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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트럼프의 부활과 포퓰리즘

한국 정치에 어른거리는 포퓰리즘의 검은 그림자

이재명의 ‘기본 소득’, 개딸에게 포위된 ‘팬덤 포퓰리즘’

글 :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前 한국선거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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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국가주의·포퓰리즘·민족주의 결합… 재정 지출 크게 늘린 ‘욜로(YOLO) 정부’
⊙ 이재명, “소득, 주거, 교육, 금융, 에너지, 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기본 사회’” 주장
⊙ “포퓰리스트 정권이 집권하고 15년 정도 지나면 정상적 성장했을 때와 비교해 1인당 GDP가 10% 정도 낮아져”(마누엘 푼케)
⊙ “한국 팬덤 정치의 배경에 ‘정당 체제의 불안정성’ 있다”(박상훈)
⊙ 국가 정체성 강화, 대항 담론 생산, 과감한 정당 개혁, 팬덤 병리현상 극복 힘써야

金亨俊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미국 아이오와대학 계량정치학 박사 /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한국선거학회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역임. 現 배재대 석좌교수, 한국정책과학연구원(KPSI) 원장 / 저서 《젠더 폴리시스》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은 2023년 9월 21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체포동의안 부결을 촉구했다. 사진=조선DB
  최근 한국 정치에서 전례 없는 포퓰리즘(populism)이 확산되고 있다. 통상 포퓰리즘은 인기 영합의 정치로 설명한다. 과거에는 남미 국가들에서 나타난 방만한 경제 운영을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포퓰리즘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 용어를 쓰는 사람마다 각기 서로 다른 맥락과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포퓰리즘) 개념은 신발은 있지만 거기에 맞는 발은 어디에도 없는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같이 되어버렸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케임브리지 사전》은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유래된 포퓰리즘을 “보통 사람들의 요구와 바람을 대변하려는 정치 사상,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적 양극화(兩極化)의 심화, 미래에 대한 불안감 증대,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불신 등이 포퓰리즘 정치를 이끌고 있다.
 
  민주주의나 포퓰리즘 모두 다수를 위한 정책을 형성하고 다수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호 유사성을 갖는다. 그러나 두 개념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고(故) 박세일(朴世逸)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포퓰리즘이란 정치인이 자신의 단기적·정파적 이해, 즉 정치적 지지나 인기 확보 때문에 국가의 장기적 이익을 저버린 채 국민의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요구에 아부하고 영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대의제 기구를 우회하는 대중 동원
 
  좌파 포퓰리즘, 우파 포퓰리즘, 경제 포퓰리즘, 복지 포퓰리즘 등 포퓰리즘의 모습은 나라마다 각기 다소 상이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서울대 강원택 교수는 〈포퓰리즘 논쟁과 한국 정치의 선진화 방안〉이라는 정책 보고서에서 포퓰리즘의 다섯 가지 특성을 제시했다.
 
  첫째, 반(反)엘리트적, 반기득권적 특성이다. 포퓰리즘은 기득권 지배 계급이 만들어낸 기성질서에 대한 인민의 분노, 저항을 담고 있으며, 따라서 반엘리트적 특성을 지닌다. 즉 대중과 엘리트 간의 상호 적대감, 대립이 포퓰리즘의 기본적 속성을 이룬다.
 

  둘째, 의회와 같은 기존의 대의제(代議制) 기구를 우회하는 대중 동원이다. 인민의 직접적 참여를 통한 정치를 강조한다. 특히, 카리스마적인 권위를 갖거나 대중적 인기가 높은 정치 지도자의 존재가 있는 경우, 지도자와 대중 간의 직접적 연계에 의해 의회를 압박하거나 아예 우회하는 방식의 정치 과정이 생겨날 수 있다. 대의제에 대한 근원적 불신을 갖고 있으며 다수 인민이 직접 자신의 의지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셋째, 계급 연합적 특성이다. 이런 특성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두드러진다. 그 구성이 도시 노동자, 프티 부르주아지, 경제적 비활동자, 농촌 이주자, 심지어 학생, 지식인, 군인 등이 포퓰리스트 운동의 중심에 포함되어 있다.
 
