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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武器 선진국의 無人兵器 개발실태

컴퓨터 앞에 앉아 戰爭하는 시대 온다!

글 :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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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無人 전투기·로봇 戰士들이 전쟁하는 시대
⊙ 전투 자동화의 목표: 敵의 병력 위치 확인, 我軍의 군사행동 결정, 적합한 병기 발사,
    적에게 끼친 손해 평가
⊙ 무인기 전성시대 이미 열려… 미국의 글로벌호크·리퍼·섀도, 이스라엘의 헤론, 중국의 리젠,
    영국의 타라니스, 독일의 바라쿠다, 프랑스의 뉴런
⊙ 지구적 기후변화와 다를 바 없는 전쟁양상의 변화

李仁植
⊙ 69세.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 월간 정보기술 발행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미래교양사전》 《지식의 대융합》
    《이인식의 멋진과학》 등 50여 권 저술.
⊙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공학기술문화확산 부문),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저술부문) 수상.
  북한이 무인 항공기로 우리의 하늘에서 정찰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지난 3월 24일 경기도 파주와 3월 31일 서해 백령도에서 추락한 소형 무인기, 2013년 10월 4일 강원도 삼척에서 추락한 채 발견됐으나 지난 4월 3일 주민 신고로 뒤늦게 수거된 무인기 등 3대가 북한에서 제조된 초보 수준의 정찰용 무인기로 추정되고 있다. 청와대는 물론 서해 5도에서 휴전선 동부 전선까지 남한의 하늘이 북한 무인기에 무방비로 뚫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북한의 무인 항공기 출현은 싸움터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감정이 없는 무자비한 로봇 병기(兵器)가 작전을 수행하는 전투 자동화 또는 전쟁 무인화(無人化)가 한반도에서도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의 하나일 따름이다.
 
  전투 자동화의 목표는 전투의 네 국면 곧 ▲적의 병력 위치 확인 ▲아군이 취하게 될 군사행동 결정 ▲적합한 병기의 발사 ▲적군에게 끼친 손해의 평가를 모두 자동화하는 데 있다.
 
  이처럼 자동화한 전쟁터에서는, 센서에 의해 적의 병력을 감지하고 이렇게 수집된 센서의 정보는 통신망을 통해 컴퓨터로 보내진다. 컴퓨터는 취할 행동을 결정해 병기의 조준을 목표물로 맞춘다. 무기가 발사되고 나서 센서가 적의 피해상황을 평가해 그 정보를 컴퓨터로 보내면 컴퓨터는 다시 병기를 발사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요컨대 센서, 통신망, 컴퓨터가 맞물린 시스템에 의해 전투가 자동화되는 것이다.
 
 
  美 국방부의 ‘다르파 대단한 도전’
 
2013년 6월 16일 항공구락부 모형비행기 조종 시범을 보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전투가 자동화 또는 무인화되면 병사보다 무인 병기(兵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무인 병기로는 무인 지상 차량(UGV·unmanned ground vehicle)과 무인 항공기(UAV·unmanned aerial vehicle)를 꼽는다.
 
  무인 지상 차량 또는 로봇 자동차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정부기관은 다름 아닌 미국 국방부(펜타곤)이다. 펜타곤은 로봇 자동차의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자동차 경주대회를 세 차례 개최했다. 대회 명칭은 ‘다르파 대단한 도전(DARPA Grand Challenge)’이다. 미국 최고의 국방과학 기획 부서인 다르파(방위고등연구계획국)는 전쟁에 필요한 첨단기술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며, 이렇게 개발된 원천기술은 대부분 기업으로 넘겨져 상용화되므로 결국 미국 상품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도록 촉매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다르파 대단한 도전’ 대회의 출전 자격은 사람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속도와 방향을 피해 갈 줄 아는 무인 차량에만 주어졌다.
 
  2004년 3월 13일 첫 번째 대회에는 25종의 자동차가 참가했다. 이들은 우승 상금 100만 달러를 거머쥐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서 라스베이거스에 이르는 483km의 모하비 사막을 10시간 안에 완주해야 했다. 결승선을 통과하기는커녕 코스의 5% 이상을 내달린 차량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2005년 10월 8일 펜타곤은 ‘대단한 도전’ 대회를 다시 개최했다. 모하비 사막에서 212km를 10시간 안에 횡단하는 경주였다. 우승 상금은 200만 달러로 올랐다. 23대가 출전해 5대가 결승선에 도착했다. 우승은 평균 시속 30.7km로 6시간 54분 만에 완주한 스탠리(Stanley)에게 돌아갔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만든 스탠리는 폴크스바겐을 개조한 것으로 위성항법장치(GPS) 수신기, 레이저 거리 측정장치, 레이더, 스테레오 카메라, 각종 센서와 함께 랩톱 컴퓨터 7대가 장착되었다.
 
