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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한반도를 살릴 외교의 길

뻥 뚫린 평창올림픽의 안보와 북한

뮌헨올림픽 테러 벌인 검은 9월단의 그림자… 평창올림픽에 드리우나?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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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볼턴 전직 UN대표부 미국대사, “남북대화는 대외 선전용이자, 북한의 핵 운반체 막바지 개발을 위한 시간 벌기”
⊙ 탄저균 백신까지 준비한 청와대, 정작 평창올림픽 참가자 위한 방독면은 없어…
⊙ 영(英) 《더 데일리텔레그래프》, “북한은 올림픽 대표단에 공작원 섞어 남측 외교가와 언론 분위기 등 관측할 것”
⊙ 1972년 뮌헨올림픽서 11명 죽인 검은 9월단과 1986년 김포공항 폭파시킨 아부 니달은 한통속
⊙ 북한의 대리공격 사례 증가 추세… 북한 사주받고 누가 공격할지 아무도 몰라
  검은 9월단(Black September Organization)을 기억하는가. 검은 9월단은 1970년 결성된 팔레스타인 테러 집단의 이름이다. 검은 9월단이 벌인 뮌헨 학살(Munich Massacre)은 매번 올림픽이 열릴 때면 다시금 떠오르게 된다. 1972년 9월 5일 월요일 새벽 4시, 무장한 테러범들은 뮌헨올림픽 선수촌에 나타났다. 이들은 이스라엘 선수들이 묵고 있던 31동 선수촌으로 들어가 침실에 있던 이스라엘 역도 선수와 레슬링 코치를 총으로 쏴 죽였다. 그러고는 남아 있던 9명의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잡았다.
 
  검은 9월단은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이스라엘에 투옥 중인 팔레스타인 죄수 230여 명을 풀어달라고 했다. 테러범들의 요청에 독일은 즉각 이스라엘 정부와 죄수들의 석방을 모색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테러범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 인질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자, 검은 9월단은 결국 인질을 모두 죽여버렸다.
 
  1986년 아시안게임을 불과 일주일 남겨두고 김포공항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해당 행위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인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등을 방해하려는 목적이었다. 향후 조사와 본지의 추적 등에 따르면 김일성이 중동의 테러수장 아부 니달(Abu Nidal)에게 약 500만 달러를 주고 자행된 테러였다.
 
 
  북한과 검은 9월단의 관계
 
테러집단, 알카에다 조직원들. 사진=위키미디어
  아부 니달은 1972년 3월 28일부터 4월 8일 사이에 김일성을 만났으며, 이후 평양에 자신의 조직 지부를 내고 돈독한 관계를 형성했다. 북한은 아부 니달 조직 등 테러조직원들에게 군사훈련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김일성은 아부 니달을 중동에 심은 북한의 지부장처럼 여기기도 했다고 본지가 2009년 3월호에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북한과 친밀한 아부 니달이 주도하는 세력인 아부니달조직(Abu Nidal Organization·ANO)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는 물론이고 검은 9월단과도 연계된 조직이다. 이 3개의 팔레스타인 테러 집단은 서로 공유하는 바가 많다. 연루된 핵심인물 등이 교류하거나 3개의 조직 중 한 군데서 일하다 셋 중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기도 했다. 즉 간판만 다를 뿐 추구하는 목적 등이 유사하다.
 
김포공항 테러를 저지른 아부 니달. 사진=위키미디어
  이 내용은 미 육군 훈련교리사령부(TRADOC)에서 2004년 만든 핸드북, 21세기 테러 군사가이드의 용어집(glossary)에도 명시되어 있다. 아부니달 조직과 동일시 여기는 테러 집단으로 검은 9월단이 표기되어 있다. 간단한 수식으로 관계를 정리하자면, 북한=아부니달조직(ANO)=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검은 9월단으로 설명할 수 있다. 참고로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UAE의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아버지도 아부 니달이 벌인 테러로 사망했다.
 
