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3연임 넘어 4연임 노리면서 2027년 이전 대만 침공 가능성 높아져
⊙ “대만을 이용해 중국 제어하려 도모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주미중국대사관)
⊙ 중국, 미국과의 경쟁을 자본주의·사회주의 간 체제 경쟁으로 인식
⊙ 왕지쓰·옌쉐퉁 등, “미·중 갈등은 국력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두려워하고 질투하는 데서 비롯”
朱宰佑
1967년생. 美 웨슬리언대 정치학 학사, 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석·박사 / 국가안보정책연구소(現 국제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무역협회 무역연구소(現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 역임. 現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 한중사회과학회 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회장 / 저서 《한국인을 위한 미중관계사: 한국전쟁에서 사드 갈등까지》 《팩트로 읽는 미중의 한반도 전략》 《북미관계: 그 숙명의 역사》
⊙ “대만을 이용해 중국 제어하려 도모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주미중국대사관)
⊙ 중국, 미국과의 경쟁을 자본주의·사회주의 간 체제 경쟁으로 인식
⊙ 왕지쓰·옌쉐퉁 등, “미·중 갈등은 국력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두려워하고 질투하는 데서 비롯”
朱宰佑
1967년생. 美 웨슬리언대 정치학 학사, 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석·박사 / 국가안보정책연구소(現 국제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무역협회 무역연구소(現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 역임. 現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 한중사회과학회 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회장 / 저서 《한국인을 위한 미중관계사: 한국전쟁에서 사드 갈등까지》 《팩트로 읽는 미중의 한반도 전략》 《북미관계: 그 숙명의 역사》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방미와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의 만남 이후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매카시 트위터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전면적으로 확산되면서 갈등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주지하듯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시작된 관세 경쟁에서 비롯된 미·중(美中) 갈등은 무역전쟁으로 확산되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이후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이어나가면서 미·중 갈등과 경쟁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두 대통령은 확연하게 다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의존하면서 대중(對中) 압박책을 구사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와의 공조를 통해 입법화된 법안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을 공식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미 의회가 법안으로 중국과의 경쟁에 맞서겠다는 것은 이를 미국의 국가 정책으로 공식화한다는 의미다. 미 백악관이 작년 10월 12일에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도 드러나듯 미국은 앞으로 10년을 ‘결정적인 10년(a decisive decade)’으로 보고 있다.
4연임 향해 가는 시진핑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미국의 보고서가 출간된 직후에 가진 제20차 중국공산당대표대회(당대회)에서 발표한 〈공작보고〉에서 향후 5년을 ‘관건적인 시기’로 명명했다. 이는 6년 전 개최된 제19차 당대회에서 이미 2035년까지를 ‘관건적인 시기’로 정의한 것을 구체화한 것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 겸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4연임(連任)을 예견한 포석(布石)이라 할 수 있다. 미·중 양국은 앞으로 10년, 즉 최소한 2033년까지를 양국의 명운을 결정할 숙명적인 대결의 시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중국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의 4연임 가능성은 이미 점쳐졌다. 중국공산당에서 단행한 인사 결과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지방에서 고위 직책을 경험한 이들이 시진핑의 후계자로 고려되려면 중앙정치 무대에서 대략 10여 년의 ‘수습’ 기간을 거쳐야 한다. 예전의 사례에 비춰보면 후계자로 점지된 이는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의 제1서기, 중국공산당중앙당교 교장,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제1부주석으로 동시에 임명되었다. 지난 당대회에서 각기 다른 이들로 이들 자리에 임명한 사실은 시진핑의 4연임을 중국공산당이 이미 확정했다고 봐도 무난한 대목이다.