 
  카리스마적 지도자에 의존
 
  넷째, 카리스마적 지도자에 의존한다. 아르헨티나의 페론 대통령,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 프랑스 국민전선의 장마리 르 펜 당수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카리스마적 지도자는 대중의 막연한 불안감, 편견, 적개심에 호소한다. 위기 상황에서 인민을 구출하고 수호해줄 수 있는 특별한 권능을 지닌 존재로 부각되며, 인민의 내부에 실제로 존재하는 차이와 이질성을 극복하고 통일성과 동질성을 구현하게 만드는 존재로 받아들이도록 선동한다.
 
  다섯째, 특정 집단에 대한 적개감이다. 사회 내 특정 소수(少數) 세력에 대한 적개심, 배타성이다. 유럽 극우(極右) 정당들은 이민자, 실업자, 소수 인종, 동성애자(同性愛者) 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을 혐오 세력, 주변부 세력, 극단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비난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으로 불안감이나 불만을 지닌 세력들의 지지를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적대감과 같은 배제성을 통해 지지를 이끌어낸 것이 대표적 사례다.
 
  포퓰리즘이 형성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기존 질서하에서 경제적·사회적 위기 상황으로 계층들은 불안을 느끼면서도 이 위기가 극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위기는 극복되지 않고 더 악화되면서 불만과 좌절을 느끼게 된다. 결과적으로 기존 정치에 대한 분노가 쌓이고 이를 극복해줄 수 있는 ‘대리 통제(proxy control)’를 찾게 되고 이 과정에서 카리스마적 리더가 등장한다. 카리스마적 리더는 유권자 지향적임을 강조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대중의 막연한 불안감, 편견, 적개심에 호소한다.
 
 
  김대중 정권 때부터 포퓰리즘 언급 본격 등장
 
2002년 12월 19일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 소식에 환호하는 노사모 회원들. 노사모는 ‘정치 팬덤’의 효시였다. 사진=조선DB
  포퓰리즘의 다섯 가지 특성과 이론적 형성 배경을 바탕으로 한국 포퓰리즘이 실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단순한 정치적 담론에 머물러 있는 것인지, 포퓰리즘의 폐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포퓰리즘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요 사상은 좌파 혹은 우파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 정치에서는 좌파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 정치에서 포퓰리즘에 대한 언급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출범 이후의 일이다. 1997년 대선(大選)에서 여야(與野) 간 첫 평화적 정권 교체, 외환(外換) 위기라고 하는 상황의 변화가 기존의 기득권층, 엘리트층에 대한 의미 있는 변화의 모색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고(故) 김일영 교수는 김대중 정부를 ‘신자유주의적 포퓰리즘 정권’으로 규정했다. 그 근거로 김대중 정부는 소수파의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산적 복지 정책을 실시했다. 이것에 IMF 위기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으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을 다시 지지층으로 모으기 위한 대중영합적 포퓰리즘의 측면이 담겨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는 의회와 정당 등 기존 대의 제도를 전면 우회하거나 무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멀다. 당시 포퓰리즘 논쟁은 정파적 수준의 담론 공방이 주를 이루었다.
 
  한국 정치에서 포퓰리즘 논쟁이 보다 본격화된 것은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 이후다. 인터넷을 통한 대중의 정치 참여 증대와 깊은 연관이 있다. 보수(保守) 진영에서는 이를 ‘포퓰리즘식 대중 동원’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보다는 대중과 인터넷을 통해 관계를 맺으려고 했고 ‘노 정권과 코드가 맞는 네티즌들이 사이버 홍위병(紅衛兵)으로 동원’되어 기성 질서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 김일영 교수는 “기존 질서에 대해 보여주는 ‘분노의 정치(politics of anger)’ 내지는 ‘배설의 정치(politics of catharsis)’는 포퓰리즘의 공격성과 파괴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적으로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세 등은 자유시장 경제를 위축시켰다. 이명박(李明博) 정부 시절 2010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무상(無償)급식 이슈의 부상(浮上)과 함께 복지 정책의 확대를 둘러싸고 포퓰리즘 논쟁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
 