  기자는 2017년 11월호에서 이란의 국내 정유사 사이버 공격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이 공격을 돕는 세력으로 북한이 있음을 5가지 심층 분석으로 밝혀냈다. 이렇듯 북한의 공격은 자신들의 실체가 드러나는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실체를 숨기는 형태의 대리공격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이버상에서조차 북한은 자신들의 실체를 숨기고 있어, 일반적인 테러와 도발에서도 중동 등을 활용한 대리공격이나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김정남 암살에서도 북한 공작원이 직접 김정남을 공격하지 않고, 베트남 국적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을 고용해 공격한 것도 대표적인 대리 테러 사례다. 따라서 평창올림픽을 전후하여 중동의 테러조직 등과 연계한 공격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서 설명한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외에도 북한은 하마스, 알카에다, ISIL 등과도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는 점도 북한의 대리공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 정부의 모호한 중동 스탠스와 예루살렘에 대한 공식 입장
 
  특히 주목할 것은 최근 우리 정부의 모호한 중동에서의 스탠스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작년 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이에 이스라엘의 미국대사관도 예루살렘으로 위치를 옮길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에 대한 아무런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묻어가려는 것일 수 있지만, 미국과 동맹인 한국을 바라보는 팔레스타인 및 중동의 테러집단들의 한국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에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작년 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방문한 레바논에는 이스라엘과의 갈등으로 갈 곳을 잃은 팔레스타인 난민과 테러조직,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조직원들이 대거 유입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레바논은 PLO와 검은 9월단의 주요 거점으로 알려진 곳이다. 또한 레바논은 주변국 중 친북국가인 시리아의 영향 등으로 친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1968년부터 레바논에 지속적으로 외교사절을 보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 3월 북한 외무부상 신흥철이 레바논을 방문한 바 있다.
 
  중동 쪽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외교를 하고 있는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어, 올림픽을 앞두고 불안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청와대도 임종석 실장의 레바논 방문을 두고 연이어 방문 목적을 단순 파병 장병 격려, 전 정부의 외교 뒤처리, 중동과의 관계 강화 등으로 바꾼 바 있다. 지난 레바논 방문의 연유를 명확히 하지 않는 정부의 행동은 국내뿐 아니라, 여타 중동국가가 보기에도 괜한 오해만 살 수도 있다.
 
 
  평창에 드리운 뮌헨의 그림자?
 
  지금의 평창은 1972년 뮌헨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뮌헨올림픽의 보안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보안에 신경을 덜 쓴 이유로 일각에서는 1936년 나치 예하의 독일올림픽을 들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았던 당시 강력한 군사통치하에서 치러진 독일올림픽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보안의 강도를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2002년 보도에 따르면 1972년 뮌헨올림픽은 보안이 허술했다. 선수들이 다른 국가의 선수촌으로 몰래 들어가는 일이 허다했다. 또 선수들이 담을 넘어 선수촌 밖으로 나가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리고 테러가 벌어지기 며칠 전에는 올림픽 베뉴(경기장)에서 무장병력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
 
  당시 사건이 발생하기 몇 주 전 팔레스타인 테러 세력의 테러 가능성에 대한 정보가 독일 당국에 전달됐다. 해당 내용은 독일의 정보국에도 전달되었지만, 참극을 막지는 못했다. 현재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넘긴 국정원이 과연 적기에 북한의 도발이나 테러를 감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공수사 경험이 거의 없는 경찰이 북한의 도발이나 테러를 제때 감지할 수 있을까. 경찰은 대공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테킨트(TECHINT·기술정보)가 전무하다. 아무런 정보자산(ISR)이 없다. 전 세계 어디도 경찰이 주요 대테러 정보나 첩보(intelligence)를 직접 수집하는 경우는 없다. 심지어 국제경찰인 인터폴조차 첩보 내용은 유수 정보기관 등을 통해 습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대화와 긴장완화 등을 명분으로 한미연합훈련 일정까지 연기시켰다. 독일 나치 때의 강한 군사통치의 기억을 지우고자 보안을 약화시켰던 뮌헨올림픽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평창에 검은 9월단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기 위한 안보적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에 앞서 중동의 테러집단들을 오랫동안 상대해 본 이스라엘과 테러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경기 시작 전 가본 평창의 보안불감증… 소치 때와는 반대