그러자 세간에서는 그가 4연임할 수 있는 정당성에 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됐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는 중국의 대만 통일 시도를 해답으로 꼽았다. 비록 중국이 ‘리오프닝(reopening)’을 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으나 코로나19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경제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대중(對中) 경제 견제와 압박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 사실도 한몫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전략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만큼 초조하고 불안하다는 방증(傍證)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이 4연임하기 위해서는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정치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 정치적 성과는 대만 통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의 4연임이 확정될 2027년의 당대회까지 이를 이룩하기 위한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데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中, 일주일 내 대만 정복 가능
이런 전망을 제일 먼저 제기한 측은 당연히 미국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합참의장,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등도 이 같은 전망에 가세했다. 더욱이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建軍) 100주년인 해이기도 하다. 중국 경제가 호전되지 못하면 시진핑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즉 대만 통일이라는 과업을 달성해 4연임의 정당성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만의 방어 능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미 의회는 2021년부터 이와 관련된 법안을 10여 개 상정했다. 이 법안들의 내용은 작년 12월에 통과된 ‘국가수권법’에 모두 반영되었다.
이와 행보를 같이한 것이 한·미·일 3국의 군사관계 강화다. 비경제 영역에서 3국의 공조(共助)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에서는 시급한 조치였다. 대만 방어는 미국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하와이의 인도·태평양 함대가 도달하기 전까지 중국군의 침공에 대한 조기 대응을 하려면 이들 동맹과의 공조가 필수불가결하다. 중국군의 규모와 무기체계가 이론적으로 대만을 일주일 이내에 정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중국의 대만통일 전략 구상이 이처럼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이 현실화되면서 차질을 보일 가능성이 높게 되었다. 중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인태 전략)과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협의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 정보기관 협의체), 한·미·일 군사관계 강화 등에 최근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전략 구상에 매우 과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여기에는 미국의 대중 전략, 특히 바이든 정부 이후에 추진된 압박·견제 전략과 한·미·일 군사관계가 강화되는 것까지 포함된다. 또한 대만 방어 및 방위 능력을 빌미로 미국의 군사·외교·정치적 지원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동맹까지 이에 찬조하는 양상을 보이자 중국은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경쟁을 체제경쟁으로 정의한다. 중국은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초를 닦고,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의 강국으로 우뚝 서려는 국정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사회주의체제로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입증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현재 모든 경쟁을 체제경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관념과 세계관을 가지고 행동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회주의의 힘으로 정당화되고 합리화된다. 2021년 9월 코로나19의 종식을 선언하면서 관련 인사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서 시진핑은 이는 사회주의 방역(防疫)체계의 승리이며 중국 사회주의체제의 위대함이라 과시했다.
이런 관점에서 시진핑의 중국의 대외관, 대외(對外) 정책의 기조 또한 체제경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프레임은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드러났다. 2021년 3월 앵커리지에서 열린 첫 번째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 당시 외교 담당 국무위원 양제츠(楊潔篪), 외교부장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차관) 러위청(樂玉成)·셰펑(謝鋒) 등과 같은 이들은 연이어 미국의 대중 전략을 비판했다. 차관급까지 동원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이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미·중 갈등의 근원은 미국이 중국을 ‘가상적(假想敵)’으로 설정한 잘못된 인식에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시진핑, “설교 절대 듣지 않겠다”
중국 내 전문가들도 이에 합세했다.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가전략학원장과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교수 등은 이 같은 상황을 미국과 중국의 국력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미국이 두려워하고 질투한 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전문가와 중국 정부는 미국이 대중 경쟁관계를 ‘협력, 갈등, 경쟁’ 등 세 개로 나눠 접근하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갈등과 경쟁의 해결은 협력이 전제되기에 건강한 협력관계의 발전이 전제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중국의 인권 문제는 내정 문제임으로 협력의 의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가는 것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서 이들은 미국의 가치와 여론의 보편성을 부정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대만 문제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중국의 비판 여론은 거세졌다. 중국은 대만 문제에 미국이 관여할 경우 “머리를 깨부순다” “불에 타 죽는다” 등의 강한 경고를 내보냈다. 급기야 미국이 중국과의 고위급회담에서 내보인 태도와 요구사항에 대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2021년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연설에서 시진핑은 “중국은 앞으로 그 어느 누구라도 ‘선생’처럼 기고만장한 설교를 하는 것을 절대 듣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외부(미국)의 압박과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나아가겠다는 결의를 밝힌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 체제가 미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그들의 확신과 신념을 피력한 대목이다.