  문재인(文在寅) 정부에 이르러 좌파 포퓰리즘이 극치를 이루었다. 보수를 대표하는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탄핵으로 권력을 장악한 문재인 정부는 각종 포퓰리즘 정책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 체제를 변혁해 ‘인민민주주의’를 구축하려고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정치 체제는 ‘자유주의 대(對) 전체주의’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를 구분으로 4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A. Hayek)는 “자유주의는 정부 권력의 정도와 관련이 있고, 민주주의는 이 권력을 누가 갖고 있느냐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즉 자유주의는 국가 역할의 정도와 관련이 있고, 민주주의는 국가 권력의 획득 및 사용 방법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두 개념의 차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선 이들의 반대말을 살펴봐야 한다. 자유주의의 반대말은 전체주의이고,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권위주의(독재국가)다. 이런 분류에 따라 자유주의가 민주주의와 결합할 때 ‘자유민주주의’가 되고 권위주의와 결합할 때는 ‘연성(軟性) 권위주의’ 또는 ‘비(非)민주적 자유주의’가 된다. 한편 민주주의가 전체주의와 결합할 때 ‘인민민주주의’ 또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가 되고, 권위주의와 전체주의가 결합될 때 ‘전체주의 독재체제’가 된다.
 
  이런 기준에 따라 문재인 정부를 분류하면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인민민주주의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라고 단정했다. 이는 인민 우선을 강조하는 포퓰리즘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욜로(YOLO) 정부’
 
  문재인 정부의 국정(國政) 거버넌스는 ‘운동권과 청와대가 중심이 된 국가 주도’였다. 문재인의 대선 승리에 기여한 3대 핵심 세력은 ‘친북(親北) 성향의 진보, 86 운동권, 민주노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런 ‘선거연합’을 취임 후에 강화하면서 집단지도 체제와 같은 ‘통치동맹’으로 구축했다. 여기에 과거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을 요직에 대거 중용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부터 ‘국정농단 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보수 정권 인사들에 대한 정치 보복에 나섰다. 선거를 치르듯 통치를 함으로써 진보와 보수 간 극단적 양극화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주의, 포퓰리즘, 민족주의를 결합한 일방주의에 빠졌다.
 
  특히 국가가 모든 것을 주도하면서 각종 정책은 실용보다 이념이 우선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강력한 국가주의를 수단 삼아 임기 내내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필두로 각종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국가가 개인의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허황된 망상 속에서 취임하자마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이후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성과 없는 일자리 예산 54조원 투입, 환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했던 ‘비급여 진료를 급여화’하는 문재인 케어 등 포퓰리즘 정책이 기승을 부렸다. 문재인 정부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정부’였다. 정부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현금 살포형 낭비적 재정 지출도 크게 늘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 채무가 4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용서받지 못할 죄’
 
  여기에 더해 2020년 총선에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돌발 변수에 힘입어 180석의 압승을 거뒀다. 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민주당은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일방 표결로 통과시켰다. 세금 인상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3법(소득세·법인세·종부세법)도 표결로 일방 처리했다. 민주당은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법안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회법(제58조)이 규정한 소위원회 법안 심사, 축조(逐條) 심사, 찬반 토론 같은 절차를 무시했다. 제21대 국회는 삼권분립 헌법 정신과 국회법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오로지 청와대 하명(下命)에 따라 군사 작전하듯 법안을 밀어붙이는 통법부(通法府)로 전락했다. 문재인 정부는 무능(無能)과 망국적(亡國的) 포퓰리즘으로 인해 ‘부모 세대보다 못사는 첫 자식 세대의 문을 연’ 정부로 기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문재인 정부의 ‘용서받지 못할 죄’는 나라를 두 동강 내며 인기에 영합하는 망국적 포퓰리즘에 함몰한 것이다. 포퓰리즘은 필연적으로 정치 양극화와 극단과 배제의 정치를 몰고 온다. 결과적으로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재건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망국적 포퓰리즘을 척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하지만 야당에 의한 ‘다수(多數)의 폭정(暴政)’으로 국민은 변화를 체감(體感)할 수 없었다. 윤석열 정부하에서도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삼아 특정 세력의 표심을 잡기 위해 포퓰리즘 입법을 밀어붙였다. 간호법 제정안 단독 처리, 양곡관리법 개정안 강행 처리, ‘노란봉투법’ 등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 등 ‘입법 폭주’를 통해 국민을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랐다.
 
