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사용능력과 우수한 공과대학(IIT)의 힘
⊙ 기업인으로서의 소통력과 인내심
⊙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강한 결속력
⊙ 기업인으로서의 소통력과 인내심
⊙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강한 결속력
인도인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수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첫째, 인도의 교육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 ‘영어’와 ‘공과대학’이다. 인도의 공용어는 영어와 힌디어다. 대학에 들어갈 정도면 영어는 능숙하게 구사한다. 영어에 어려움이 없으니 자연히 미국 유학과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한다. 여기에 인도공과대학(IIT) 등 우수한 공과대학에서 매년 만여 명의 기술 인력들을 훈련해 배출한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기업 코슬라 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 대표는 인도공과대학 델리(IITD) 출신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후 카네기멜론대와 스탠퍼드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10년 이후 미국 《포브스》가 뽑은 미국 400대 부자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도 인도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경우다. 그는 인도에서 마니팔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위스콘신-밀워키대학과 시카고대학(MBA)에서 학위를 받았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근무하다 1992년 마이크로소프트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MS CEO에 취임한 후, 지금까지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스타벅스 CEO에 오른 랙스먼 내러시먼도 인도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미국으로 유학온 경우다.
미국 내 인도인들의 고학력, 고소득 경향은 통계로 입증된다. 2021년 미국 인구조사국 조사 결과를 보면 이렇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 중 인도인이 27%로 가장 높다. 그다음으로는 각각 16%를 차지한 중국인과 캘리포니아 출신 미국인이다. 한국인은 3%다. 실리콘밸리에서 사는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 10명 중 3명은 인도 사람이란 뜻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를 보면, 2019년 기준 인도계 미국인의 평균 중위 소득은 11만9000달러(약 1억5300만원)다. 미국 전체 가구의 평균 중위 소득인 6만1800달러(약 8000만원)의 2배다.
소통 능력과 인내심
둘째,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는 인도인들은 소통 능력과 인내심을 갖춘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다. 피차이는 인도 남부 도시 첸나이 출신이다. 인도공과대학(IIT) 카라푸르 졸업 후 199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스탠퍼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학위를 받은 후, 2004년 구글에 합류했다. 구글에서 웹 브라우저 ‘크롬’ 개발에 참여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 구글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 구글 CEO 자리에 올랐다. 평균 근속 기간이 2~3년으로 이직이 잦은 IT계에서 피차이는 12년간 구글에 근속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사티아 나델라는 공감 능력이 강한 CEO로 유명하다.
비단 기업인이 아니라도 평균적인 인도인들은 이야기하는 걸 무척 좋아하는 듯하다. 기자도 인도에 며칠 체류하는 동안 마주친 인도인들에게 각종 질문 세례를 받았다. 남북 관계며 출산율 문제, 결혼 풍습까지 그들의 관심사는 다양했다. 길에서 마주친 여성에게 미술 행사 초대를 받기도 했다. 기업이나 정부 행사에서도 인도인들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지만 한국인이나 중국인, 일본인들은 어색한 미소와 함께 한쪽으로 물러서 있는 경우가 잦다.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홍보하는 미국 문화에서 소통 능력은 업무 능력 평가와 출세 가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도 정통 지배층인 북부 출신이 아닌 중·남부 출신들이 특히 조직에서 인내심을 발휘한다는 분석도 있다. IBM의 CEO 아르빈느 크리슈나는 남인도에 거주하는 텔루구족 출신이다. 어도비(Adobe)의 CEO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 사티아 나델라(MS) 역시 텔루구족 출신이다. 피차이는 타밀족 출신이다.
인도 기업인의 CEO로서의 자질을 설명하며 인도의 주가드(Jugaad) 정신도 주목받는다.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 즉흥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능력’이라는 뜻이다. 기자는 인도의 주가드 정신을 뜻밖의 상황에서 체험했다. 인도 현지에서 구두 뒷굽이 약간 부서졌다. 한국에서 수선해도 되지만, 인도의 구두 수선 실력을 보고 싶었다.
주가드 정신
호텔 직원에게 소개받은 곳은 말이 구두수선점이지 노상 점포였다. 구두를 내밀었더니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망설임 없이 이것저것 오려 붙인다. 잠시후 받아보니 뒷굽이 멀쩡하게 살아났다. 수선비로 20루피(314원)를 부르기에 흔쾌히 지불했다. 스무 걸음도 못 가서 굽은 다시 망가졌다. 고쳐놓은 게 아니라 그럴듯하게 재현해놓은 거였다. 그러고 보니 수선 도구함엔 여성 구두용 부속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해결해줄 수 없는 요구를 받자,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즉흥적으로 해결해준 거였다.
세 번째는 인도인들의 강한 결속력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인도인들은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걸로 유명하다. 인도공대(IIT)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동문회를 운영하며 동문들끼리 결속을 다진다. 한국인들도 실리콘밸리에서 ‘BAKG’ 같은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지만 인도인들보다는 수적으로 약하다.
다만 인도인들끼리는 카스트 제도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2020년 7월 미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부는 인도계 직원 A를 대표해, 직장 내 카스트 차별을 한 다른 인도계 직원 2명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에 다니는 한 인도계 A 직원이 인도계 매니저 밑에서 일을 했는데, 카스트 차별을 받았다고 증언해서였다. 상사는 상위 카스트 출신이고, A는 달리트 계급(불가촉천민) 출신이었다. 둘 다 인도공대를 나왔지만 상사는 A의 계급이 낮다는 이유로 차별했다.