“대만 문제는 첫 번째 한계선”
중국은 4월 6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의 회담 직후 이례적으로 5개 부처를 일제히 동원해 이를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국방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만사무판공실,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외교위원회와 심지어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들까지 나섰다.
외교부는 대만 문제를 미국이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한계선’으로 규정하고, 넘을 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방부는 미국의 행동을 ‘난폭한 간섭’으로 정의하고 인민해방군의 대만해협 수호 결의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만사무판공실 또한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과 그 행위를 단호히 처벌할 것이라며 “독립을 추구하는 그 어떤 행위도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외교위원회도 한계선을 넘는 미국의 위험한 행동의 중단을 촉구했다. 주미중국대사관은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어하려 도모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中, 과거 미일·한미동맹 긍정하기도
이상과 같은 중국의 입장을 고려할 때, 한·미·일 군사관계 강화를 위한 3국의 협력에 대한 중국의 반대는 일찍이 예고되었다. 중국은 이미 문재인(文在寅) 정부 때 ‘합의’했다는 이른바 사드 ‘3불(不)’에서 한·미·일 군사관계의 강화를 반대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가장 두려워한다. 이런 중국의 두려움은 지금까지 중국이 체결한 3개의 동맹조약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들 조약은 공교롭게 모두 러시아제국, 소련과 맺은 것이다. 1896년, 1945년, 1950년에 체결한 동맹조약의 제1조는 동맹의 대상을 일본으로 명시한다. 그리고 1972~1974년 열린 일련의 미중회담에서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 겸 외교부장이 미일동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실도 이런 중국의 두려움을 방증한다. 그는 회담 자리에서 헨리 키신저 전 안보보좌관에게 미국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야욕을 억누르는 덮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한 저우언라이의 평가도 이와 맥을 같이했다. 북한과 입장을 늘 같이해왔던 중국의 당시 입장으로서는 미중관계 정상화의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의 폐기를 미·대만동맹과 같은 반열에 올렸다. 이에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저우언라이에게 미국이 수용할 수는 있으나 그 후과(後果)를 생각하라는 ‘신(神)의 한 수’를 던졌다. 그 권력공백을 누가 메울지를 말이다. 이에 저우언라이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이후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들어 한·미·일 3국이 중국과 북한 위협 억지를 위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해왔다. 특히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은 한국과 미국이 자국의 안보이익을 위해 남의 것을 훼손한다고 비난해왔다.
우리의 인태(인도·태평양) 전략 참여에 대한 중국의 비판도 일찍이 시작됐다. 2021년 5월 22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인태 전략 가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공식화되자 중국은 서슴없이 비난했다.
그해 6월 9일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왕이 당시 중국 외교부장은 “인태 전략이 냉전적 사고가 충만하기에 집단적 대결 구도를 추동한다”면서 “지역 평화의 안정적 발전에 추호도 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하고,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며 정치적 공감대를 지키고 잘못된 (미국의) 장단에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훈계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에 일치된 정치적 인식을 가졌는데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중국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에 대해서는 작년 3월 9일 대선을 전후한 무렵부터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를 통해 경고를 날리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은 3월 9일 자 사설을 통해 “청와대의 주인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 변하지 않는 사실은 사드 ‘3불’이었다. 이를 수호하며 중국과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한국이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전제라고 주장했다. 이는 역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한국의 안보를 담보한다는 뜻을 전하려 한 것이기도 하다. 덧붙여 중국은 ‘미국이 우리를 압박하고 회유하는 작금의 행태’를 동북아의 지정학적(地政學的) 대립 구조에서 우리를 전진기지로 이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당시 윤석열 당선자에게 경고했다. 미국의 행태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설은 한국이 한중관계와 한미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교량(교두보)이 되어야지 누구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엄중 경고하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이에 명확한 답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태 지역은 북대서양 아니다”
