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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방부 ‘정책통’ 유무봉 미래혁신특별보좌관

“북핵·미사일 위협에 확실한 대응 능력 갖출 것”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글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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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軍,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강군으로”
⊙ “尹, 개혁 의지 커… 국방혁신 성공 기대감 커”
⊙ ‘평균 14년 이상 소요’… “무기 획득 프로세스 대폭 단축할 것”
⊙ “군 위성·드론 운영 역량 증진”

柳茂俸
1963년생. 육군사관학교 졸업(42기), 미국 해군대학원 운영분석 석사, 미국 지휘참모대학 군사학 석사, 미국 육군대학원 전략학 석사 / 연합사령부 전쟁기획 과장, 국방부 장관실 정책과장,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20기계화보병사단 사단장,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국방부 미래혁신특별보좌관
유무봉 국방부 미래혁신특별보좌관
  국방부는 과학기술 강군을 건설하기 위한 ‘국방혁신 4.0’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3축체계를 고도화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태세를 구축할 계획이다. 병사 봉급 인상과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등 장병 복지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방혁신은 특수한 영역을 다룬다. 이에 따라 전문성을 갖춘 인력 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무봉 미래혁신특별보좌관은 국방혁신 4.0의 성공을 견인할 적임자로 꼽힌다. 그는 국방부 내에서 ‘정책통’으로 불린다. 육군사관학교(42기), 미국 해군대학원, 지휘참모대학 및 육군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운영분석과 군사전략 분야 전문성을 갖췄다. 야전 경험 역시 풍부하다. 기계화보병부대 사단장을 거치며 병사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했다.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유 특별보좌관은 육군 미래형 전투체계인 아미타이거를 기획했다. 또 국방혁신 기본계획 작성을 주도했다. 2019년 소장으로 전역한 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개혁실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국방혁신 4.0의 실무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12월 6일 유무봉 국방부 미래혁신특별보좌관을 만나 국방혁신 4.0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소위 시절 김관진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이 2023년 5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 군내 요직(要職)을 두루 맡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업무를 담당했습니까.
 
  “중위 때 미국 해군대학원에 유학해 운영분석을 공부했습니다. 전쟁 게임(War Game)을 분석·연구하는 분야였지요. 중령 때는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전쟁 기획과장을 맡아 전쟁기획을 전담했습니다. 대령으로 진급해서는 합동참모본부에서 근무하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한 한국군 주도 공동 작전 계획을 설계했습니다. 그 뒤엔 국방부에서 정책과장을 지냈고, 이후 사단장을 거쳐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으로 육군 전력 건설과 예산 운영을 담당했습니다.”
 
  ―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셨네요.
 
  “네. 국방부·합참·연합사·육군본부에서 모두 근무하며 전쟁기획, 국방정책, 군사력 건설 업무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 2023년 5월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내정됐습니다. 오랜 기간 김 전 장관을 모셨는데,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전방사단에서 소위로 근무했을 당시 김 전 장관이 사단 작전참모로 계셨습니다. 김 전 장관이 GOP 철책 순찰을 왔을 때 처음 뵀습니다. 20여 년이 흘러 대령으로 진급하고 난 뒤 합참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당시 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준비하기 위한 한미 공동작전계획을 작성하는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합참의장으로 계셨지요. 작전 계획 초안을 만들어 보고하러 갔더니 김 전 장관이 저를 보고 ‘너 어디서 많이 봤다’ 그러시더라고요. 그 후,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김 전 장관이 국방부 장관에 취임했습니다. 저는 장관실 정책과장으로 임명돼 2년을 근무했고, 장군으로 진급해 군사 보좌관 자격으로 1년을 또 모셨습니다.”
 
 
  “文,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일방적 병력 감축 잘못”
 
  ― 국방혁신 4.0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군 혁신 의지는 어느 정도입니까.
 
  “윤 대통령의 국방혁신 의지는 매우 강력합니다. 취임 50여 일 만에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제2 창군 수준의 국방혁신’을 언급했지요. 이후 군 관련 행사 때마다 국방혁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 직속의 ‘국방혁신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올해만 해도 3번이나 국방혁신위원회를 주관했습니다. 김 전 장관을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김 전 장관이야말로 국방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 문재인 정부 당시 ‘국방개혁 2.0’으로 불린 개혁이 추진됐습니다. 이번 국방혁신 4.0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위협’에 대한 인식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납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됨에 따라 북한의 위협이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요. 그러나 전력이 보강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력과 부대를 감축했습니다.”
 

