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밀하고 주도적인 ‘5세대 전쟁’… 패배 사실조차 인지 못 한다
⊙ “정치전에 군사력 더한 하이브리드전… 中 군사력, 새 도전 과제로 미래 위협”
⊙ “유럽서 스푸핑·테러 위협하는 中, 목적은 ‘美-유럽 동맹 약화’”
⊙ 호주·대만 등 정계에도 깊숙이 침투… 여야 가리지 않는다
⊙ 대만에서는 아이돌 그룹 ‘매이데이’와 접촉, ‘하나의 중국’ 공개 지지하도록 압력
⊙ “정치전에 군사력 더한 하이브리드전… 中 군사력, 새 도전 과제로 미래 위협”
⊙ “유럽서 스푸핑·테러 위협하는 中, 목적은 ‘美-유럽 동맹 약화’”
⊙ 호주·대만 등 정계에도 깊숙이 침투… 여야 가리지 않는다
⊙ 대만에서는 아이돌 그룹 ‘매이데이’와 접촉, ‘하나의 중국’ 공개 지지하도록 압력
- 지난 1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의 정치전에 대응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국제자유네트워크 2024 국제회의’가 열렸다. 한국, 대만은 물론 일본, 필리핀, 호주, 미국, 유럽 등지에서 국제 정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사진=월간조선
군사적 공격만 있던 ‘재래식 전쟁’ 시대는 끝났다. 이젠 ‘하이브리드 전쟁’이다. 기존 물리 무기뿐 아니라 다양한 비(非)군사적 공격 수단이 혼합된 양상이다. 여기에는 사이버·전자전(電子戰)은 물론, 여론·심리전을 포함한 인지전(認知戰·인간의 정신적 취약점을 자극해 적을 아군 의도대로 행동하게 하는 전쟁)까지 동원된다.
지금 중국은 전 세계 자유 민주 국가를 대상으로 하이브리드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각국 국제 정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새로운 위협’을 증언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는 중공에 매우 매력적인 시기”
지난 1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의 정치전(政治戰)에 대응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국제자유네트워크 2024 국제회의’가 열렸다. 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세계지역학회,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회의에는 한국, 대만은 물론 일본, 필리핀, 호주, 미국, 유럽 등지에서 연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아직까지 많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중국의 중대한 위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호 간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김현욱 한국세계지역학회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회의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한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기조연설은 월레스 그렉슨(Wallace C. Gregson) 전(前)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아·태 차관보를 역임한 데이비드 스틸웰(David Stilwell)이 맡았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한동안 중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자유화할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네 번의 대통령 임기를 거쳐야 했다”면서 “그사이 중국은 초한전(超限戰)을 통해 은밀하면서도 노골적인 하이브리드 위협을 가중시켰고, 오늘날 모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스틸웰 전 차관보는 “나는 ‘중국’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늘날 문제는 중국 국민들이 아닌 중국공산당(중공)으로부터 발생한 것”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대만, 한국, 미국에서 총선이 있는데, 자유 민주 진영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목적을 가진 중공에 매우 매력적인 시기다. 그들의 위협은 언제나 우리 상상보다 훨씬 더 은밀했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는 게 우선돼야 하며, 이 문제를 동맹국 혹은 유사 입장국들의 협력 네트워크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은밀하면서도 세련되고 주도적’