 
소치올림픽 당시 스키점프 경기장. 사진=김동연
  평창의 안보 준비 상황은 어떨까. 기자는 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의 올림픽 베뉴를 방문, 현장 준비 상황 등을 직접 확인해 봤다. 아직 올림픽 시작 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올림픽만큼 철저히 준비될 수는 없다. 그러나 2014년 소치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다녀온 기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보안상태가 미비하다. 일단 경기장을 비롯한 대다수의 시설을 지키는 보안 인력이 없다. 비인가 차량이 언제든지 제집 드나들듯이 진입할 수 있는 상태다. 엄격한 잣대로 보면, 경기가 시작된 이후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시작하기 전의 보안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전에 테러 등을 계획하고 있는 무장단체 등이 몰래 경기시설 등에 잠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자가 방문해 보니 경기장 주변을 감시하는 보안인력은 없었다. 교차로 부근에서 왔다 갔다 하는 차량의 통행을 돕는 직원들만 있을 뿐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인력은 군인이며, 평창올림픽 유니폼을 착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도로 통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경광봉을 연신 흔들어댈 뿐 검문검색을 하는 임무는 맡지 않았다. 이 때문에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올림픽 경기장이나 시설에 들어갈 수 있다. 기자도 개인 차량으로 경기장 주변을 들락날락했지만, 누구 하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강릉의 경기장 주변은 비인가자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 사진=김동연
  차에서 내려 경기장 등 시설을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다. VSA라고 불리는 차량검색구역(Vehicle Screening Area)도 천막만 있을 뿐 아무도 지키는 이 없이 뻥 뚫려 있다. 기자 외에도 신원을 알 수 없는 차량과 사람들이 베뉴 주변을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개중에는 행락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경기장 후미의 공조시설 옆에 차를 세우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소치올림픽이 열리기 약 한 달 전부터 현지에서는 군 병력을 태운 수송트럭이 연신 경기장 주변을 오갔다. 또한 올림픽조직위 본부 건물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도 까다로웠다. 건물을 지키는 보안요원들에게 인가를 받아야 했다. 당시 사전에 인가를 받았던 기자조차 입구를 지키던 보안요원에 가로막혀 한 시간가량을 잡혀 있었다. 신원 확인과 소지품 검사를 마친 뒤에도 출입이 허가되지 않았고, 올림픽 관계자와의 전화통화로 사전 인가자임을 확인시켜 주자 그때야 비로소 본부 건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소치의 보안이 놀라웠던 건, 바로 다음날 동일 건물에 출입하기 위해 마주한 보안관계자가 하루 전과 같은 절차를 요구한 사실 때문이다. 이미 얼굴을 알고 있음에도 보안요원은 또다시 까다로운 출입조건을 요구했다. 기자가 어제 방문했다는 방문 기록까지 보여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는 올림픽 개최 한 달 전쯤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평창은 소치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아무런 보안이 없는 무방비 상태다.
 
 
  청와대 탄저균 백신과 평창의 방독면
 
올림픽 시설들은 비인가자들이 접근할 수 있었다. 사진=김동연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구매해 관계자들만 접종을 했다는 사실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청와대는 황급히 치료 목적으로 구입했다는 해명을 했지만, 일반 국민들도 접종할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한은 탄저균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미국 CIA의 9·11 조사 보고서에는 알카에다의 수장, 빈라덴이 탄저균을 북한으로부터 구매했다는 사실이 나와 있다. 빈라덴의 오른팔이었던 아이만 알 자와히리(Ayman al-Zawahiri)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그만큼 북한은 탄저균을 오래전부터 만들어왔고, 이를 중동의 테러 세력에게 팔아넘길 만큼 다량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최근 북한이 개발 중인 미사일에 탄저균을 실어서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탄저균은 박테리아성 생화학무기이며 어떤 방식으로든 인체와 접촉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호흡기를 통해서 탄저균 입자가 체내로 들어갈 수도 있고, 감염된 다른 동물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도 있다. 탄저균 공격을 받은 바 있는 미국에서는 탄저균 예방 키트와 탄저균 항생제 등을 중앙정부나 의료기구 등에서 보유하고 있다. 탄저균 감염 증상으로는 종창이나 부어오름을 동반한 얼굴이나 손 부위의 따가움, 가려움 등이며, 때에 따라서는 물집 등이 발생한다.
 