  2007년 11월 3일 펜타곤은 한 단계 수준을 높인 로봇 자동차 경주대회를 열었다. 무대를 사막에서 도시로 옮긴 것이다. 대회 명칭은 ‘다르파 도시 도전(DARPA Urban Challenge)’이다. 무인 자동차는 도시를 흉내 내서 만든 96km 구간을 6시간 안에 완주해야 했다. 실제 도로처럼 코스에는 건물과 가로수 등 장애물이 나타나는데, 다른 차량과 뒤섞여 교통신호에 따라 주행하면서 제한속도를 지키는 등 교통법규도 준수하고 잠깐 주차장에도 들어가야 했다. 이를테면 사람이 거리에서 차를 운전할 때와 거의 똑같은 조건에서 무인 자동차 경주가 펼쳐지는 셈이었다. 상금은 우승자 200만 달러, 2등 100만 달러, 3등 50만 달러를 받게 되었다. 35대가 출전하여 6대가 완주했다. 이 대회의 성공으로 미국 의회가 2015년까지 지상(地上) 전투 차량의 3분의 1을 무인화하도록 법률로 규정한 사항을 이행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확보된 것으로 여겨졌다.
 
 
  베트남·레바논·걸프전쟁에서 작전 수행한 RPV
 
이라크에 실전 배치된 미국 로봇 병사 탤런(TALON). 자동소총과 로켓탄 발사장치가 장착돼 있다.
  무인 지상 차량은 병사 대신 정찰, 경계, 폭발물 탐지 및 제거 임무뿐 아니라 사격도 하는 로봇 병기이다. 2005년 이라크에 실전 배치된 탤런(Talon)은 자동소총과 로켓탄 발사장치가 장착되었으며 사람에 의해 원격 조종되는 로봇 탱크이다. 동물처럼 네 발로 걷는 로봇인 빅덕(BigDog)은 노새처럼 보병의 장비를 등에 지고 산비탈을 오르내린다. 다르파가 개발을 지원하는 이트르(EATR) 로봇은 미끄러지듯 움직이면서 나뭇잎을 긁어모아 불로 태워 전류를 발생시키게끔 개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펴낸 <2025년 세계적 추세(Global Trends 2025)>에 따르면, 2014년 무인 지상 차량, 곧 로봇 병사가 전투 상황에서 사람에게 사격을 가하고, 2025년 완전 자율 로봇이 마침내 전쟁터를 누비게 된다. 이 보고서는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일독해야 할 문서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군사 전문가인 피터 싱어(Peter Singer)에 따르면, 미군은 2001년까지만 해도 지상 로봇에 대한 수요가 전혀 없다가 2006년 로봇이 3만 회 이상의 임무를 수행할 정도로 무인 장치 의존도가 높아졌다. 2009년 1월 펴낸 《로봇과 전쟁(Wired for War)》에서 피터 싱어는 미국이 무인 지상 차량을 1만2000대 보유하고 있으며 조만간 수만 대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그해 6월 2일 자 기술 특집기사에서 2012년 미국은 지상 로봇에 6억8900만 달러를 투입해 세계에서 로봇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국가라고 보도했다. 미국을 선두로 이스라엘·영국·독일·중국·한국·싱가포르·호주·프랑스·캐나다의 순서로 지상 로봇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가 지상 로봇 구매에 돈을 많이 투입하는 세계 10대 국가 중에서 여섯 번째로 자리매김한 것은 휴전 상태인 분단국가로서 어쩔 수 없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조종사가 타지 않고 모형 비행기처럼 무선으로 원격 조종되는 무인 항공기는 초창기에는 ‘원격 조종 운송기’라는 뜻의 RPV(remotely piloted vehicle)라고 불렸으며 훗날 ‘장난감 비행기 같다’는 의미의 드론(drone)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RPV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대공포와 공중전 훈련을 위한 표적기(標的機)로 주로 사용되었지만, 2차 대전 이후부터 정찰, 공격, 기만 등 다양한 군사행동에 투입되었다.
 
