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6년 10월 4일 아침, 한 아가씨가 소설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집 초인종을 울렸다. 아가씨의 이름은 안나 스니트키나. 직업은 속기사였다.
도스토옙스키는 당시 다음 달 1일까지 새로운 장편소설을 출판업자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그의 모든 수입을 포함해 향후 9년간 그가 쓴 모든 작품에 대한 권리를 넘겨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새 장편소설을 차질 없이 넘기기 위해 속기사를 고용한 것이다.
이 ‘미션 임파서블’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두 사람은 이듬해 4월 결혼했다. 이때 도스토옙스키는 46세, 안나는 21세였다. 당시 도스토옙스키는 대책 없는 양아들과 형의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었지만, 경제관념은 엉망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도박 중독자였다.
야무진 안나는 그런 도스토옙스키를 붙들어 세웠다. 그는 러시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개인출판사를 만들어 남편의 작품과 그로 인한 수입들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 1881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출판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남편의 작품 전집과 저작 목록을 만들고, 기념관을 건립했으며, 장학사업을 펼쳤다.
저자는 이처럼 ‘도스토옙스키를 완성시킨’ 안나의 삶을 소설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안나는 1860년대 알렉산데르 2세의 개혁 정책의 세례를 받은 초창기 러시아 페미니스트 중의 하나였지만, 남편과 가정에 충실하면서도 자아(自我)를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서구주의와 슬라브주의를 둘러싼 당대 러시아 지식인들의 고민에 대한 기술(記述)도 흥미롭다. 도스토옙스키가 대변했던 슬라브주의에 대한 설명들을 읽다 보면 오늘날 ‘유라시아주의’의 기치 아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푸틴과 그 주변 이데올로그들의 의식의 밑바탕을 엿볼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당시 다음 달 1일까지 새로운 장편소설을 출판업자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그의 모든 수입을 포함해 향후 9년간 그가 쓴 모든 작품에 대한 권리를 넘겨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새 장편소설을 차질 없이 넘기기 위해 속기사를 고용한 것이다.
이 ‘미션 임파서블’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두 사람은 이듬해 4월 결혼했다. 이때 도스토옙스키는 46세, 안나는 21세였다. 당시 도스토옙스키는 대책 없는 양아들과 형의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었지만, 경제관념은 엉망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도박 중독자였다.
야무진 안나는 그런 도스토옙스키를 붙들어 세웠다. 그는 러시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개인출판사를 만들어 남편의 작품과 그로 인한 수입들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 1881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출판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남편의 작품 전집과 저작 목록을 만들고, 기념관을 건립했으며, 장학사업을 펼쳤다.
저자는 이처럼 ‘도스토옙스키를 완성시킨’ 안나의 삶을 소설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안나는 1860년대 알렉산데르 2세의 개혁 정책의 세례를 받은 초창기 러시아 페미니스트 중의 하나였지만, 남편과 가정에 충실하면서도 자아(自我)를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서구주의와 슬라브주의를 둘러싼 당대 러시아 지식인들의 고민에 대한 기술(記述)도 흥미롭다. 도스토옙스키가 대변했던 슬라브주의에 대한 설명들을 읽다 보면 오늘날 ‘유라시아주의’의 기치 아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푸틴과 그 주변 이데올로그들의 의식의 밑바탕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