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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30엑스포 경쟁 PT 참가하고 돌아온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도움받았던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보답하는 엑스포가 될 것이라는 점 강조”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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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권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축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최소한 두 바퀴 이상으로 굴러가는 나라로 만들어야”
⊙ “부산, 내셔널 지오그래픽 선정 ‘팬데믹 이후 꼭 방문해야 될 25개 도시’에 아시아 대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들어가”
⊙ “윤석열 대통령, 정치적 파당 같은 데서 자유로운 분… 훨씬 일관되게 소신껏 일할 수 있을 것”
사진=부산시
  “1851년 런던 엑스포는 영국의 산업혁명을, 1900년 파리 엑스포는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62년 시애틀 엑스포는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2000년 하노버 엑스포는 우리의 경제와 산업을 기술만능주의에서 자연과 환경으로 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2030년 부산 엑스포는 경쟁의 논리에서 연대(連帶)의 가치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한 엑스포로 기억될 것입니다.
 
  부산은 준비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갑시다. 2030년 부산에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
 
  6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이 한 연설이다. 윤 대통령은 시종 자신 있는 영어로 연설을 했고 큰 호평을 받았다. 이번 PT는 유치 경쟁 과정 중 네 번째 PT로 11월 개최국 결정을 앞두고 회원국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분수령(分水嶺)으로 평가되었다. 11월 28일 5차 PT를 하고 나면 개최국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7월 3일 월요일, 파리에서 막 돌아온 박형준(朴亨埈·63) 부산광역시장을 만났다.
 
 
  솔루션 엑스포
 
윤석열 대통령은 엑스포 PT에서 빈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대통령실
  ― 이번 파리 PT 현장에서 느낀 필(feel)이 어떻습니까? 고지로 치면 몇 부 능선을 넘었다 싶은 감이 오던가요.
 
  “굉장히 좋습니다. 리셉션 같은 경우에도 우리에게 온 외국 손님들이 경쟁국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았어요. 100개국, 300명 정도 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성의를 다하셔서 사람들한테 감동을 줬습니다. 리셉션장에서도 윤 대통령은 모든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었어요. 내용적으로는 부산이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거의 완벽하게 한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이제 표 싸움인데, 여기에는 별도의 노하우들이 필요하겠지요. 최선을 다해야죠.”
 
  ― 이번 PT를 하면서 부산이 다른 나라들에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무엇보다도 1960년대에 국민소득 100달러 수준의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된 것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이번 엑스포를 국제사회에 보답(pay back)하는 기회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각 나라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함께하고 있고 그 결과물들을 엑스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엑스포는 단순히 선진국들이 기술 자랑을 하는 엑스포가 아니라 우리 인류 사회가 갖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엑스포, 즉 솔루션(solution) 엑스포가 될 것이다, 우리는 솔루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고, 이미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부산은 어머니 같은 도시’”
 
김건희 여사는 엑스포 홍보관에 피란 시절 다방 ‘밀다원’을 복원해놓은 현장을 찾아 외신 기자들과 환담했다. 사진=대통령실
  ―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례가 있습니까.
 
  “이수인 에누마 대표가 현장에서 발표한 것도 그런 내용입니다. 이 대표는 배움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위해 선생님 없이도 교육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엑스포라는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 떡을 하나 주거나 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나라와 함께 길게 보면서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플랫폼으로서의 엑스포를 만들고자 하는 부산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죠. ‘엑스포를 하면서 우리는 이런 공사를 하니까, 당신들이 들어와서 돈을 벌 수 있게 해줄게’ 하는 차원이 아니라 문명의 가치를 구현하는 엑스포를 제안했어요.”
 
  ― 7월 5~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새마을협력국장관회의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인가요.
 
  “그렇습니다.”
 
  ― 이번 파리 PT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건 없었나요.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가 리허설할 때는 긴장을 했는지 점잖은 교수처럼 PT를 하더라고요. 몇몇 사람이 ‘싸이다움을 좀 살려라. 너무 긴장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PT 때는 선글라스를 끼고 나오더군요. 아, 하나 더 있어요.”
 

  ― 뭔가요.
 
  “부산 홍보관에 부산 피란 시절 당시 예술가들의 안식처였던 부산의 다방 ‘밀다원’을 재현해놓았는데, 이곳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외신 기자들 앞에서 부산을 엄청나게 띄우시더라고요.”
 