3월 10일 자 《환구시보》는 사설 “한중관계는 ‘존중’이 필요하나 ‘상호’를 더욱더 잊어서는 안 된다”를 통해 윤석열 당선인에게 직접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윤석열 당선자가 유세 당시 대중국 정책 기조로 ‘상호 존중하는 한중관계’를 선전한 데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표출한 것이다. 사설은 “한국 내 일각의 ‘중국이 한국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편집적인 주장이 문제”라면서 이들이 주장하는 ‘상호 존중’이 한국을 ‘평등’하게 대해야 하는 중국의 책임과 의무로 전가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사설은 한미관계가 공고해야만 중국이 한국을 존중한다는 이들의 주장이 잘못된 발상에서 착안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한국의 진정한 안보가 한중 공동의 것으로 승화하고, 종합적이고 협력적인 지속가능한 면모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국은 사드를 앞으로 ‘내정’이나 ‘주권’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엄중 경고한 셈이다. 또한 사드 문제의 본질이 동북아에 미국이 쐐기를 박으려는 것에 있다며 현혹되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중관계를 한미관계의 부속품으로 치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한국인들이 “한미동맹이 공고해야 중국이 한국을 존중한다”는 식으로 한중관계를 오독(誤讀), 오판(誤判)하지 말게 하라고 요구했다.
작년 6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라며 “아태 지역 국가와 국민이 군사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우리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하는 행위로 간주한 대목이다. 중국이 이제 우리를 적대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내로남불
중국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참 많다. 중국은 지난 6년, 특히 문재인 정부 때 우리에게 참 많은 ‘훈계’를 일삼았다. 그러나 이런 훈계에는 상당히 많은 어폐가 존재했다. 중국은 한국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면서 대등하고 평등한 건설적 관계를 위한 협력과 소통을 강조해왔다. 한국의 안보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한중관계의 건강한 발전에도 있다면서 균형을 잡으라는 이상적인 주문도 해댔다. 한미동맹만으로 중국의 존중을 살 수 없다는 부연 설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지하듯 우리의 사드 배치 결정에 중국이 보복 조치를 자행한 것은 결국 우리의 의사 결정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우리 고유의 정체성(正體性), 우리 주권의 범주의 것으로 존중하지 않는 것도 주권 원칙은 물론, 중국이 주장하는 문화와 인류의 다양성 존중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또한 영토 주권의 상호 존중을 강조하면서도 우리의 영해와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는 군사적 도발 행위를 일삼고 있다. 임시적인 서해 해상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 ‘중간선’을 중국 해군은 거의 매일 넘나 든다.
중국이 언행 불일치를 일삼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국제법과 국제규범에 대한 인식 차이다. 중국은 국제법에 근거한 국제질서의 유지를 원한다. 여기서 국제규범은 중국에 무의미하다. 중국은 ‘중간선’과 방공식별구역이 국제법적 효력이 없고 단지 규범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어기는 것은 위법행위가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사회의 공감대이자 공인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규범)’이라고 주장한다. 규범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가 할 소리는 아니다.
中의 예속 시도 경계해야
상기한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관련해 발표된 중국의 두 사설의 핵심 논조를 보면 중국은 우리의 대중외교 행보에 민감하다. 민감하다 못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 중국의 불안감은 이런 이례적인 훈계와 경고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 결과로 중국의 역설은 모순으로 가득 차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모순된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합당하고 합리적인 전략 대응을 마련하는 기초로 활용해야 한다.