  ― 당시 국방개혁 2.0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인구 감소와 과학기술 발전을 고려했을 때 병력 규모는 줄이되 군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방향성은 공감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를 실현하는 절차와 방법은 잘못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개혁은 큰 그림을 그리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검증을 하고 보완하면서 추진해야 합니다. 첨단 무기체계가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대와 병력을 계획대로 감축한 것은 잘못이지요. 장군 수를 줄인다거나 병사 휴대폰 허용 등 외형적 성과에 치중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보면 잘 준비된 부대가 국가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전쟁에서 이기는 강군 만들 것”
 
  ― 이번 국방혁신 4.0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전쟁에서 이기는 정예강군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을 군에 적극적으로 접목할 계획입니다. 지금의 국제 정세를 보면 미중 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외 전략의 최우선순위 역시 중국에 대한 견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도 고도화되고 있고요. 반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병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따라서 군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첨단 과학기술을 군에 적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 지금과 같은 ‘인구 절벽’ 시대에 군 병력 구조 개편을 위해서 가장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군은 작전, 교리·장비·물자·훈련·리더 양성이 모두 밀접하게 연계된 조직입니다. 단순히 한 분야만 콕 짚어 바꿀 수는 없습니다. 예컨대 육군 분대 병력을 10명에서 8명으로 줄이면 무기, 전술, 훈련뿐만 아니라 근무형태, 생활관 시설까지 바꿔야 합니다. 하나를 바꾸면 전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KF-21 보라매 실전 배치까지 24년 소요”
 
  ― 새로운 무기를 실전에 배치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칩니까.
 
  “우리 군이 새로운 무기를 도입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자체 연구 개발과 구매입니다. 두 방법 모두 군과 기관으로부터 새로운 무기체계에 대한 소요를 받아 합참이 결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무기 획득 프로세스’라고 부릅니다.”
 
  ― 자체 연구 개발의 경우, 실전 배치까지 평균 몇 년 정도 걸립니까.
 
  “40여 개의 육군 무기체계를 분석해보니 소요 결정부터 야전 배치까지 평균 14년 이상 걸리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이보다 더 걸리기도 합니다. 예컨대 K2 전차는 1992년에 소요가 결정되었지만 2014년이 돼서야 최초로 야전에 배치됐습니다. 22년이 걸린 겁니다. KF-21 보라매 전투기의 경우엔 소요결정은 2002년에 됐는데 실전 배치는 2026년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24년이 걸리는 셈이지요.”
 
  ― 무기 획득 프로세스가 이처럼 오래 걸리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방위사업 비리를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지나치게 많은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기체계를 연구개발하기 위해서는 소요결정부터 소요검증, 사업타당성 조사, 시험평가 등 150~200단계의 세부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을 모두 통과한 ‘100점짜리 무기’만 실전에 배치될 수 있습니다. 99점짜리도 안 됩니다. 소요부터 배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려 무기를 실전 배치하면 정작 첨단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힘듭니다.”
 
 
  시험평가 절차 경직… 전력화 지연
 
KUH-1 수리온 헬기. 사진=뉴시스
  ― ‘99점’을 맞아 실전 배치가 늦어진 예가 있습니까.
 
  “시험평가 단계에서 핵심 성능과 부수 성능이 모두 합격해야 야전 배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부수 성능의 작은 결함으로 무기체계 전체가 전력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요. KUH-1 수리온 헬기가 대표적입니다. 이 헬기를 평가할 당시 기체 결빙(結氷)이 문제가 됐습니다. 영하 40도 이하의 안개 낀 지역에서 장시간 비행하면 기체에 얼음이 생겨 비행 성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다른 모든 평가에는 합격했는데, 이것만 문제가 됐던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극한 환경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설령 그런 환경을 만난다고 해도 그 지역을 신속하게 벗어나면 됩니다. 애초에 기체 결빙은 필수 평가요소도 아니었지요. 문제는 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장소가 국내에 없었다는 겁니다. 해외 여러 장소를 물색하다가 미국 오대호(五大湖) 지역으로 헬기를 가져갔습니다. 영하 40도의 안개 끼는 날을 기다렸다가 평가를 받아야 했지요. 이 과정에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실전 배치 역시 늦어졌지요.”
 
  ― 이번 국방혁신 4.0을 통해 무기 획득 프로세스에 어떤 변화가 생깁니까.
 
  “소요검증, 사업타당성 조사 등 중복 항목 검증 절차를 개선해 전력화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입니다. 또 첨단 과학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는 절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반도체, 위성, 통신, 드론, 인공지능 등 민간 첨단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민간 기술을 빠르게 활용하는 절차를 확립할 계획입니다. 핵심 성능을 충족한 무기라면 실제로 사용해보면서 성능을 향상시킬 예정입니다.”
 
  ― 실전 배치된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연구개발 과정보다 수월합니까.
 