1세션의 주제는 ‘제5세대 전쟁: 하이브리드전의 진화와 정치전’이었다. 4세대 전쟁이 ‘정치전’이었다면, 5세대 전쟁은 ‘정보와 인식의 전쟁’이다. 5세대 전쟁에서는 물리적 차원의 테러 등은 보조 수단으로 사용된다.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은 “5세대 전쟁은 지적 능력의 조작이나 마비, 파괴에 중점을 두는 전쟁”이라며 “목표로 삼은 국가나 사회 내부로 깊숙이 침투해 적의 능력 자체를 조작하려고 시도하는데, ‘은밀하면서도 형체가 없으며 세련되고 주도적’인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조 센터장은 “이 상황에서 패배한 상대방은 자신들이 패배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반복되는 피해로 인해 무언가 잘못됐음을 감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무력화(無力化)된 상태이기 때문에 대응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그랜트 뉴솀(Grant Newsham) 안보정책연구센터(CSP) 선임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 전쟁은 비군사적 수단만 포함하는 정치전에 더해 재래식 혹은 비상식적인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도 포함하기 때문에 더 확장적”이라며 “중국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적들을 지배하거나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F31’과 원자력과 같은 군사적 장비는 비용을 지불하면 구입할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전 대비에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면서 “30년 전만 해도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을 걱정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중국 군사력이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했고, 미래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케리 거샤넥(Kerry Gershaneck) 나토 펠로·대만국립정치대 교수는 “정치전의 경우 적과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인데, 중공은 이것의 효과를 1920년대부터 인식했다”면서 “향후 다양한 분쟁에서도 정치전을 통해 승리하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왜 가장 큰 위협인지 알려면 우선 중국공산당 정권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극단적으로 억압적이고 집단학살적인 전체주의 정권이다. 이 같은 통치 비전을 한국과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 부과하려 한다. 중공은 민주주의 가치를 치명적인 위협으로 인식한다. 그들은 우리를 파괴해야 할 대상으로 식별한다.”
한국으로 치면 탈(脫)원전으로 들여온 중국산 태양광, 한국군에 납품된 화웨이 통신장비, 기무사(현 방첩사) 소령의 중국으로의 정보 유출부터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조선구마사〉(드라마), 차이나타운, 공자학원, 그리고 중국학자학생연합회, 중국우호연락회, 중국평화통일촉진연합 등이 모두 정치전의 결과다.
2세션인 ‘대만사태와 중국의 대(對)대만 정치전’ 주제 발표에 나선 위쭝지(余宗其) 국립대만대학 교양학부 교수는 “중국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오랫동안 대만에 선전(宣傳)과 허위 정보를 퍼뜨려왔다”면서 “이는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약화시키고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한다”고 했다. 예비역 소장으로 대만국방대학 산하 정치작전학원 교수·원장을 역임한 위 교수는 중국공산당의 ‘삼전(三戰·심리전, 법률전, 여론전)’ 전략을 언급하며 “이 중에서도 심리전이 가장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심리전은 전문화된 정보와 미디어를 활용해 정치적·군사적 목표를 홍보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연합전선 작전은 해외 거주 중국인을 표적으로 삼는다”면서 “그들에게 민족주의를 고취해 해외 디아스포라(diaspora)를 통합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레드존, 그레이존, 블랙존
3세션의 주제는 ‘중국의 정치전과 정치 개입: 유럽 사례’였다.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의 저서 《숨은 손: 중국공산당이 세계를 재편하는 방법》 공저자인 마레이케 올베르크(Mareike Ohlberg) 독일마셜재단 연구위원은 “중공이 유럽에 공을 들이는 주된 이유는 ‘미국-유럽’ 동맹의 약화”라면서 “중국의 적인 미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유럽이 중국에 힘을 싣거나, 적어도 중립을 지키도록 하는 게 중공의 목적”이라고 했다.
올베르크 연구위원에 따르면 시진핑은 세계를 3가지 구역으로 나누고 있는데, 레드존은 우방국, 그레이존은 중립국, 블랙존은 적성국(敵性國)이다. 그는 “중공은 이 중 유럽과 같은 그레이존 국가에 대해서 친선교류, 문화교류, 학술교류, 비즈니스 등의 미명으로 중국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최대치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유럽에서 활동하는 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신장위구르자치구 투어’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편 적성국은 고립을 통해 목소리를 원천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1년 리투아니아 정부는 사실상 대만을 외교적으로 승인하고 수도 빌뉴스에 주리투아니아 대만대표부 개설을 허용했다”면서 “그러자 중국은 리투아니아에 무역 보복 조치를 취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리투아니아 고립을 획책했다”고 했다.
