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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고종과 이토 히로부미 (한상일 지음 | 기파랑 펴냄)

고종과 이토 히로부미의 줄다리기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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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오랫동안 나라를 망국으로 이끈 암군(暗君)이라는 것이 지배적 견해였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이 고종을 자주적 근대화를 추진하려 했던 ‘계몽전제군주’이자 일제의 침탈에 끝까지 저항했던 인물로 고종을 포장하면서, 한동안 그런 주장이 정설로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근래에 와서는 당시의 사료(史料)들을 꼼꼼히 들여다본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고종의 부패와 아집, 무능이 재조명되면서 ‘매국노 고종’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망국의 길목에서, 1904~1907’이라는 부제(副題)가 붙은 이 책은 러일 전쟁에서 고종의 퇴위에 이르는 시기 고종과 이토 히로부미의 회담 기록과 두 사람의 줄다리기를 중심으로 망국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이 책 속에 나오는 고종의 모습은 다면적이다. 중요한 고비마다 고종은 이토 히로부미로 대표되는 일제의 압력에 일단 저항하지만, 결국은 굴복한다. 그러나 굴복한 고종은 이면에서 공작을 벌여 이토 히로부미의 뒤통수를 친다. 그러다가 뜻대로 안 풀리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면서 이토에게 아첨한다. 을사조약 체결에서 헤이그 밀사 파견에 이르는 과정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일본식 표현을 쓴다면, 어느 쪽이 혼네(本音)이고 어느 쪽이 다테마에(建前)인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 또 고종이 ‘저항’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기 개인의 권력 유지를 위한 것인지, 왕조적 이익을 위한 것인지, 국가를 위한 것인지도 애매하다.
 

  저자는 “시대정신을 깨닫지 못한 정치 리더십의 무능과 부패가 한 민족의 운명을 쇠락의 길로 안내한다는 것은 역사의 법칙”이라면서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었던 고종이 시대정신에 대한 확신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지도력을 발휘했나? 이러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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