  ― 어떻게요.
 
  “‘부산은 어머니와 같은 도시다. 6·25전쟁 때 피란민들을 다 수용한 도시, 정(情)이 많은 도시다’라고….”
 
  ― 김 여사가 그런 데에는 프로페셔널 아니겠습니까.
 
  “김 여사는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을 이끈 것은 사실상 여성이다. 아이들 교육도 어머니의 힘으로 해냈고, 어려운 문제들이 생길 때 어머니의 강인한 힘으로 풀어나갔다. 여성의 그 강인함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고 강조했는데, 외국 기자들의 반응이 참 좋았어요.”
 
 
  “기업들, 유치 활동에 최선 다하고 있어”
 
  작년 12월 강력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實權者)인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訪韓)했다. 네옴시티를 비롯해 거대한 개발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달려간 국내 유수의 대기업 회장들이 왕세자 앞에서 공손히 손을 모으고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이 나오자 ‘기업들이 엑스포 유치 활동에서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또 사우디가 막대한 오일달러를 동원할 경우, 우리나라가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걱정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우디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국부(國富)펀드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사실이고, 일부 국가들에는 그런 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에서 공사 따내려고 유치 활동을 소극적으로 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기업인들이 총출동했고, 윤 대통령과 저녁 자리를 같이하면서 자신이 맡은 나라들을 최선을 다해 설득하기로 결의했습니다.”
 
  ― 최근에는 윤석열 정부가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일본에 밀착하는 데 대해 불만을 품은 중국이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있는 아프리카나 태평양 도서(島嶼) 국가들을 상대로 한국에 표를 주지 말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일부 실무자들이 그랬을지 몰라도, 중국이 이웃 나라이고 대국(大國)인데 그런 일은 안 하리라고 봅니다.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도 이에 대해 중국 정부와 충분히 얘기를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형준 시장은 “그런 문제들은 큰 변수(變數)가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지금부터는 한 나라 한 나라 우리 표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우리는 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면서,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하고 협력하는 것이 이롭다는 것을 강조하는 논리로 설득하고 있습니다.”
 
 
  “엑스포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
 
박형준 시장은 엑스포 홍보관을 찾아 K-팝 댄서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부산시
  ―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유럽 국가들의 경우 가치와 명분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1라운드에서는 부산과 이탈리아 로마로 표가 갈리더라도 2라운드로 가면 우리가 유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형준 시장은 말을 아꼈지만, 자유주의 국가 대(對) 권위주의 국가 간의 대결 구도로 재편(再編)되고 있는 오늘날의 국제질서하에서 ‘가치’와 ‘명분’이라는 차원에서는, 권위주의적 왕정(王政)인 사우디보다는 대한민국이 매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 다른 나라들은요?
 
  “아시아의 경우 서아시아 쪽은 사우디에 유리하지만, 동아시아 쪽은 우리가 조금 낫다고 볼 수 있겠지요. 태평양 도서, 아프리카, 카리브해, 중남미 국가들은 대기업과 정부가 역할 분담을 해서 뛰고 있습니다.”
 
  ― ‘부산도 사실상 엑스포 유치가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내년 총선 때문에 억지로 끌고 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그런 생각으로 하면, 될 일도 안 됩니다.”
 
  ― 지금 부산시가 엑스포를 계기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설사 엑스포가 아니더라도 부산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일들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 열심히 뛰는 것도 엑스포를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中樞)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아울러 수도권 일극주의(一極主義)가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권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축(軸)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최소한 두 바퀴 이상으로 굴러가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는 과정에 엑스포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엑스포 유치에 실패할 경우, 지금 추진하고 있는 가덕도 공항, 북항 개발 같은 일들이 중단되지는 않을까요.
 
  “대통령께서도 그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부산시나 정책 당국도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양자컴퓨터 콤플렉스 구축 사업 설계 들어가”
 
2022년 8월 26일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는 ‘IBM 퀀텀 KQC 허브 부산’ 개관식이 열렸다. 사진=부산시
  작년(《월간조선》 5월호)에 인터뷰를 했을 때 박형준 시장은 양자(量子)컴퓨터 센터 유치, 블록체인 특구 조성, 글로벌 클라우드 회사인 베스핀 글로벌이나 바이오 회사 프레스티지 바이오파마 유치 등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었다. 그런 일들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양자컴퓨터 콤플렉스 구축 사업은 지금 설계에 들어가 있고, IBM 관계자들과도 계속 만나고 있습니다. 마침 국가적으로도 그쪽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는 부산이 그런 점에서 조금 먼저 미래로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 영국 명문국제학교인 로열러셀학교 분교(分校) 유치는 진행되어가고 있나요.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다음 주에 회장이 올 예정입니다.”
 