올베르크 연구위원은 이메일 스푸핑(공격자가 신원을 위조해 정보를 빼가는 해킹), 폭탄 테러 위협도 증가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주중(駐中) 특파원이었던 네덜란드 기자가 스푸핑 이메일을 통해 폭탄 테러 위협을 받았다”면서 “해외 거주자 등 중국인만 대상으로 한 위협이 비중국계 인사에게까지 확장한 것”이라고 했다.
이탈리아는 서방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최근 이 프로젝트 탈퇴를 선언했다. 마테오 게를리니(Matteo Gerlini) 이탈리아 시에나대 정치·국제관계학 교수는 “포퓰리즘으로 악명을 얻었던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면서 “프로젝트 참여가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 봤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경제적 의미는 없고 정치적 의미만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공저한 책 《이탈리아 일대일로》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부채 함정, 투명성 결여, 항만 등 핵심 인프라 점유, 현지 경제 발전 저해, 법적 보호장치 결여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계까지 깊숙이 침투
4세션 주제인 ‘중국의 정치전과 선거 개입: 캐나다, 호주, 태평양 도서국가 사례’의 첫 발제자로 나선 클레오 파스칼(Cleo Paskal)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태평양 도서국 사례를 소개했다.
“2022년 5월 왕이 외교부장은 태평양 지역을 방문해 ‘5개년 행동 계획’을 제시했다. 표면상 네트워크 구축, 재난 구호 등이 포함됐지만, 사실은 중국의 해당 지역 통제권 확보를 담은 내용이었다. 왕이는 이를 통해 괌, 미크로네시아, 팔라우 등 미국과 자유연합협정(COFA)을 체결한 도서국이 우방국인지, 적성국인지 구분하고자 했다. 해당 제안에 대해 데이비드 파누엘로 미크로네시아연방 대통령은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명하며 ‘중국이 자기편이 되라며 뇌물을 주는 등 우리에게 사악한 전술을 썼다’고 말했다.”
파스칼 연구원에 따르면 이후 파누엘로 대통령은 중국의 ‘축출 시도’에 시달렸다고 한다. 파스칼은 무엇보다 대표적인 사례는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라고 했다. 중국과 솔로몬제도 간 안보협정 초안은 지난 2022년 작성됐는데, 여기에는 솔로몬제도의 주권 침해 위험성이 담겨 있었다. 국민들은 시위를 벌였지만, 솔로몬제도 대통령은 협정에 서명했다. 파스칼 연구원은 “중공의 목적은 이처럼 당사국의 사회 무질서 야기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질서를 재편하려는 것이었다”고 했다.
중국 첩보기관의 대외 공작 활동을 파헤친 《스파이와 거짓말》 저자 알렉스 조스케(Alex Joske)는 “중공은 의도를 숨긴 채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호주 사회로 침투했는데, 접근 방식이 굉장히 교묘해 ‘협력자’조차도 자신이 중국 국가안전부를 위해 일한다는 것을 인지 못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조스케는 황샹모(黃向墨) 등 중국계 인사의 호주 정치인 결탁 사례를 언급했다. 황샹모는 전 호주 외교부 장관의 방조하에 친중(親中) 성향의 외교정책연구기관을 설립했다. 호주 학자들의 강의 내용과 출판 내역을 집중 감시하려는 의도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중공과 연계된 중국평화통일촉진회(ACPPRC) 호주지회 회장을 맡으면서 정치자금 기부를 통해 호주 정치권에 광범위한 인맥도 구축했다고 한다. 조스케는 “이 사례들은 중공이 외국 정계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했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이는 단순한 영향력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호주 정부 외교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군사 첩보 탈취, 기술 탈취, 민간 중국 전문가 동향 감시 등 중공은 다방면에서 그들의 목적을 관철하고자 한다. 이는 결국 중공의 역량 강화로 이어진다”고 했다.
