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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86학번 승연이 (박선경 지음 | 북앤피플 펴냄)

586세대, 그들은 원래 위선적이고 부패했다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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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여한 것 이상 누릴 것 누리셨다. 과할 만큼 누리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어린 놈” “건방진 놈”이라고 막말을 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한 네티즌들의 비판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586퇴진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이 소설은 한때 ‘민주화투사’였지만, 오늘날은 부패한 기득권 세력의 상징이 된 586세대를 고발하는 작품이다. 강의실에 뛰어들어와 시위 참여를 선동하는 운동권 학생, 우르르 몰려나가는 학생들을 보며 아무 소리 못 하는 교수, 학생들의 가방을 뒤지는 경찰, 갑옷 차림의 병사들 같아 보이는 전경들과 백골단, 캠퍼스를 뒤덮은 매캐한 최루가스, ‘5월가’ ‘임을 위한 행진곡’과 ‘군부 독재 타도!’ 구호가 터져 나오는 회식 자리, 건대사태, 5·3 인천사태, 구로구청 점거사건…. 주인공 승연이처럼 86학번인 기자에게 소설 속 풍경과 사건들은 무척 익숙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고등어》의 공지영처럼 애틋한 감상(感傷)으로 그 시절을 회상하지 않는다. 오히려 계급 타파를 외치면서도 서울 명문대 출신이냐 지방대 출신이냐에 따라 보이지 않는 계급을 만들고, 평등을 주장하면서도 운동권 여학생들을 성(性)폭력 내지 성상납의 대상으로밖에 여기지 않았던 그 시절 운동권의 작태를 가차 없이 까발린다. 읽어가다 보면 586운동권 출신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젊은 시절의 순수함을 잃고 위선과 부패에 물들게 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런 자들이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작가는 동네 교회에서 알고 지내던, “독재 타도와 민주화에 헌신했지만, ‘운동권 출신’이라는 빛나는 프리미엄을 자신의 삶에 투영하지 못한 채 파국으로 인생을 마감한” 전(前) 운동권 여학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이 소설을 썼다고 밝힌다. 586 좌파 세력의 위선에 맞서 싸우려는 시퍼런 칼날 같은 결기를 가진 작가가 한 명 탄생했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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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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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ori482    (2023-11-28) 찬성 : 0   반대 : 0
원래 그런(위선적이고 부패한) 인간들이라는 판단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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