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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한국사는 없다 (성운 지음 | 페이지2 북스 펴냄)

장수왕이 만주 벌판을 버리고 한반도로 기어 내려온 이유는?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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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장수왕은 427년 국내성에서 평양성으로 천도(遷都)한다. 그 드넓은 만주벌판을 버려두고 좁디좁은 한반도로 기어 내려오다니! ‘제국(帝國)’에 대한 로망에 사로잡힌 오늘날 한국인들에게는 통분한 일이지만, 당시 장수왕에게 남하(南下)는 국가 생존의 문제였다. 4세기에 유라시아 북반구에 긴 한랭기(寒冷期)가 도래하면서 만주 벌판은 사람이 살기 어려운 땅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흉노·선비 등 북방 유목민족들이 중국 대륙으로 이동해 5호 16국 시대를 연 것도 이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였다.
 
  이 책은 기후, 환경, 세계정세 등과 다양한 요소들과의 연관성 속에서 한국사를 바라본다. 《한국사는 없다》는 발칙한 제목은 ‘국뽕’으로 가득한 ‘일국사(一國史)’로서의 한국사는 존재한 적도 없고, 존재할 수도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역사에서 어느 개인이나 정치 세력의 의지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좁다”면서 “자국(自國)의 역사만 주목해서 바라보면 이러한 고리들을 놓치게 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렇게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낙랑군의 실체, 영산강 유역에서 발견된 왜식(倭式) 무덤인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 조선 시대 노비 인구 등 민감한 역사 문제들을 통찰한다.
 

  다시 고구려 이야기로 돌아가자. 저자가 보는 장수왕은 아버지인 광개토대왕에 비하면 ‘노잼’이었지만, 실속 있는 ‘외교군주’였다. 고구려는 알고 보면 ‘외교강국’이었고, 그게 고구려가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진정한 비결이었다. 이런 대목들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교훈들을 역사 속에서 찾아보려는 저자의 고민이 엿보인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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