현실이 드라마 속 내용과 겹치는 것이다.
일반인 입장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어딘가에 갇혀서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곧 자기 자신들이라 여기는 것이다. ‘저기서는 그래도 죽기 전까지 밥은 준다, 사람들끼리 으르렁대지만 친분이 쌓이기도 하는구나’라는 생각은 ‘북한 전역이 감옥’이라는 지점까지 도약한다. 세계인들에게 〈오징어게임〉은 드라마적 은유(隱喩)지만, 북 주민들에게는 뼈를 때리는 직유(直喩)인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 한군은 〈아저씨〉를 보다 잡혀갔지만, 북한 당국이 진심으로 막고 싶은 건 〈오징어게임〉이다. 〈오징어게임〉을 봐서 잡아갔다고 하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기에 사실대로 발표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 논객 벤 샤피로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오징어게임〉 전반에 짙게 스며든 반(反)기독교·반서구문명 코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도를 넘어 거의 병적(病的)인 수준에 이르렀다 볼 정도로 악의적(惡意的)”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을 받은 작품이 전체주의(全體主義) 북한을 허무는 가장 위험한 불온(不穩) 콘텐츠가 되었다는 것도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