  ― 투자 유치도 잘 되어 가고 있습니까.
 
  “제가 들어오기 전에는 연간 3000억~4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제가 시장이 된 첫해에 2조원, 그 다음 해에 3조원, 금년에 5조원, 이렇게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 투자의 내용들도 좋아요. 신산업 쪽에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조금만 힘이 더 붙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광역권 경제동맹 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되면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교육부가 하고 있는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의 모델이 사실 저희 부산에서 만든 지(地)-산(産)-학(學) 협력 사업이거든요.”
 
  ― 저도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라이즈 사업을 발표할 때, ‘어, 이거 작년에 박형준 부산시장이 말씀하던 거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맞물려서 지금 돌아가고 있습니다. 또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국제물류도시에 금융을 놓고, 금융 위에 그린 스마트 신산업들을 얹어서 ‘기존 전통 제조업 플러스’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아시아에서 살기 좋은 도시 6위’
 
4월 25일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는 ‘구글 스타트업 스쿨’ 부산 론칭 행사가 열렸다. 사진=부산시
  ―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부산의 관광 명소들이 자주 등장하던데, 혹시 뒤에서 손을 써서 그런 것 아닙니까.
 
  “하하. 이번에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서 ‘아시아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발표했는데 부산이 6위로 나왔어요. 제가 부산시장 출마하면서 부산을 ‘아시아 행복도시 10위권’에 들어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6위가 나온 겁니다. 전 세계에서는 19위인데, 이것도 40계단을 뛰어오른 겁니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관인 영국 런던의 지옌(Z/Yen)사가 발표하는 글로벌 스마트센터 지수(SCI·Smart Centers Index)에서도 아시아 3위를 했습니다.”
 
  박형준 시장의 자랑은 계속 이어졌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팬데믹 이후 꼭 방문해야 될 25개 도시’를 선정했는데, 부산이 아시아 대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들어갔습니다. 미슐랭에서도 금년부터 부산을 평가도시에 포함시켰고요. 전국 도시 가운데 외국 관광객이 와서 쓴 돈이 1000% 이상 늘어난 유일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부산에 대한 새로운 긍정적인 흐름들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지난 5월 말 KBS는 ‘이제 부산에서는 청년이 떠나는 것을 넘어 가족 단위로 부산을 떠나고 있다. 노인 인구가 전국 7개 광역시 가운데 1위’라고 보도했더군요.
 
  “지금까지는 그래왔죠. 교육 등의 이유 때문에 중산층 이상이 서울로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게 우리로서는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청년 인구 유출은 많이 줄었습니다. 2만 명까지 늘었던 것이 최근 2년 동안에 많이 줄어서 금년에는 한 6000명 정도로 줄었어요. 내년에는 균형을 이룰 것으로 봅니다. 제 목표는 부산을 ‘청년이 들어오는 도시’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동안 누적된 결과 때문에 부산의 고령화 수준도 굉장히 높고 청년층이 떨어져 나갔던 것은 사실인데, 이제 새로운 희망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신산업, 창업, 문화 콘텐츠, 관광 같은 서비스 산업 쪽에 좋은 일자리들이 많이 생기고, 교육 여건이나 정주 여건이 개선되면 역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인의 남편으로 금융회사에서 일하던 60대 초의 페친(페이스북 친구)은 원래 서울 사람인데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부산에서 살게 되었다가 부산의 매력에 빠져 은퇴 후 아예 부산에 정착했다. 그는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이들에게 서울을 비워주고 부산으로 내려와야 한다. KTX 타면 부산에서 서울 가는 것도 어렵지 않고, 생활 인프라도 서울 못지않다”고 말하는 부산 예찬론자가 되었다. 박 시장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노인들뿐 아니라 청년들도 많이 와야죠. 사실 교육 문제 때문에 아직은 서울이 다 빨아들이고 있지만, 부산은 정말 살기 좋은 곳입니다. 작년에 전국 광역시 가운데 미세먼지가 가장 적은 곳이 부산이었어요. 또 대도시의 편익을 누리면서 대자연의 바다를 끼고 사는 맛은 서울에서 한강 끼고 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어요. 그리고 부산 사람들이 참 따뜻합니다.
 