  “그 역시 어렵습니다. 현행 규정상 무기의 주요 성능을 바꾸려면 소요제기부터 시작해 획득 절차를 다시금 거쳐야 합니다. 비효율적이지요. 이를 단축할 수 있는 방안도 국방혁신위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 그렇게 되면 효율성은 증진되겠지만,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관련 사항은 필수 평가항목에 들어가 있습니다. 첨단 무기가 부수 성능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해서 전력화를 미루면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무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예컨대 우리 군은 1970년대 도입된 구형 미제 M48 계열 전차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일부 성능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K2 전차를 보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신 무기인 K2 전차를 사용하는 것이 전투력 향상은 물론 전장에서 장병의 생존 보장에도 훨씬 효과적입니다.”
 
  ― 이 과정을 다른 국가와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무인기 개발의 경우 튀르키예는 우리보다 10년 늦게 시작했는데, 지금은 10년 정도 앞서 있습니다. 바이락타르 TB2 무인기는 현재 28개국에 수출하는 세계적인 히트 상품이 되었습니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2020)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활약을 했습니다. 튀르키예는 바이락타르 TB2를 2014년 초도(初度) 비행을 마친 그 해에 군에 실전 배치했습니다. 실전에서 사용해가며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지요. 반면 우리는 아직까지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군사 위성 발사 권한이 과기부 장관에게?
 
우리 군 최초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탑재된 로켓이 2023년 12월 2일 새벽(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성공하면서 우리 군은 독자적인 우주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했다. 사진=Space X
  ― 군사 위성 발사의 경우, 발사 권한이 국방부가 아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있는 것으로 압니다. 군사 작전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있진 않습니까.
 
  “네. 군사 위성 발사는 과기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위성은 많지 않아 당장의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을 첨단 과학기술 강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100여 개의 저궤도 초소형 위성을 발사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갖게 될 전체 인공위성의 80% 수준입니다. 초소형 위성은 수명이 3~5년 정도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위성을 발사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군사용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사 권한이 과기부에 있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위성 발사가 필요할 때마다 과기부에 심의위원회 개최를 부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필요한 시점에 위성을 발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군사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네. 아무래도 과기부에서 심의위원회를 주관하다 보면 군사 기밀 사항이 유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요?
 
  “국방부가 군사 위성 발사 승인 권한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과기부를 배제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국방부에서 발사심의위원회를 주관하더라도 과기부는 핵심 위원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과기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습니다.”
 
 
  “드론 능력 개발해나갈 것”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보면 드론이 중요한 전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군의 드론 전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우리 군 역시 드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23년 9월 1일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됐습니다. 다만 우리 군이 보유한 드론은 아직까지 대부분 정찰용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드론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공격·전자전·보급품 수송·환자 후송 등 다양한 목적으로 드론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제대, 병과, 군에서 드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요.
 
  “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형태의 전투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소모전이 동시에 진행되리라 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모두 그런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도시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도시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할 텐데 땅굴과 건물을 하나하나 파괴해가면서 싸워야 합니다. 개인의 전투 능력 강화는 물론, 로봇, 드론 등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비해 장병의 생존성을 향상시킬 계획입니다.”
 
  ― 군에 첨단 과학무기체계가 도입되더라도 이를 운용할 고급 인력이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군내 과학기술 인력은 충분합니까.
 
  “국방혁신의 중심은 바로 사람입니다. 첨단 무기체계의 소요제기, 개발, 작전운용, 정비지원 등 분야에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인력이 필요합니다. 인재를 선발, 양성하고 재훈련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관학교에는 인공지능 관련 학과를 개설했습니다. 오는 2026년까지 간부 1000명, 병사 5만 명에게 AI 교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北 미사일 대비 선제 타격·방어·응징 체계 갖춰”
 
  ―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초기,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아이언돔이 무력화되는 것을 보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이 믿을 만한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형 3축체계’로 대표되는 미사일 대응 역량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실패했다고 보진 않습니다. 하마스 측에서 미사일을 약 5000발 쐈다고 주장하는데, 만약 아이언돔이 없었다면 이스라엘 측 피해는 훨씬 컸을 겁니다. 아이언돔이 상당한 방어 효과를 발휘했지만, 하마스의 미사일 공격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거지요. 우리 군은 한국형 3축체계를 강화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한국형 3축체계는 적의 미사일 공격 징후를 감지하여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미사일 방어체계(KAMD), 그리고 적 공격 시 압도적 능력으로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로 구성됩니다.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은 정확도와 파괴력 면에서 세계 최정상급입니다. 국방혁신의 최우선 과업은 한국형 3축체계 강화입니다. 이를 위한 예산도 우선 배정했습니다. 한국형 3축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감시, 정찰과 초고속 통신망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군사 위성이 많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장사정포 요격체계요?
 
  “네. 북한의 장사정포는 우리 수도권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LAMD입니다. LAMD는 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사대 등으로 구성됩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하부층을 보완하지요. LAMD를 통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더욱 두껍게 할 계획입니다.”
 
  ―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어떤 식으로 운영됩니까.
 