 
  ‘팬덤 포퓰리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024년 7월 10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기본 사회’를 강조했다. 사진=조선DB
  2022년 3월 대선 패배 후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인천 계양을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그해 8월에 민주당 대표가 되었다. 이후 이재명 대표의 제왕적 리더십 아래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월 10일 당대표 연임(連任) 도전을 선언하면서 “소득, 주거, 교육, 금융, 에너지, 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기본 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선언했다. “출생 기본 소득, 기본 주거, 기본 금융, 기본 의료, 기본 교육 등을 점진적으로 시행,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전 국민 25만원 기본 소득’ 지급을 주장해왔다.
 
  더구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에 잠식되어 팬덤 포퓰리즘 정치를 난무하고 있다. 민주당은 강령을 개정해 개딸로 상징되는 일반 당원의 권리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당 강령에 이 대표의 이념인 ‘기본 사회’를 넣었다. 당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강령 전문에 특정 정치인의 이념이 수록되었다는 것은 팬덤 포퓰리즘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다. 금태섭 전 의원의 지적처럼 “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가 현실에서 나타난 현상인 팬덤 정치”다.
 
 
  ‘집단적 확증 편향’
 
  편을 갈라서 극한으로 싸우는 팬덤 정치를 종식시키지 못하고 정치 지도자가 앞장서서 팬덤 정치의 수렁에 빠져들면 ‘팬덤 포퓰리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대깨문, 개딸과 같은 팬덤은 정치 퇴행(退行)이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비판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상을 선악(善惡) 대결로 보고 정의 실현의 미명(美名) 아래 불법과 폭력을 정당화한다. 문자 폭탄, 가짜 뉴스, 음모론을 일삼는다. 퇴행적 권위주의 문화를 확대 재생산한다. 여기에서 팬덤이 보여주는 ‘우리 편 아니면 적(敵)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기반을 둔 무비판적 확증 편향으로 배타성이 잉태됐다. 결과적으로 팬덤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집단적인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을 갖게 됐다. 이것이 그들을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인 집단 극단화로 이끄는 요인이 됐다. 급기야 내로남불과 위선으로 연결되고, ‘연성 독재’의 길로 치닫게 된다.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법치(法治)가 파괴되고 불의가 정의를 이기고,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하튼 문재인의 좌파 포퓰리즘-이재명 일극 체제와 팬덤정치가 공공연해지면서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의원들의 이념 지형이 제16대 국회에서는 정상 분포(normal distribution)를 보였다가 제17대 국회부터 그 분포가 편향되기 시작했다. 제21대 국회는 ‘진보-보수의 양극화 국회’였다. 이런 현상은 이념적으로 극단적 성향을 띠는 의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이를 ‘교체 효과(replacement effect)와 적응 효과(adaptation effect)’로 설명한다. ‘교체 효과’란 중도적 위치에 있는 의원들이 이념적으로 극단적인 새로운 의원들에 의해 교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적응 효과’는 의회에 남게 된 의원들이 이념 양극화 속에서 정당의 성향에 맞게 이념적으로 적응하는 현상을 말한다. 중도적 의원들은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국회를 떠나고 이들을 대신하여 새로운 인물들이 국회 입성을 시도하는데 이들의 특징은 이념적으로 극단적 의원들이다. 이들에 의해 ‘교체 효과’가 나타난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협상의 파트너로 여기기보다는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혐오 정치가 판을 친다. 지지자들이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상대 집단에 강한 혐오를 표출하는 ‘팬덤 정치’는 극복해야 할 포퓰리즘 현상 중 하나다.
 
