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고, 성실한 학생이 있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가정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온라인에 자기가 어떻게 교사를 죽이려 했는지에 대한 글을 올렸다. 상상일 뿐이었지만 끔찍했다. 이 학생이 정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 드러났다. 그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깊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우울증의 원인은 아버지가 문화대혁명(문혁) 기간 중 그의 아버지(즉 학생의 할아버지)가 홍위병에게 살해되는 것을 지켜본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학생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평소 ‘거리를 유지하라’ ‘경계를 늦추지 마라’ ‘아무도 믿지 마라’고 가르쳤다. 이로 인해 억압된 잠재의식이 그 학생이 그런 끔찍한 상상을 하도록 하는 원인(遠因)이 됐던 것이다.
‘문혁을 살고, 기억하고, 망각하기’라는 부제(副題)가 붙은 이 책은 문혁이라는 동란기를 겪었던 이들의 체험뿐 아니라, 그 체험이 중국인들과 중국 사회에 어떤 트라우마를 남겼는지를 이야기한다. 중국에서 7년간 주재했던 《가디언》의 특파원인 저자는 이를 위해 홍위병들의 핍박을 받다 자살한 학자의 딸, 홍위병 제자에게 잔혹한 고문을 당한 끝에 살해당한 교사의 남편, 어머니를 반동이라고 고발해 죽게 만들었던 소년, 문혁 시기 하방(下放)되었던 추억을 먹고사는 왕년의 지식 청년들, 여전히 문혁의 ‘이상(理想)’에 취해 살고 있거나 자기들도 ‘희생자’였다고 강변하는 전 홍위병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과거사에 매달려 사는 사회’도 병든 사회지만, ‘과거를 묻어버릴 것을 강요당하는 사회’도 그에 못지않은 병든 사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꿈꾸는 ‘중국몽(中國夢)’은 어쩌면 악몽(惡夢)이 아닐까?⊙
‘문혁을 살고, 기억하고, 망각하기’라는 부제(副題)가 붙은 이 책은 문혁이라는 동란기를 겪었던 이들의 체험뿐 아니라, 그 체험이 중국인들과 중국 사회에 어떤 트라우마를 남겼는지를 이야기한다. 중국에서 7년간 주재했던 《가디언》의 특파원인 저자는 이를 위해 홍위병들의 핍박을 받다 자살한 학자의 딸, 홍위병 제자에게 잔혹한 고문을 당한 끝에 살해당한 교사의 남편, 어머니를 반동이라고 고발해 죽게 만들었던 소년, 문혁 시기 하방(下放)되었던 추억을 먹고사는 왕년의 지식 청년들, 여전히 문혁의 ‘이상(理想)’에 취해 살고 있거나 자기들도 ‘희생자’였다고 강변하는 전 홍위병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과거사에 매달려 사는 사회’도 병든 사회지만, ‘과거를 묻어버릴 것을 강요당하는 사회’도 그에 못지않은 병든 사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꿈꾸는 ‘중국몽(中國夢)’은 어쩌면 악몽(惡夢)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