이런 사건은 아니더라도 상위 카스트 출신들이 미국에서도 높은 자리에 오르곤 한다. 피차이(구글), 사티아 나델라(MS),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리시 수낙 영국 총리 모두 브라만 출신이다.⊙
첫째, 인도의 교육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 ‘영어’와 ‘공과대학’이다. 인도의 공용어는 영어와 힌디어다. 대학에 들어갈 정도면 영어는 능숙하게 구사한다. 영어에 어려움이 없으니 자연히 미국 유학과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한다. 여기에 인도공과대학(IIT) 등 우수한 공과대학에서 매년 만여 명의 기술 인력들을 훈련해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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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 비노드 코슬라. 인도공대 델리 출신이다. 사진=James Duncan Davidson/O'Reilly Media, Inc. |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도 인도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경우다. 그는 인도에서 마니팔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위스콘신-밀워키대학과 시카고대학(MBA)에서 학위를 받았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근무하다 1992년 마이크로소프트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MS CEO에 취임한 후, 지금까지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스타벅스 CEO에 오른 랙스먼 내러시먼도 인도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미국으로 유학온 경우다.
미국 내 인도인들의 고학력, 고소득 경향은 통계로 입증된다. 2021년 미국 인구조사국 조사 결과를 보면 이렇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 중 인도인이 27%로 가장 높다. 그다음으로는 각각 16%를 차지한 중국인과 캘리포니아 출신 미국인이다. 한국인은 3%다. 실리콘밸리에서 사는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 10명 중 3명은 인도 사람이란 뜻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를 보면, 2019년 기준 인도계 미국인의 평균 중위 소득은 11만9000달러(약 1억5300만원)다. 미국 전체 가구의 평균 중위 소득인 6만1800달러(약 8000만원)의 2배다.
소통 능력과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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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 사진=어도비 |
비단 기업인이 아니라도 평균적인 인도인들은 이야기하는 걸 무척 좋아하는 듯하다. 기자도 인도에 며칠 체류하는 동안 마주친 인도인들에게 각종 질문 세례를 받았다. 남북 관계며 출산율 문제, 결혼 풍습까지 그들의 관심사는 다양했다. 길에서 마주친 여성에게 미술 행사 초대를 받기도 했다. 기업이나 정부 행사에서도 인도인들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지만 한국인이나 중국인, 일본인들은 어색한 미소와 함께 한쪽으로 물러서 있는 경우가 잦다.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홍보하는 미국 문화에서 소통 능력은 업무 능력 평가와 출세 가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도 정통 지배층인 북부 출신이 아닌 중·남부 출신들이 특히 조직에서 인내심을 발휘한다는 분석도 있다. IBM의 CEO 아르빈느 크리슈나는 남인도에 거주하는 텔루구족 출신이다. 어도비(Adobe)의 CEO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 사티아 나델라(MS) 역시 텔루구족 출신이다. 피차이는 타밀족 출신이다.
인도 기업인의 CEO로서의 자질을 설명하며 인도의 주가드(Jugaad) 정신도 주목받는다.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 즉흥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능력’이라는 뜻이다. 기자는 인도의 주가드 정신을 뜻밖의 상황에서 체험했다. 인도 현지에서 구두 뒷굽이 약간 부서졌다. 한국에서 수선해도 되지만, 인도의 구두 수선 실력을 보고 싶었다.
주가드 정신
호텔 직원에게 소개받은 곳은 말이 구두수선점이지 노상 점포였다. 구두를 내밀었더니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망설임 없이 이것저것 오려 붙인다. 잠시후 받아보니 뒷굽이 멀쩡하게 살아났다. 수선비로 20루피(314원)를 부르기에 흔쾌히 지불했다. 스무 걸음도 못 가서 굽은 다시 망가졌다. 고쳐놓은 게 아니라 그럴듯하게 재현해놓은 거였다. 그러고 보니 수선 도구함엔 여성 구두용 부속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해결해줄 수 없는 요구를 받자,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즉흥적으로 해결해준 거였다.
세 번째는 인도인들의 강한 결속력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인도인들은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걸로 유명하다. 인도공대(IIT)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동문회를 운영하며 동문들끼리 결속을 다진다. 한국인들도 실리콘밸리에서 ‘BAKG’ 같은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지만 인도인들보다는 수적으로 약하다.
다만 인도인들끼리는 카스트 제도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2020년 7월 미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부는 인도계 직원 A를 대표해, 직장 내 카스트 차별을 한 다른 인도계 직원 2명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에 다니는 한 인도계 A 직원이 인도계 매니저 밑에서 일을 했는데, 카스트 차별을 받았다고 증언해서였다. 상사는 상위 카스트 출신이고, A는 달리트 계급(불가촉천민) 출신이었다. 둘 다 인도공대를 나왔지만 상사는 A의 계급이 낮다는 이유로 차별했다.
이런 사건은 아니더라도 상위 카스트 출신들이 미국에서도 높은 자리에 오르곤 한다. 피차이(구글), 사티아 나델라(MS),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리시 수낙 영국 총리 모두 브라만 출신이다.⊙