해커 출신 中 전략지원부대 사령관
글로벌위기경감재단 설립자 겸 대표인 엘리자베스 찬(Elizabeth Chan) 박사는 중공의 침투를 ‘흰개미’에 비유하며 “모르는 사이 조금씩 터전을 무너뜨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필리핀에도 중국계 자금 통제하에 있는 조직이나 기관이 여럿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일례로 필리핀 해안에 밀집한 카지노를 들었다. 중국계 자본으로 카지노를 설립, 토지 매매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유지(私有地)’라는 이유로 필리핀 해군, 미국 해군 등의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필리핀 국영기업 등 핵심 인프라 및 국가 기간산업에도 중국 자본이 침투했다면서 “이는 중공이 상대국의 주요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했다.
마지막 5세션의 주제는 ‘중국의 정치전과 선거 개입: 한국, 대만 사례분석’이었다. 린잉유(林穎佑) 대만 담강대 교수는 현재의 전쟁을 ‘사이버·정보전’으로 정의하며 약 200만 명의 정규군을 보유한 중국인민해방군(PLA)의 전략지원부대(SSF) 사례를 소개했다.
린 교수는 “사이버·정보전에서 승리하려면 상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중공은 해킹 등을 통해 공격 대상의 취향과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들어간다”면서 “내가 친구에게 중국 휴대폰과 애플리케이션을 절대 이용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이어 “SSF 사령관은 해커 출신으로, 미사일 한 발보다 타이핑의 한 줄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외부 해커와도 긴밀히 협조하며 다양한 허위 정보를 생산한다”면서 “만일 선거 전 대만을 공격해야겠다고 하면 그 목적을 분명하게 달성함과 동시에 그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나온 정보로 위장해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데에도 능숙하다”고 했다.
대만 정치인과 결혼, 입법에 영향
위쭝지 국립대만대학 교수는 중국이 대만 정치인에게 정치 기부금을 지원하는 사례와 중국인들이 대만 정치인과의 결혼 관계를 통해 입법을 추진한 사례도 소개했다. 위 교수는 “중국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기업인뿐만 아니라 연예인들 또한 접촉한다. 대만에서 매우 인기 있는 ‘매이데이’라는 아이돌 그룹을 접촉해 이들로 하여금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공개지지 입장을 표명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만은 지난 2019년 중국의 이러한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반침투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의 초한전: 새로운 전쟁의 도래》의 저자 이지용 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 교수(중국전략연구소 부소장)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반드시 친중 종속 국가로 만들어야 하는 대상”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단절시키는 게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 정권 때 완성된 친중 성향 정부 기조가 이번 정부 들어 완전히 바뀌었고, 중공의 공작 계획들도 모두 틀어졌다”면서 “따라서 중공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정권교체를 위한 미디어전, 여론전, 인지전, 심리전 포함 모든 전략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정치전을 막기 위해 대만이 반침투법을 통과시킨 것처럼 한국 또한 최소한의 방어책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오노다 오사무(小野田治) 일본미국대만연구소(JUST) 선임연구위원(전 일본항공자위대 사령관)은 중공은 한일관계에도 정치전을 적극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역사적 문제가 존재하지만 한일관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중국이 한일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고,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중국은 최근 일어난 지진에 대해서도 계속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는데, 해결을 위해서는 정보 리터러시 교육이 요구된다”면서 “특히 소셜미디어 활용도가 높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러셀 샤오(Russell Hsiao) 글로벌대만연구소 이사는 중앙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의 은밀성을 주목해야 한다며 “공산당의 지휘하에 있는 정부 기관임에도 대만 포함 각국에서 ‘정부 기관’으로 등록하지 않고, 은밀히 활동하며 꾀하는 바를 얻어내고, 처벌도 피한다”면서 “비가시적인 능숙한 공작 기법이나 전술이 펼쳐지고 있지만, 대중은 이들의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도 중공으로부터 민주주의의 완결성을 유지하는 데 위협을 받고 있는데, 각국이 힘을 모아 정보를 공유하고, 공식적으로 이들 정보를 공개하고 분석함으로써 대중의 여론도 조성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본인이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돼”
마레이케 올베르크 독일마셜재단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중국의 정치전에 대한 문해력(文解力)이 낮다”면서 “결코 본인이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친중, 반중 정당도 가리지 않고 모두 공략하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치전 대응 성공 사례를 나눌 수 있는 각 정부 차원의 플랫폼이 필요하다. 동맹과 연대(連帶)를 통해 누구 하나 고립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독일 모두 일반 대중은 중공의 위협을 인지 못 하고 있고, 정부는 행동을 취하는 데 주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한국세계지역학회장은 “여러 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대응을 꺼리기 때문에 시민사회 차원의 움직임부터 시작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면서 “시민사회로부터 지속적으로 나온 목소리를 통해 정책이 만들어져 각 정부에 채택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 중국은 전 세계 자유 민주 국가를 대상으로 하이브리드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각국 국제 정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새로운 위협’을 증언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는 중공에 매우 매력적인 시기”