  탄저균을 포함한 대다수의 생화학 공격에 방독면은 필수다. 호흡기를 통해 대다수의 생화학물질이 체내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대에서는 방독면을 나눠주고 방독면 착용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방독면은 생화학 공격뿐 아니라 화재에도 유해가스를 차단하는 유용한 자원이다. 그런데 기자가 평창올림픽 관계자와 강원도청 관계자 등 다수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현재 올림픽을 대비한 방독면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림픽 관련하여 추가로 늘어난 방독면은 없고, 민방위대원용 방독면만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유사시 북한의 테러나 도발이 발생하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안위가 위험하다는 말이다.
 
 
 
올림픽 관련 사이버 공격 급증했지만, 피해 규모조차 파악 못한 듯…

 
  미국의 사이버보안기업 파이어아이(FireEye)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기간에 맞춰 사이버 공격이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 공공전산망과 사기업, 스포츠연맹 등에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사이버상에서의 첩보 활동이다. 현재 해커들이 국내 정부를 대상으로 정보를 탈취하기 위한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 해커들은 한국의 대테러기구(NCTC) 등 정부기관에서 발송한 이메일로 위장하여 국내 정부기관에 이메일을 보낸 뒤 정보를 탈취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제목 등도 실제 정부에서 만든 것처럼 “농식품부,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 축산악취 방지대책 관련기관 회의 개최.doc”라는 첨부파일 등과 함께 발송됐다. 이미 국내 약 30개의 정부기관이 해당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파이어아이는 보고 있다. 해당 파일을 내려받으면, 컴퓨터 내 정보 등의 탈취가 이뤄진다. 국방 관련 정보에서부터 정부의 금융 관련 탈취까지 이루어진다는 게 파이어아이의 설명이다.
 
  위 내용 외에도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독감 AI와 관련된 첨부파일을 담은 이메일도 뿌려졌다. 현재 우리 정부는 해당 이메일을 열어본 기관이 얼마나 되는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아무것도 밝힌 것이 없다. 이메일을 발송한 도메인 등도 실제로 우리 정부가 사용 중인 go.kr 등을 사용해 다수의 정부기관에서 파일을 의심 없이 열어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이런 공격을 받은 사실을 인지는 하는 것인지조차 미지수다. 이번 공격은 체코의 서버망 등을 경유하여 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여러 사이버 공격에서 외국의 서버 등을 활용했던 북한이 가담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올림픽 관계자 등을 통해 확인해 본 바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과 관련된 사이버망에 대한 보안은 유치 이후부터 현재까지 별로 나아진 게 없다고 한다. 사기업의 서버를 사용하거나, 정부 부처의 서버망을 같이 나눠쓰는 형태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비인가 USB 등을 언제든지 컴퓨터에 꽂아 사용할 수 있다.
 
 
  국제 스포츠 경기 전후로 도발한 북한, 갑자기 부드러워진 연유는?
 
