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류관, 外貨 내는 손님과 북한 돈 내는 손님은 출입구부터 달라… 식재료·서비스도 차이
⊙ ‘벌목공 관리자 3년이면 100만 달러 번다’는 소문 파다
⊙ 外貨로 軍부대 운영비 내면 ‘자택 복무’ 허락… 볼링장·사우나 외화식당에서 소일
張源宰
1967년생. 고려대 국문학과 졸업, 영국 런던대학 연극학 박사 / 前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경기파주영어마을 사무총장,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진행. 現 (사)배우고나누는무지개 대표 / 저서 《끝나지 않은 축구 이야기》 《오태석 연극: 실험과 도전의 40년》 《배우란 무엇인가》 등
⊙ ‘벌목공 관리자 3년이면 100만 달러 번다’는 소문 파다
⊙ 外貨로 軍부대 운영비 내면 ‘자택 복무’ 허락… 볼링장·사우나 외화식당에서 소일
張源宰
1967년생. 고려대 국문학과 졸업, 영국 런던대학 연극학 박사 / 前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경기파주영어마을 사무총장,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진행. 現 (사)배우고나누는무지개 대표 / 저서 《끝나지 않은 축구 이야기》 《오태석 연극: 실험과 도전의 40년》 《배우란 무엇인가》 등
- 2018년 9·19 남북정상회담 당시 옥류관에서 오찬을 마치고 나오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옥류관은 돈이 있어도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북한의 최대 사회문제는 엄청난 빈부(貧富)격차다. 비법(非法) 행위를 저지르지 않고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태의 본질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로 치면, 40대 후반 중앙부처 과장급 월급이 북한 돈 5000원이다. 암달러 시세가 1달러당 8500원 내외이니, 연봉이 7~8달러에 불과한 셈이다. 장마당에서는 쌀 1kg이 5500원에 팔린다. 월급으로는 쌀 1kg도 살 수 없다. 극소수 원로급들을 제외하고는 기본 생필품 배급이 끊어진 지 오래다. 월급 이외의 수입이 없다면 생존과 생활이 모두 불가능하다.
쓸 돈이 없을 것 같은데도 외화(外貨)만 받는 외화식당이 평양에서만 몇 군데나 성업 중이다. 외화식당은 설비나 식자재가 대한민국의 고급 식당에 뒤지지 않는다. 고급 양주를 키핑해놓고 먹기도 한다. 밥값이 하루 200달러 남짓인데도 손님 대부분은 거의 북한 사람들이다. 10달러 남짓한 외화식당 냉면을 먹으러 거의 매일 오는 사람도 있다. 한 끼에 공식 연봉보다 많은 돈을 쓰는 것이다. 외화식당 근무자에 따르면, 하루 매상을 1만7000달러까지 올린 날도 있다고 한다.
유명한 옥류관 식당도 마찬가지다. 외화로 지불하는 손님과 국정 가격 손님은 출입구부터가 다르다. 식자재도 다른 것을 쓴다. 옥류관은 돈만 있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냉면 가격은 한 그릇에 북한 돈 300원이지만, 음식공급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음식공급표는 인민반, 공장을 통해 개인에게 내려오는데, 수량이 매우 적다. 3~4년에 한 번 받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옥류관 앞에서 간부들이 빼돌려 1만원에 파는 공급표를 사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이렇게 온갖 편법을 동원해 옥류관에 가더라도, 북한 돈으로 음식값을 내는 사람들은 기본 2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그릇도 테이블에 턱턱 내려놓는다. 제대로 된 손님 대접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외화 지불 고객은 사정이 다르다.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음식공급표를 보여주지 않아도 칙사 대접을 받는다. 달러로 지불하는 냉면 가격은 북한 돈 기준 10만원 정도다. 300원 내는 고객과 10만원 내는 고객을 종업원들이 알아서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수도 평양에 사회주의가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평양은 평등하지 않다.
‘해결사’들의 등장
위 사정을 자세히 설명한 이유가 있다. 북한의 모든 부분에서 뇌물 체계가 정교하고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아무리 액수가 작다 하더라도, ‘이익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뇌물이 있다’.
큰돈이 오가면 뇌물 액수도 커진다. 외국과 연계가 있는 사람은 떼돈을 벌고, 떼돈 버는 사람 주변에는 뇌물을 받으려는 공무원이 몰린다. 외국과 연계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고급 공무원 가족이거나 친척이다.