지난 1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하이브리드 위협과 중국의 정치전(政治戰)에 대응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국제자유네트워크 2024 국제회의’가 열렸다. 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세계지역학회,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회의에는 한국, 대만은 물론 일본, 필리핀, 호주, 미국, 유럽 등지에서 연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아직까지 많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중국의 중대한 위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호 간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김현욱 한국세계지역학회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회의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한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기조연설은 월레스 그렉슨(Wallace C. Gregson) 전(前)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아·태 차관보를 역임한 데이비드 스틸웰(David Stilwell)이 맡았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한동안 중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자유화할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네 번의 대통령 임기를 거쳐야 했다”면서 “그사이 중국은 초한전(超限戰)을 통해 은밀하면서도 노골적인 하이브리드 위협을 가중시켰고, 오늘날 모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스틸웰 전 차관보는 “나는 ‘중국’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늘날 문제는 중국 국민들이 아닌 중국공산당(중공)으로부터 발생한 것”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대만, 한국, 미국에서 총선이 있는데, 자유 민주 진영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목적을 가진 중공에 매우 매력적인 시기다. 그들의 위협은 언제나 우리 상상보다 훨씬 더 은밀했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는 게 우선돼야 하며, 이 문제를 동맹국 혹은 유사 입장국들의 협력 네트워크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은밀하면서도 세련되고 주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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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케리 거샤넥(Kerry Gershaneck) 나토 펠로·대만국립정치대 교수, 위쭝지(余宗其) 국립대만대학 교양학부 교수, 그랜트 뉴솀(Grant Newsham) 안보정책연구센터(CSP) 선임연구위원. |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은 “5세대 전쟁은 지적 능력의 조작이나 마비, 파괴에 중점을 두는 전쟁”이라며 “목표로 삼은 국가나 사회 내부로 깊숙이 침투해 적의 능력 자체를 조작하려고 시도하는데, ‘은밀하면서도 형체가 없으며 세련되고 주도적’인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조 센터장은 “이 상황에서 패배한 상대방은 자신들이 패배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반복되는 피해로 인해 무언가 잘못됐음을 감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무력화(無力化)된 상태이기 때문에 대응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그랜트 뉴솀(Grant Newsham) 안보정책연구센터(CSP) 선임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 전쟁은 비군사적 수단만 포함하는 정치전에 더해 재래식 혹은 비상식적인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도 포함하기 때문에 더 확장적”이라며 “중국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적들을 지배하거나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F31’과 원자력과 같은 군사적 장비는 비용을 지불하면 구입할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전 대비에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면서 “30년 전만 해도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을 걱정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중국 군사력이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했고, 미래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케리 거샤넥(Kerry Gershaneck) 나토 펠로·대만국립정치대 교수는 “정치전의 경우 적과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인데, 중공은 이것의 효과를 1920년대부터 인식했다”면서 “향후 다양한 분쟁에서도 정치전을 통해 승리하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왜 가장 큰 위협인지 알려면 우선 중국공산당 정권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극단적으로 억압적이고 집단학살적인 전체주의 정권이다. 이 같은 통치 비전을 한국과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 부과하려 한다. 중공은 민주주의 가치를 치명적인 위협으로 인식한다. 그들은 우리를 파괴해야 할 대상으로 식별한다.”