우선 중국이 우리의 주권, 정체성, 안보 이익을 무시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우리를 예속하려는 시도로 경계해야 한다.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어도 한중관계가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세상이 바뀌기 때문이다. 정치처럼 외교도 생물이다. 대외정세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대외 전략도 상응하게 변화해야 한다. 한중관계도 변했다. 중국은 실제로 우리의 정체성, 가치와 영토 주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浮上)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리 국민 70%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중국이 우리의 영해와 영공, 하늘 주권을 무시하면 우리에게는 세력 균형만이 우리의 영토 주권과 평화를 지켜내는 가장 평화적인 수단이다. 중국이 우리에 대한 군사적 도발과 외교적 공세로 우리 주변 지역의 세력 균형을 깨뜨리려 한다면 우리로서도 이를 저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지를 피력해야 한다. 중국이 비대칭적인 세력 구도를 조장해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가 강력해질 때 우리도 한미동맹의 세력을 확대해야 하는, 불가피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해야 한다. 즉 진정한 상호 존중의 의미를 중국에 설파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쿼드 주도해야
마지막으로 따라서 인태 전략과 쿼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인태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가장 가치 있는 요충지(要衝地)는 한반도다. 이런 지리적 위치와 여기서 파생되는 지정학적 전략 가치를 우리는 한미동맹은 물론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레버리지로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전통적인 군사안보 전략에서부터 재편되는 경제안보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를 한미동맹이 주도하는 구조로 바꾸는 노력도 해야 한다. 이걸로 우리의 참여를 중국이 이해할 수 있는 명분도 될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에도 한미동맹 주도형의 인태 전략과 쿼드가 미일동맹이 주도하는 것보다 덜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우리와 한미동맹이 인태 전략과 쿼드를 주도하면 한미관계의 신뢰와 믿음도 증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이 전략 구상의 핵심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의 전략질서에 유의미한 한 축이 되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대통령은 확연하게 다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의존하면서 대중(對中) 압박책을 구사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와의 공조를 통해 입법화된 법안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을 공식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미 의회가 법안으로 중국과의 경쟁에 맞서겠다는 것은 이를 미국의 국가 정책으로 공식화한다는 의미다. 미 백악관이 작년 10월 12일에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도 드러나듯 미국은 앞으로 10년을 ‘결정적인 10년(a decisive decade)’으로 보고 있다.
4연임 향해 가는 시진핑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미국의 보고서가 출간된 직후에 가진 제20차 중국공산당대표대회(당대회)에서 발표한 〈공작보고〉에서 향후 5년을 ‘관건적인 시기’로 명명했다. 이는 6년 전 개최된 제19차 당대회에서 이미 2035년까지를 ‘관건적인 시기’로 정의한 것을 구체화한 것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 겸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4연임(連任)을 예견한 포석(布石)이라 할 수 있다. 미·중 양국은 앞으로 10년, 즉 최소한 2033년까지를 양국의 명운을 결정할 숙명적인 대결의 시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중국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의 4연임 가능성은 이미 점쳐졌다. 중국공산당에서 단행한 인사 결과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지방에서 고위 직책을 경험한 이들이 시진핑의 후계자로 고려되려면 중앙정치 무대에서 대략 10여 년의 ‘수습’ 기간을 거쳐야 한다. 예전의 사례에 비춰보면 후계자로 점지된 이는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의 제1서기, 중국공산당중앙당교 교장,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제1부주석으로 동시에 임명되었다. 지난 당대회에서 각기 다른 이들로 이들 자리에 임명한 사실은 시진핑의 4연임을 중국공산당이 이미 확정했다고 봐도 무난한 대목이다.
그러자 세간에서는 그가 4연임할 수 있는 정당성에 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됐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는 중국의 대만 통일 시도를 해답으로 꼽았다. 비록 중국이 ‘리오프닝(reopening)’을 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으나 코로나19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경제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대중(對中) 경제 견제와 압박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 사실도 한몫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전략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만큼 초조하고 불안하다는 방증(傍證)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이 4연임하기 위해서는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정치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 정치적 성과는 대만 통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의 4연임이 확정될 2027년의 당대회까지 이를 이룩하기 위한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데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中, 일주일 내 대만 정복 가능
이런 전망을 제일 먼저 제기한 측은 당연히 미국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합참의장,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등도 이 같은 전망에 가세했다. 더욱이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建軍) 100주년인 해이기도 하다. 중국 경제가 호전되지 못하면 시진핑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즉 대만 통일이라는 과업을 달성해 4연임의 정당성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만의 방어 능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미 의회는 2021년부터 이와 관련된 법안을 10여 개 상정했다. 이 법안들의 내용은 작년 12월에 통과된 ‘국가수권법’에 모두 반영되었다.