 
  윤석열 정부의 ‘포퓰리즘과의 전쟁’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20일 상공의날 기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대통령실
  포퓰리즘의 영향은 포퓰리즘의 성격, 정책 집행 방식, 국가의 경제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포퓰리즘 연구의 대가인 마누엘 푼케(Funke) 독일 킬(Kiel) 세계경제연구소 박사는 “포퓰리즘은 사회를 분열시키고 경제를 퇴보시키며, 한 나라에 독(毒)이 된다”며 “포퓰리스트 정권이 집권하고 15년 정도 지나면 포퓰리스트가 아닌 정권이 집권해 정상적으로 성장했을 때와 비교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푼케 박사는 포퓰리즘이 경제를 망치는 이유로 “포퓰리스트들은 국가 부채 수준이 높아도 나랏돈을 마구 풀면서 장기적 경제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포퓰리스트 집권자들은 민주적 제도를 공격해 한 나라의 법과 제도를 흔들고, 이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는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높인다”고 설명했다.
 
  푼케 박사의 경고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포퓰리즘은 한 번 감염되면 없애기 어려운 ‘고질병’”이며 “포퓰리즘을 한 번 맛본 나라에선 포퓰리즘 정부가 재집권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20일 상공의날 기념식에서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 대한 이해 부족, 그리고 그릇된 이념에 사로잡힌 무원칙과 포퓰리즘이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켜왔다”고 했다. 또한 “재정 만능주의에 빠진 무분별한 포퓰리즘으로 국가부채가 불과 5년 만에 400조원이 늘어 100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며 “정부는 선심을 쓰고 청구서는 미래 세대에게 넘겨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과정에서 언급한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에 대해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으로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면서 “경제적 포퓰리즘은 우리 미래에 비추어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는 집권 이후 좌파 포퓰리즘에 맞서왔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헌법을 절대 가치로 내세웠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며 현금 살포의 유혹을 끊었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 등을 위한 각종 세제(稅制) 손질에도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脫原電) 정책도 폐기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손대지 못했던 의료 개혁, 연금(年金) 개혁 등에 착수했다. 2025년 예산을 편성하면서는 “재정사업 전반에 타당성 효과를 재검증해 24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정부 정책을 무조건 반대하는 거대 야당과 좌파 언론 및 시민단체들에 포위되어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 자리를 빼앗겼지만, 좌파 포퓰리즘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국가 정체성 지켜야
 
  그렇다면 지지 기반이 취약하고, 국정 운영 지지도도 20%대로 추락하고, 거대 야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한 이중 권력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향후 좌파 포퓰리즘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엇보다 헌법 가치와 국가 정체성(正體性)을 지켜야 한다. 민주당 좌파 세력이 전 국민 25만원 지급 등과 같은 선심성 퍼주기식 정책뿐만 아니라 인민 중심과 기득권 타파를 외치며 대한민국 체제 변혁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국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미래 세대에 책임을 떠넘기는 포퓰리즘을 배격하려면 헌법 가치를 지키며 대화와 설득을 통해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20일 상공의날 기념사에서 “세계사를 살펴보면 자유시장과 자유주의 정치 시스템이 있는 곳에서 번영과 풍요가 꽃을 피웠다”며 “저는 무너진 헌법 가치를 바로 세우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복원해 더욱 강화하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프리먼 버츠는 민주국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조건으로 “정치인·지식인은 물론 모든 국민이 그 나라의 건국의 역사와 이념, 헌법의 정체성, 민주시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이해와 신념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을 실현해야 헌법 가치를 파괴하는 반국가 세력에 의한 포퓰리즘을 막을 수 있다.
 