  대도시이면서도 좀 시골 같은 면이 있기 때문에 워케이션[worcation·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휴가지에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관광과 휴양을 즐기는 것] 장소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공기 당길 수 있다”
 
박형준 시장은 6월 14일 부산 자성대 일원을 찾아가 여름철 자연재난 대비 현장점검을 했다. 사진=부산시
  ― 정부가 공기(工期)를 절반이나 줄이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2029년으로 앞당기기로 한 것을 두고 졸속 추진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거는 한마디로 기우(杞憂)입니다. 공기를 앞당길 수 있는 공법(工法)도 있고, 공항 만드는 기술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토지) 보상이나 환경영향평가 같은 절차적인 문제들만 해결되면 공기는 얼마든지 당길 수 있습니다. 저희나 국토교통부 모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그래도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요.
 
  “가덕도 신공항이 1년 빨라지느냐 늦어지느냐에 따라서 남부권 경제를 만드는 새로운 힘은 5년, 10년이 좌우됩니다. 부산이 세계 2위의 환적항(換積港)이면서도 물류 공항이 없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봐서나 지역발전을 위해서나 굉장히 큰 손해입니다. 신공항은 최대한 빨리 짓는 게 맞습니다.”
 
  ― 아까도 부울경 경제동맹 얘기를 하셨는데, 박완수 경남지사는 《월간조선》 3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는 의미 없다면서 2026년까지 부산과 경남을 통합하자고 했습니다.
 
  “메가시티는 경남도가 특별자치연합이라는 게 옥상옥(屋上屋)이고, 권한은 없고 괜히 거버넌스만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해 어려워졌습니다. 부산-경남 통합은 추진 중인데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신 저희가 주장하는 건 경제동맹입니다. 정책협의체를 만들어서 전에 메가시티를 추진하면서 만든 72개 과제를 추진하자는 것이죠. 정책협의체 회장은 부산·울산·경남 시·도지사가 같이 맡고 사무국은 부산에 두기로 했습니다. 시도 간의 경계를 넘어서 같이 해야 할 교통망이나 산업협력 같은 사업들을 함께 하고, 중앙정부에 예산 요구 등을 함께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방향 올바르게 잡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형준 시장,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은 6월 19일 파리에서 엑스포 제4차 경쟁 PT 최종 리허설을 했다. 사진=대통령실
  작년에 만났을 때 박형준 시장은 MB 정권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5년을 관통하는 중심 브랜드를 만들어야 된다’고 강조했었다.
 
  ― 윤 대통령 임기가 벌써 1년이 지나갔는데, ‘중심 브랜드 만들기’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국정 각 분야에서 방향은 올바르게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이나 기업 정책, 시장에 대해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지방 시대’와 관련해서도 이전 정부에서는 말로만 ‘지방 시대’를 외쳤지만, 이제는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안보·외교에서도 기본 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뒤틀린 부분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일관된 정책을 펴면서 적절한 개혁 조치들이 함께 연결되면 좋은 결과를 내리라고 봅니다.”
 
  ― 윤석열 대통령을 어떻게 봅니까.
 
  “윤 대통령은 사심이 없는 대통령일 수밖에 없어요. 본인이 정치에 들어온 계기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주변에 빚진 게 없잖아요. 정치를 오래 한 사람들과 달리 정치적 파당(派黨) 같은 데서 자유로운 분이니까, 훨씬 일관되게 소신껏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윤 대통령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가장 큰 장점은 일관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관철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홍보에 좀 약한 것 같지 않습니까?
 
  “그건 윤 대통령의 문제라기보다는 참모들의 문제일 수 있겠죠. 요즘은 많이 나아지는 것 같은데, 앞으로 탄력이 붙겠죠.”
 
  작년에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 박형준 시장은 자신과 권기돈 박사가 함께 쓴 책 《보수의 재구성》을 주었다. 보수주의의 이념과 역사, 정책에 대해 정리가 잘 된 책이었다.
 
  ― 《보수의 재구성》을 보니 무척 내공이 느껴지던데, 혹시 2027년 대선(大選)에 도전하는 것 아닙니까.
 
  “저를 조금 더 잘 알게 되면, 제가 얼마나 권력 의지가 약한 사람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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