이와 행보를 같이한 것이 한·미·일 3국의 군사관계 강화다. 비경제 영역에서 3국의 공조(共助)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에서는 시급한 조치였다. 대만 방어는 미국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하와이의 인도·태평양 함대가 도달하기 전까지 중국군의 침공에 대한 조기 대응을 하려면 이들 동맹과의 공조가 필수불가결하다. 중국군의 규모와 무기체계가 이론적으로 대만을 일주일 이내에 정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중국의 대만통일 전략 구상이 이처럼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이 현실화되면서 차질을 보일 가능성이 높게 되었다. 중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인태 전략)과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협의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 정보기관 협의체), 한·미·일 군사관계 강화 등에 최근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전략 구상에 매우 과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여기에는 미국의 대중 전략, 특히 바이든 정부 이후에 추진된 압박·견제 전략과 한·미·일 군사관계가 강화되는 것까지 포함된다. 또한 대만 방어 및 방위 능력을 빌미로 미국의 군사·외교·정치적 지원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동맹까지 이에 찬조하는 양상을 보이자 중국은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경쟁을 체제경쟁으로 정의한다. 중국은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초를 닦고,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의 강국으로 우뚝 서려는 국정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사회주의체제로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입증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현재 모든 경쟁을 체제경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관념과 세계관을 가지고 행동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회주의의 힘으로 정당화되고 합리화된다. 2021년 9월 코로나19의 종식을 선언하면서 관련 인사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서 시진핑은 이는 사회주의 방역(防疫)체계의 승리이며 중국 사회주의체제의 위대함이라 과시했다.
이런 관점에서 시진핑의 중국의 대외관, 대외(對外) 정책의 기조 또한 체제경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프레임은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드러났다. 2021년 3월 앵커리지에서 열린 첫 번째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 당시 외교 담당 국무위원 양제츠(楊潔篪), 외교부장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차관) 러위청(樂玉成)·셰펑(謝鋒) 등과 같은 이들은 연이어 미국의 대중 전략을 비판했다. 차관급까지 동원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이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미·중 갈등의 근원은 미국이 중국을 ‘가상적(假想敵)’으로 설정한 잘못된 인식에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시진핑, “설교 절대 듣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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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1년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외부 세력이 괴롭히면 14억 명의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혀 피가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신화/뉴시스 |
이들 전문가와 중국 정부는 미국이 대중 경쟁관계를 ‘협력, 갈등, 경쟁’ 등 세 개로 나눠 접근하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갈등과 경쟁의 해결은 협력이 전제되기에 건강한 협력관계의 발전이 전제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중국의 인권 문제는 내정 문제임으로 협력의 의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가는 것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서 이들은 미국의 가치와 여론의 보편성을 부정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대만 문제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중국의 비판 여론은 거세졌다. 중국은 대만 문제에 미국이 관여할 경우 “머리를 깨부순다” “불에 타 죽는다” 등의 강한 경고를 내보냈다. 급기야 미국이 중국과의 고위급회담에서 내보인 태도와 요구사항에 대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2021년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연설에서 시진핑은 “중국은 앞으로 그 어느 누구라도 ‘선생’처럼 기고만장한 설교를 하는 것을 절대 듣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외부(미국)의 압박과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나아가겠다는 결의를 밝힌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 체제가 미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그들의 확신과 신념을 피력한 대목이다.
중국은 4월 6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의 회담 직후 이례적으로 5개 부처를 일제히 동원해 이를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국방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만사무판공실,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외교위원회와 심지어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들까지 나섰다.