러시아 벌목공 인력수출 계약은, 형식적으로는 북한 인력회사와 러시아 회사 사이에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노다지다. 일단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외화로 뇌물을 받는다. 인력 파견 후 벌목공들의 임금과 기숙사비 등을 착취하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작업량만 채우고, 내라는 돈만 상납하면 나머지는 관리자가 얼마를 가져가든 러시아 회사나 북한 당국은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자 3년이면 100만 달러를 번다’는 소문이 벌목공들 사이에서 파다하다.
태영호 전 주영공사가 칼럼에 썼지만, 고위급 공무원 가족의 경우 중국 사업가가 북한 기관에 떼인 돈을 받아주기도 한다. 받은 돈의 40~60%를 수수료로 받기에, 온갖 연줄과 권력을 등에 업고 ‘해결사’ 노릇을 한다.
문제는, 이렇게 받은 사례비를 개인이 착복한다는 점이다. 즉 ‘나라’에 전달하지 않고 주변인 그룹이 나눠 갖는다는 뜻이다. “이 돈 안 갚으면 북조선 전체의 신용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사고가 나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느냐”라며 몰아붙이던 사람이 자기 주머니에 돈을 챙기는 것이다. 갖은 핑계를 대며 돈을 갚지 않던 기관들은 “당신은 도대체 누구 편이냐”라며 이를 간다.
김정은 측근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들의 가족 중에는 ‘해결사’들이 많다. 실적을 올리면 더 많은 의뢰가 들어오기에 필사적으로 일에 매달린다. 협박과 신고 위협 등 온갖 조폭적 수단이 난무한다.
이러한 양대 노다지는 특권 계층이 아니면 시작할 수 없다. 북한은 간부 자녀는 간부, 광부 자녀는 광부를 해야만 하는 신분세습 사회다. 이제는 경제적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까지 더해져 중세적 노예사회로 퇴행(退行)하고 있다.
“걸리지만 마라”
일반인 중 ‘난돌이’들이 그래도 외화를 만질 수 있는 길이 있기는 하다. 국경 지역에서 하는 밀수다. 밀수로 돈을 번 사람은 그래도 사업가 대접을 받는다. 단, 마약과 가짜 달러 장사는 예외다.
거액을 기부했다고 북한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주민들은 “위에서 하지 말라는 짓을 아니 하고 어떻게 저 돈을 모았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고지식하게 ‘북한 당국의 말만 믿고 사회주의를 지킨’ 사람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북한의 현재 모습이다. 젊은이들은 그래서 돈을 믿지 북한 당국을 믿지는 않는다.
북한 젊은이들을 화나게 하는 현상이 하나 더 있다. 북한에서는 남자의 경우 초등학교 4년, 중학교 6년을 마치고 우리로 치면 고2에 올라가는 나이에 군(軍)에 입대해서 10년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복무 기간이 길기는 하지만, 입당(入黨) 등 특전이 있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의무이기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이제까지의 분위기였다.
최근에는 달라졌다. 군부대 운영비를 내면 자택 복무를 허락해주기 때문이다. 외화로 돈을 건네면 ‘집에 다녀와도 좋다’며 몇 년을 집에 보내준다는 뜻이다. 그래서 신분은 현역 군인이지만 집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청년들이 많다. 모두 고위 당 간부 자제들이다.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누구나 직업을 가져야 한다. 당국이 배치해주는 직장을 개인이 거부할 수 없다. 주(週) 6일 근무제에 경제적 발달이 미흡하다는 사정이 겹쳐 여가(餘暇)문화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택근무 군인들은 사정이 다르다. 공식적으로 직업이 있으니 아무도 ‘터치’할 수 없고, 시간과 돈이 많으니 일반인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유흥과 소비를 한다. 볼링장에 개인 사우나, 당구장에 외화식당을 다니며 단체미팅을 하고 ‘온종일 평양을 흘러 다닌다’. 북한 주민들이 빈부격차를 실감하며 ‘세상 정말 불공평하다’고 분노하는 순간이다.
외화벌이 일꾼들과 연계가 없는 간부들이 기대는 곳은 탈북민(脫北民) 가정이다. 한국에서 송금(送金)하는 돈을 나누어 쓰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에는 “남조선 영화를 봐도 좋고 노래를 들어도 좋으니, 걸리지만 마라”며 목소리 톤을 낮춘 교사와 보안원(경찰)이 많다고 한다. 한 보안원이 “야, 이 ××들아, 할 거야 말 거야, 이런 남조선 말 자꾸 쓸 거야?”라며 자기도 남쪽 말을 쓰더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당 간부가 젊은 당원들과 회의를 주재하다 “야, 거 〈가을동화〉에 나오는 노래 누가 불러보라”며 노래를 시키고, 가사 내용에 모두 감동해서 훌쩍거리자 “다 같이 부르라우!”라며 떼창을 지시했다는 체험담도 있다.