  북한이 화전양면전술에 능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번 당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은 한국의 국제 스포츠 이벤트 시기에 두드러진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일주일 전 발생한 김포공항폭탄테러, 1987년 발생한 KAL기 폭파사건이 대표적이다. KAL기 폭파는 88서울올림픽을 방해할 목적으로 자행했다고 김현희씨는 말한 바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할 때 북한은 월드컵 개막을 축하한다고 했다. 축하한다더니 돌연 제2연평해전을 일으켜 우리 군인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직전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제4차 핵실험을 예고했다. 또 북한은 NLL 인근 우리 해군 함정을 향해 포를 쏘아 불과 150미터 떨어진 곳에 포탄이 떨어졌다. 포격 도발 하루 뒤 북한은 선수단 파견을 발표했다. 그러고는 갑자기 대화를 하자며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북한 고위급 3인방을 내려보냈다. 이들이 돌아간 지 약 일주일 만에 북한 경비정이 또다시 서해 NLL을 넘어 총격을 가하는 도발이 발생했다. 유화적인 제스처 뒤 가차 없이 우리의 뒤통수를 때리는 북한의 도발은 항상 반복되고 있다.
 
  2018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보기 드문 남북대화 제스처를 보였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 핏줄을 나눈 겨레로서 동족의 경사를 같이 기뻐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응당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갑작스런 대화 제스처가 오히려 더 불안하게 만든다. 북한이 축하를 해주고 반긴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례로 보면, 대화 뒤 도발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작년 12월 중순경 북한은 대화 조건으로 남측에 무려 80조원을 요구한 바 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대북지원 규모를 800만 달러로 잡았다. 우리 돈으로 약 80억원 정도다. 그런데 북한이 여기에 1만 배 더 큰 값인 80조원을 대화의 조건으로 요구한 셈이다. 그랬던 북한이 조건 없는 대화를 열어준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화전양면전술에 능한 북한이 뒤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외국에서 바라본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 실익보다 잃는 게 많아
 
강원도에 있는 올림픽 홍보관. 사진=김동연
  “CVID”라는 용어가 있다.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라는 뜻으로 미국의 존 볼턴(John Bolton) 전 UN 미국대표부 대사가 부시 정부 때 국무부 국제안보 차관을 맡으면서 제안한 대북안이다. 그는 국제외교와 안보 분야에 정통한 인물로 현 트럼프 정권의 대북 스탠스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아 워싱턴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통한다. 그런 존 볼턴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 남북대화 등을 두고 의미심장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남북대화는 김정은의 선전용 쇼에 불과하며 북의 핵 운반체 막바지 개발을 위한 시간 벌기일 뿐이다(The talks between #NorthKorea and South Korea could be a #KimJunUn propaganda stunt, designed to buy a little bit of time as they get closer to achieving deliverable nuclear weapons).”
 
  “남북대화는 소용없는 짓이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이 단일팀으로 입장하는 모습을 본다고 해도, 북핵 위협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The #NorthKorea and South Korea talks are a waste of oxygen. We’ll have scenes of the two Koreas parading on TV at the Olympic opening ceremony, but as far as the North Korea nuclear threat is concerned, it won’t change a thing).”
 
  존 볼턴은 남북대화는 북한에 필요한 시간만 벌어줄 뿐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분석했다. 이와 유사한 논조가 미국과 영국의 외신에서도 목격된다.
 
  미국의 언론 《더힐》은 지난 1월 7일, ‘한국의 동맹관리 문제해결(Navigating the challenges of alliance management in Korea)’이라는 칼럼을 통해 “현재 한반도의 위협은 북한보다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려는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칼럼은 스탠퍼드 대학 아태연구센터의 대니얼 스나이더(Daniel Sneider) 동북아 전문가가 쓴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과거 박정희 정부 때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리처드 스나이더다. 해당 글에서 그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요구한 조건인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미국의 승인을 거쳐 들어줬다. 중국은 한국에 북한의 김정은과의 깊은 관계를 모색하고 한반도 내 미국의 존재를 약화시키라는 주문을 했을 것이다. 문재인은 과거 노무현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 등은 김정은이 현재 북한 정권을 옥죄는 압박(대북제재)을 줄이려는 행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남북협상 등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며, 자칫 북한의 체제 선전에 이용당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북한은 주체사상 전파에 뛰어난 예술단 등도 국내로 파견할 예정이다.
 