  RPV는 베트남전쟁, 레바논전쟁, 걸프전쟁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베트남전쟁(1956~1975)에서 미군이 패퇴했지만, 무인 항공기인 파이어 플라이(Fire Fly)가 3400회 이상 임무를 수행했다. 레바논전쟁(1982~1985)에서 이스라엘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RPV 기술이 앞섰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1991년 1월 걸프전쟁에서 미국은 RPV를 사용해 이라크 방공망을 완전히 교란시켰다. 공군이 지상에서 발사한 무인 표적기와 해군이 비행기에서 투하한 무인 활공기는 탑재된 컴퓨터의 지시에 따라 진짜 비행기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이라크 방공부대는 속수무책이었다.
 
  RPV는 실전에서 그 효용성이 입증됨과 아울러 경제적 측면에서도 유리했기 때문에 미래전의 주역으로 크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예컨대 베트남전쟁에서 미국 공군은 600대 이상의 항공기와 600명 이상의 조종사를 잃었다. F-4팬텀기 한 대가 약 80억원이고, 조종사 한 명 양성 비용은 약 2억5000만 원이었다. 그러나 RPV 한 대 값은 8000만~3억원에 불과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무인 항공기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생활 속의 무인 항공기
 
인명구조用·기상 관측기·공중 인터넷 중계기 등 활용도 無限

 
  무인 항공기는 민간용으로도 갈수록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사람을 대신해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이른바 3D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 11월 기상용 드론인 에어로존데(Aerosonde)가 허리케인의 핵심에 접근해 기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태풍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1992년 호주가 개발한 에어로존데는 날개 길이 3m, 무게 15kg으로 최대 7000km까지 3~5일간 비행이 가능한 무인 항공기이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드론이 고립된 주민의 대피로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1년 일본 동부의 대지진 때도 방사선 누출로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드론으로 피해 규모를 파악,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했다.
 
  2013년 12월 화물운송업체인 독일 DHL은 드론을 이용해 물품 배송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은 최대 2.3kg의 짐을 싣고 최대 16km 떨어진 지역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택배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14년 2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국무총리가 드론을 민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4년 3월 미국의 페이스북은 드론으로 사막과 고산 지대에 무선 인터넷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오지나 히말라야 산골의 하늘에 주파수 중계장치가 탑재된 드론을 띄워 인터넷을 연결하려는 아이디어이다. 페이스북이 사용할 예정인 드론은 미국 업체가 개발 중인 솔라라(Solara) 60으로 알려졌다. 솔라라 60은 해발 20km 고도에서 5년 동안 머물 수 있으며 날개에 달린 태양열 패널로 자체 동력을 조달한다. 한마디로 드론이 일종의 공중 중계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양한 목적·형태의 無人機 개발하는 미국

 
미군이 사용하는 최소형 무인 정찰기인 ‘와스프(Wasp·말벌)’. 새총을 쏘듯 쏘아 올리면 날개 길이 33cm, 무게 170g인 와스프는 1시간 동안 날며 적지를 촬영할 수 있다.
  미국의 무인 항공기는 크기와 성능에 따라 네 종류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프레데터(Predater), 글로벌호크(Global Hawk), 리퍼(Reaper)와 같은 대형 무인 항공기이다.
 
  1994년 7월 첫 시험비행 후 1995년 7월 실전 배치된 프레데터는 최고 7.6km 상공에서 24시간 머물 수 있다. 동체 길이는 8m 정도이며 보통 비행기와 달리 조종석이 없고, 금속 대신 복합재료로 제조되어 무게는 512kg에 불과하다. 가격이 저렴해서 피격되더라도 재정적으로 큰 손실을 보지 않아 적진 깊숙이 저속으로 저공 비행하는 작전에 투입된다.
 
  프레데터는 전쟁 지역의 기지에서 출격하지만 1만2000km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조종사에 의해 통신위성으로 원격 조종된다. 조종사가 전투 지역으로 가지 않고 미국 공군기지의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무인 항공기를 조종하게 된 것이다.
 
  프레데터가 군사작전에 본격적으로 투입된 시기는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 이후이다. 같은 해 10월 미국은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알카에다를 응징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때 프레데터를 앞세웠다. 프레데터는 정찰 및 감시용으로 설계되었지만, 미국이 프레데터에 미사일을 탑재해 탈레반군을 폭격함에 따라 무인 공격기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2002년 12월 예멘에서 프레데터는 알카에다 지도자와 테러 용의자들이 탄 차량을 미사일로 공격해 모두 숨지게 했다. 이른바 ‘표적 살해(target killing)’를 드론의 임무로 부과한 것이다. 미국은 테러 세력을 생포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동원하면 미군 희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드론을 출격시켜 테러 분자를 사살하는 표적 살해를 선호하고 있다.
 
  2003년 3월 미국은 ‘충격과 공포’ 작전으로 이라크를 침공할 때에도 프레데터를 투입했다.
 