뇌물을 챙기는 능력에 따라 빈부격차가 생기고, 남들에게는 사회주의를 강요하면서도 자기들은 비사회주의적 방법으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체계가 공고히 자리를 잡아 나간다는 것, 이런 식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만연하며 돈을 버는 사람보다 뇌물을 받는 사람이 더 많은 사회에 과연 어떤 미래가 있을까?⊙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로 치면, 40대 후반 중앙부처 과장급 월급이 북한 돈 5000원이다. 암달러 시세가 1달러당 8500원 내외이니, 연봉이 7~8달러에 불과한 셈이다. 장마당에서는 쌀 1kg이 5500원에 팔린다. 월급으로는 쌀 1kg도 살 수 없다. 극소수 원로급들을 제외하고는 기본 생필품 배급이 끊어진 지 오래다. 월급 이외의 수입이 없다면 생존과 생활이 모두 불가능하다.
쓸 돈이 없을 것 같은데도 외화(外貨)만 받는 외화식당이 평양에서만 몇 군데나 성업 중이다. 외화식당은 설비나 식자재가 대한민국의 고급 식당에 뒤지지 않는다. 고급 양주를 키핑해놓고 먹기도 한다. 밥값이 하루 200달러 남짓인데도 손님 대부분은 거의 북한 사람들이다. 10달러 남짓한 외화식당 냉면을 먹으러 거의 매일 오는 사람도 있다. 한 끼에 공식 연봉보다 많은 돈을 쓰는 것이다. 외화식당 근무자에 따르면, 하루 매상을 1만7000달러까지 올린 날도 있다고 한다.
유명한 옥류관 식당도 마찬가지다. 외화로 지불하는 손님과 국정 가격 손님은 출입구부터가 다르다. 식자재도 다른 것을 쓴다. 옥류관은 돈만 있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냉면 가격은 한 그릇에 북한 돈 300원이지만, 음식공급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음식공급표는 인민반, 공장을 통해 개인에게 내려오는데, 수량이 매우 적다. 3~4년에 한 번 받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옥류관 앞에서 간부들이 빼돌려 1만원에 파는 공급표를 사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이렇게 온갖 편법을 동원해 옥류관에 가더라도, 북한 돈으로 음식값을 내는 사람들은 기본 2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그릇도 테이블에 턱턱 내려놓는다. 제대로 된 손님 대접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외화 지불 고객은 사정이 다르다.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음식공급표를 보여주지 않아도 칙사 대접을 받는다. 달러로 지불하는 냉면 가격은 북한 돈 기준 10만원 정도다. 300원 내는 고객과 10만원 내는 고객을 종업원들이 알아서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수도 평양에 사회주의가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평양은 평등하지 않다.
‘해결사’들의 등장
위 사정을 자세히 설명한 이유가 있다. 북한의 모든 부분에서 뇌물 체계가 정교하고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아무리 액수가 작다 하더라도, ‘이익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뇌물이 있다’.
큰돈이 오가면 뇌물 액수도 커진다. 외국과 연계가 있는 사람은 떼돈을 벌고, 떼돈 버는 사람 주변에는 뇌물을 받으려는 공무원이 몰린다. 외국과 연계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고급 공무원 가족이거나 친척이다.
러시아 벌목공 인력수출 계약은, 형식적으로는 북한 인력회사와 러시아 회사 사이에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노다지다. 일단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외화로 뇌물을 받는다. 인력 파견 후 벌목공들의 임금과 기숙사비 등을 착취하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작업량만 채우고, 내라는 돈만 상납하면 나머지는 관리자가 얼마를 가져가든 러시아 회사나 북한 당국은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자 3년이면 100만 달러를 번다’는 소문이 벌목공들 사이에서 파다하다.
태영호 전 주영공사가 칼럼에 썼지만, 고위급 공무원 가족의 경우 중국 사업가가 북한 기관에 떼인 돈을 받아주기도 한다. 받은 돈의 40~60%를 수수료로 받기에, 온갖 연줄과 권력을 등에 업고 ‘해결사’ 노릇을 한다.