  민간 싱크탱크 오래포럼의 함승희 회장은 독일처럼 체제 수호를 위한 개헌(改憲)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했다. 통일 독일기본법(헌법)은 79조 3항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을 지키는 데 핵심적 조항은 영원히 개정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0조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폐기하려는 자들에 대항하는 국민의 초법적 저항권”을 보장하고, 제21조 2항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침해하거나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려는 정당은 강제 해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대한민국 정체성과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좌파 포퓰리즘에 대해선 헌법에 의해 ‘헌법의 적’ ‘체제의 적’으로 단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파의 대항 담론 만들어야
 
오세훈 서울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둘째, 좌파 포퓰리즘이 핵심으로 내세우는 가치에 대한 우파의 대항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 서병훈 숭실대 명예교수는 포퓰리즘의 핵심적 특성으로 ‘인민에 대한 호소’와 ‘선동적인 정치인에 의한 감성 자극적 정치’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포퓰리즘은 “기득권 지배 계급이 만들어낸 기성 질서에 대한 인민의 분노, 저항을 담고 있으며, 따라서 반엘리트적 특성을 지닌다. 즉 사회는 궁극적으로 동질적이면서 적대적인 두 개의 진영, 즉 ‘순수한 인민’ 대 ‘타락한 엘리트’로 양분되어 있다”고 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 노무현 전 대통령은 ‘특권과 차별이 없는 세상’,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를 기치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이들은 ‘진보=선(善)=서민 중심=개혁 세력’인 반면 ‘보수=악(惡)=대기업 옹호=적폐 세력’으로 갈라 치기 했다.
 
  진보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가치를 보수의 시각에서 담아낼 수 있어야 담론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각각 제기하는 ‘격차 해소’와 ‘약자(弱者)와의 동행(同行)’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첫 정책 비전을 보여줄 ‘격차해소특별위원회’가 9월 3일 닻을 올렸다. 첫 회의 결과 정책 명칭으로 ‘전체에 맞춰진 전격적인 격차 해소’라는 의미의 ‘전격’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격차 해소는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 가령,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 남성과 여성,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격차 해소 등으로 확대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은 다수자(강자)가 소수자(약자)를 일방적으로 돕자는 게 아니라 서로 도와 더 안전하고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정신에 가깝다”고 했다.
 
  서울시는 시의 공공 서비스와 각종 정책이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고 취약 계층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수치로 보여주는 ‘약자 동행 지수’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첫 평가 결과를 2023년 6월 19일 공개했다. 총지수는 기준 연도인 2022년(100) 대비 11% 오른 111로 나타났다. 지수별로는 기준 연도인 2022년(100) 대비 주거(125.1), 안전(124.9), 의료·건강(120.1), 생계·돌봄(100.8) 등 4개 영역에서 개선됐다. 반면, 교육·문화(98.4), 사회 통합(97.9) 등 2개 영역 지수는 하락했다.
 
  이렇게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지향하는 가치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것은 그동안 좌파 세력이 말로만 떠들며 선동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런 차이가 궁극적으로 좌파 포퓰리즘을 극복하는 최적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팬덤의 병리적 현상 극복해야
 
  셋째, 대깨문(문재인 지지자), 개딸(이재명 지지자) 등 야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팬덤의 병리적(病理的)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정치인의 스텐스, 포지션, 사회에 대한 입장에 공감해 모인 팬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팬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자기 팬덤이 상대 진영이나 경쟁 상대를 증오하고 악마화하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 두기와 팬덤을 향해서도 절제를 요구해야 한다.
 
  지난 2017년 4월 3일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 측에 18원 후원금과 함께 문자폭탄을 보내고 비방 댓글을 조직적으로 올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는 황당한 대답을 했다. 심지어 일부 친문 의원과 문파는 문자폭탄을 ‘문자 행동’이라고 부르면서 ‘용기 있는 실행’ ‘참여민주주의의 새 지평’이라고 찬양하고 부추겼다. 이런 무절제한 팬덤 퇴행이 결국 문재인 정부의 국정 실패와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총선 직후 지난 4월 13일 한동훈 대표의 팬 클럽 ‘위드후니’ 가입 회원은 2만 명 정도였지만 7월 말 기준 10만 명으로 급성장했다. 일각에선 한딸(한동훈 팬덤)이 개딸(이재명 팬덤)을 닮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한 대표의 팬덤은 아직까지는 아이돌 팬클럽 같은 성향이 있다. 한동훈 대표도 “팬덤에 기댄 정치는 결코 하지 않겠다”고 했다.
 