  중거리 중저(中低) 고도용인 프레데터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상공에서 위력을 떨친 무인 항공기는 장거리 고도용인 글로벌호크이다. 길이가 12m인 글로벌호크는 1998년 2월 처녀비행에 성공했으며, 2008년 3월 18km 고도에서 33시간이나 체류하는 기록을 세웠다. 최대 5500k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지상의 30cm 크기 물체까지 적군의 동태를 샅샅이 감시할 수 있는 원격 조종 정찰기이다.
 
  차세대 프레데터로 여겨지는 리퍼는 이름이 ‘저승사자’를 뜻할 정도로 기존 무인 항공기보다 크기는 4배, 성능은 9배 정도 향상된다. 리퍼는 탑재 중량이 1700kg에 달하며 연료도 최대 1800kg을 채울 수 있다. 중고도 무인폭격기인 리퍼는 2001년 2월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나 여러 기능이 개선되어 2007년 5월에야 실전에 배치되었다. 리퍼는 대부분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되어 맹위를 떨쳤다.
 
 
  전쟁 형태 바꿔 놓을 무인 전투기
 
  둘째, 섀도(Shadow), 레이븐(Raven), 와스프(Wasp)처럼 크기가 작은 무인 항공기이다.
 
  2002년 미국 육군이 선보인 섀도는 동체 길이가 3.6m 정도이며 취미용 무선(無線) 조종 모형비행기처럼 생겼다. 섀도는 프레데터나 글로벌호크보다 출력이 작아서 최대 5시간 동안 112km까지밖에 날아갈 수 없다.
 
  2003년 5월 선보인 레이븐은 길이 97cm에 무게는 1.8kg에 불과한 소형 드론이다. 일반병사 누구나 손쉽게 조종할 수 있는 레이븐은 마치 창을 던지듯이 공중으로 집어던지면 하늘로 날아올라 120m 상공에서 90분 동안 비행이 가능하다. 레이븐에 탑재된 적외선카메라로 정찰기능을 수행한다.
 
  2007년부터 작전에 투입된 와스프는 길이가 38cm밖에 안 되는 무인 항공기이다. 이름 그대로 ‘장수말벌’ 같은 와스프에는 땅콩만 한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지붕 위를 날면서, 가령 거리에서 시위하는 군중의 동태를 촬영할 수 있다.
 
  셋째, 길이가 15cm 미만인 마이크로 무인 항공기도 있다. 펜타곤은 길이 7.5cm 미만, 무게 10g 미만, 초속 10m, 작전반경 1000m, 공중에서 최소 1분간 고정된 상태로 체류 가능한 곤충 모양의 무인 항공기가 개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예컨대 벌새를 모방한 로봇은 길이 7.5cm에 불과한 정찰용 드론이다.
 
  넷째, 미래 무인 항공기의 핵심인 무인 전투기(UCAV·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이다. 무인 전투기는 전투 조종사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무인 전투기는 전쟁 초기에 적의 방공망이나 공군기지를 박살 내는 작전을 수행한다. 2010년 5월 미국은 팬텀 레이(Phantom Ray)를 일반에 공개했다. 동체 길이 11m, 날개 길이 15m로 고도(高度) 12km에서 비행하는 팬텀 레이는 세계 최초의 스텔스 무인 전투기이다. 2011년 5월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미국 해군은 항공모함 탑재용으로 X-47B도 개발한다. 스텔스 능력이 뛰어난 X-47B 해군용 무인 전투기는 2013년 7월 항공모함 착륙 시험에 성공해 무인 항공기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미국이 보유한 무인 항공기는 2014년 1월 현재 프레데터 246대, 글로벌호크 33대, 리퍼 126대, 섀도 491대, 레이븐 7362대, 와스프 990대 등이다.
 
 
 
인도·터키·프랑스·싱가포르에 수출하는 이스라엘의 헤론

 
중국의 공격형 무인기 리젠.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50개 국가에서 무인 항공기가 개발되고 있으며, 70여 개 나라에서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이스라엘,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스웨덴, 이란 등은 무인기를 자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1994년 첫 비행에 성공한 이스라엘의 헤론(Heron)은 성능이 뛰어나 인도, 터키, 프랑스, 싱가포르 등 10여 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을 정도이다. 동체 길이가 8.5m인 헤론은 10.5km 상공에서 52시간 비행할 수 있으며 정찰 임무는 물론 미사일 공격도 가능한 드론이다.
 