문제는, 이렇게 받은 사례비를 개인이 착복한다는 점이다. 즉 ‘나라’에 전달하지 않고 주변인 그룹이 나눠 갖는다는 뜻이다. “이 돈 안 갚으면 북조선 전체의 신용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사고가 나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느냐”라며 몰아붙이던 사람이 자기 주머니에 돈을 챙기는 것이다. 갖은 핑계를 대며 돈을 갚지 않던 기관들은 “당신은 도대체 누구 편이냐”라며 이를 간다.
김정은 측근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들의 가족 중에는 ‘해결사’들이 많다. 실적을 올리면 더 많은 의뢰가 들어오기에 필사적으로 일에 매달린다. 협박과 신고 위협 등 온갖 조폭적 수단이 난무한다.
이러한 양대 노다지는 특권 계층이 아니면 시작할 수 없다. 북한은 간부 자녀는 간부, 광부 자녀는 광부를 해야만 하는 신분세습 사회다. 이제는 경제적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까지 더해져 중세적 노예사회로 퇴행(退行)하고 있다.
“걸리지만 마라”
일반인 중 ‘난돌이’들이 그래도 외화를 만질 수 있는 길이 있기는 하다. 국경 지역에서 하는 밀수다. 밀수로 돈을 번 사람은 그래도 사업가 대접을 받는다. 단, 마약과 가짜 달러 장사는 예외다.
거액을 기부했다고 북한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주민들은 “위에서 하지 말라는 짓을 아니 하고 어떻게 저 돈을 모았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고지식하게 ‘북한 당국의 말만 믿고 사회주의를 지킨’ 사람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북한의 현재 모습이다. 젊은이들은 그래서 돈을 믿지 북한 당국을 믿지는 않는다.
북한 젊은이들을 화나게 하는 현상이 하나 더 있다. 북한에서는 남자의 경우 초등학교 4년, 중학교 6년을 마치고 우리로 치면 고2에 올라가는 나이에 군(軍)에 입대해서 10년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복무 기간이 길기는 하지만, 입당(入黨) 등 특전이 있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의무이기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이제까지의 분위기였다.
최근에는 달라졌다. 군부대 운영비를 내면 자택 복무를 허락해주기 때문이다. 외화로 돈을 건네면 ‘집에 다녀와도 좋다’며 몇 년을 집에 보내준다는 뜻이다. 그래서 신분은 현역 군인이지만 집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청년들이 많다. 모두 고위 당 간부 자제들이다.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누구나 직업을 가져야 한다. 당국이 배치해주는 직장을 개인이 거부할 수 없다. 주(週) 6일 근무제에 경제적 발달이 미흡하다는 사정이 겹쳐 여가(餘暇)문화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택근무 군인들은 사정이 다르다. 공식적으로 직업이 있으니 아무도 ‘터치’할 수 없고, 시간과 돈이 많으니 일반인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유흥과 소비를 한다. 볼링장에 개인 사우나, 당구장에 외화식당을 다니며 단체미팅을 하고 ‘온종일 평양을 흘러 다닌다’. 북한 주민들이 빈부격차를 실감하며 ‘세상 정말 불공평하다’고 분노하는 순간이다.
외화벌이 일꾼들과 연계가 없는 간부들이 기대는 곳은 탈북민(脫北民) 가정이다. 한국에서 송금(送金)하는 돈을 나누어 쓰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에는 “남조선 영화를 봐도 좋고 노래를 들어도 좋으니, 걸리지만 마라”며 목소리 톤을 낮춘 교사와 보안원(경찰)이 많다고 한다. 한 보안원이 “야, 이 ××들아, 할 거야 말 거야, 이런 남조선 말 자꾸 쓸 거야?”라며 자기도 남쪽 말을 쓰더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당 간부가 젊은 당원들과 회의를 주재하다 “야, 거 〈가을동화〉에 나오는 노래 누가 불러보라”며 노래를 시키고, 가사 내용에 모두 감동해서 훌쩍거리자 “다 같이 부르라우!”라며 떼창을 지시했다는 체험담도 있다.
뇌물을 챙기는 능력에 따라 빈부격차가 생기고, 남들에게는 사회주의를 강요하면서도 자기들은 비사회주의적 방법으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체계가 공고히 자리를 잡아 나간다는 것, 이런 식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만연하며 돈을 버는 사람보다 뇌물을 받는 사람이 더 많은 사회에 과연 어떤 미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