  《73년생 한동훈》의 저자 심규진 교수는 “정치권에서 점점 더 중요시되는 건 ‘소프트파워’, 즉 강제나 보상이 아닌 설득과 매력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소프트파워에 기반한 팬덤은 중도층을 흡수할 만한 외연(外延) 확장성을 갖고 중도우파 연대(連帶)를 통해 대깨문과 개딸 팬덤이 몰고 오는 악성(惡性) 포퓰리즘에 대항할 수 있다. 여기에 문자폭탄·개인신상털이 금지, 비속어·욕설·반말 금지, 인공공격·외모 신체 비하 금지 등과 같은 팬덤 운영 수칙도 지켜지면 소프트파워에 기반한 새로운 팬덤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정치의 제도화’
 
  넷째, 정치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은 한국 팬덤 정치의 배경에 ‘정당 체제의 불안정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결할 정치 역량이 부족해 대규모 거리 집회가 일상화한 것도 팬덤 정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선 “어떤 문제가 제기될 때 당사자들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의사를 표출하고, 다투고, 교섭하고, 조절하는 민주주의 방식이 아니라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열정이 시민들을 가르면서 팬덤 포퓰리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포퓰리즘은 카리스마적 리더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치의 제도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한동훈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 개혁’이었다”며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 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치 영역에서의 ‘격차 해소’”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구당 부활과 같은 표피적인 것보다 정당 체제가 안정성을 갖기 위한 고강도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제도화를 ‘정치적 조직이나 행동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규칙과 구조로서 자리 잡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정당의 제도화’는 곧 정당의 내부 조직, 운영 방식, 정책 결정 과정 등이 일정한 틀을 갖게 돼 안정성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제도화 수준이 낮으면 민주적 절차와 의사 결정 구조가 확립되기 어렵고, 특정 개인이나 소수 집단이 권력을 독점하게 된다. 반면, 제도로서의 정당 정치가 정상화되면 매우 효과적인 정치적 대표성과 반응성을 갖게 되고 정치 과정을 효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악성 포퓰리즘을 막을 수 있다.
 
  최근 인터넷 및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시민들은 정당이나 시민단체와 같은 기존의 매개적 기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대규모 정치 참여를 조직해낼 수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감성 우선의 정치가 강화되면서 포퓰리즘 정치가 강화된다. 정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국민과의 연계 기능을 잘 수행하면 이런 폐해를 줄일 수 있다.
 
  비대화된 중앙당 축소, 제왕적 대표 체제 폐지, 의원들이 자신의 소신과 양심에 따라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천 혁명 등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정당 개혁만이 정치 제도화로 가는 첩경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제왕적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적 포퓰리즘을 막을 수 있다.
 
 
  ‘정치적 책임성’ 강화해야
 
  1987년 민주화 이후 좌파 진보 세력에 의한 포퓰리즘은 담론 공방(김대중·노무현 정부) → 체제 변혁(문재인 정부) → 팬덤 포퓰리즘(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좌파 포퓰리즘에 대항하기 위해 우파 포퓰리즘으로 맞서는 것은 하책(下策)이다. 대신 자유 우파 세력은 ‘정치적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아무 정책이나 함부로 내세우지 말고 헌법 가치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정책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더불어 피터 드러커의 지적처럼 윤석열 정부는 국가 경영의 기본 원리로 ‘해야 할 일을 하는(doing the right thing)’ 것(효과성)과 ‘일을 제대로 하는(doing things right)’ 것(효율성)을 충족시켜야 한다. 예컨대 의대 증원 정책이 과연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지 냉정하게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단언컨대, 정부·여당이 효과적이지 못하고 효율적이지 못할 경우 망국적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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