한국으로 치면 탈(脫)원전으로 들여온 중국산 태양광, 한국군에 납품된 화웨이 통신장비, 기무사(현 방첩사) 소령의 중국으로의 정보 유출부터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조선구마사〉(드라마), 차이나타운, 공자학원, 그리고 중국학자학생연합회, 중국우호연락회, 중국평화통일촉진연합 등이 모두 정치전의 결과다.
2세션인 ‘대만사태와 중국의 대(對)대만 정치전’ 주제 발표에 나선 위쭝지(余宗其) 국립대만대학 교양학부 교수는 “중국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오랫동안 대만에 선전(宣傳)과 허위 정보를 퍼뜨려왔다”면서 “이는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약화시키고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한다”고 했다. 예비역 소장으로 대만국방대학 산하 정치작전학원 교수·원장을 역임한 위 교수는 중국공산당의 ‘삼전(三戰·심리전, 법률전, 여론전)’ 전략을 언급하며 “이 중에서도 심리전이 가장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심리전은 전문화된 정보와 미디어를 활용해 정치적·군사적 목표를 홍보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연합전선 작전은 해외 거주 중국인을 표적으로 삼는다”면서 “그들에게 민족주의를 고취해 해외 디아스포라(diaspora)를 통합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레드존, 그레이존, 블랙존
3세션의 주제는 ‘중국의 정치전과 정치 개입: 유럽 사례’였다.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의 저서 《숨은 손: 중국공산당이 세계를 재편하는 방법》 공저자인 마레이케 올베르크(Mareike Ohlberg) 독일마셜재단 연구위원은 “중공이 유럽에 공을 들이는 주된 이유는 ‘미국-유럽’ 동맹의 약화”라면서 “중국의 적인 미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유럽이 중국에 힘을 싣거나, 적어도 중립을 지키도록 하는 게 중공의 목적”이라고 했다.
올베르크 연구위원에 따르면 시진핑은 세계를 3가지 구역으로 나누고 있는데, 레드존은 우방국, 그레이존은 중립국, 블랙존은 적성국(敵性國)이다. 그는 “중공은 이 중 유럽과 같은 그레이존 국가에 대해서 친선교류, 문화교류, 학술교류, 비즈니스 등의 미명으로 중국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최대치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유럽에서 활동하는 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신장위구르자치구 투어’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편 적성국은 고립을 통해 목소리를 원천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1년 리투아니아 정부는 사실상 대만을 외교적으로 승인하고 수도 빌뉴스에 주리투아니아 대만대표부 개설을 허용했다”면서 “그러자 중국은 리투아니아에 무역 보복 조치를 취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리투아니아 고립을 획책했다”고 했다.
올베르크 연구위원은 이메일 스푸핑(공격자가 신원을 위조해 정보를 빼가는 해킹), 폭탄 테러 위협도 증가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주중(駐中) 특파원이었던 네덜란드 기자가 스푸핑 이메일을 통해 폭탄 테러 위협을 받았다”면서 “해외 거주자 등 중국인만 대상으로 한 위협이 비중국계 인사에게까지 확장한 것”이라고 했다.