외교부는 대만 문제를 미국이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한계선’으로 규정하고, 넘을 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방부는 미국의 행동을 ‘난폭한 간섭’으로 정의하고 인민해방군의 대만해협 수호 결의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만사무판공실 또한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과 그 행위를 단호히 처벌할 것이라며 “독립을 추구하는 그 어떤 행위도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외교위원회도 한계선을 넘는 미국의 위험한 행동의 중단을 촉구했다. 주미중국대사관은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어하려 도모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中, 과거 미일·한미동맹 긍정하기도
이상과 같은 중국의 입장을 고려할 때, 한·미·일 군사관계 강화를 위한 3국의 협력에 대한 중국의 반대는 일찍이 예고되었다. 중국은 이미 문재인(文在寅) 정부 때 ‘합의’했다는 이른바 사드 ‘3불(不)’에서 한·미·일 군사관계의 강화를 반대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가장 두려워한다. 이런 중국의 두려움은 지금까지 중국이 체결한 3개의 동맹조약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들 조약은 공교롭게 모두 러시아제국, 소련과 맺은 것이다. 1896년, 1945년, 1950년에 체결한 동맹조약의 제1조는 동맹의 대상을 일본으로 명시한다. 그리고 1972~1974년 열린 일련의 미중회담에서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 겸 외교부장이 미일동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실도 이런 중국의 두려움을 방증한다. 그는 회담 자리에서 헨리 키신저 전 안보보좌관에게 미국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야욕을 억누르는 덮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한 저우언라이의 평가도 이와 맥을 같이했다. 북한과 입장을 늘 같이해왔던 중국의 당시 입장으로서는 미중관계 정상화의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의 폐기를 미·대만동맹과 같은 반열에 올렸다. 이에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저우언라이에게 미국이 수용할 수는 있으나 그 후과(後果)를 생각하라는 ‘신(神)의 한 수’를 던졌다. 그 권력공백을 누가 메울지를 말이다. 이에 저우언라이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이후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들어 한·미·일 3국이 중국과 북한 위협 억지를 위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해왔다. 특히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은 한국과 미국이 자국의 안보이익을 위해 남의 것을 훼손한다고 비난해왔다.
우리의 인태(인도·태평양) 전략 참여에 대한 중국의 비판도 일찍이 시작됐다. 2021년 5월 22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인태 전략 가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공식화되자 중국은 서슴없이 비난했다.
그해 6월 9일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왕이 당시 중국 외교부장은 “인태 전략이 냉전적 사고가 충만하기에 집단적 대결 구도를 추동한다”면서 “지역 평화의 안정적 발전에 추호도 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하고,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며 정치적 공감대를 지키고 잘못된 (미국의) 장단에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훈계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에 일치된 정치적 인식을 가졌는데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중국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에 대해서는 작년 3월 9일 대선을 전후한 무렵부터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를 통해 경고를 날리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은 3월 9일 자 사설을 통해 “청와대의 주인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 변하지 않는 사실은 사드 ‘3불’이었다. 이를 수호하며 중국과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한국이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전제라고 주장했다. 이는 역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한국의 안보를 담보한다는 뜻을 전하려 한 것이기도 하다. 덧붙여 중국은 ‘미국이 우리를 압박하고 회유하는 작금의 행태’를 동북아의 지정학적(地政學的) 대립 구조에서 우리를 전진기지로 이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당시 윤석열 당선자에게 경고했다. 미국의 행태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설은 한국이 한중관계와 한미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교량(교두보)이 되어야지 누구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엄중 경고하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이에 명확한 답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태 지역은 북대서양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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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이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자 중국 외교부는 이를 비난했다. 사진=나토 |
사설은 “한국의 진정한 안보가 한중 공동의 것으로 승화하고, 종합적이고 협력적인 지속가능한 면모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국은 사드를 앞으로 ‘내정’이나 ‘주권’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엄중 경고한 셈이다. 또한 사드 문제의 본질이 동북아에 미국이 쐐기를 박으려는 것에 있다며 현혹되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중관계를 한미관계의 부속품으로 치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한국인들이 “한미동맹이 공고해야 중국이 한국을 존중한다”는 식으로 한중관계를 오독(誤讀), 오판(誤判)하지 말게 하라고 요구했다.