  “북한이 기습 대량 공격을 할 수 없도록 북한의 공격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시합니다. 북한이 첫 발을 쏘면 2차 타격을 할 수 없도록 즉각 응징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군은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천무 등을 활용해 수도권에 위협이 되는 장사정포를 최단 시간 내에 파괴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 당시 우리 군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 해제됐습니다. 실제 우리 군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는 1979년부터 꾸준히 미국과 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역대 모든 정부가 노력해 조금씩 제한을 해제해왔지요. 문재인 정권에 들어서야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 완전히 해제된 거지요. 따라서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는 특정 정부만의 성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초급 간부, 각종 경제적인 보상으로 사기 증진”
 
  ―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도 국방혁신 4.0의 주요 과제 중 하나입니다. 초급 간부의 복무 여건이 병(兵)보다 못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의 복무 여건은 어떤 방향으로 개선될 예정입니까.
 
  “2020년대 들어 초급 간부 지원율이 급감하고, 이들의 사기도 떨어져 있습니다. 병의 복무기간 단축과 봉급 인상, MZ 세대의 의식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초급 간부의 복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들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합니다. 초급 간부 대부분은 격오지의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합니다. 현재 국방부는 시간외근무수당, 특수지근무수당, 주택수당, 장려수당 등을 인상하고, 독신숙소 개선, 장기복무 선발률 향상 등 각종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둘째, 초급 간부가 비전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초급 간부에게 병력관리, 부대관리 등 과도한 책임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책임을 경감하고 전투준비와 교육훈련, 자기계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초급 간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실질적인 복무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국방혁신 4.0은 2040년까지 진행되는 중장기 프로젝트입니다. 그만큼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국방혁신 기본계획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린 계획입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세부실천 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국방혁신의 성공을 위해선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각군 참모총장 등 리더의 위기의식, 국가 차원의 재원 투입, 법규 정비 역시 필요합니다. 이런 합의가 이루어질 때 국방혁신계획은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번 정권 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무기 획득 프로세스 개선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무기 획득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한국형 3축체계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계획입니다. 또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전환 시범 역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한국형 3축체계 강화를 위해 ‘기반체계’를 잘 구축해야 합니다.”
 
  ― 기반체계요?
 
  “네. 기반체계는 북한 전 지역을 실시간 감시·정찰해 결심·타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합니다. 특히 군사 위성 능력을 갖추는 것은 우리 군의 작전수행 능력 및 지휘통신 능력을 극대화하는 필수 요소이지요. 이런 점에서 지난 12월 초 정찰위성 발사 성공은 소중한 첫걸음이었습니다.”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지금이 국방혁신 적기”
 
  ― 일각에서는 ‘육군만을 위한 혁신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국방개혁 2.0 기간 중 육군만 병력과 부대 수를 대폭 감축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군은 엄청난 도전과 마주할 것입니다.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지요. 전군이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습니다. 육군만을 위한 혁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혁신은 최대한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방혁신과 관련한 모든 정책 결정 과정에 육·해·공군·해병대를 모두 참석시키고 있습니다. 예비역 단체 역시 혁신에 비판을 제기할 수 있겠지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를 포함한 각종 예비역 단체를 찾아가 여러 차례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방산 업체에도 방문해 혁신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했지요. 이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하며 꾸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국방혁신에 걸림돌이 있다면요?
 
  “국방혁신은 분야마다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국방혁신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자기 조직의 이해가 걸리면 반대하곤 합니다. 그간의 국방개혁이 좌절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무기 획득 프로세스가 대표적이지요. 획득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막상 자기 조직이 담당하는 절차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 때문에 전력화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생산라인이 멈추는 상황이 발생하지요. 각각의 절차는 완벽하지만, 이를 합쳐놓으면 마치 ‘괴물’처럼 변합니다. 완벽한 인간을 만들기 위해 완벽한 부분을 모아놓았더니 도리어 괴물이 된 프랑켄슈타인처럼 말입니다.”
 
  ― 대통령의 혁신 의지가 강하신데 여기에 대한 부담은 없습니까.
 
  “성공적인 국방혁신을 위해서는 법, 제도, 조직, 예산 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국방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정부 부처와 국회의 협조가 뒤따라야 합니다. 윤 대통령이 앞장서 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됩니다. 국방혁신은 미래를 내다보고, 국가를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입니다.”
 
  ― 국방혁신 성공을 위해 지금이 적기라고 봅니까.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 군은 창군 이래로 계속 국방개혁을 해왔습니다. 정권이 바뀌거나 국방부 장관이 바뀌면 개혁의 목소리가 더 커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개혁을 하려고 하면 여기저기서 저항이 생기고, 그 저항을 극복하지 못해 용두사미 모양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국방혁신을 성공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김관진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의 경험과 전문성,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추진력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각 정부 부처, 국회 등과 협업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국방혁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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