이탈리아는 서방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최근 이 프로젝트 탈퇴를 선언했다. 마테오 게를리니(Matteo Gerlini) 이탈리아 시에나대 정치·국제관계학 교수는 “포퓰리즘으로 악명을 얻었던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면서 “프로젝트 참여가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 봤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경제적 의미는 없고 정치적 의미만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공저한 책 《이탈리아 일대일로》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부채 함정, 투명성 결여, 항만 등 핵심 인프라 점유, 현지 경제 발전 저해, 법적 보호장치 결여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계까지 깊숙이 침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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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마레이케 올베르크(Mareike Ohlberg) 독일마셜재단 연구위원, 《스파이와 거짓말(Spies and Lies)》 저자 알렉스 조스케(Alex Joske), 글로벌위기경감재단 설립자 겸 대표인 엘리자베스 찬(Elizabeth Chan) 박사. |
“2022년 5월 왕이 외교부장은 태평양 지역을 방문해 ‘5개년 행동 계획’을 제시했다. 표면상 네트워크 구축, 재난 구호 등이 포함됐지만, 사실은 중국의 해당 지역 통제권 확보를 담은 내용이었다. 왕이는 이를 통해 괌, 미크로네시아, 팔라우 등 미국과 자유연합협정(COFA)을 체결한 도서국이 우방국인지, 적성국인지 구분하고자 했다. 해당 제안에 대해 데이비드 파누엘로 미크로네시아연방 대통령은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명하며 ‘중국이 자기편이 되라며 뇌물을 주는 등 우리에게 사악한 전술을 썼다’고 말했다.”
파스칼 연구원에 따르면 이후 파누엘로 대통령은 중국의 ‘축출 시도’에 시달렸다고 한다. 파스칼은 무엇보다 대표적인 사례는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라고 했다. 중국과 솔로몬제도 간 안보협정 초안은 지난 2022년 작성됐는데, 여기에는 솔로몬제도의 주권 침해 위험성이 담겨 있었다. 국민들은 시위를 벌였지만, 솔로몬제도 대통령은 협정에 서명했다. 파스칼 연구원은 “중공의 목적은 이처럼 당사국의 사회 무질서 야기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질서를 재편하려는 것이었다”고 했다.
중국 첩보기관의 대외 공작 활동을 파헤친 《스파이와 거짓말》 저자 알렉스 조스케(Alex Joske)는 “중공은 의도를 숨긴 채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호주 사회로 침투했는데, 접근 방식이 굉장히 교묘해 ‘협력자’조차도 자신이 중국 국가안전부를 위해 일한다는 것을 인지 못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조스케는 황샹모(黃向墨) 등 중국계 인사의 호주 정치인 결탁 사례를 언급했다. 황샹모는 전 호주 외교부 장관의 방조하에 친중(親中) 성향의 외교정책연구기관을 설립했다. 호주 학자들의 강의 내용과 출판 내역을 집중 감시하려는 의도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중공과 연계된 중국평화통일촉진회(ACPPRC) 호주지회 회장을 맡으면서 정치자금 기부를 통해 호주 정치권에 광범위한 인맥도 구축했다고 한다. 조스케는 “이 사례들은 중공이 외국 정계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했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이는 단순한 영향력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호주 정부 외교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군사 첩보 탈취, 기술 탈취, 민간 중국 전문가 동향 감시 등 중공은 다방면에서 그들의 목적을 관철하고자 한다. 이는 결국 중공의 역량 강화로 이어진다”고 했다.
해커 출신 中 전략지원부대 사령관
글로벌위기경감재단 설립자 겸 대표인 엘리자베스 찬(Elizabeth Chan) 박사는 중공의 침투를 ‘흰개미’에 비유하며 “모르는 사이 조금씩 터전을 무너뜨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필리핀에도 중국계 자금 통제하에 있는 조직이나 기관이 여럿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일례로 필리핀 해안에 밀집한 카지노를 들었다. 중국계 자본으로 카지노를 설립, 토지 매매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유지(私有地)’라는 이유로 필리핀 해군, 미국 해군 등의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필리핀 국영기업 등 핵심 인프라 및 국가 기간산업에도 중국 자본이 침투했다면서 “이는 중공이 상대국의 주요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했다.