작년 6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라며 “아태 지역 국가와 국민이 군사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우리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하는 행위로 간주한 대목이다. 중국이 이제 우리를 적대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내로남불
중국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참 많다. 중국은 지난 6년, 특히 문재인 정부 때 우리에게 참 많은 ‘훈계’를 일삼았다. 그러나 이런 훈계에는 상당히 많은 어폐가 존재했다. 중국은 한국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면서 대등하고 평등한 건설적 관계를 위한 협력과 소통을 강조해왔다. 한국의 안보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한중관계의 건강한 발전에도 있다면서 균형을 잡으라는 이상적인 주문도 해댔다. 한미동맹만으로 중국의 존중을 살 수 없다는 부연 설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지하듯 우리의 사드 배치 결정에 중국이 보복 조치를 자행한 것은 결국 우리의 의사 결정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우리 고유의 정체성(正體性), 우리 주권의 범주의 것으로 존중하지 않는 것도 주권 원칙은 물론, 중국이 주장하는 문화와 인류의 다양성 존중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또한 영토 주권의 상호 존중을 강조하면서도 우리의 영해와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는 군사적 도발 행위를 일삼고 있다. 임시적인 서해 해상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 ‘중간선’을 중국 해군은 거의 매일 넘나 든다.
중국이 언행 불일치를 일삼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국제법과 국제규범에 대한 인식 차이다. 중국은 국제법에 근거한 국제질서의 유지를 원한다. 여기서 국제규범은 중국에 무의미하다. 중국은 ‘중간선’과 방공식별구역이 국제법적 효력이 없고 단지 규범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어기는 것은 위법행위가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사회의 공감대이자 공인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규범)’이라고 주장한다. 규범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가 할 소리는 아니다.
中의 예속 시도 경계해야
상기한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관련해 발표된 중국의 두 사설의 핵심 논조를 보면 중국은 우리의 대중외교 행보에 민감하다. 민감하다 못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 중국의 불안감은 이런 이례적인 훈계와 경고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 결과로 중국의 역설은 모순으로 가득 차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모순된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합당하고 합리적인 전략 대응을 마련하는 기초로 활용해야 한다.
우선 중국이 우리의 주권, 정체성, 안보 이익을 무시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우리를 예속하려는 시도로 경계해야 한다.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어도 한중관계가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세상이 바뀌기 때문이다. 정치처럼 외교도 생물이다. 대외정세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대외 전략도 상응하게 변화해야 한다. 한중관계도 변했다. 중국은 실제로 우리의 정체성, 가치와 영토 주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浮上)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리 국민 70%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중국이 우리의 영해와 영공, 하늘 주권을 무시하면 우리에게는 세력 균형만이 우리의 영토 주권과 평화를 지켜내는 가장 평화적인 수단이다. 중국이 우리에 대한 군사적 도발과 외교적 공세로 우리 주변 지역의 세력 균형을 깨뜨리려 한다면 우리로서도 이를 저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지를 피력해야 한다. 중국이 비대칭적인 세력 구도를 조장해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가 강력해질 때 우리도 한미동맹의 세력을 확대해야 하는, 불가피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해야 한다. 즉 진정한 상호 존중의 의미를 중국에 설파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쿼드 주도해야
마지막으로 따라서 인태 전략과 쿼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인태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가장 가치 있는 요충지(要衝地)는 한반도다. 이런 지리적 위치와 여기서 파생되는 지정학적 전략 가치를 우리는 한미동맹은 물론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레버리지로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전통적인 군사안보 전략에서부터 재편되는 경제안보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를 한미동맹이 주도하는 구조로 바꾸는 노력도 해야 한다. 이걸로 우리의 참여를 중국이 이해할 수 있는 명분도 될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에도 한미동맹 주도형의 인태 전략과 쿼드가 미일동맹이 주도하는 것보다 덜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우리와 한미동맹이 인태 전략과 쿼드를 주도하면 한미관계의 신뢰와 믿음도 증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이 전략 구상의 핵심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의 전략질서에 유의미한 한 축이 되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