  영국의 《더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보안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 얻는 전략적 이득이 상당하다고 했다. “특히 북한 대표단에 섞여 들어오는 북한의 공작원들이 외교 및 언론 분야의 동향 등을 관측하는 데 유용할 것(Their agents have a unique opportunity to blend in and conduct surveillance in South Korea on diplomats and media from around the world they would not have if the Games were held elsewhere)”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참가가 탐탁지 않은 우리 선수들과 올림픽 관계자들
 
북한의 선수들이 리우올림픽 선수촌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선수들의 입장에서 올림픽은 인생에서 한 번뿐인 기회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뼈를 깎는 노력, 피와 땀을 흘려야만 국가대표가 된다. 설령 국가대표가 되었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야 한다. 대부분의 종목이 세계선수권대회처럼 국제대회 등에 참가하여, 점수를 쌓아 특정 점수를 넘어야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국가대표라고 무조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올림픽 전 수년간 여러 국제대회에서 쌓은 점수가 기준치를 충족해야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를 올림픽 쿼터라고 한다.
 
  그런데 북한은 어떨까.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북한의 국가대표들이 출전해서 모은 점수가 얼마나 될까. 점수가 있는 선수도 드물고, 점수를 쌓았다고 할지라도 올림픽 참가 기준치에 한참 못 미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올림픽 출전권조차 자력으로 따내지 못한 북한 선수들이 돌연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한다. 이를 어째야 하나?
 
  여기에 대안으로 나온 게 한국 선수들이 딴 쿼터를 북한에 나눠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선수들이 인생을 걸고 따낸 올림픽 출전권에 북한이 무임승차한다는 소리다. 정부가 남북 단일팀을 미는 이유 중에 올림픽 쿼터 나눠 먹기도 깔려 있다. 우리 선수들이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연유다. 평생동안 피땀 흘려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는데 갑자기 북한이 같이 나눠 쓰자고 한다.
 
  각 종목마다 조금씩 상황에 차이가 있지만,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이번 북한의 참가는 선수는 물론 올림픽 관계자 모두에게도 전혀 반갑지 않다. 왜냐하면 수년간 준비해 온 올림픽을 고작 한 달 남짓 남겨두고 북한이 참가하겠다고 하면서 모든 게 틀어지게 됐다. 당초 계획과 달라지면서 모든 것을 다시 짜야 하는 판이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의 테러조직 무자헤딘의 수장들을 오벌 오피스에서 면담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지금 우리 정부는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 사용까지 밀어붙일 심산이다. 올림픽이 동네 체육대회인가. 스키장의 슬로프(slope)는 빙질(氷質)에서부터, 코스의 구성, 설면(雪面)의 각도 등 수천 가지 사항을 사전에 검사하고 인증받아야 한다. 이 인증도 국제협회(IF)의 승인은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승인까지 통과해야 한다. 승인을 받는 데만 수년이 걸린다. 승인 과정에서 만약 스키장의 풍속이 세다면, 이 풍속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요하는 게 올림픽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는 북한 참가에 눈이 멀어 올림픽의 위상을 동네 체육대회처럼 치부하고 있다. 인증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의 안전 때문이다. 갑자기 마식령을 집어넣어 전 세계 선수들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할 올림픽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자칫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국제적인 망신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 선수들이 인생을 걸고 얻은 올림픽 출전권을 하루아침에 북한에 나눠줘야 되는 상황이다. 즉 우리 선수 중 누군가는 북한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 4년을 다시 뛰어야 하는 셈이다. 인생을 건 도전을 타인에게 내어준 우리 선수들의 한(恨)을 과연 우리 정부는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줄곧 ‘사람이 먼저다’를 외치던 문재인 정부는 지금 ‘북한이 먼저’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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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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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연    (2018-02-10) 찬성 : 39   반대 : 45
계속 종북타령해라!!!! 이 망할놈의 애국보수적폐언론아!!!! 창피한줄알아!!!!
  박혜연    (2018-01-27) 찬성 : 18   반대 : 31
문재인이든 문죄인이든 문재앙이든지간에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매도하는 적폐언론 월간좇선의 적반하장스러운 태도를 보면 정말 보기가 껄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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