마지막 5세션의 주제는 ‘중국의 정치전과 선거 개입: 한국, 대만 사례분석’이었다. 린잉유(林穎佑) 대만 담강대 교수는 현재의 전쟁을 ‘사이버·정보전’으로 정의하며 약 200만 명의 정규군을 보유한 중국인민해방군(PLA)의 전략지원부대(SSF) 사례를 소개했다.
린 교수는 “사이버·정보전에서 승리하려면 상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중공은 해킹 등을 통해 공격 대상의 취향과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들어간다”면서 “내가 친구에게 중국 휴대폰과 애플리케이션을 절대 이용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이어 “SSF 사령관은 해커 출신으로, 미사일 한 발보다 타이핑의 한 줄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외부 해커와도 긴밀히 협조하며 다양한 허위 정보를 생산한다”면서 “만일 선거 전 대만을 공격해야겠다고 하면 그 목적을 분명하게 달성함과 동시에 그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나온 정보로 위장해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데에도 능숙하다”고 했다.
대만 정치인과 결혼, 입법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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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오노다 오사무(小野田治) 일본미국대만연구소(JUST) 선임연구위원(완쪽), 이지용 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 교수(중국전략연구소 부소장), 러셀 샤오(Russell Hsiao) 글로벌대만연구소 이사. |
《중국의 초한전: 새로운 전쟁의 도래》의 저자 이지용 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 교수(중국전략연구소 부소장)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반드시 친중 종속 국가로 만들어야 하는 대상”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단절시키는 게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 정권 때 완성된 친중 성향 정부 기조가 이번 정부 들어 완전히 바뀌었고, 중공의 공작 계획들도 모두 틀어졌다”면서 “따라서 중공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정권교체를 위한 미디어전, 여론전, 인지전, 심리전 포함 모든 전략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정치전을 막기 위해 대만이 반침투법을 통과시킨 것처럼 한국 또한 최소한의 방어책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오노다 오사무(小野田治) 일본미국대만연구소(JUST) 선임연구위원(전 일본항공자위대 사령관)은 중공은 한일관계에도 정치전을 적극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역사적 문제가 존재하지만 한일관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중국이 한일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고,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중국은 최근 일어난 지진에 대해서도 계속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는데, 해결을 위해서는 정보 리터러시 교육이 요구된다”면서 “특히 소셜미디어 활용도가 높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러셀 샤오(Russell Hsiao) 글로벌대만연구소 이사는 중앙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의 은밀성을 주목해야 한다며 “공산당의 지휘하에 있는 정부 기관임에도 대만 포함 각국에서 ‘정부 기관’으로 등록하지 않고, 은밀히 활동하며 꾀하는 바를 얻어내고, 처벌도 피한다”면서 “비가시적인 능숙한 공작 기법이나 전술이 펼쳐지고 있지만, 대중은 이들의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도 중공으로부터 민주주의의 완결성을 유지하는 데 위협을 받고 있는데, 각국이 힘을 모아 정보를 공유하고, 공식적으로 이들 정보를 공개하고 분석함으로써 대중의 여론도 조성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본인이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돼”
마레이케 올베르크 독일마셜재단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중국의 정치전에 대한 문해력(文解力)이 낮다”면서 “결코 본인이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친중, 반중 정당도 가리지 않고 모두 공략하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치전 대응 성공 사례를 나눌 수 있는 각 정부 차원의 플랫폼이 필요하다. 동맹과 연대(連帶)를 통해 누구 하나 고립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독일 모두 일반 대중은 중공의 위협을 인지 못 하고 있고, 정부는 행동을 취하는 데 주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한국세계지역학회장은 “여러 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대응을 꺼리기 때문에 시민사회 차원의 움직임부터 시작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면서 “시민사회로부터 지속적으로 나온 목소리를 통해 정책이 만들어져 각 정부에 채택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