  중국과 영국은 스텔스 무인 공격기를 개발 중이다. 중국 최초로 개발되는 스텔스 전투 드론인 리젠(Lijian)은 ‘예리한 칼’을 뜻하는데, 2013년 11월 처녀비행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세계에서 스텔스 무인기 비행에 성공한 네 번째 나라가 되었다. 리젠은 항공모함에 탑재된다. 영국의 스텔스 무인기인 타라니스(Taranis)는 2013년 8월 호주의 사막지대에서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길이가 12m인 타라니스 개발에 2006년부터 8년간 3억 달러 이상 투입되었다. 타라니스는 켈트족 신화에 나오는 ‘천둥의 신’ 이름이다.
 
  독일과 프랑스도 무인 전투기를 개발 중이다. 독일은 바라쿠다(Baracuda)라는 무인 전투기를 개발해 2006년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프랑스도 뉴런(Neuron)이라 불리는 무인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바야흐로 무인 공격기의 전성시대가 다가오는 것이다.
 
  북한도 드론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4월 8일 “북한이 주력 무인 정찰기로 방현 Ⅰ·Ⅱ를 300여 대 운용 중이며, 러시아 제품인 쉬메르 역시 10여 대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방현 Ⅰ·Ⅱ는 중국의 무인기를 개조한 것으로 동체 길이 3.3m, 날개 폭 4.3m로 추정되며, 작전반경 40~60km·고도 3.2km에서 2시간가량 머물 수 있고 최대 시속 160km로 비행한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개발한 단거리 무인기인 쉬메르는 작전반경이 최대 60km이며 최대 시속 150km로 비행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무인기 개발에 투자한 지 오래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최초의 국산 무인 정찰기인 송골매(RQ-101) 수십 대가 2002년부터 육군의 군단급 부대에 실전 배치되었다. 송골매는 동체 길이 4.8m, 날개 폭 6.4m이며, 작전반경 80km·고도 4km에서 4시간 동안 머물 수 있고 최대 시속 170km로 비행한다. 동영상 감시기로 주간 20km, 야간 10km를 탐지해 실시간 영상전송이 가능하다. 지난 4월 8일 국방부는 중소업체가 제작한 소형 무인 정찰기인 ‘리모아이’의 모습도 언론에 공개했다. 우리 군은 이스라엘에서 수입한 드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 병기들끼리 전투하는 시대
 
  2010년 피터 싱어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7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무인 병기의 발전 방향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무인 병기의 모양과 크기가 다양해진다. 무인 지상 차량의 경우, 바퀴로 굴러가는 것부터 빅덕처럼 다리가 달린 것까지 다양한 형태의 로봇 병기가 전쟁터를 누비게 된다. 하늘에서는 7.5cm에 불과한 벌새 로봇부터 축구장 길이의 레이더가 설치된 비행선까지 다양한 크기의 드론이 활약한다.
 
  둘째, 전쟁터에서 로봇 병기의 역할이 더욱 확대된다. 최전방 철책선 경계를 서거나 지뢰 탐지 및 제거 임무를 수행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전투 상황에 투입된다. 2007년 선보인 마스(MAARS)는 160kg짜리 기관총이 달렸으며 수류탄 발사가 가능한 로봇 탱크이다.
 
  셋째, 드론의 지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프레데터의 경우 원격 조종 항공기로 개발되었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스스로 이착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목표물 12개를 동시에 추적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목표물이 지나 온 출발점까지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데터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리퍼 역시 사람의 발자국이나 제초기가 지나간 흔적까지 추적해 분석할 수 있다. 로봇 병기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능을 갖게 될 날이 코앞에 닥쳐온 것이다.
 
  싱어는 《로봇과 전쟁》에서 사람끼리만 전쟁하던 시대가 끝나가고 로봇 병기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전쟁에 대해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다를 바 없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사례로 전투 장소가 땅과 하늘에서 실내 공간으로 바뀌는 상황을 제시했다. 이를테면 ‘전쟁에 나간다’는 말이 어느 먼 곳의 참호 속에 숨는 것이나 전투기를 타고 하늘에 떠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 대신 전쟁은 ‘날마다 자가용으로 출근해서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마우스로 클릭하는 일’이 되었다. 총 대신 마우스로 탱크와 드론을 원격 조종하는 이른바 칸막이 방 전사(cubicle warrior)들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세상이 다가오는 셈이다. 비디오 게임을 열심히 하면 훗날 무인 항공기 조종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니 이런 아이러니도 없을 것 같다.
 
  무인 항공기와 무인 지상 차량이 전쟁의 주역이 되면 무공훈장은 야전 군인보다는 칸막이 방 병사, 나아가서는 무인 병기의 몫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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